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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9 13:12:12

신의 탑/비판/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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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무 방대한 설정
1.1. 본편을 잡아먹은 설정놀음
2. 활용되지 못하는 포지션3. 쓸데없이 복잡한 게임 룰4. 무색해진 설정5. 아이템 밸런스 실패 및 활용 부족6. '시우어' 문제

1. 너무 방대한 설정

'지나치게 많은 등장인물' 문제점과 연관되어 있다. 등장인물들이 과잉 생산되다 보니 떡밥도 자연스레 그만큼 늘어나는데 이걸 풀지 않고 새 떡밥과 새 인물을 등장시켜 묻어버린다.

작가 본인이 어지러운 설정을 정리하고 떡밥을 회수하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주체하기 어려운 설정을 SNS나 블로그로 꾸준하게 확산시키는 데에 더 흥미를 느끼는 정황이 보인다. 이러한 떡밥들의 대부분은 완결까지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첫 번째로는 주인공 일행의 과잉성장으로 고작 선별인원들의 떡밥들이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자하드와 전면전에 이미 돌입했는데 지금 와서 선별인원들의 떡밥은 완전히 관심 밖이며, 초점을 두고 풀자니 오히려 템포가 떨어져 버린다.

이미 자하드자왕난 관련 떡밥, 홍등가의 왕자들, 13월, 네이티브 원, 가시, 엔류와의 관계 등등 핵심 떡밥들만 꼽아도 10개는 우습게 넘어간다. 이 상태에 조연들의 이야기까지 다 풀려고 한다면 그야말로 수십 년이 넘도록 연재해야 할 판이다.

이하는 대표적인 조연들의 미해결 떡밥 모음.

자하드와 10가주 중에서 등장한 사람도 단 4명. 그나마도 쿤 에드안은 과거 모습으로, 하 유린은 얼굴이 가려진 채로 나왔으며 슬레이어 11인 중 등장한 건 고작 셋뿐이다. 심지어 10가문 중에도 본편에 전혀 언급도 안된 가문이 셋이나 된다. 투 페리, 유라시아, 헨도 가문. 설정이 심각하게 방대한 반면 너무 느린 전개가 문제.

1.1. 본편을 잡아먹은 설정놀음

시우씨 남은 밥줄 목록.txt

신의 탑은 세계관은 설정이 매우 방대하다. 작가와 독자들은 다 아는데 탑 내 등장인물 전원이 모르는, 즉 스토리 전개에 그다지 필요도 없는 엑시즈 같은 설정까지 있을 정도. 펜타미넘이 탑 밖에서도 5위 안에 드는 최상위권 엑시즈라는 장황한 설정마저 본편과 어떠한 관계도 없는 사족에 불과하다.

예전엔 이 거대한 설정이 작품 인기에 크게 일조했었다. 한동안 만화를 안 보던 팬들이 오랜만에 돌아와서 커뮤니티에 묻는 말부터 "그래서 가주 몇 명 나옴? 엔류 나옴?"이었고, 우렉 마지노의 첫 등장 때 댓글창이 대폭발했으며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가 신의 탑과 우렉 마지노로 도배되는 등 설정으로만 존재했던 네임드들이 등장할 때마다 팬덤이 들썩이며 작품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크게 희석되는 걸 볼 수 있다. 이러한 방대한 뒷설정이 잘만 활용되었다면 팬들을 언제까지고 열광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본편이 이들을 등장시키기 위한 빌드업에 그치는 건 분명 문제이다. 이미 펜타미넘이니 엔류자하드우렉 마지노니 하는 천외천 격의 인물들을 다 아는데, 아무리 주연이라 한들 선별인원의 피라미 싸움에 관심이 가겠는가? 저들이 본편에 등장하거나 언급되지 않은 구름 위 존재였다면 몰라도 이미 웬만한 독자들은 다 아는 캐릭터들이고 실제 스토리에 등장해 크게 관여까지 해버렸다.

작가가 매력을 살리지도 못한 선별인원들 아웅다웅하는 것에 지친 팬들은 오늘도 10가주가 언제 나오는지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양날의 검이 제대로 터져버린게, 3부 둥지 전투 이후부터는 사실상 설정이 본편을 잡아먹은 꼴이 됐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매력적인 설정이 어떻게 본편에 녹아들어서 나올지 스토리를 기대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3부 둥지 전투 이후부터 후술할 여러 문제가 겹겹이 터지면서, 그냥 독자들 개개인이 원하던 설정이나 네임드가 빨리 나오기만 바라고, 주인공들의 스토리는 관심도 없어져 버린 상황이 됐다.

설정조차도 작품에 새로운 매력을 더해주기는 커녕 반짝 주목만 끌고 금방 식어버리는, 쓰면 쓸수록 내성이 생기는 단발성 마약처럼 되어버렸다. 2부 마지막 에피소드인 마지막 정거장 전투 시점부터 에반켈, 칼라반 같은 설정상으로 존재만 하던 하이 랭커들이 직접 나와 전투하는 모습까지 보여줬으니 다들 즐거워했다. 그러나 그 다음부턴 잦은 등장으로 인한 캐릭터 소모, 심하게는 캐붕으로까지 보이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줘 관심이 식었다. 당장 3부 둥지 전투에서도 에반켈, 칼라반 등이 제대로 힘을 썼지만 2부처럼 우와 하는 반응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거기에 더해 3부로 들어서며 본격적으로 고대 하이 랭커, 블루홀, 10가문 최고위 간부과 자하드군 군단장, FUG 간부들까지 최상위 하이 랭커가 그야말로 물처럼 쏟아지면서 엔간한 랭커로는 독자들의 높아진 눈에 차지도 않게 됐다. 결국엔 10가주 트로이메라이가 신원류까지 쓰는 장면이 나와 잠시 독자들의 환호를 받았으나 또 금방 식어버렸다. 작품 외적으로는 최악의 컷 배치로 가주의 위엄을 제대로 체감조차 시켜주지 못했고, 작품 내적으로는 말로만 위험했다 하지 진짜 생명의 위기로 몰아넣은 장면은 나오지도 않아 실망하는 독자들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스토리에 대한 기대치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 독자들은 이제 가주나 엔류와 같은 천상계 하이 랭커들이 어떤 디자인일지, 어떤 성격을 가졌을지, 어떻게 싸울지만 궁금해할 뿐, 이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고 스토리 진행을 위한 화가 나올 때는 별점이 나락을 가고 있다. 3부 캣타워 시점부터 예전 같았으면 '항상 자극적인 장면만 어떻게 나오느냐. 스토리에는 빌드업이 필요하며,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스토리 진행을 위한 화도 있어야 한다' 같이 충분히 합리적인 댓글들이 전멸해버렸다.

3부 131화는 유료분 업데이트 당시 새로운 에피소드 초반이라 스토리 전개상 문제가 없는 내용인데도 별점이 무려 4점 초반으로 역대 최저점이 나왔다. 물론 돈을 내고 읽은 독자들 특성상 별점에 조금 짤 수밖에 없고, 무료분으로 공개되면 당연히 별점이 올라가기야 하겠지만 무료분으로 풀려도 잘해야 5점~6점대로 예상되며, 현재 신의 탑은 방대한 설정을 가진 장기 연재 작품 특성상 유료 결제하는 코어 독자층의 목소리가 크고 비중도 많기에 이들이 던진 낮은 별점과 냉담한 반응을 마냥 시끄러운 소수 취급할 수 없다.

3부 199화 부터는 10가주의 승탑기와 과거 편을 몇 화씩 짧게 보여주고 있는데, 이럴 때는 별점이 일시적으로 상승하지만 본편으로 돌아와 주인공의 사이드를 전개하면 다시 별점이 추락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 활용되지 못하는 포지션

신의 탑의 포지션 설정은 타 만화와 차별화되는 참신한 설정이다. 보편적인 파티 구성인 탱/딜/힐/서폿 구분과도 차별점이 있고 등대지기, 파도잡이, 낚시꾼, 부리미, 단술사 같은 독창적인 작명은 큰 호평 요소이기도 했다.

그런데 1부 전체와 2부 초반까진 이 포지션 설정이 중요하게 다뤄졌으나, 2부 들어서는 등대지기나 파도잡이, 창지기들만 활약하고 탐색꾼이니 부리미니 하는 포지션들은 있는지 없는지조차 잘 드러나지 않는다. 거기다 1부에서는 포지션별로 각자 맡은 임무가 뚜렷하게 구분되어 역할 분담이 매우 철저하게 이루어졌던 것에 비해, 2부 전투부터는 사실상 그런 구분을 나누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등대지기를 제외한 4개 포지션은 그 경계선이 매우 흐려졌다. 디펜더는 랭커, 선별인원을 가리지 않고 딱 한 명만 나왔고 등대지기는 애초에 팀의 지휘관이니 해야 할 역할이 뚜렷하다.

한 마디로 축약하자면 모든 포지션의 파도잡이화이다. 신수가 전투의 베이스가 되는 건 분명한 사실이나, 하이 랭커들의 전투가 계속 되는 현재 시점에서는 포지션에 상관 없이 일단 신수포부터 쏘고 본다. 낚시꾼이 주 포지션인 하 유리 자하드도 필살기로 여겨지는 살인기는 신수 제어술로 구현하는 거대한 폭발이다. 탐색꾼이라는 카라카도 황금빛 신수포와 신수제어술로 구현한 검은 구체들이 주특기고, 탐색꾼 특유의 옵저버와 은밀성은 부가적으로 표현된다.

그나마 랭커라면 그런가 보다 하겠지만(랭커라면 대부분의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선별인원들이 여러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는 묘사조차도 나온 적이 없다. 랭커들이 선별인원 시절에는 한 포지션밖에 못하다가 랭커가 되는 순간 뿅 하고 대다수 포지션이 가능해지는 것은 아닐 테니 선별인원 시절부터 여러 포지션을 겸하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지만, 한 전투에서 각 팀원들의 포지션이 제대로 구분되지 않고 역할이 비슷비슷해 보인다는 게 문제다.

결국 이후에 주변 인물들은 포지션이 사실상 삭제되었으며 은 딜러, 은 서포터로 자리잡고 라크는 기존의 창지기, 원거리 딜러 컨셉을 결국 삭제하고 돌을 다루는 탱커로 전락한다.[1]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딜/탱/폿 3체제에서 중복 포지션은 주인공의 서사에 훼방만 될 뿐이였다. 설정 붕괴로 인해 주인공만큼 걸출했던 딜러가 한순간에 탱커로 밀려나는 부분은 안타깝기까지 하다.

심지어 하이 랭커급 싸움으로 가니 누가 무슨 포지션인지 분간이 가기도 힘들 지경이 됐다. 대표적인 예가 야스라챠인데 분명히 본업이 부리미임에도 불구하고 체술과 신수 활용 능력만 보여주지 '이게 하이 랭커 부리미다' 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2]

다만 야스라챠의 경우엔 나중의 묘사로 인해서 그래도 나름대로 납득할 만한 설정이 나오긴 했다. 공방과 로 포 비아 가문의 합작으로 인해 태어난 수인인지라, 절반은 동물의 피가 섞여있고 처음부터 로 포 비아 가문 태생이 아니었기에 신수 활용과 육탄전이 야스라챠의 주된 싸움 방법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야스라챠 말고도 대부분의 로 포 비아 가문 구성원들 역시 비판 받아야 할 건 매한 마찬가지인 것이, 퍼디디홀란을 제외하고서 부림술을 보여주는 부리미가 하나도 없는 지경이다 보니 '로 포비아 가문의 주된 포지션이 부리미가 맞긴 한 거냐 '하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로 포 비아 가문 자체가 편입 가능한 가문이라는 점은 감안해야겠지만, 그를 감안해도 랭커나 하이 랭커들도 고작 선별인원에 불과한 카이저보다도 부림술이 부각되지 않고 신수포&육탄전만 보여주는 모습은 포지션 설정만 해칠 뿐 아니라, 캐릭터의 개성까지도 해치는 문제다. 그나마 로 포 비아 가주인 트로이메라이가 부리미로서 차원이 다른 힘을 보여주긴 했지만, 부림술로는 양민학살하는 모습만 나오고, 동급인 구스트앙의 전투에선 부림술이 아닌 고유의 신수 제어술인 '단절'을 주력기로 싸운다.

3. 쓸데없이 복잡한 게임 룰

복잡하고 독특한 게임 룰을 다른 액션 판타지 웹툰과는 차별화된 신의 탑만의 특색으로 여기고 호평하는 독자들도 많다. 특히 1부와 2부 초반에선 비교적 간단한 룰의 게임으로도 긴박하고 흥미로운 전개를 이끌어냈으나, 2부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게임이 쓸데없이 복잡해지는 경향이 보인다. 캐릭터의 심리 묘사에 쓰는 분량보다 시험 설명에 쓰는 분량이 많아 보일 정도.

2부 초반의 믿을 수 없는 방 게임도 이미 전체 화를 두세 번 반복해 읽어야 게임이 돌아가는 방법을 알 수 있을 정도였고,[3] 공방전을 기점으로 이런 문제가 본격적으로 두드러지기 시작하는데, 해당 공방전 에피소드는 초반 '어떻게든 상대보다 먼저 플러그를 꽂으면 된다'라는 플러그 게임의 룰은 무난히 이해가 가능했으나, 후에 나오는 성장형 토너먼트의 경우 사회자는 대략의 룰을 설명하고 퇴장하고 이후 동료를 소환하는 법, 아이템 구입 등의 세부 룰은 후속화들에 걸쳐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 설명됐기에 꽤나 복잡하게 느껴지며, 실제로 사회자가 설명한 대략의 룰도 두세 번 반복해 읽어야 완전히 이해가 될 정도로 어려운 편이다.

3부 각자도생 이후로는 아예 게임이라는 큰 틀 내에 또 다른 작은 게임들이 들어간 형식으로 나오면서, 이전보다도 훨씬 복잡하다는 평이 대다수다. 각자도생 게임 자체도 룰을 설명하는데 거의 한 화를 소모할 만큼의 매우 복잡하고 분량만 잡아먹는다는 혹평을 들었지만, 더욱 심각한 건 각자도생이라는 게임의 큰 틀 내에 캣타워라는 건물 안에서 심볼코인 게임을 만들어서 안그래도 복잡한 게임안에서 또 복잡한 게임을 또 만드냐는 거센 비판을 받는 중.

이런 복잡한 게임의 룰은 등장인물들의 두뇌 싸움을 부각할 수 있는 좋은 요소가 될 지 모르나, 뒤에 이어지는 내용들에서 세부적으로 설명하는 컷이 들어가야만 해 전개의 흐름을 해치며 룰의 이해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져 독자들이 지치게 되는 원인이 되며, 신규 독자들의 유입이 저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발할 요소가 아니다.

이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없고 점점 심해지기만 하니 애독자도 지쳐서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 직관적이고 이해가 쉬운 게임이어야 스토리에 몰입하기가 쉽다. 아니면 통 크게 스킵을 하던지. 게다가 그 게임조차 뭔가 억지스러운 면이 많으나, 참여자들은 항상 수긍하고 게임의 모든 룰을 바로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응용까지 한다.

4. 무색해진 설정

설정상 탑의 법칙으로 "선별인원 구역 내의 선별인원이나 시험 중인 선별인원을 랭커가 건들면 탑의 법칙에 어긋나서 관리자가 개입한다."라는 설정도 있으나, 어떻게 보면 정말 유명무실하다. 하나하나 따지자면 다음과 같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끼워 맞춘다면 설명이 가능은 하다. 하지만 이 장면, 저 장면 끌어와서 하나하나 맞춰봐야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부터 절대 작가에 대한 변호가 될 수 없다.

규칙 파괴라는 도구는, 작품 전개 내내 해당 규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규칙이 깨질때 독자에게 지금까지 믿고 있던 규칙이 깨지면서 오는 충격과 함께 바뀐 룰 아래에서 어떻게 새로운 전개가 펼쳐질지를 기대하며 신선한 반응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에피소드마다 깨지는 규칙이라면 애초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냥 작가 역량 부족으로 파워 인플레가 심해지며 설정이 붕괴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3부 97화를 기준으로는 작가가 완전히 선을 넘어버렸다. 분명히 지옥열차 편 호아퀸의 회상 장면에서는, 호아퀸이 먼저 주술서를 가져와서 아버지의 힘을 뛰어넘을 방법을 찾았다고 나와있지만, 최신화에서는 비센테가 먼저 책에 적혀있는 주술을 익혔다고 설정 자체가 바뀌어버렸다.

이미 지옥열차 182화에서 호아퀸 본인이 직접 주술서는 고대 악마에게 전달 받았다고 밝혔고, 심지어 악마가 직접 형제들을 속이고 제물을 바치라고 호아퀸에게 지령을 내렸다. 그 형제 중에는 당연히 비센테 역시 포함되어 있었고, 그 사실을 몰랐던 비센테는 호아퀸에게 통수를 맞은 것으로 그려졌다.

이 사실을 비센테가 주술서를 가져온 흑막이라는 식으로 아예 바꿔버린 것. 이게 말이 되려면 2부에서 호아퀸이 했던 말과 비센테의 회상이 사실 다 거짓이었다는 건데, 호아퀸이 굳이 비센테에게 바로 들킬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는 데다 비센테의 회상 부분은 빼도박도 못하는 설정충돌이다.

이쯤 되면 작가 본인이 과거에 작성한 설정을 아예 망각한 게 아닌지 의심이 될 노릇. 억빠들이 주장하는 '주술서가 2개다', '고대 악마는 사실 비센테' 같은 허무맹랑한 내용들이 정말로 작가의 의도였다고 해도, 전개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개연성이 전혀 없는 억지 설정을 만든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와 더불어서 숨겨진 화원 회상에서 이미 한 번 등장했던 로 포 비아 가문의 23 괴수 중 하나인 자이언트 코브라를 다시 재등장시키는 과정에서 또 설정 오류가 일어났다. 이름부터 고대 오드아이 자이언트 코브라인 괴수의 오른쪽 눈은 원래 처음 등장할 당시에 노란색으로 묘사되었지만, 작가가 이를 잊어버렸는지 오른쪽 눈을 왼쪽 눈과 똑같은 초록색으로 칠했다. 이름에도 적힌 오드아이라는 설정을 아예 망각해버린 것(...)

단순한 작화 실수도 아닌 것이 그 이후 98화, 99화에서도 똑같이 오드아이가 아닌 단순한 녹안으로 그려졌다. 같은 화에서 호아퀸과 비센테의 설정 붕괴 때문에 묻혀버려서 이슈가 되지 않았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오드아이가 아닌 녹안으로 그리는 바람에 해당 문제도 수면 위로 오르게 되었다.

또한 이제는 10가주 역시 예외는 아니다. 1부 당시 일반 랭커에 불과했던 레로로가 수십 미터 거리에서 밤과 쿤의 대화를 들을 정도의 엄청난 청력을 자랑했지만, 3부에서는 그 일반 랭커 수억 명이 와도 쓸어버릴 수 있는 압도적인 강자인 10가주 중 한 명인 트로이메라이가 바로 앞에 있는 하진성의 귓속말 하나 제대로 듣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본인이 직접 그리는 작품에 대한 설정마저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5. 아이템 밸런스 실패 및 활용 부족

아이템의 설정에 대해서도 밸런싱에 실패한 모습이다. 예를 들면 겨우 E급 선별위원 공방전, 그것도 '탑승권 쟁탈전'에 불과한 게임에서 주는 3가지 아이템이 '순간이동이 가능한 봉봉', '사람을 봉인할 수 있는 백천경', '일시적으로 무적이 되는 블러드 타마라'이다.

이 정도의 아이템은 후에 하이 랭커들이나 심지어 탑의 왕이라는 자하드가 사용하는 아이템들에 비해봐도 유틸성이 엄청나게 우월한 것으로, 후에도 이 정도의 아이템을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아무래도 유틸성이 뛰어난 아이템의 경우 스토리에 개입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작가가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든 봉봉의 경우, 순간이동의 거리가 비교적 짧다는 단점은 있지만 엔도르시의 활약은 대부분 봉봉을 활용하는 모습인 것처럼 특별한 제약은 없다고 볼 수 있다. 탈출신이나 구출신은 죄다 엔도르시의 봉봉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는 엔도르시라는 캐릭터의 정체성이 순간이동 셔틀로 인식될 정도로 밸런스상 우월한 아이템이다. 그러나 이 아이템은 엔도르시가 공방전 탈락위기에서 우연히 나타난 봉봉을 쏴서 얻은 것인데, 이만한 능력을 얻는데 드는 노력이나 희생이 전혀 없었으며, 개연성이 없는 그냥 기연에 가까운 운이라고 보이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엔도르시는 이 능력을 전투에는 활용하지 않고 오로지 탈출이나 인질 구출 등에 활용하는 것에서 그치는데, 이는 작가의 전투씬 연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겨우 E급 선별위원 공방전의 '중간' 라운드에서 주는 아이템이 이 정도이며, 공방전이 10년에 한 번 열렸다고 생각해도 상위 랭커들이 수천 년간 단련해 온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아이템들은 수백 개에서 수천 개 넘게 탑에 널려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적절한데, 후에 랭커나 하이 랭커들의 전투를 보면 아이템을 활용하는 전투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시동무기가 등장할 때도 하나같이 아무 디테일 없이 강력한 신수포만 쏴대는 연출과 등장인물들 놀라는 리액션만 보여줄 뿐, 독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주고 있지는 못한다. 심지어 자하드의 공주들이 13월의 무기류를 사용할 때도 늘어난다거나 찌른다거나 거품 형태의 공격을 한다거나 등의 공격 형태의 차이만 보여질 뿐, 결국 독자 입장에서 보기엔 어떤 무기를 쓰건 신수 장풍 파워 게임을 하는 것과 별 차이를 느낄 수가 없다. 1부 시절 보여준 개성 넘치는 초록 사월과 만바론데나, 하츠의 검 같은 아이템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노릇.

6. '시우어' 문제

독자들은 시우만 알아듣고, 시우만 쓰는 용어 사용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한다.

대표적으로 '지파'가 있다. 위대한 가문에 딸린 가문을 '지파'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각 가문마다 모호하게 묘사된다. 예를 들어 하 가문은 '종파', 쿤 가문은 '일파'로 표현되는데 이들을 지파와 동의어로 볼 수 있는지, 다른 용어라면 어떻게 다른지가 불분명하다.

유라시아 가문의 '지파'인 폰세칼 가문의 폰세칼 라우뢰는 '유라시아'가 아닌 '폰세칼'이라는 성씨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쿤 가문의 '마스체니 일파'인 쿤 마스체니, 쿤 마스체니 자하드, 쿤 란은 쿤 본가의 성씨가 붙었다.

그럼 지파는 세력이 커진 가문의 일원이 분가하여 나가 새로운 가문과 성씨를 창설한 것이고, 일파는 현실의 'xx 파벌'처럼 본가 내의 세력 싸움으로 칭하는구나 싶을 것이다. 그런데 로 포 비아 가문은 지파가 20개가 넘는데, 폰세칼 가문처럼 지파의 고유 성씨가 없고 전부 '로 포 비아' 성씨를 붙인다. 용어가 완전히 따로 놀고 있다.

게다가 1부에서 퀀트하츠에게 쓴 용어인 '아리에 가문의 사파'도 논란이 되고 있다. 비슷한 개념을 두고 일파/지파/종파/사파라는 4가지 용어가 같이 쓰이고 있다. 각 가문마다 다를 수 있다고 해도, 이는 지파의 처음 설정과는 비틀린 개념들이라고 보는 것이 분명하다.

원래 '지파'는 '종파(宗派)에서 갈라져 나간 파. 세파(世派)'라는 뜻이므로 '본디 계통에서 갈라져 나온 한 분파.'라는 뜻의 일파와 비슷한 뜻인데, 이를 확실히 정의하지 않고 오히려 혼동해서 모호하게 쓰니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시우어 중에서 가장 꼬인 것은 바로 방계/직계/초직계/선대직계. 가주의 친자를 '직계'라고 부르는 이 간단한 개념도 논란이 된다.

일단 직계라는 단어 사용부터 틀렸다. 자신의 부모나 자식, 조상을 두고 그냥 직계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직계 자식, 조상이라고 해야 정확한 것. 이 만화에선 의미가 다르다면 그만이지만 엄연히 단어 오용이다.

제일 심각한 것은 바로 초 직계/선대 직계. '초 직계'는 첫 번째 자손이란 뜻인데, 문제는 가주의 8번째 아들도 초 직계라고 부르며, 이와 다른 개념으로 '선대 직계'가 존재한다. 아마 '처음 초()'자를 쓰는 모양인데, 그러면 8남더러 첫 자식이라고 부르는 해괴한 꼴이 된다. 장남~7남이 죽어서 8남이 장남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도 여덟째가 첫째라고 우길 수는 없다. 혼파망 더군다나 '뛰어넘을 초()' 자와 혼동되기까지 한다.

애초에 초직계라는 용어부터 굳이 존재할 이유가 없고 그냥 가주의 장남/장녀라고 부르면 그만이다. 가주의 8번째 아들은 그냥 직계고. 그런데 신의 탑에선 아주 오래 전 태어나 가문의 중역을 맡는 강대한 하이 랭커들을 '초 직계'라고 칭한다. 그럼 선대 직계라고 부르면 되는데 도대체 무슨 한자를 쓰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사실 위 예시들은 그저 '각 가문의 특색이다'로 넘어가면 그만이다. 실제 용어가 신의 탑 용어와 무조건 같을 리도 없고, 위대한 가문 하나하나가 강대한 제국이니 다른 문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실제 용어와 다르다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한데, 작가는 그 설명을 생략하고 설정을 덧붙이기에 급급하며 기본적인 단어 사용도 부실한 모습을 보인다.

이 문제점은 파워 밸런스, 전투씬과도 연결되며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하진성칼라반이 싸울 때, 작가는 하진성의 약점이 칼라반보다 덜 단단한 것, 즉 기본 능력 차이를 상성이라 표현했다. 문제는 칼라반과 하진성의 싸움이 스피디한 딜러 vs 묵직한 탱커의 싸움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술의 극한 vs 힘의 극한의 대결도 아닌, 그저 탱커들의 단순한 힘 대결이었다는 것.

가위바위보의 가위 > 보 > 바위 > 가위 순환 구도의 성격을 띄는 상성의 관계가 아니라 그냥 공격력이 강하면서 방어력도 준수한 탱크 vs 탱크 간 성능 대결임에도 상성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실제 묘사를 보면 신수 제어 능력과 체술을 빼고선 모두 하진성보다 칼라반이 우위이다.[6] 하진성이 하 가문은 테크니션이며 그저 육체로 밀어붙이는 가문이 아니라고 언급한 것과는 달리 결국엔 힘의 대결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 외에도 작가가 하진성과 유리를 비교한 대목에도 논란이 있다.
'오랜만에 하진성이 나왔습니다. 탕수육 팀과는 한 번 접점이 있었는데 쿤과 라크는 처음이네요. 어찌보면 지금 돌아다니고 있는 등장인물 중 가장 위험한 사람이고.. 유리나 마지노 정도를 제외하면 밤과 만났던 '사람' 중 최강캐지만'
2부 155화 후기
즉 이 문장'만' 보면 유리하진성과 비교가 되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Q: siu님 근데 질문이 있어서요 +_+ 하진성은 100위권 안 랭커이고 유리는 500위권 안 랭커잖아요 근데 유리나 마지노정도를 제외하면 강하다고 했는데 유리가 더 강하다는 뜻인건가요??? 해석좀 정확히 부탁드릴게요 ㅠㅠ

A: '그건 아닙니다^^; 아직은 하진성이 랭킹상 더 위라고 보셔도 될듯..'
해당 트윗.
또 갑자기 이런 뚱딴지 같은 답변을 했다.

상술한 하진성 vs 칼라반 전에서 하진성 테크니션 묘사와 둘의 실력차, 지옥열차 마지막 게임에서 밤이 쓴 아리에 검술의 추후 사용 여부, 방벽 시점 과 랭커의 비교, 리플레조 B급 선별인원 발언 등 작가는 의도적으로 강자들 간의 대결 내지는 밤과 주요 인물들 간의 대결[7]을 굉장히 모호하게 그리고 있다. 아니, 작품 내에서 묘사된 것을 작품 외부에서 본인이 해설로 뒤집어 버리거나 모호하게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굉장히 흔하다. 그런데 정작 작가의 어휘 실력을 보면 작가의 말도 그대로 믿을 수 없다. 작품 내에 나온 묘사를 그대로 믿을 수 없는데, 작가의 해설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환장할 상황이라는 거다. 애당초 작가는 만화로 말을 해야 한다. 만화 내에서 묘사된 것을 뒤집는 발언을 수 차례나 했다는 것은 작가로서 실격이다.

또한 작품 내에서 언급되는 고대라는 배경이 존재한다. 독자는 이를 보고 고대 시기가 특정한 시대 구분이 있던 시기인지, 아니면 단순하게 옛 과거를 묘사하는지 혼란을 겪는다. 고대라는 용어는 시간 상에 옛 시대라는 뜻과 역사의 시대 구분에서 원시와 중세의 중간 지점이라는 2가지 뜻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품 내에서도 앞선 2가지 개념에 대해서 혼용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8]

이렇듯 정리되지 않은 설정은 독자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그렇기에 작가의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웹툰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컷 배분에 대한 제약, 작가 스스로의 표현 방식에 대한 수정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는 다른 문서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으로 이어진다.


[1] 단, 라크는 아직 디펜더 역할도 겸하고 창지기 역할도 겸하기는 하고 있다.[2] 부림술을 보여준 건 산양 종족 랭커, 베이로드 야마 둘인데 그조차도 야마와의 첫 대면에서나 썼고 산양 종족 랭커는 고작 일반 랭커다.[3] 다만 이 게임을 예시로 두기엔 문제가 있다. 믿을 수 없는 방 게임은 작중에서도 복잡하다는 말이 나왔고, 전술했듯이 프린스도 룰을 완벽히 숙지하지 못할 정도이다. 게다가 프린스의 룰 숙지 미숙의 경우 랍데빌의 낚시극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었다. 후술할 공방전 등 여러 게임들이야 문제로 친다 해도 믿을 수 없는 방은 의도적인 복잡함이라는 것.[4] 개입은커녕 아예 처음부터 계획했다는 투의 언급이 유한성에게 나오기도 했다.[5] 작중 에반 또한 이 점을 지적했지만 애당초 호아퀸과 슬레이어 화이트는 동일인이면서도 별개의 존재이니 최소한 화이트로서의 완전 부활을 이루기 전까지는 선별인원으로 활동해도 탑의 법칙에 어긋나지는 않을 것이다. 페드로 또한 이를 언급하며 시험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하였고.편법 아닌 편법[6] 다만 하진성의 살인기에 칼라반이 반응조차 못하고 죄다 맞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체술 테크닉과 스피드까진 하진성이 우위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스피드에 관한 건 작가가 아예 설정을 풀지 않아서 확실히 알 수 없다. 무엇보다 칼라반 역시도 반응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밤의 언급이 존재한다.[7] 밤과 비슷한 시기의 자하드와 10가주의 비교, 밤과 리플레조의 비교, 3부 방벽 시점의 밤과 랭커.[8] 예시로 2세대 슬레이어화이트는 옛 시대라는 뜻에서 고대의 슬레이어는 맞으나 역사의 시대구분에서는 중세 시대에 해당되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