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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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과자 |
1. 개요
유과(油菓)는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찌고 말린 것을 기름에 튀긴 뒤 조청이나 꿀을 바르고 고물을 묻혀 만드는 한과의 일종이다. '과줄', '산자'라고도 불린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입안에서 눈처럼 부드럽게 녹아내리고 속은 텅 비어 있으면서도 쫀득한 조청과 어우러지는 독특한 식감이 특징이다. 유밀과의 한 종류인 약과와 함께 대표적인 한국의 전통 과자이다.2. 역사
고려 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으로 육식이 금기시되면서 차 문화가 발달했고 차와 함께 곁들이는 과자가 자연스럽게 발전했다. 이때 꿀과 기름을 사용한 고급 과자인 유밀과가 크게 유행했으며 유과 역시 이 시기에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 공민왕 시절 원나라에서 온 몽골인들이 유과를 맛보고 "마치 구름을 먹는 듯하다"고 극찬하며 '고려병(高麗餠)'이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조선 시대에 이르러서는 잔치나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귀한 음식이 되었다. 17세기 문헌에도 곶감과 함께 유과의 기록이 등장하며, 2015년에는 12세기~13세기경의 고려 선박 발굴 과정에서 곶감과 함께 유과로 추정되는 과자가 발견되기도 하여 그 역사가 깊음을 증명했다.
3. 맛
유과의 아이덴티티는 겉은 부드럽게 바삭하고 씹으면 조청이 스며드는 캐러멜 같은 쫀득함이다. 과자 속이 부스스한 실밥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쫀득쫀득한 조청과 함께 과자 부분을 씹을 때 머릿 속까지 '스스슥' 하고 씹는 소리가 울릴 정도이다. 달달한 고물과 바삭하고 텅 빈 껍질을 아삭아삭 씹었을 때, 캐러멜화되어 있던 조청이 입 안에서 녹으며 부서진 껍질들과 어우러지는 고급스러운 맛이다.일단 맛 자체도 달콤하고 맛있지만 음식의 과자 부분은 맛의 보조 역할일 뿐, 캐러멜화 된 조청이 부서진 껍질과 고물과 함께 씹히고 녹을 때마다 각각 어떻게 적용되는가 하는 맛의 변곡(變曲)을 즐기는 음식이다. 차(茶) 문화가 발달한 고려 왕조부터 전해지는 음식이라는 점도 이러한 복잡한 맛의 추구에 한 몫 했다. 유과처럼 씹을 때마다 맛을 느낄 정도로 섬세한 과자는 커피나 술보다는 담담한 맛을 가진, 차여야 어울린다.
조청이 아닌 물엿을 넣은 것은 단맛이 더 강하지만, 건조되면 너무 딱딱해진다.
4. 제조
4.1. 전통 방식
멥쌀과 술로 찰떡을 쳐서 빚은 것을 한 입 크기로 만들고 여러 날 동안 꼬박 말린 다음, 기름에다 튀기고 그 위에 조청을 입히고 겉을 깨 등의 견과류나 고물, 쌀튀밥 등에 굴려 마무리한다. 현대의 스낵이나 팝콘 종류와 비슷한 원리의 과자로 튀기면서 부피가 늘어난다.과거의 기술(고려왕조 이상)로는 유과처럼 속이 텅 빈 가벼운 맛과 질감을 내는 것이 어려웠으므로, 어려운 조건들을 맞추기 위한 조리 과정들을 고려한 끝에 만들어내야 했다. 비싼 조청을 입혀내고 또 팔릴 때까지 조청의 끈기를 유지하는 기술이 어렵고, 이런 조청의 맛을 껍질과의 조화를 이루도록 배려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이런 정성과 재료들이 들어갔으므로, 유밀과 다음으로 최상급으로 여겨진 한과였다.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유과는 오늘날에도 제법 비싸다.
본래의 유과를 만드는 과정은 번거로움 그 자체이다. 쌀을 엿기름으로 삭히고 졸여 조청을 만드는 과정은 차치하더라도, 유과가 될 찰떡을 말리는 과정에서 습도가 너무 건조하면 갈라지고 단단해져서 못 쓰고, 너무 습하면 마르지 않고 곰팡이가 스는 등 자연 조건도 맞아야 한다. 튀길 때도, 집청할 때도 신경 써야 할 과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만드는 방법은 찹쌀을 물에 10일 정도 담궈서 골마지가 낄 때까지 삭힌 후(손으로 만지면 부스러질 때까지) 쪄서 떡메로 친 다음 반죽을 늘여 적당한 모양으로 만든 다음 말린다. 여기까지 만든 것을 '바탕'이라고 한다. 그 다음 기름솥을 2개 준비하여 하나는 100도, 다른 하나는 160도 정도로 예열한 다음, 바탕을 온도가 낮은 기름솥에 담갔다가 어느 정도 부풀면 높은 기름솥에 넣는다 이때 갑자기 부푸므로 모양을 잘 잡아줘야 한다. 튀겨진 유과를 조청에 담갔다가 튀밥이나 깨고물을 묻혀 완성한다. 주의할 점은 삭힌 찹쌀을 쪄서 떡메를 치기 전에 콩물과 술을 넣지 않거나, 처음 찹쌀을 물에 담가 삭히는 과정을 소홀히 하면 튀길 때 말린 바탕이 잘 부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남 함양의 개평마을에선 이 유과를 기름 없이 구워낸다. 강가에서 고운 자갈을 채취해서 자갈을 가열한 뒤 자갈에 유과를 넣어 익히면 마치 기름에 튀긴 것처럼 고르게 익힐 수 있다고 한다[1]. 옛날 기름이 귀한 시절 기름 없이 과자를 만들기 위해 고안된 전통이라고 한다.
4.2. 개량 방식
현대의 개량 유과는 공장 기술로 대량생산하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조청 대신 물엿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뻥튀기 공장 등에서 주로 제조하며 속이 비어 뻥튀기와 비슷한 식감을 낸다. 마트 등에서 저렴한 가격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유과가 대부분 이 방식이다. 물엿을 사용한 유과는 조청을 사용한 것보다 단맛이 더 강하지만 식으면 딱딱해지는 경향이 있다.5. 기타
- 암행어사 박문수가 어머니께서 싸 주신 찹쌀유과로 안성 칠장사 나한전에 공양을 드린 후 장원급제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칠장사는 수능 때만 되면 합격 기원 방문객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 맛상무가 설 특집으로 유과를 제대로 된 방식으로 만들어냈다. 다만 말린 떡을 미리 준비한 상태에서 만들었다.
- 일본 과자 훈와리메이진이 유과와 식감이 비숫하다.
- 농심의 과자 조청유과가 유과를 스낵 형태의 과자로 만든 것이다. 다만 유과 특유의 쌀튀밥은 구현하지 못했다.
- 충남 서산의 생강유과가 특히 유명한 편이다. 생강이 들어갔다고해서 심한 맛이 나는건 아니고 조청 대신 생강청을 사용해 매우 은은한 생강의 단맛이 나는 정도이다. 비슷하게 쌍화탕 유과도 있는데, 조청을 쌍화청으로 대신한 것이다.
[1] 이는 현대 과자 제조 공정에 자주 사용되는 파칭 공법과 매우 비슷하다. 파칭에서는 소금이나 석회석을 열 전달 매개체로 한다는 것이 다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