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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0 01:24:22

수면위상지연장애

1. 개요2. 유전3. 발병시기4. 인식5. 치료 방법6. ADHD와의 연관성


수면위상지연장애 Delayed sleep phase disorder (DSPD)

1. 개요

수면위상지연장애(Delayed Sleep Phase Disorder) 또는 수면위상지연증후군(Delayed Sleep Phase Syndrome)은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s)이 일반인의 일주기 리듬 또는 사회적 규범에 비해 지연되는 장애이다. 이 장애는 수면 시간, 최대각성시간, 체온, 호르몬 및 기타 일일 생체 리듬에 영향을 미친다. DSPD가 있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정 이후에 잠에 들고 늦게 일어난다. 일반인은 24시간을 일주기로 하는데, 이보다 긴 시간을 일주기로 가지는 경우도 있다. 증상의 심각성에 따라서 이 장애를 멜라토닌과 같은 약물로 관리할 수 있고, 일반적인 치료법은 광치료로 알려져 있으며 특정 연구에서는 유전자와 관련있다고 말한다.[1]

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새벽까지도 잠에 들지 못하지만, 매일 같은 시간에 잠이 든다고 보고하기도 한다. 다른 수면장애가 없고 이 DSPD만 있다면 이 사람들은 정상적인 수면을 할 수 있고 정상적인 길이의 수면을 요하지만 잠들고 깨는 시점만 일반인과 다르다. 이로 인해 학업이나 업무에 지장을 받는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독일 연구자 Till Roennenberg는 DSPD를 "사회적 시차증"이라고 불렀다.

일반적으로 독립적이려는 성향이 강해지는 청소년기와 초기 성인기(20대 대학생 등)에 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3-4 am 이전에 잠들지 못하고[2] 10-11 am 이전에 일어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수면위상지연 증후군으로 본다. 이 질병의 경우 사회적으로는 흔히 쉽게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당사자의 경우는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낀다. 잠이 들기는 힘들지만 일단 잠을 자기만 하면 수면과 관련해서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면위상증후군의 특징은 늦은 입면 시간과 기상 시간으로 규정되는데 애초에 신체 사이클이 밀려나있기 때문에 새벽 늦게 잠이 들고, 아침에 "내 몸의 기상 시간이 아닌데도" 학교나 직장 때문에 억지로 일어나니 매우 피곤하다. 그런데 인간의 신체는 수면-각성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늦은 오후나 저녁 즘 되면 신체가 각성해서 똘망똘망 해진다. 그래서 직장에선 비실거리던 사람이 집에만 가면 쌩쌩해져서 또 늦게까지 잠을 못 잔다. 하지만 수면 시간이 근본적으로 부족하면 수면부채가 쌓이기 때문에 주말같이 사회적 압박이 없는 날 몰잠을 자게 된다. 몰잠을 자거나 그냥 자신의 사이클에 맞춰서 자기가 졸린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날 수 있다면 잠도 잘 자고 기상하고도 문제가 없다.[3] 또 수면위상지연증후군 환자는 낮밤이 잘 바뀌거나 하루이틀 갑자기 잠을 거르기도 한다. 자주 보고되는 증상으로 입면과 기상 시간의 지연과 근본적으로 어긋나기 쉬운 수면 리듬이 시너지를 내서 사회생활을 상쾌한 몸과 정신으로 하기 힘들게 만들고, 이런 불편감이 있다면 수면위상지연증후군으로 규정된다. 반대로 사회생활에 불편함이 없다면? 병이 아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불면증과 착각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불면증은 수면의 질과도 관계가 있는 다른 질병이다. 실제로 불면증 치료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치료가 되는 질환이 아니다. 잠에 들기가 힘들다는 점에 착안해서 수면개시 불면증(sleep onset insomnia)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질환의 문제점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주기와 생체 주기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늦게 자기 때문에 사회의 주기에 맞추어 일찍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수면 부족인 상태가 된다. 따라서 맡은 업무에 대한 효율이 감소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게으른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기 쉽다. 하지만 본인은 수면습관을 고치기가 힘들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본질적으로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자신의 사회적 생활 패턴과 수면 리듬이 어긋나있는 것이며 이는 의지만으로 고치기 매우 힘들다. 매우 힘드니 병인 것이고, 마음을 먹어서 수면 사이클을 돌릴 수 있으면 병이 아닌 것이다.

밤까지 취미 생활을 하느라 깨어있느라 수면위상지연이 생긴다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으로, 수면위상이 지연되어있기 때문에 밤까지 깨어서 게임을 하는 것이다.[4] 인간의 생체시계는 24시간에 딱 맞지 않을 수 있고, 또 개인별로 "내 몸에 맞는 수면 시간"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생체시계가 26시간이라 치면 아무런 사회적 압박이나 광자극이 없으면 오늘은 10시에 자고, 내일은 12시, 다음날은 새벽 2시에 자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며 어떤 사람은 생체시계는 24시간 기준인데 몸의 수면 시간이 새벽 3시라면 매일매일 새벽 3시에 자서 오전 10~11시에 일어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오전 9시 출근이 정형화된 현대사회에서 이런 수면 패턴을 가진 사람은 상쾌한 정신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매우 힘들어할 수 있고 이런 경우 질병으로 규정,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반대로 자신의 수면 패턴에 맞는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5] 수면 패턴이 지연형이건 전진형이건 올빼미형이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병도 아니다. 거듭 말하지만 수면위상지연중후군은 단순 의지 문제가 아닌 몸이 타고난 생체시계 세팅값이 문제인 것이며 사회적으로 불편감을 느낀다면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것이다.

셧다운제의 명분이 바로 수면위상지연 증후군 예방이었다. 아이들이 온라인 게임에 빠져 취침 시간을 잊고 새벽까지 눈이 벌개진 채로 게임을 하다보면 취침 시간이 뒤로 밀려나고, 그만큼 기상 시간도 뒤로 밀려나게 되는 관계로 아침 등교 시간에 힘들어하니 강제로 밤에는 게임을 끊어버려 마치 군대마냥 취침 시간을 강제로 통제하여 아이들의 수면위상지연 증후군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논리였다. 과거 전기가 없던 시절엔 암흑 천지인 밤에 할 수 있는 게 없어 '강제 셧다운제'였던지라 다들 생체시계가 자연 빛에 맞춰 아침형 인간으로 획일적이었기에 문제가 없었으나, 전기의 발달로 생체시계가 저마다 제각각이 된 반면 여전히 학교나 직장의 출근시간은 획일적이다보니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수면위상지연 증후군은 인공적인 빛의 발명으로 생겨난 후천적 문제인데, 특히 대도시는 인공 빛이 만들어낸 '야경'이 무척 아름다워 낮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 같은 풍경과 문화를 만들어낼 정도로 '잠들지 않는 도시'로서 24시간 빛의 홍수이자 빛 천지인지라 생체시계가 크게 교란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심지어 고작 스마트폰의 불빛조차 수면 사이클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기사마저 나올 정도니 대도시에서 생체시계의 혼란 문제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는 것은 당연하다. 전기로 인해 24시간 업무는 물론, 취미 등이 가능하고 과거엔 반딧불로 공부했다는 '형설지공'처럼 공부도 하기 어려웠으나 현대엔 대개 부족한 공부를 밤에 하는 사람도 많다. 이처럼 생체시계가 교란되기 쉬운 환경에 사는 현대인들은 규칙적인 신체리듬을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성인들은 게임뿐 아니라 음주 문화나 야밤 데이트 등 밤에도 놀게 엄청 많은 관계로 본인이 스스로 통제하지 않으면 수면위상지연 증후군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다. 심지어 오랜 기간 '아침형 인간' 생활 패턴에 최적화되어 맞춰졌던 군인은 전역날 단 하루만에 수면위상 지연이 발생하기도 한다. 밤이 되면 졸음이 와 매우 힘들지만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회포를 풀거나 PC방에 가서 그리웠던 게임에 빠져들면 그만 취침 시간을 놓쳐버리게 된다. 그렇게 밤을 새고나서 동틀무렵 잠들면 취침 시간이 밀려난만큼 기상 시간도 밀려나면서 야행성으로 전환된다. 그나마도 취미는 본인의 의지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회식이나 야근은 답이 없다.

대개 체력이 저하됐을 때 보다 많은 수면 시간을 요해 아침에 일어나기가 더욱 힘들어지므로 체력 관리도 중요하다. 실제 체력이 팔팔하던 젊은 시절에는 밤을 새고도 아침에 일어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지만, 중년즈음에 접어들면 야근 후에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점점 고역이 되며 지옥처럼 느껴진다. 막 아재가 된 30~40대에 자신의 젊은 시절을 생각하고 무리하게 밤을 새는데 몸이 버텨주질 못해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다 돌연사로 사망하기도 한다.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수술하거나 약 먹고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애초 몸이 타고난 생체시계 세팅값이 문제라면 DNA를 개조하지 않는 이상 근본치료는 불가능한데, 어차피 병원에서 치료란 게 다 보조요법 수준인지라 결국 병원에서 치료가 된 사람은 본인의 의지로 바꾼 것이다. 극단적으로 멜라토닌 투여 등 호르몬을 넣기도 하는데, '로이더'의 부작용을 떠올려 보자. 인위적인 호르몬 투여는 장기간 지속되면 내부의 호르몬 체계를 망가뜨려 수면장애를 더욱 회복 불능으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결국 근본적인 개선은 본인의 적극적인 의지에 달린 것이다. 2000년대 초 베스트셀러였던 '아침형 인간'이 불티나게 팔리고 책에 나온 여러 방법 등을 실천하여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는 후기가 많았던 것을 보면, 밤문화의 발달로 야밤에 할 게 많은 현대인들이 아침형 인간으로 생체시계를 앞당기려면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가 중요함을 반증한다.

만약 몸에 선천적으로 타고난 디지털 생체시계가 존재한다면 26시간으로 세팅된 사람은 계속 2시간씩 지연되어 아침형 인간, 야행성 인간으로 수시로 바뀌는 게 건강하겠지만, 의사들은 누구에게든 규칙적인 생활을 권하지, 24시간 세팅된 사람 빼고는 불규칙한 생활이 좋다고 권하지 않는다. 애초 신체리듬이 일정하여 '24시간 생체시계'가 칼같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심한 날에는 좀 더 일찍 자거나 늦게 일어나고, 덜 피로한 날에는 평소보다 늦게 자거나 일찍 일어나는 식으로 조절을 하여 비교적 일정한 패턴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지, 항상 알람시계마냥 칼같이 기상 시간, 수면 시간을 맞추는 게 아니다. 산이나 무인도에 혼자 살아 외부의 변수가 통제된 사람도 컴퓨터마냥 일정한 시간에 잠들거나 깨지 않으며 해의 절기나 체력, 기온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전기가 없으면 해에 최적화되어 겨울에는 기상 시간이 뒤로 밀려난다.

대개 수면 시간이 긴 사람들이 늦게 일어나 늦게 잠들며 조금씩 뒤로 밀려나서 생체시계가 24시간을 훌쩍 넘어보이지만, 대신 피로가 덜한 날은 잠에서 좀 일찍 깨거나, 또 그러다보면 일찍 잠들기때문에 평균을 내보면 결국 대략적으로 24시간 주기처럼 보인다. 따라서 자신의 수면 시간과 회사의 출근 시간을 계산하여 자신의 사회적 생활 패턴과 수면 리듬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침형 인간 군대에 최적화된 사람이 전역 후 야간 알바 뛰는 신체리듬에 적응한 것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바꾼 것이지, 알약을 먹어서 바꾼 게 아님을 명심하자.

낮잠도 30분 이상 자면 신체리듬이 깨질 수 있듯, 의사들은 주말에 주중 평균 수면 시간의 2시간 이상 과도하게 늦잠을 자면 전체적인 수면 리듬이 깨져 일요일 밤에 잠이 안 올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조언한다. 이처럼 신체리듬이란 게 하루만 삑사리나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들여야 한다. 주말에 과도하게 늦잠을 자서 오후 3시에 일어났다고 하면, 그때부터 생체시계가 작동하기 때문에 밤에 잠은 안 오고, 아침에 못 일어나서 또 고생하는 월요병의 악몽이 쳇바퀴처럼 반복된다. 많은 직장인들이 평일에 피곤에 쩔어있지만 주말 몰잠 시간 믿고 평일의 피로를 참고 버티는데, 바로 그 직장인들의 희망인 몰잠 시간이 수면위상 증후군을 초래한다. 야간 근무자가 몰잠 자면 아침형 인간이 되어버리고, 주간 근무자가 몰잠자면 야행성 인간이 되어버린다.

수십 명이 똑같이 움직이고 똑같이 자고, 똑같은 음식을 똑같은 시간에 먹고, 똑같이 10시에 취침하는 군대에서도 일찍 잠드는 사람, 늦게 잠드는 사람은 존재한다. 따라서 수면 패턴이 어느 정도는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DNA의 영향을 받는다고 추측된다. 다만 계급에 따라 취침 시간이 변화되기도 한다. 이등병 시절에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혹사당하다 보니 피로가 많이 누적되어 일찌감치 잠들게 된다. 특히 고참의 갈굼에 대한 스트레스로 피로도가 높다. 하지만 짬이 차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점점 널널해지다보니 취침 시간도 점차 뒤로 밀려나게 된다. 말년병장들은 뒹굴뒹굴 하는 경우가 많아 피로가 별로 쌓이지 않은 데다가, 스마트폰을 몰래 반입한다든지 해서 밤늦게까지 놀다보니 내무실에서 남들 다 잘 때 홀로 깨어 딴짓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취침 시간은 극단적으로 바뀌어도 적응이 가능하다. 사회에서 야간 알바나 야간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아침형 인간'의 생활 패턴인 군대도 잘 버티고 나온 사람들이다. 교대 근무가 아닌 규칙적인 야간 업무를 하다보면, 즉 규칙적으로 해가 뜰 때 퇴근하고 깜깐한 밤에 출근하다보면 멜라토닌이고 나발이고 해를 보면 조건반사처럼 졸립고, 깜깜한 밤이 되면 에너지가 솟아난다. 이처럼 '적응의 동물'인 인간이지만, '수면 시간'은 적응이 안된다. 즉 7시간을 자는 사람은 7시간이 통째로 다른 시간대로 옮겨지는 것은 가능하지만, 매일 3시간씩 자면 적응되는 게 아니라 피로 누적으로 쓰러져 실려가거나 아예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도 사람마다 체질적으로 타고난 수면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고, 그래서 전문가들은 자신만의 수면 시간을 찾으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결국 사람마다 수면 시간이 다르므로 취침 시간이나 기상 시간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냥 졸릴 때 자는 게 가장 좋다는 학자도 있다. 애초 잠이란 게 피로를 푸는 행위일 뿐인지라 컨디션이 좋은 날은 취침 시간이 뒤로 밀릴 수 있고, 피로가 많이 쌓인 날은 취침 시간이 앞당겨질 수도 있고 본인의 몸 상태에 맞춰 자면 그만이다. 나는 자연인이다김씨표류기처럼 이나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 시간 맞춰서 억지로 잠들거나 억지로 알람맞춰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지 않는다. 인간의 생활 패턴이 다른 동물도 그러하듯 '해'에 맞춰진 것인데, 알다시피 해뜨는 시간도 계속 변하며 서머타임까지 있을 정도다. 결국 획일적인 근무시간은 회사를 위해 맞춰진 것일 뿐이므로 운좋게 맞는 사람도 있겠지만, 안 맞는 사람도 있는 게 당연한 것이다. 품종을 엄격히 관리하여 강아지 공장에서 찍어내듯 나오는 강아지들도 개체 차이가 존재하는데, 하물며 다양한 유전자 풀이 섞인 인간이 로봇도 아니고 획일적인 시간에 기계적으로 똑같이 반응하여 움직이는 게 비정상이다.

'증후군'이라고 하니 거창한 질병 같지만, 애초 현대인들 자체가 아프리카 부족에 비하면 지연성 수면위상 증후군을 앓고 있다. 다만, 다수가 신체리듬이 밀려난 상태니까 그 리듬이 정상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실제로 아침형 인간은 철저히 '빛'에 맞춰 생활하므로 인간의 본성에 가장 가까운 신체리듬이지만, 다수에 비해 앞당겨져 있다는 이유로 '전진성 수면위상 증후군'이란 딱지가 붙여졌다. 아침형이든 야행성이든 본인의 생활패턴에 최적화되어 맞춰진 리듬일 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절대 질병이 아니다. 어느 정신과 의사는 자신의 책에서 과도할 정도로 '증후군' 딱지를 붙이는 세태에 대해 비판하며, 다음과 같은 증후군의 중요 기준을 제시했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지장이 있느냐, 없느냐 여부이다. 즉 그럭저럭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정상이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사람들이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고 한다.

현대 사회에서 전진성/후진성 수면위상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있어도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아주 적다. 자신만의 신체리듬으로 생활할 수 있는 직장으로 바꾸거나 재택근무를 하거나 파트타임 알바를 찾아서 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직장을 포기할 수 없을 경우가 문제인데, 자신의 생활이 문제라면 고쳐야 하고, 직장생활 자체가 수시로 야근이나 회식을 자주 치른다면 신체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취미 생활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수면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거나 체력을 길러야 한다. 가능하다면 본인의 생활 패턴에 맞춰서 일을 구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한국의 직장인들 절반 가까이가 주말에 몰잠을 취할 정도로 평소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피로에 쩔어있는 것은 근무 환경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잦은 야근과 회식을 줄여 직장인의 퇴근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퇴근 시간이 밀려나면 퇴근 이후의 일과는 물론, 취침 시간도 밀려나므로 업무 환경을 개선하지 않는 이상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제 코로나로 회식이 제한되다가 풀린다니 겁을 내는 직장인들에 대한 기사도 나왔다. 자신에게 이상적으로 세팅해놓은 퇴근 후 생활 패턴이 회식으로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본인의 수면 시간이 남들보다 긴 사람들은 아침 출근 시간에 맞춰 좀 일찍 자도록 세팅하고 통제하면 문제가 없는데, 이런 사람들이 야근이나 회식 크리를 맞으면 답이 없다.

바캉스 증후군과 흡사하다. 제 아무리 익숙한 직장 생활일지라도, 단 며칠 꿈과 같은 여름 휴가를 즐기고 오면 일상으로의 복귀가 너무 힘들어진다. 마찬가지로 퇴근 시간이 일정하고, 퇴근 후의 일과 생활이 비교적 일정해야 신체리듬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법인데, 2차, 3차 밤늦게까지 네 발로 기어다닐 정도로 진탕 마셔대며 음주가무를 즐기고 집에 오면 아침에 제대로 못 일어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직장인들을 위한 숙취 해소 음료도 잘 팔린다.

멜라토닌이나 트립토판, 또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해주는 졸민정, 루나팜정, 자나팜정 등의 전문의약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블루라이트가 나오는 광치료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2. 유전

BMAL1, PER2, CRY1이 DSPD와 연관성이 있다고 한다.

3. 발병시기

주로 일자리가 없는 백수와 게임 스트리머 등에서 흔하게 발생하며 완전히 정해진 일정대로 움직이는 스님이나 재소자는 그 비율이 낮거나 찾아볼 수 없다.

DSPD는 또한 유아기 또는 청소년기에 발생하며, 청소년기에 발생한 DSPD는 청소년기 후반이나 성인기 초기에 사라질 수 있고 한다. 그러나 평생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성인의 유병률에 대한 추정치는 0.13~0.17%(600명 중 1명)이고 청소년의 경우 7~16%이다.

1군 야구선수 같은 경우는 새벽에 자고 점심에 일어나는 생활패턴이 강제되어 낮 경기를 하게 되면 DSPD 증세를 보이고 폼이 떨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실제로 키움 히어로즈가 주말 홈 경기를 모두 14시 경기로 하려다가 선수단의 반발로 인해 일요일만 14시에 하는 것으로 포기했을 정도.

4. 인식

DSPD는 1981년 Montefiore Medical Center의 Elliot D. Weitzman에 의해 공식적으로 처음 기술되었다. 만성 불면증 환자 중 7-13%가 DSPD일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이 질병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환자에 대해 부적절하게 치료하거나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DSPD는 종종 일반적인 불면증이나 정신과적 문제로 오진된다.

5. 치료 방법

치료 방법에는 크게 네가지 정도가 있다. 광치료, 암치료, 멜라토닌 투여, 환경 요인을 이용한 자가 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앞의 세 방법은 의사와 상담하여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 문서에서는 가장 효과를 보기 좋은 환경요인을 이용한 자가치료만 서술한다.

우선 평소처럼 자되, 15-30분 정도 일찍 일어난다. 기상한 직후 밖으로 나가 햇빛을 쬔다. 그러면 멜라토닌 분비와 관련된 생체시계가 앞당겨져 조금 더 일찍 잘 수 있게 된다. 이것을 3-7일 정도 유지한 뒤, 다시 15-30분 정도를 더 일찍 일어난다. 이것을 반복하면 느리긴 하지만 확실하게 생체시계를 앞당길 수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생체시계 중에는 체온을 조절하는 생체시계가 있는데, 자는 동안 체온이 최저점을 찍게 된다. 그런데 체온이 최저점을 찍기 전에 일어나 햇빛을 쬐게 되면 오히려 생체시계가 뒤로 밀려 더 고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위에서 언급한 대로 15-30분정도씩만 천천히 돌리는 것이 좋다.[6] 또한 개인의 의지도 중요하다. 사람의 수면 관련 생체 시계가 24시간보다 길기 때문에 뒤로 미는 것은 매우 쉽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주말에도 같은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일주기 리듬을 가진 대표적인 호르몬이 코르티솔멜라토닌인데 코르티솔은 아침에 가장 많이 나와서 저녁에 감소하고, 멜라토닌은 반대로 저녁에 가장 많이 나와서 아침에 코르티솔이 증가하면서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다. 야간에 코르티솔을 증가시키는 요인은 스트레스[7]와, 기아[8] 등이고, 야간에 멜라토닌을 감소시키는 요인은 밝은 빛 또는 청색광 보기, 코르티솔의 과다 분비, 갑상선 기능 항진, 세로토닌 부족[9] 등이 있다.


DSPD에서 멜라토닌 섭취만큼 중요한 것은 이다. 일주기는 태양이 뜨고 지는 주기와 같은데, 태양광은 지구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가진 크립토크롬(cryptochrome) 등의 광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 이러한 작용으로 인간의 시상하부에 위치한 시각교차 위핵(suprachiasmatic nucleus)에 신호가 전달되면서 일주기가 조절된다.

이렇게 태양과 동기화된 일주기 리듬은 하루 중의 시간에 따라 다양한 생리 작용을 조절하며, 여기에는 혈당부터 수면을 위한 멜라토닌의 합성 등이 수많은 생리 반응이 포함된다. 그래서 수면위상지연장애가 있는 경우, 본인의 수면 환경에 햇빛이 충분히 들어오는지 여부를 먼저 체크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 햇빛을 충분히 쏘이지 않으면 일주기 리듬에서 아침이라는 신호가 잘 동기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지하나 암막 커튼을 치고 생활하는 사람은 이러한 효과를 보기 어렵다. 반대로, 1만 럭스의 조도를 가지는 인공조명을 사용해 정해진 시간에 매일 쪼여줌으로서 수면 장애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아침에 보는 빛도 중요하다. 암실에서 취침해서 8시에 일어나 조명을 켜는 사람을 생각해보자. 이 사람의 뇌는 6시가 아닌 8시에 해가 뜬다고 믿는다. 즉 실제 일주기 보다 2시간이 지연된 뇌로 각종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방출시키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일반인보다 2시간 늦게 수면 호르몬이 방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보다 2시간 늦게 잠들어서 2시간 늦게 일어나거나, 충분한 시간을 자더라도 비교적 질 낮은 수면을 취하거나, 2시간 덜 자게 되는 것이다.

몸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부족할 경우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로 인해 멜라토닌이 감소해서 DSPD를 일으킬 수 있다. 당질코르티코이드인 코르티솔은 아침에 상승해서 잠들기 직전에 가장 낮게 분비되는데 굶는다던지 하는 이유로 글리코겐이 부족하면 야간에도 혈중 코르티솔이 감소하지 않아서 수면 위상이 망가질 수 있다. 코르티솔과 멜라토닌의 혈중 농도는 대체로 반대로 움직인다.

수면의 질이 악화돼도 며칠간은 무리없이 잘 생활하겠지만, 뇌에 노폐물이 누적되면서 치매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전전두엽 피질 영역의 기능적 연결성 이 약해져서 점점 짜증이 심해지고 충동과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집중이 어렵고 우울하고 불안해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수면을 개선하더라도 하루나 이틀만에 개선되지 않고 최대 3주까지 적절한 수면을 요할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은 종종 ADHD나 우울증, 조울증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DSPD 환자는 철저한 수면 습관, 아침 일광 관리, 저녁 조명 관리, 아침 운동 및 아침식사 습관, 아리피프라졸과 같은 약물로 치료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DSPD를 치료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환자의 신체가 수면 일정을 본래의 늦은 시간으로 재설정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DSPD를 가진 사람들은 9시~17시 근무와 같은 전통적인 직업보다 늦은 수면 시간을 허용하는 직업을 선택하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6. ADHD와의 연관성

ADHD를 가지고 있는 환자 중에서 DSPD의 비율이 높은데, 일주기 리듬에 관여한다고 밝혀진 유전자가 ADHD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유전자와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는 여러 연구에서 전전두엽 피질 영역의 기능적 연결성이 저하되어 마치 ADHD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보고하였다. ADHD환자에게 잠들기 3시간 전에 0.5mg의 멜라토닌을 복용하게 하여 DSPD를 치료했더니 ADHD증상이 개선되었다는 연구가 2020년 10월에 발표되었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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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017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탄 연구이다. 수면과 관련된 생체시계가 어떤 기작으로 조절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2] 이 시간보다 늦게 자게 되는 경우는 생체리듬에 이상이 있는 것일 수 있다. 태양빛과 같은 환경요인이 생체 리듬을 조절해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환경요인이 차단되면 생체시계가 재조정을 받지 못해 그 주기가 24시간보다 길어져 수면 주기가 24시간이 아니게 된다. 결국 매일 자는 시간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3] 이 부분이 불면증과 가장 다른 점으로 불면증은 수면 부채가 쌓이건, 몸이 얼마나 피곤하건, 입면 시간이 언제건 입면이 매우 힘들거나 수면 유지에 문제가 있어서 잠을 자질 못 한다.[4] 다만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디스플레이는 수면 사이클을 교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수면 사이클로 불편감이 있다면 디스플레이 노출을 제한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취미가 컴퓨터만 있는 것도 아니고 밤까지 작업을 하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운동을 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5] 유연근무제, 프리랜서 등[6] 해외에서 수면 시간을 앞당기는 것은 상황이 다르다. 거긴 주변 환경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 있다면 생체시계를 뒤로 밀 때는 1시간 30분, 앞당길 때는 1시간 정도까지 가능하다.[7] 편도체가 담당하는 투쟁 & 도피 반응이다. 분노, 공포, 수치심 등.[8] 굶음[9] 세로토닌이 멜라토닌의 전구체이다.[10] 실험이 끝나고 2주 후에 DSPD가 다시 생기면서 ADHD 증상도 다시 복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