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공식 웹사이트)Skunk Works, 미국 록히드社(現 록히드 마틴)의 개발부서 중 한 곳이다. 정식 명칭은 고등 개발 프로그램(Advanced Development Programs; ADP)이다. 스컹크 웍스의 비밀을 알면 MIB들이 찾아갈 것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당대 기술의 극한을 보여주는 항공기들이 많이 제작되었다.[1]
부서 분위기는 자율방임적인 면과 극단적으로 효율을 추구하는 면이 있어 서류는 꼭 필요한 경우에 꼭 필요한 내용만을 포함하도록 하고, 보안이 요구되었을 사안도 서류 반출만 관리하는 정도였고, 사생활에 대해서도 어떻든 개발만 잘하면 된다며 놔뒀다. 켈리 존슨 때부터 내려오던 이러한 전통을 유지하려고 하던 자존심도 강했으나 그러나 점차 프로젝트 주도를 정부가 하는 형태가 되면서 점차 정부가 규제하는 방향으로 변하게 되었다. 특히 F-117을 개발하면서 극비(톱 시크릿)로 지정되면서 보안 취급 규정 등이 정부의 요구안대로 개정 되었다.
개발 시에도 신규 개발할 필요가 없는 경우엔 신뢰성이 보장된 기존의 부품이나 설계를 쓰고[2], 초기 목표 모두를 달성하려고 하다 마지막 10~20%를 달성하는데 대부분의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게 되므로 성능상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적절한 성능에 높은 신뢰성과 효율을 확보하는 것이 고객(CIA나 미군!)에게 유리하다며 실용주의를 견지했다. 다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이는 스컹크 웍스가 개발하는 것들이 당시 기준으로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신개념, 신기술을 도입하는 기체이기 때문에 해당 기술과 개념을 핵심 목표로 잡고 그 목표를 원하는 수준에서 달성하는 것을 최우선한 것이지, 기체 성능이 다른 곳과 비교해서 70% 수준이란 것은 절대 아니다. 핵심 목표를 위해 혁신적인 신개념과 기술을 도입했기에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에 최대한 신뢰성이 높은 기존의 부품과 설계를 활용해서 쓸데없는 지출과 시간 낭비를 줄이고 핵심 부분에 더 투자한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걸 고려해서 종합적인 프로젝트에서 비용과 시간 등을 감안했을 때 성능 달성률이 70~80%이상이 되면 만족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효율을 무시하다가 비용과 시간이 심지어 기체 무게까지 안드로메다로 가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대표적인 예로 노스롭 그루먼사의 F-14나 B-2가 있다. 이 때문에 켈리 존슨은 노스롭이 스컹크 웍스 같은 독립적이고 자유분방한 혁신 연구 부서를 제대로 못 만들 것이라 평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벤 리치 사후 스컹크 웍스의 작품인 F-22도 한 예가 될 수 있다.
2. 역사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에 록히드사에서 캘리포니아에 있는 자사 조립공장의 한 귀퉁이에 서커스단의 대형 천막을 펴고서 태스크 포스 형식으로 엔지니어와 조립공들을 불러모아 운영에 관한 전권을 켈리 존슨에게 주는 방임주의 형태의 부서를 만든 것에서 출발했다. 1944년에는 미군의 첫 제트기인 P-80 슈팅스타를 개발했고 1945년에 실전 배치되어 한국전쟁에서 F-86의 등장 전까지 미 공군에서 MiG-15와 상대하는 입장에 섰다.스컹크 웍스(Skunk Works)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초기에 선정한 부지 주변에 고무 가공 공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무를 가공할 때에는 온도에 따른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유황계열의 물질을 섞는데, 문제는 이 황 냄새가 썩은 내와 유사한 냄새를 풍긴다는 것이다.[3] 이 때 마침 당시 유행하던 신문 만화 'Li`l Abner'에서 '스콩크 웍스(Skonk Works)'라는 죽은 스컹크를 갈아서 무언가를 만드는 정체불명의 공장이 나오기에 어빙 컬버(Irving Culver, 1911~1999)라는 엔지니어가 이를 보고 자신이 근무하는 천막을 스콩크 웍스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미 해군에서 전화가 왔는데 컬버는 "예, 스콩크 웍스입니다"라며 받아버렸다. 이에 켈리 존슨이 이를 보고 "넌 해고야"라고까지 화낸 적도 있었다. 이런 연유로 내외로 한동안 스콩크 웍스로 이름이 굳어졌다. 그러다가 만화 원작자가 저작권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1960년대부터는 지금의 '스컹크 웍스'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다.[4]
3. 제품
1954년 유인 미사일이라는 별명이 붙은 M2급 초음속 전투기인 F-104를 만들어 내 미군만이 아니라 서독군(독일군), 일본 자위대, 터키군 등에서 운용하게 된다. 비록 과부제조기의 오명을 쓰게 되긴 했지만 말이다.이듬해 1955년에는 F-104의 동체를 유용하면서 날개 길이를 변태적으로 늘리는 등 거의 마개조인가 싶은 디자인의 고도 70,000feet (약 20,000미터) 를 날아다니는 고공정찰기 U-2를 개발해내 아직도 굴리고 있다. 비록 몇 번 격추당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고공정찰기의 대명사적 존재로 비군사적, 준군사적 목적으로도 쓰이는 한편 국경 밖 감시 기능 등의 개량으로 여전히 정찰위성만으론 감당할 수 없는 임무에 동원되고 있다. 그 후 1962년에는 마하 3으로 비행할 수 있는 고공정찰기 설계 A-12를 CIA를 위하여 개발하였다. 그리고 공군을 위해 이 A-12의 요격기 버전인 YF-12를 만들었으나 공군은 이후 여러 이유로 YF-12 사업은 취소시키고 대신 CIA가 맡던 비밀 정찰 임무를 미 공군이 맡게 됨에 따라 A-12를 공군사양으로 개조한 정찰기 SR-71을 개발한다.
A-12, YF-12, 그리고 SR-71로 이어지는 이 바리에이션의 항공기들은 최대 속도 마하 3.3, 최대 도달 고도 25.9km를 자랑하는 어마어마한 물건들이다. 이 항공기들이 처음 날기 시작한 1960년대에는 컴퓨터라 불리던 물건들이 현대의 탁상용 계산기 수준이던 시절이며, 설계자들은 컴퓨터는 고사하고 계산기도 없었기에 전부 계산자를 이용하여 계산하던 시절이다.
이 때 이들은 이미 스텔스 설계를 본격적으로 진행하였다. U-2 개발 당시에도 어떻게든 적 레이더에 걸릴 확률을 줄이려 노력하였으나, SR-71에 이르러서는 초기형의 전파흡수물질도 칠하였으며 동체 여기저기에 스텔스 설계를 위해 노력하였다. 지금 기준으로 보자면 스텔스기라 부르기는 무엇하지만 길이가 30m가 넘는 항공기의 레이더 반사 면적을 소형 경비행기 수준으로 줄인 셈이니 당시로서는 정말 획기적인 물건이었던 셈이다.
소련의 우핌체프 박사가 쓴 전자파 반사에 대한 논문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어[5] 첫 스텔스기인 실험기 해브 블루를 1977년에 날리고 이를 공격용으로 재설계한 F-117을 1981년에 날리게 된다. F-117은 계속 비밀리에 운용, 카다피 암살 작전에 동원될 뻔했다가 파나마 침공시 실전 데뷔를 하고 이후 걸프전 때 대활약하면서 민간에까지 알려지게 된다.
이 때 재미있는 일화가 많은데 1978년, 목업을 폴라로이드사의 사진기[6]로 사진을 찍으려던 사진사가 초점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하였고 이에 영감을 얻어 이후 실험에서 초음파에서도 유효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해군에 스텔스 잠수정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해군에서는 잠수함의 속력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거라는 등의 이유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그 외에도 걸프전 당시 사우디 아라비아의 공군기지에 배치됐을 때 기지 주변에 살던 박쥐가 야간에 초음파로 F-117의 미익을 감지하지 못하고 부딪혀 죽은 것을 보고 작전 전 가졌던 스텔스기의 성능에 대한 의심을 거두었다는 조종사의 회고도 있다.
Sea Shadow로 불리는 해군용 스텔스 실험함을 설계하기도 했는데 이 배의 일화로는 스텔스성이 너무 좋아서 파도로 인해 생기는 주변 노이즈가 더 선명해 배가 드러난 적이 있었다. 물론 이는 다시 해결하게 된다.(시 섀도우는 길이 50m, 배수량 600톤 미만의 소형 미사일 고속정 정도의 크기를 가진 연구용 비무장 선박으로 해군에 실전 배치되지는 않았다.)[7]
이후로 F-22를 개발하고 F-16이나 F/A-18처럼 다목적에 적절한 가격, AV-8처럼 STOVL기능을 가진 버전까지 포함한 스텔스 3군 통합 전투기로 F-35를 개발하여 채택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비록 값은 비싸졌지만...
2011년 5월 2일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에서 DEVGRU가 불시착한 헬리콥터 1대를 폭파하고 떠났는데 미처 폭파하지 못한 꼬리날개 부분이 지금껏 알려진 어느 헬기와도 달라 화제가 되었다. 세간에서는 UH-60 블랙호크의 스텔스 버전 혹은 MH-X로 부르고 있는데 이 사건 이전에는 존재 자체도 알려져 있지 않던 것이다. 이 역시 1990년대 당시 이들이 발주를 맡아 F-117에 적용된 저시인성 레이더 피탐 기술을 갈아넣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1990년대 후반~2010년대까지 걸프전, 코소보 등의 국제 분쟁, 미국의 경제 위기, 이라크전, 아프간 전쟁 등이 겹치면서 미국의 군사 예산의 부담이 늘어 온갖 계획이 취소되던 상황이었기에 수송 헬리콥터에 스텔스를 적용한 기체가 등장하기 힘들거라 볼 수 밖에 없을 상황이었다. 전투, 정찰용 헬리콥터인 RAH-66은 물론이고 해군에서 열성적으로 추진하던 A-12도 취소되고 F-22의 함상형 F-22N도 이야기가 쏙 들어가는 것은 물론 미 공군의 F-22 생산 수량조차 반토막나고 미 공군 핵 보복 능력의 중추인 B-2 예산도 삭감 당하는 판에 누가 특수전 목적이라곤 하나 스텔스 수송 헬리콥터가 이미 양산되었으리라고 생각했을까. 그렇기에 대부분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 기체가 소규모로 기존 블랙호크를 개조하는 방향으로 제작되었으리라 보는 것이며 그러한 개조는 스컹크 웍스의 전문 중 하나라 헬기 제조사가 아닌데도 스컹크 웍스가 관여하였을 거라는 추측이 많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F-117 개발이 진척되자 바로 적용분야를 함선은 물론 로터 블레이드를 포함한 헬리콥터, 미사일, 포탄 등에 까지 바로 적용연구를 진행하였다.
2014년 10월에는 트럭에 실리는 100 MW 급의 핵융합 발전기 개발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크기는 2m x 3m 가량인데 1년동안 8만명 인구의 도시의 전력을 충당할 수 있다고. 이는 스컹크 웍스의 철학대로 기존 토카막 핵융합로에 비해 극단적으로 작고 고효율이다. 게다가 개발 완료도 2022년으로 토카막의 2050년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편. 거기에 이 핵융합로를 제트기나 다른 운송수단의 엔진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이미 연구중이라고한다. 덕분에 지금 핵융합 관련 과학계는 시끌시끌하고 IT CEO들도 앞다퉈 핵융합 발전 관련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Helion이라는 컨소시엄에서는 2020년까지 상용 핵융합로 완성을 발표한 상태. 지금까지 정부 주도로 느릿느릿하게 끌어온 핵융합 발전이 갑자기 민간 주도로 바뀌고 발전속도도 어마어마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2023년 8월 28일 록히드 마틴의 최고 경영자가 항공 B2B 잡지 출간사인 '에비에이션 위크'에서 2021년 이전에 스컹크 웍스는 핵융합 원자로의 개발을 중단 및 취소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최소 3년 전에 내려진 결정이었으며 그동안 세간에 공개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4. 개발품목
- 스컹크 웍스 주도 개발 항공기 (도입년도(도입이 안된 기체는 최초비행년도))
- P-80(F-80) 슈팅스타 (1944)
- XF-90 (1949)
- F-104 스타파이터 (1954)
- U-2(1955)
- X-26 프리깃
- YO-3 (1969)
- SR-71 블랙버드 (1966)
- A-12 (1967)
- D-21 (1969)
- X-27 랜서
- Have Blue[8] (1977)
- F-117 나이트호크 (1981)
- F-22 랩터 (YF-22: 1990)
- X-35 (2000)
- F-35 라이트닝2 (2000)
- P-175 폴캣[9] (2005)
- RQ-170 센티넬 (2007)
- X-55 (2009)
- X-56 (2012)
- Quiet Supersonic Transport (QSST) (개발 중)
- SR-72 (개발 중)
- AGM-183A ARRW
5. 기타
- 리더였던 켈리 존슨은 항공기 설계에 대해서만은 사기급이라 남들이 뼈빠지게 계산해야 할 것을 대충 보고 답을 말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거기에 제작에 있어서도 실용적인 수준으로 제작을 해 우월한 항공기를 만들고 윗사람에게도 거침 없는 그야말로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인물이었다고 한다. 스컹크 웍스의 혼이나 다름 없는 수준이다.
- 스컹크 웍스의 성공은 다른 항공업계에도 관심대상이다 보니 다른 회사들도 이 스컹크웍스를 벤치마킹한 조직을 만들기 시작했다. 맥도널 더글라스의 팬텀 웍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스컹크 웍스의 초대 치프였던 켈리 존슨은 다른 회사들의 이런 조직에 대해 마데 전자 수준으로 여겼는데 그 이유는 다른 회사의 경영진들이 방임주의로 운영할 만큼 용감하지 않음을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탑건: 매버릭》에 등장하는 가상의 극초음속 실험기인 다크스타를 제작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도 이 점이 반영되었는지 기체의 수직 미익에 스컹크 웍스 데칼이 들어가있으며, 록히드 마틴 측에서도 홈페이지에 전용 페이지를 만들어서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록히드 마틴 홈페이지(영문)
- 영국의 슈퍼카 제조 회사인 맥라렌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정확한 이유는 불명. 맥라렌 측은 항공 우주 부문의 소프트웨어를 슈퍼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염두에 두어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지만 스컹크 웍스 측은 우주 및 방위 산업 내외에서 협력하는 데 가치가 있다고만 전할 뿐,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1] 음모론자들에 의해 외계인 관련 시설이라고 자주 언급되는 AREA 51이 스컹크 웍스와 CIA(이후 미 공군)가 합작으로 개발한 항공기 연구기지다. 이곳이 미군 관할이 되어 점차 확장되었고 스텔스기 개발 관련하여 경비가 더 삼엄해지자 UFO설이 튀어나왔다.[2] 앞에서 나온 F-104를 마개조한 U-2라든지, 껍데기만 빼고는 기성품 짜깁기 레벨인 F-117 등.[3] 이 썩은 내 때문에 일반인들은 얼씬도 하지 않아서 보안 유지에는 좋았다고는 하지만 정작 근무하던 양반들은 냄새 때문에 골치 아팠다고 하며 농담 삼아 방독면을 쓰고 출근하는 엔지니어도 있었다고 한다.[4] 정황이 자세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보안이 상당히 높은 군사 관련 연구소였기에 아마 원작자가 먼저 알고 저작권을 제기하기보단 저작권 관련 문의를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도 벤 리치의 경우 60년대 자신들의 상황에 대해 묘사하면서 "가족보다 크렘린에서 우리를 더 자세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라고 한 적도 있을 정도이다.[5] 어리석게도 소련은 이 귀중한 논문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RCS(레이더 반사 면적) 문서 참조.[6] 폴라로이드 사진기의 일부는 초점을 초음파로 잡는 모델이 있다. Polaroid sonar range module로 검색하면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다.[7] 벤 리치의 회고에 따르면 이 배에 대해 해군의 반응은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해군의 장성들은 물론이고 실무진이었던 대령급 조차 소형 스텔스 선박보다는 차라리 대형 항모나 미사일 순양함/구축함, 즉 이지스함)을 1척이라도 더 뽑길 원했다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부하 승조원이 4명뿐인 대령 함장은 너무하잖아... 이런 식이다.[8] F-117의 기술실증기[9] Polecat은 스컹크의 구어적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