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자동차에서 실제 운전자들이 자주 쓰는 엔진 회전수 대역을 가리키는 말. 실제로(實) 쓰는(用) 영역(領域)이라고 하여 실용영역이라고 한다. 절대적으로 값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 애호가가 아닌 보통 자동차 운전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주행하는 데 활용하는 회전 영역을 말한다. 즉 각 차량이 시가지도로, 국도, 지방도, 자동차전용도로,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위험성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속도를 내며 주행하는데 사용되는 영역이라고 생각하면 옳다. 많은 경우 이 영역에서 최대 토크가 나오도록 설정을 한다.2. 실용영역의 중요성
실용영역드립 때문에 실용영역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거나 실용영역이 아무런 중요도가 없다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용영역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며, 이 영역에서의 성능 역시 매우 중요하다. 실용영역의 중요도와 합리성은 실용영역드립 그 자체의 합리성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실용영역의 성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매우 중요하다.
- 운전자가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영역이다.
-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
- 고속도로 등 장거리 운전에서 편하다.
- 실용영역은 일반적인 고속 크루징 영역을 포함하고 있어 이 영역에서의 성능이 좋으면 장거리 운전의 피로 요소가 줄어든다. 안정적인 속도 유지는 물론이고 감속 상황에서 재가속에 드는 노력도 적게 든다. 아래에 설명할 언덕길에서의 성능 향상도 포함한다.
- 긴 언덕길에서 편하다.
- 강원도 구간을 비롯하여 언덕길로 시작하여 언덕길로 끝나는 도로 구간에서 등판력이 부족하여 킥다운 또는 기어 단수를 내려가며 긴 언덕을 계속 올라가 본 사람이라면 실용영역의 중요성을 공감할 것이다. 위에서 적은 바와 같이 많은 차량이 실용영역에서 최대 토크가 나오도록 파워트레인을 세팅하며, 그래서 실용영역 성능이 좋은 차량 = 최대 토크가 잘 나오는 차량이 되어 토크가 중요한 언덕 등판이 많은 구간에서 여러모로 편해진다. 경차나 소형차 처럼 파워트레인 그 자체가 한계가 있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실용영역 성능이 좋은 것이 나쁜 것 보다는 낫다.
3. 실용영역에만 강하거나 약한 자동차는 존재하는가?
실용영역드립의 핵심은 (우리 회사 차량 또는 내가 좋아하는 차량은) 수치적인 최고 성능은 경쟁 차량보다 뒤지지만 실용영역에서의 성능이 뛰어나 충분히 경쟁할 수 있거나 오히려 우위에 있다는 데 있다. 이런 차량이 존재하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존재는 한다'고 답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사례에 적합한 차량은 매우 적으며, 대부분의 차량은 실용영역에서 성능이 좋은 차량은 최고 성능도 뛰어나며, 반대로 실용영역에서 비실대면 최고 성능 역시 떨어진다. 그리고 현재의 차량은 더욱 그렇다.일반적으로 실용영역에서만 성능이 좋은 차량은 토크 그래프를 그려보면 실용영역 구간에서 최고 토크를 찍고 그 이후로 토크값이 폭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반대로 실용영역에서 성능이 나쁜데 총 성능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차량들은 토크 그래프와 마력 그래프가 비슷한 수준으로 움직인다. 앞에서 적은 혼다 S2000같은 경우는 극단적으로 3,000~5,000rpm은 되어야 그나마 쓸만한 토크가 나와[2] 시내 주행이나 차량의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고속화도로정도의 구간에서는 상대적인 성능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차량은 대부분 실용영역에서만 강하고 수치적인 최고 성능은 낮은 차도, 실용영역에서의 성능은 엉망이지만 최고 성능은 매우 뛰어난 차도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는 엔진 기술 개량이 가장 큰데, 과거에는 엔진을 그렇게 정확히 제어할 수 없어 한 번 세팅을 해두면 그대로 별 수 없이 살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라도 실시간으로 엔진에 혼합기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 밸브 리프트나 회전수에 따른 밸브 개방 수 조절이 가능한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을 적용하면서 토크 곡선이 꽤 평평해졌다. 이러한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는 최고 토크가 꽤 높은 회전수에서 나오게 세팅을 했다고 해도 실용영역에서도 그렇게 크게 떨어지지 않는 토크값을 보여준다. 과급기를 적용한 차량 역시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를 비롯한 여러 기술을 추가하면서 토크 그래프가 과격한 춤을 추지 않게 되었다. 즉 이제는 실용영역 성능이 나쁜 차는 절대적인 최고 성능도 다른 차보다 나을 일이 없다고 할 수 있으며, 반대로 실용영역에서 킹왕짱인 차는 세팅을 어떻게 했건 최고 성능 역시 순위권에 들 수 있다.
즉, 실용영역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특수한 목적이 아닌 범용 승용차를 만드는 자동차 제조사 및 이러한 자동차를 논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실용영역에서의 성능만 좋으면 다른 성능은 중요치 않다는 생각, 반대로 최고 성능만 중요하고 실용영역은 중요치 않다는 생각은 철저히 배척해야 한다. 실용영역의 성능과 최고 성능은 결국 비례하는 것이며 둘 가운데 하나만 뛰어난 차량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해도 좋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자동차는 실용영역... 좀 더 정확하게는 실용속도를 넘어가면 성능이 팍 죽어버리는 차량들이 종종 있다. 따라서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량의 가속성능 비교에서라면 실용영역 드립이 어느정도 현실화되기는 한다. 전기차는 대부분 변속기 없이 고회전이 가능한 전동기의 특성으로 RPM빨로 찍어누르는 방식으로 구동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120~150km/h대를 넘어가면 rpm이 운전범위의 한계치에 이르러 추가적인 가속이 힘들어진다. 내연기관 차량은 2021년 기준 쏘나타나 그랜저 같은 걸로도 200km/h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것과는 대조적. 스포츠 성향의 전기차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간단한 2~3단 자동변속기를 달거나(포르쉐 타이칸 등), 그냥 무식하게 더 큰 모터나 더 고용량의 배터리, 전장, 냉각장치를 탑재하여 해결하기도 한다. 다만 일반용도로의 전기차에서는 특성 차이로 이미 저속영역 가속과 토크는 엔진에 비해 월등한 상황이라 비용을 더 들이고 무게를 늘려 전비를 손해봐가며 150km/h 이상의 고속성능을 개량할 이유는 딱히 없어 그대로 출시하기도 한다. 일반 사용자는 그 정도의 극단적 고속력대 성능보다는 1회 완충시 주행거리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라면 실용영역드립이 사실이 될 수 있다.
[1] 대표적인 것이 혼다의 2000년대 중반 이전의 DOHC VTEC 엔진이지만, 이 VTEC조차 무작정 쥐어짜야만 하는 엔진은 아니다. 혼다 S2000같은 차량은 정말 엔진을 쥐어짜야 제 성능이 나오기로 유명하지만, VTEC은 일반 세단에도 쓰이고 있으며 이런 차량에는 당연히 실용영역에 맞춰 세팅을 한다.[2] 조금 연식이 있는 혼다 자연흡기 엔진은 비슷한 타사 엔진보다 RPM을 조금 높게 쓰는 걸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