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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2008년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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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완·양경일의 만화 ‘아일랜드’에 대한 내용은 아일랜드(1997년 만화)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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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attachment/자살도/island.jpg

1. 개요2. 무대가 되는 섬3. 등장인물
3.1. 주인공 일행3.2. 사와다 일당3.3. 기타
4. 고증 오류
4.1. 비타민 섭취를 위한 동물의 간
5. 스핀오프

1. 개요

원제는 《자살도(自殺島)》. 국내 정발명은 《아일랜드》.

홀리랜드》의 작가 모리 코우지(森恒二)의 차기작으로, 일본의 만화 잡지인 《영 애니멀》 2008년 22호부터 2016년 17호까지 연재해서 총 168회로 완결했다. 2016년 10월, 일본에서 17권으로 완결되었으며, 2017년 12월, 한국에서도 17권으로 출간되어 완결되었다. 국내 출시 때 원제인 《자살도》는 어감이 안 좋아서인지, 제목이 《아일랜드》가 되었다.

이야기는 기존 무인도 생존물과 비슷하다. 만화의 배경이 되는 섬에 살았던 주민들이 남긴 시설과 도구 등이 고스란히 남아서, 맨몸으로 시작하는 기존 생존물과 비교하면 환경은 아주 좋은 편이다. 자살하려던 자들이 살아남으려 한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속에 이야기가 흘러간다. 자살도에 버려진 이들은 상습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이들이었다. 정부에서 하도 감당이 안 되니까 아예 외딴 섬으로 강제 유배를 보내 버린 것이다. 옛날에 흉악범들을 섬에 몰아넣었던 것을 보면, 정부가 하는 짓이 딱 《배틀로얄》 수준이다. 사회에서 살인을 저지르던 이들이 고립된 곳에서 무슨 일을 벌일지 뻔히 예측할 수 있다.

사람은 왜 살아야 하는지를 주제로 다루고자 한 것 같다. 특히 주인공 세이가 살아남으려고 사슴을 사냥해서 그 고기를 먹는 장면에서 그런 부분이 잘 드러난다. 과거 모리 코우지가 《홀리랜드》 단행본의 커버에서 자살자를 가리켜, '남을 해칠 만큼 모질지 못해 자신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하는 등 평소 자살자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봤던 것도, 이 작품을 그린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그런데 배경이 되는 섬이인프라가 지나치게 훌륭한 섬이다. 도구, 자재, 피복, 생선, 사슴, 산양, 멧돼지, 닭, 개, 과일 등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나중에는 볍씨에 소주까지 발견된다. 애초에 자살도가 무인도가 아니라, 원래 사람들이 살았던 섬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배틀로얄》처럼 섬에 사람들을 가둬 놓고 한 사람만 남을 때까지 죽도록 싸우라는 게 아니라, 먹고사는 데 필요한 건 주는 대신에 너희가 무슨 일을 벌이든 우리는 신경 쓰고 싶지 않으니, 너희끼리 알아서 살라는 것이 정부의 의도였던 듯하다.

의약품은 간단한 소독약조차 없어서, 상처를 입으면 감염으로 상처가 덧나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도 있는 걸로 볼 때, 따로 인프라를 갖추어 둔 게 아니라 이농현상 등으로 공동화되었거나, 본토에서 적당히 먼 거리의 섬을, 주민을 이주시켜서 비우거나 한 섬을 그대로 이용한 걸로 보인다. 작중 발견한 그물 같은 물건이나 건물들의 상태도, 이걸 이용하며 살라고 갖추어 놓았다기보다는 버려진 것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듯한 모습이다. 단 원래 무법도로 사용되기 전에 인프라를 갖추어 놓고, 이후 자살도로 사용될 때 추가적인 정비가 이루어 지지 않은 것일 가능성도 있다.

섬의 인프라가 이렇다보니 《생존게임》처럼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장면도 잘 나오지 않고, 《파리대왕》처럼 꿈도 희망도 없는 권력 투쟁도 벌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집단 내부에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라서, 《15소년 표류기》처럼 바람직한 공동체 생활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에덴의 우리》처럼 등장인물의 능력이나 변화를 과장해서 묘사하지도 않는다.

이처럼 어느 한쪽으로 치닫는 경향이 없으며,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그 나름대로 희망을 찾아내고 성장하는 군상을 잘 그렸다.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를 자주 물으며, 더 나아가 민주정에 가까운 세이의 마을과, 독재정이나 다름없는 사와다의 마을을 비교해 보여 줌으로써, 집단에 따른 정치 형태의 특성과 차이도 드러냈다. 그 때문에 사회 과학적인 시각으로 작품을 해석할 수도 있어서, 다른 생존물과 비교하면 느낌이 꽤 다르다. 후기에는 사람마다 고통의 종류와 척도가 분명히 다르고 함부로 조언해서도 안되지만 적어도 살아있기 부탁한다는 글도 써놓았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정도 되는 젊은이들이며, 특이하게도 성은 제대로 안 나오고 이름만 나오며, 본명도 안 밝혀져 애칭이나 별명으로 불리는 사람이 적잖다. 그래서 작품 속에서 계속 등장하지만, 딱히 부를 만한 호칭이 나오지 않은 인물도 있다. [1]

홀리랜드》와 마찬가지로 작가 자신의 경험담도 일부 적혔는데, 거기서 활을 쐈다가 팔을 다쳤다고 이야기한다. 9권에서는 학창 시절에 인명구조대에서 활동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작가는 이 작품 그리며 생존물에 재미붙였는지 본작 완결 후 2017년 8월부터 원시시대로 타임슬립해 문명을 일궈내고 생존해 간다는 줄거리의 창세의 타이가를 연재중이다.

2. 무대가 되는 섬

생존자들이 살고 있는 동쪽의 큰 섬과, 그 서북쪽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나뉜다.

위치가 확실히 나오진 않지만, 일본 본토에서 꽤 떨어진 남쪽의 절해고도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바나나를 비롯한 남방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이 섬에 넓게 퍼져 있는 걸로 봐선 오키나와와 비슷한 위도를 가진 섬일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지도에서 축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고, 건물 크기 등이 눈에 잘 보이도록 과장되어 있어서 정확한 면적을 추측하기는 어렵지만, 깊게 산에 들어가면 당일치기로는 섬 서쪽끝에 있는 세이네 마을로 돌아올 수 없다는 세이의 언급이나, 꽤 높은 높이로 그려지는 섬의 산들을 고려해 보면, 의외로 면적은 상당한 듯. 애초에 상당수의 사슴과 멧돼지가 서식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절해고도치고는 학교, 병원 등의 공공건물이 제대로 다 갖춰져 있다. 한국만 봐도 작은 섬엔 이런 시설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지도에서 보면 섬을 빙 둘러 포장도로도 만들어져 있는데다 방파제 등의 기본시설도 완비되어 있는 걸 보면, 비워지기 전엔 은근히 많은 인구가 거주했던 것 같다. 그 덕에 그들이 당시에 사용하던 각종 기반설비와 도구, 가축 등이 대부분 남아 있었기에, 세이를 비롯한 생존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원래는 '무법도'라고 불렸고, 일본 정부가 구제불능의 사형수들을 폐기처분하듯 이 섬에 몰아넣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었다. 허나 생존자[2]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섬에 버려져 고립되고도 서로 전혀 협력하지 않았고, 그저 싸우고 죽이다 첫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대부분 죽어 버렸다고 하며, 살아남은 자들도 계속 죽이는 걸 반복하다가 사라졌다고 한다. 섬의 용도가 이후 자살도로 바뀐 건 이때의 실패를 정부가 교훈삼은 듯하다.[3] 단, 사와다처럼 자살 미수자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언행을 일삼는 과격한 인물도 있는 것으로 보아, 어쩌면 오히려 구분없이 보내기로 해버린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작중에서는 현재 크게 두 집단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위에서 언급된 이전의 생존자나 나오, 또는 몇몇 무법자들같이 따로 사는 캐릭터들도 존재하지만, 극소수이므로 논외. 두 집단의 각각의 인원수는 십 수 명에서 스무 명이 조금 넘는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세이의 마을은 섬의 중간쯤이라고 할 수 있는 서쪽, 다른 쪽의 리더인 사와다의 마을은 섬 남쪽의 항구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초기에는 서로 보는 둥 마는 둥 했으나, 6권부터 사실상 이들은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두 마을의 정치형태나 체제가 완전히 달랐고, 항구 쪽 마을의 리더인 사와다가 세이네 마을에 눈독을 들였기에 피할 수 없었던 상황. 덕분에 7권 이후로는 계속해서 이 두 마을의 대립이 작품의 메인 이벤트가 되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세이 측 인물인 스기의 추측에 따르면, 사와다네 마을은 섬의 농가 구역, 자신들이 있는 서쪽은 어업을 위한 구역, 그리고 나중에 염소들이 발견되는 작은 섬은 축산 구역이었다는 모양. 이런 시작 기반 차이로 따라 두 마을의 모습이 달라진 것도 꽤 재미있는 부분이다.

섬에 잠입한 르포라이터가 등장하고 섬을 순시하는 헬기가 등장하며 자살도의 존재가 외부에 알려지고 이로인해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암시했고 결말부에서 마침내 자살자 유배지로서의 역할이 끝난다. 이후론 섬에 남기로 결심한 자살자들의 특별자치구가 되어 여느 섬마을들처럼 육지와 교류하게 되었고 국가기관 및 NGO의 지원을 받아 자살미수자와 등교거부자의 재활시설도 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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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3. 등장인물

3.1. 주인공 일행

첫 사냥에 성공한 뒤, 자살도가 무법도로 불렸던 시절에 섬에 왔던 선주민 생존자를 만나 사슴 고기를 나눠주는 대신, 훈제하는 방법을 배우고 강아지 한 마리를 받았는데, 그 강아지에게 '이키루'라는 이름을 붙이고 사냥개로 키워 함께 사냥하러 다닌다. 이키루(生きる)는 일본어로 '살다'라는 뜻이다. 세이(生) 자신의 이름은 한자로 날 생 자이다. 이 만화의 제목이나 내용을 생각하면 꽤 역설적인 이름이다. 나중에 세이는 마리아에게도 '리브(Live)'라는 애칭을 붙여준다. 작 중에서는 활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세이에게 활쏘기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래도 아직은 세이만큼 활을 잘 쏘는 사람은 없다. 때문에, 전투력 측면에서 보나 식량 조달 측면에서 보나, 리더인 료와 함께 자기 집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그러다 친구인 토모가 사와다 일당에게 납치당하자 분노가 폭발해, 여자친구인 리브와 인정사정 사정없이 불화살을 쏴대며 사와다의 마을을 유린했다. 적진의 참모 카이조차 쫄았다고 생각할 정도의 헌터본능을 보여주며, 다시금 세계관 최강의 공격력을 선보였다. 다만 토모가 귀환을 거부한데다 동료들도 전투의지를 잃으면서 결국 상황은 거기서 일단락된다. 미치광이 사와다의 수작질에 결국 다시 전쟁 분위기가 조성되긴 하는데 세이는 자신 내적으로는 상당히 성장했지만, 자신감이 여전히 부족하고 중요한 순간임에도 자신이 남을 죽여도 되는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보통의 사회라면 훌륭하다고까지 할 미덕이라서 납득할 수 있겠지만, 약육강식의 세계인 자살도에서 이러는 건 위험한 문제이다. 전쟁터에서 아군이 총검에 찔려서 죽어 가고 있는데, 적을 조준하고는 방아쇠를 당길지 말지 고민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동이다. 물론 실제 전쟁에서도 자신을 죽이려는 적에게, 총을 마지막까지 못 쏘고 죽은 사람들도 많았고, 세이의 가치관의 대부분이 일반 사회에서 형성됐기에 끊임없이 고민하는 게 당연하다. 이런 반응이 현실적이다. 양판소 등에서는 이계(異界)로 간 평범한 고등학생이라도 적을 죽이는 데에 거리낌이 없는 묘사가 자주 나온다.

그러나 현실은 좀 다르다. 극악무도한 사형수를 대상으로, 특히 참수형(斬首刑)을 집행하던 집행리(執行吏)가 죄책감이나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알코올 의존증이 되거나 자살하거나 말년에 정신병으로 죽는 경우가 흔했다. 칼창으로 상대의 죽음의 발버둥과 마지막 숨을 지척에서 보고 느껴야만 했던 고대의 전쟁도 아니고, 총기가 등장하면서 멀리 떨어져서 살상이 가능하게 되었음에도, 전쟁에서 공을 세워 포상을 받은 군인들 중에서도, 살인에 대한 죄책감 등으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지만 카이가 료를 살해하고 리브를 납치해 달아나자 살의를 느낀다. 하지만 리브를 인질로 삼아 개활지에서 농성을 벌이는 카이를 섣불리 공격할 수 없어서 애먹는데, 때마침 나타난 선주민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카이의 눈을 속여 활을 쏠 수 있는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간다. 세이의 옷을 대신 입은 선주민 아저씨의 굼뜬 행동을 왠지 수상하다고 여긴 카이가 뒤늦게 세이가 접근했음을 알아채서, 나무에 묶어 놓은 리브를 해치려고 했지만, 세이가 먼저 카이의 가슴과 배에 잇달아 화살 두 방을 먹인다. 섬이 자살자 유배지로서의 역할이 끝난 뒤에는 리브의 바람대로 해안가 집으로 돌아가 사냥꾼 겸 섬 가이드 노릇을 하며 아내 리브, 아들 료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간다.
미남이며, 운동신경도 상당히 좋은 편인데다 성격도 좋다. 그에 걸맞게 상당한 수준의 친화력을 가졌는데 음식을 훔치려는 등 충돌하던 무리들과도 적당한 핑계거리를 대서 식사에 초대하여 친분을 쌓는다. 이에 스가는 료의 행동에 대해 호평한다. 음식을 접대 받는등 신세를 졌기 때문에 이들도 이후 세이 일행의 가축을 훔치라는 패거리내 리더의 강압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거부한다.
과거에 연인인 에리라는 여자를 사고로 잃은 충격으로 그녀를 뒤따라 자살하려고 했지만, 끝내 죽지 못하고 섬에 끌려왔다. 실제로 다른 자살자들과 달리, 여친도 있고 사회에 위축된 대부분의 자살미수자들과 달리 직장도 다니는 등 평범하게 살던 사람이었다. 직장 선배가 고장 난 오토바이를 가져오며 이것저것 돌봐주는 등 사회생활도 나름 잘했던 정황도 포착된다. 서로를 너무 좋아해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던 여친이 사고로 죽은 것으로 인해 정신붕괴를 겪은 케이스. 게다가 여친은 죽고 자신은 살아남았다는 것이 이를 더 촉진시켰다.
그후 차츰 섬 생활에 익숙해졌지만, 죽은 연인의 흔적이 전혀 없는 곳에서 도저히 계속 살아갈 순 없다고 생각해 뗏목을 만들어 섬을 탈출하려고 했다. 그러나 바다 위에서 경비정으로부터 구조되기는커녕, 총격을 받아 자신과 함께 섬을 빠져나왔던 사람들을 거의 다 잃는 아픔을 겪는다. 세이 일행은 처음 섬에 왔을 때 "당신들은 본 섬에서 주위 1㎞ 이상의 주변 지역에 침입할 수 없습니다. 그 이상의 해역은 영해침범이 되며, 침범한 경우 생명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라는 일본 정부의 경고문을 봤지만, 료나 다른 사람들이나 설마 진짜로 자신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료 본인은 부서진 뗏목의 통나무에 매달려 표류한 끝에 다시 섬으로 돌아왔으나, 섬에서 빠져나갈 수 없으며 속박된 상태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크게 좌절해, 한동안 세이 일행과 어울리지 않고 겉돌았다. 심지어 세이 일행이 무법자들에게 물고기를 빼앗기는 현장을 목격했음에도, 과거와 달리 본체만체하며 아예 도와주지 않았다.
그렇게 흑화할 뻔했지만, 세이의 간곡한 설득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그룹에 합류한다. 남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한다. 또 남이 타인에게 상처받는 것도 싫어한다. 폭력을 싫어하면서도, 남이 당하는 것을 보면 아낌없이 빠따를 선사해 주신다. 초기 군기반장의 역할도 다 이 사람이 다했다. 폭력을 행사하기 꺼리는 성향이 있어서(말하자면 주화파) 사와다 일행과 사실상 전시 상황에 접어들자 리더 자리를 주전파인 류에게 양보했지만, 사람들을 결속시키는 통솔력이 뛰어나기에, 다시 리더로서 그룹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사와다 일행의 공격을 막아낸 뒤 구금한 카이의 말빨에 넘어가 그를 풀어주는 병크를 저질렀다가, 카이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하고 만다.
세이가 카이를 무찌르고 리브를 구출해 마을로 돌아온 뒤 한마을에 사는 모든 동료가 료의 주검을 미노루를 제외한 다른 동료들이 잠든 공동묘지에 장사지낸다. 그 직후에 자살도는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외부에 개방되는데,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뒤 상황을 보여 준 후일담에서, 세이가 자신과 리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료의 이름을 붙였음이 드러난다. 아이가 머리에 두건을 두른 모습이 영락없이 료와 닮았다. 료가 세이 아들로 환생했나 보다.


본인은 싸움에 소질이 없다고 말하고 실제로 그렇지만, 무법자들이 자신들이 잡은 물고기를 빼앗으려고 할 때 무기를 들고 앞장서서 저항하며, 여자들이 달아날 시간을 벌려고 했던 것만 봐도 정의롭고 용감한 사람임은 틀림없다. 료가 잠시 그룹을 떠나 혼자놀기를 할 때에는, 이에 절망하지 않고 이성적인 언동으로 일행을 이끌며 사람들을 도울 만큼 리더십도 지녔다. 카이처럼 두뇌파이지만,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카이가 그룹에서 이탈한 뒤에는 세이 집단의 유일한 참모브레인으로 활약한다. 자기 집단에서는 료, 세이, 토모 세 사람을 가장 믿는다고 밝혔다.
사회에 있었을 땐 꼬장꼬장하고 혼자만 행동하던 인물이었지만, 자살도에서 살아가면서 사람은 결코 혼자서 살 수 없고, 함께 어우러져 사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하면서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한 인물이기도 하다. 일도 안 하면서 먹을 것을 뺏어 먹고 욕구 해결한답시고 원하지도 않는 여자를 강제로 덮치는 무법자를 켄이 죽이고 나서 죄책감에 시달릴 때, 켄의 죄책감을 덜어준 인물이기도 하다.
섬에 개방된 후에는 섬에 남아 자살미수자와 등교거부자들에게 시행되는 갱생 프로그램의 관리자가 된다. 자살도에서의 하루하루를 담은 수기 '자살도의 나날' 저술하였는데 이 책은 오다의 자살도 잠입 레포트를 가볍게 묻어버리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책으로 얻은 수익은 한푼도 남김없이 섬 운영에 쏟아부었다.
여담으로, 작가의 다음 작품인 《디스트로이 앤드 레볼루션》에 카메오로 등장한다;; 이름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기에 같은 캐릭터는 아니고, 작가가 엑스트라 캐릭터를 새로 만들기 귀찮아서 꺼낸 듯… 혹은 지인혹은 담당자을 모델로 만든 캐릭터라 자주 출연시키는 걸 수도…

호전적인 성격을 지녀서, 자기 집단을 위협하는 거의 유일한 요소인 사와다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카이가 학교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을 때 앞장서서 카이를 잡으려고 했다. 사와다 집단과 싸움이 격렬해지자, 료는 주화파인 자신보다는 주전파인 류가 리더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 류에게 리더 자리를 양보한다. 사와다 집단의 습격을 모자가 만든 창과 방패의 힘으로 성공적으로 물리친다. 이에 기세가 잔뜩 오른 류는 사와다 집단도 자신들처럼 무장하기 전에 곧바로 반격해서 싸움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와다 집단의 구역으로 쳐들어갔지만, 사와다 집단이 여성들을 인간 방패로 앞세우며 신무기 화염병을 던지자 멘붕해서 제대로 발리고 만다. 다행히 료와 세이가 뒤늦게 달려와 도와줘서 목숨은 건졌지만, 새로운 리더로서 치명적인 실패를 겪은 셈이다.
분명히 류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가 어떻게 대응하고 그에 따라 어떠한 변수가 생길지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닥돌한 것이 화근이었다. 사실 사와다 집단이 습격했을 때도, 적이 후퇴하자 혼자 신나서 너무 앞서 나가다가 적진에서 고립되어 위험에 빠졌을 만큼 류는 만용을 부리는 성향이 있다. 이를 제어하려면 료, 세이, 스기. 특히 냉정함을 갖춘 스기가 류 곁에 붙어 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것도 류에게는 불운이었다. 하지만 너무 사람 좋은 료, 툭하면 멘탈터지는 세이는 사와다와의 전쟁에서 우두머리를 맡기엔 부적합한 사람들이라 마지막까지 리더 자리를 유지한다.
자신이 모든 죄를 떠안겠다면서, 포로로 잡은 적 세 명을 직접 처형하는 등 상당히 강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는 그의 자살 이유와도 관련이 있었다. 원래 그는 조그만 운송업체의 사장으로, 그 안에서도 상당히 강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누구보다 솔선수범해 일을 했었다. 그러던 와중 불황으로 회사 사람들이 일을 그만둬 회사를 접어야 할 상황이 되자, 자신이 더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남들이 하던 일까지 모두 맡아 했고, 그 결과 졸음운전으로 민가를 들이받는 끔찍한 사고를 일으키고 말았다. 세 명이 죽고 다섯 명이 다치는 사고로 인해 가정은 풍비박산 나고, 본인은 지키고자 하던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감옥에 들어간 이후 아내에게 이혼통지서를 받았으니까… 결국 병원에서 자살 미수 세 번을 일으키고 이곳에 오게 된 것. 누구보다도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에, 자신이 모든 죄를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모두 함께 짊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동료들의 뒷받침과 함께 주인공 일행 내의 무력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포로 세 명을 처형한 후, 자신이 사람을 죽였음을 잊지 않기 위해 스스로 팔뚝에 인원수만큼 새겨놓는 완고하고 타협을 모르는 성격. 과거 사장으로서 강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솔선수범하던 꼬장꼬장한 성격임을 알 수 있다.
사와다와의 결전이 끝난 이후에도 반성할줄도 모르고 변명만 하며 사와다를 돌려달라고 떼를 쓰는 사와다 일행들을 보고 자기가 사와다를 죽였다고 거짓말을 하여 이들을 침묵시킨 후 다시 공격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모두 죽여야 한다는 매파 입장을 경지하였으나, 제정신을 차리고 자기 일행들의 잘못을 사과하며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일행들을 이제 용서해 달리는 포로를 보고, 마지막에 결심을 돌려서 살려보내준다. 이후엔 플래그가 쌓이던 레이코에게 대시를 받는다. 섬이 개방된 후 마을의 촌장이 되었으며 레이코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다.

그로부터 얼마 뒤 세이가 사냥을 나가자 켄과 토모와 함께 산 위 오두막을 찾았는데, 켄과 토모가 먼저 고기를 갖고 학교로 내려가면서 세이와 단둘이 오두막에 남는다. 밤이 되자 당연히 세이는 그녀와 검열삭제를 하려고 했으나, 무슨 까닭인지 그녀가 전에 성폭행 당할 뻔했을 때처럼 모든 것을 체념한 얼굴을 한다. 표정뿐만 아니라, '참을 수 있다' 라는 말까지 한다. 그러면서 놀라서 달아나려고 한다. 그러자 그녀는 그런 세이를 제지하며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일본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자 아버지의 친적 집에 맡겨졌다.

그런데 그곳에서 겉으로는 다정한 사람처럼 보였던 양아버지가 자신을 인형처럼 성 노리개로 삼아 학대했다고 한다. 이 양아버지라는 남자는 로리콘인 것으로 보인다. 마리아가 의무교육을 마치고 집에서 나왔을 때에는 굳이 마리아를 쫓지 않았다고 했는데, 마리아가 말하기를, 양아버지에게 그때 자신이 더는 매력적인 나이가 아니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 생긴 트라우마로, 어른이 된 뒤에도 남자와 정상적으로 육체적인 관계를 갖지 못하고, 마리아라는 본명이 불리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다고 한다. 양아버지가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할 때마다 자신의 이름을 불렀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름이 저주임을 안 세이는, 그녀에게 '리브(Live)'라는 이름을 새로 지어 준다. 세이(生), 이키루(生きる), 리브(Live)는 모두 유의어(類義語)이다.
참고로 이키루와 사이가 좋다. 감자밭을 망치는 멧돼지의 피 냄새를 맡고 이키루가 흥분했을 때, 이키루는 미키가 가까이 다가가자 으르렁거렸지만, 마리아가 만질 때는 아무렇지 않게 반응했다. 강아지였을 때부터 마리아가 몇 번 쓰다듬으며 귀여워했기 때문인 듯하다. 아무튼, 이렇게 개무시차별받자 미키는 뭔가 기분 나쁘다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사와다 집단의 습격에 대비해서 여성들도 싸울 수 있게 활쏘기를 배우는데, 과녁에 화살을 제대로 꽂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과녁에 비교적 정확하게 화살을 명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113화에서 세이와의 대화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관계를 맺는다. 모래사장에서 세이가 리브 위에서 그 짓을 한다.

이 후에 세이에게 직접 사냥하는 법을 배우는데, 일취월장하는 실력을 보이면서 역시 부부끼리 닮는다는 것을 보여 줬다. 146화에서는 도주 중인 사와다에게서 여성 동료들을 지켜냈으며, 그대로 달아나는 사와다의 뒤통수에 화살을 한방 먹여주었다. 나오가 출산한 후, 세이에게 자신이 세이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을 밝힌다. 이후 세이와 결혼식을 올리는 등 행복한 삶을 보장받는 듯했지만, 바로 그날 밤 료의 병크로 풀려난 카이에게 얻어맞고 납치된다. 카이에게 끌려가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뱃속의 아이를 지키려고 마음을 굳게 먹고, 카이가 위협하자, 세이와 이키루와 함께 지내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카이를 추적해 온 세이가 카이를 제압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세이가 리브와 함께 마을을 떠난 후, 사와다의 계획에 의해 주요인물 몇몇을 암살하기 위한 여자들에게 칼을 맞게 되고, 그 후로 주욱 몸져누워 있게 된다. 그 후 그의 과거가 나오는데, 황금빛 논을 보는 것을 좋아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고, 그저 성공하기 위해 도시로 나왔다가 아무것도 못하자, 자살 상습 미수자가 되어 섬에 오게 되었다는 게 밝혀진다. 그리고 다시 섬으로 시점이 옮겨진 후, 점점 쇠약해져 가는 몸을 이끌고 논에 지속적으로 나와 작업지시를 하는 등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은 채 논을 신경 쓰다가, 황금빛 논을 상상하며 동료들 곁에서 평안하게 사망한다. 사망 후 미노루의 무덤은 그가 작업을 지시하던 황금빛 논이 보이는 위치에 만들어 졌다.


여성 일원 중에선 전투에도 가장 적극적인 축으로, 모자가 만들었던 슬링을 능숙하게 다뤄 대치전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료를 작중 초반부터 꾸준히 좋아했고, 말미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하필 그 이후 료가 다른 사람 좋은 일하다 카이에게 살해당해서… 섬이 개방된 후 료가 묻힌 섬을 떠났다. 핵심 등장인물중에 섬을 떠난 유일한 멤버. 섬을 나가선 NGO 단체에 들어가 섬과 본토를 이어주는 일을 하고있다.









3.2. 사와다 일당

작중에서는 사이코패스 같은 모습을 보여 가장 이질적인 존재감을 나타내는 인물이다. 납치당했던 토모에 의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중증의 아드레날린 중독자이다. 122화에서, 마약 판매상이었다가 반대로 마약중독에 빠졌던 과거가 드러나는데, 그 후 금단증상으로 고생하다 사람을 죽이는 과정에서 마약의 대체수단으로 '뇌내마약'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 즉 살인, 강간, 고문 등의 극단적인 행동에 눈을 떠버린 것이 그 동안의 모든 악행의 원인임이 밝혀진다. 뇌내마약을 얻기 위해서는 좋은 일, 나쁜 일을 나누면 어려워진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마을에 쳐들어온 류 일행을 피해 산으로 우회, 주인공 일행이 있는 마을로 쳐들어가 점거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옥상으로 줄을 타고 잠입한 세이 일행에 의해 전세가 역전, 새총과 화살에 공격당해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된 채 달아난다. 세이 일행은 이키루로 하여금 그가 달아나면서 흘린 피를 추적하게 하고, 마침내 사와다를 발견하여 다시금 그를 공격한다. 사와다는 바다로 뛰어들어 다시 도망치려 하지만, 그의 피냄새를 맡고 몰려온 상어 떼에게 산채로 뜯어 먹히며 문자 그대로 끔살당하고 만다. 인과응보[4]
작중 행적만을 보면 형편없지만 자기 마을에서 위상은 절대적이다. 자신의 명령 때문에 다친 남자들에게 의외로 친절한 모습을 보이거나 해서 그들 의 마음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는 절대적인 신앙과 같은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증거로 그의 명령에 여성들이 칼 을 들고 주인공 일행에 접근, 세 명을 살해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머리가 빈 것이 아니라 적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고달픈 상대.
하지만 나오의 고백을 통해서 진상이 밝혀졌는데, 사이코패스이기는 커녕 과격하고 잔인한 모습은 겉치레에 불과하고, 아무도 보지 않을 때는 나오에게 의지하는, 겁이 많고 나약한 인간이었다. 자신이 유일한 마음의 위안대상으로 삼았던 나오에게 집착해, 무리하면서까지 세이 일행의 마을로 쳐들어와 살육전을 벌인 것도 오로지 나오의 확보를 위한 것이었으며, 자신의 이중적인 나약하고도 과격한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악하다가, 결국 생명마저 잃어버린 것이다.
실제로 카이는, 다른 이들 몰래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에게 접근해 교묘한 말로 자살을 유도한 흑막이었다. 물론 카이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깊이 회의하는 듯한 모습을 이따금 보였지만, 그동안 카이를 신뢰했던 세이 일행은 카이의 실체를 알자 큰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카이는 자살을 방조하고 자살을 유도했음에도,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갖게 된 사람을 직접 살인했다는 사실이 일행에게 들통 나자 무리에서 빠져나오고, 한밤중에 모두가 잠든 틈을 타서 학교에 몰래 불을 지르기까지 한다. 결국 깨어난 사람들로 인해 실패하였고, 방화까지 한 카이의 만행에 분노한 사람들은 카이를 잡아서 죽이려고 한다. 깨어나지못했다면 공동체 전체가 깡그리 몰살당할 뻔했기때문. 하지만 카이는 종적을 감춘 지 오래였다.
상황이 극단적으로 돌아가는 것에 착잡해진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사냥에 나선 세이는, 사냥터인 산에서 카이와 우연히 마주쳤지만, 차마 카이에게 활을 쏘지 못하고 카이를 놓아준다. 그 뒤 카이는 세이 집단과 대립하고 있는 사와다 집단으로 들어가, 사와다에게 료와 세이를 죽일 것을 사주한다. 최종보스 후보. 하지만 뭔가를 실제로 하는 것에는 서툴기 짝이 없는, 주둥이만 산 전형적인 헛똑똑이 케이스이기 때문에, 과연 최종보스로 까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실제로 모두가 자고 있는 사이 몰래 불을 질러 모두 죽이려고 하다가 실패하고, 갈 데가 없어서 사와다 진형으로 간 후에도, 사와다 마저도 카이 본인에 대해 입만 산 종자라는 소리를 하는 등 영 미덥잖다는 반응일색이다.
항상 모든 세상사를 초탈한 듯,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조용하면서도 교묘한 구석이 있었으나, 140화에서 모자(보우시)가 카이의 진면모를 알아차리고 넌 참 불쌍한 놈이야. 난 여태껏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밑바닥 인생이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여기서 친구를 만들고 소중한 사람도 생겼어. 그랬더니 처음으로 보이게 되더군. 나보다 낮은 인간을,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인간을 말이야. 카이… 너에겐 아무것도 없어. 체력도, 근력도, 기술도. 있는 건 얕은 지식뿐이다. 그 정도야 방구석에 틀어박혀 계속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으면 금방 손에 들어오는 정도지. 하지만 실천할 수 있는 건 행동하는 사람뿐이다. 다들 그걸 조금씩 깨달아갔어. 하지만 넌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자존심만 높아서, 사람들이 무시하는 건 견딜 수 없었겠지… 그래서 너는 너보다 심적으로 약한 사람을 속이는 데 몰두하게 되었고, 그게 들키니까 도망쳐서 사와다 밑으로 들어간 것뿐이야. 자신을 잘 봐두는 게 좋을 거다.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불쌍한 인간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목숨마저 나에게 빼앗기는 모습을… 인질은 소중히 다루도록 해. 니네들은 그것 밖에 할 게 없을 테니까' 라고 예리한 일침을 놓았다.
실제로 작품 초반 음침하고 뚱뚱하며 못생기기까지 한 자기 자신을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자로 불렀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세이를 자신과 겹쳐보면서 동지라고 불렀던 보우시는, 사실 자살도에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며 살아가는 기쁨을 깨닫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면서 예전엔 알아차리지 못했었던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며 사랑하는 연인까지 얻은, 자살도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인물들 중 하나이다. 그러한 보우시가 사실상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는 카이에게 저런 일침을 날리는 모습은 상당히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카이는 이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뒤돌아 돌아가는 듯했으나, 최초로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독자가 초반의 카이를 보며 생각했던 것처럼, 많은 지식을 가졌으면서 모든 것을 초탈한 것이 결코 아닌, 그저 남들이 가진 것,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내심 질투하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 처음으로 수수께끼 같던 카이의 살인동기가 보이는 부분이다.
사와다가 죽고 난 이후, 남은 사와다 측 인물들에게도 완전히 배제 당하는, 더 이상 몰릴 데 없는 처지까지 내몰렸다.류는 남은 사와다 측 인물들에게서 두 번 다시는 분쟁을 초래하지 않겠다는 진심을 보고 용서를 한다. 한명이 나서서, 자신들이 분쟁을 제기하고 사람을 죽인 죄와 여자들이 찔러 죽인 공동체 일원인 미노루 건에 대해 자신의 목숨으로 사죄하겠으니, 나머지 구성원들을 부디 용서해달라고 하였다. 남은 사와다 측에서 카이를 넘겨주고 자신들만 거주지로 돌아간 것. 결국 감시당하면서 창고에 갇힌 채 처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사와다 일당과 싸움이 끝난 후, 잔치에서 홀로 자리를 떠난 료를 감언이설로 속여 감옥에서 탈출한다. 마침 그 자리를 지나가던 리브와 미키를 공격하고, 리브를 납치하여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료의 복부를 찔러 살해했다. 비록 즉사는 아니었지만 전에 카이가 말했듯이 무인도에선 내장기관이 손상되면 치료할 방법이 없기에 그대로 사망하고 만다. 세이만 처리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리브를 인질로 삼아 세이를 유인해 냈다. 세이의 활 공격을 피하려고 개활지에서 세이가 오기를 기다리지만, 한참이 지나도 세이가 나타나지 않자 숲에서 밤이 오기를 가다리는 거라 추측하고, 리브의 손목을 칼로 그어, 빨리 나타나지 않으면 리브가 과다 출혈로 죽을 거라 외치며 세이를 도발한다. 하지만 선주민 아저씨의 도움을 받은 세이는 카이의 눈을 속여 활의 사정거리 안까지 접근했고, 이를 뒤늦게 알아챈 카이는 리브를 해치려고 했지만, 세이가 날린 두 발의 화살에 치명상을 입는다. 죽어가면서 세이에게 자신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한다고 말했는데, 이것으로 미루어볼 때 사이코패스였던 듯하다.

죽기전에 자신이 왜 이러한 짓들을 했는지 고백한다. 모두들 좋은 것을 공유하고 변해갔지만 자신은 그럴 수 없었으며 뒤쳐진다는 "열등감"이 살의로 변했던 것. 결국 모자(보우시)가 지적한 대로였다.
어찌보면 카이는 이 작품의 최종 보스이다.
그러다 후에 사와다 패거리에게 붙잡혀 사와다에게 강제로 범해진 뒤 그에게 정신적으로 예속되어, 세이의 탈출 시도도 거부하게 되었다. 하지만 리브가 말한 것처럼 갈 수 없게 되었다 라는 말에 착안한 세이 일행은 어떻게든 그를 구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상황.
세이가 사와다를 쏘고, 그 일행이 개를 풀어 공격했다는 상황에 멘붕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이건 사실 거짓말이다. 세이 일행이 목숨에 경각에 다다랐을 때, 이키루가 달려들어 순간적으로 움찔하게 되었고, 마침 적절하게 쫓아온 켄 일행 때문에 오히려 희생자를 내고 도망갈 수밖에 없었던 것. 멘붕한 이유는 토모는 사와다의 여자들이 세이의 마을 사람들을 죽였다는 사실을 모르기에 세이가 뜬금없이 나타나 사와다 마을 사람들을 공격한 것으로 오해했기때문.
사와다가 죽은 이후 다시 돌아와 세이 일행과 지내며 반대편 마을에 일이 있을 때 주로 보내지는 전령의 역할을 맡게 되지만, 비중이 완전히 사라진다. 에필로그에선 섬내 연락과 섬에 온 외부인들의 안내를 맡는다. 사와다에게 능욕당한 후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모습만 보여주었는데 세이의 마을 사람들은 자신을 여자 비스무리하게 대해주긴 하지만 사와다는 설령 나쁜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마음과 '몸' 모두 '여자'로 봐주는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체성 때문에라도 돌아갈 수 없었던 것

3.3. 기타

사회에서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이지만, 섬에서 살면서 뭔가 깨달은 게 있는지 순박한 성품이 되었고, 세이도 그를 다시 만나서 배우고 싶은 것이 더 있다고 생각한 만큼 또 등장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리브를 납치한 카이를 쫓아간 세이가 숲에서 리브를 구할 기회를 엿보는 상황에서 재등장했다. 세이는 카이가 선주민 아저씨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점을 이용해, 그와 옷을 바꿔 입고 미끼가 돼 카이의 빈틈을 노리고자 한다. 재회의 기쁨을 누릴 틈도 없이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그 계획은 성공해서, 세이는 카이의 눈을 속여 활의 사정거리 안까지 접근해 카이에게 화살 두 방을 먹인다. 카이를 제압하고 리브를 구한 세이는 리브에게 선주민 아저씨를 구세주라고 소개한다. 모든 상황이 끝난 뒤 이 아저씨도 세이와 함께 마을에 가서 스기 등에게 감사 인사를 받는다. 섬이 개방된 후에도 남기를 택하고 농업지도원으로 살아간다.

4. 고증 오류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이 다시 삶의 의욕을 찾아가는 만화 《자살도》는, 생존 서바이벌 물로서 작가 본인의 경험이 서술되는 등 좀 더 이해하기 편하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게다가 이미 인간들이 살았었던 섬이 배경인 만큼,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몸 하나만으로 살아남는 것도 아니라서 지적사항은 그렇게 많지 않다. 다만 그 와중에서도 실제로 행하게 되면 위험한 것들이 조금 있기에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서술한다.

4.1. 비타민 섭취를 위한 동물의 간

대표적인 오류로서, 동물을 잡은 즉시 간을 먹는 것은 실제로 건강에 해롭지는 않으나 문제는 야생동물이라는 점.

야생동물의 몸에는 기생충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 최대한 불로 익혀 먹는 것을 권한다. 세이도 프라이팬 들고 다니면서 기름에 간을 익혀 먹었다. 실제 한국에서도 뒷산에서 잡은 멧돼지 간을 육회로 먹다가 동네사람들이 집단으로 병원에 실려 간 사건이 있었다.

실제로 저렇게 하다간, 비타민 섭취 과다 운운하기 전에 기생충이 장이나 위 혹은 십이지장에서 난리치면서 훅 가버리는 최악의 사태가 생길 수 있다. 다만 저때의 세이는 사냥을 하면서도 공동체에게 필요한 곡물과 채소를 공급받지 못했었던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작가의 후속작 창세의 타이가(대학생이 석기시대로 타임슬립 하는 이야기)에서는 사슴의 피를 마신다.....일본독자들이 지적을 안했나?

기생충 외에도 대형동물 중에도 북극곰의 간을 많이 먹으면 비타민A 과다로 사망하거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

5. 스핀오프

2019년 2월부터는 해당 만화의 프리퀄로 자살자가 아닌 살인자들을 수감시켰던 무법도의 과거의 대한 내용을 다룬 만화. 총 6권으로 완결.



[1] 스포일러 대표적으로 주인공 세이가 사는 마을에 있는 안경 낀 젊은 여성이 그러했는데, 9권에서 본명이 레이코였음이 밝혀졌다.[2] 스포일러 2권에서 출연. 산 속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으며, 세이는 이 사람에게 고기를 주고 대신 강아지를 얻어 사냥개로 쓰게 된다.[3] 이때 일부가 무법도인 섬을 탈출하여 동남아시아로 성공적으로 탈출하였다고 한다. 아마도 자살도 프리퀄의 주인공들이 이야기로 보이며 자살도 주인공 세이와 리브가 한 때 이들이 살았던 거주지를 발견하고 산다.[4] 먼저 작은 상어들이 하반신을 물다가, 남은 상반신을 대형 상어가 물어서 바다 속으로 끌고 가버린다. 원래라면 이 지역 상어가 위협적이긴 해도 사람을 쉽게 공격할 만큼 대형상어는 아닌데 섬 근처 암반으로 상어가 몰려드는 시간인 노을이 질 무렵인 데다가 상당히 피를 흘린 상태였다.[5] 이전까지는 섬주민이라고 표기했는데, 섬의 주민이 아니라 먼저 살던 사람이라는 뜻의 선주민(先住民)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