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언어별 명칭 | |
| <colbgcolor=#ddd,#333> 한국어 | 비쿠냐 울 |
| 영어 | Vicuña Wool |
[clearfix]
1. 개요
비쿠냐의 털을 채취해서 만드는 울. 비쿠냐는 한때 멸종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페루 정부는 미국의 협조를 얻어 CITES를 체결했다. 거래를 제한하고 자연보호구역을 설치, 대규모 방목장을 건설해 새로운 번식 방법을 연구하고, 번식 장려금 제도를 채택했다. 그 덕분에 현재는 약 35만 마리까지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비쿠냐 울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유통 및 판매가 가능하다. 이런 배경과 특성 때문에 최고급 섬유로 뽑힌다.2. 특성
섬유의 굵기가 무려 10~12μm 남짓으로 극히 가늘고 길이는 2~3cm정도이다. 그렇다보니 천연섬유로는 세계에서 가장 고운 편. 이렇게 가늘기에 당연히 섬유 사이에 공기가 매우 풍부하게 들어가서 일반적인 울보다 압도적으로 따뜻하고 부드럽다. 다만 내구성은 다소 약하고, 화학처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대부분 자연색상인 백색, 황갈색이다.'섬유의 보석'이라는 별명이 있는 캐시미어조차도 내몽고산 최상급이 12~14μm정도로 약간 밀리는 수준. 물론 울의 질이 섬유 굵기만으로 정해지진 않지만(...).
3. 생산
2~3년에 한 번만 털 깎기가 가능하고[1], 한 개체에서 깎을 수 있는 털 양은 약 200~350g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고운 속털은 절반 가량인 100~200g 정도. 마리당 생산양이 캐시미어와 비슷해 보이지만, 비쿠냐 울을 생산하는 비쿠냐들은 개체수가 부족하기에 전세계에서 1년에 8톤가량만 생산된다. 8톤이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세계 울의 생산량은 5백만 톤에 달한다. 그중에서 8톤이니 약 0.00016%에 불과하다.[2]
게다가 원단이 이렇게 희귀하다보니 의류 제작도 최상급 전문가가 제작하는데, 그 공임까지 더해져서 완제품은 매우 고가이다. 런던에서 주문제작을 할 경우, 재봉 전에 캐시미어 코트를 먼저 만들어 입은 후에나 비쿠냐 코트를 제작한다. 이런 제작과정 때문에 비쿠냐 울은 최상급 캐시미어보다도 10배 이상 비싸다. 국내와 국외 원단 판매 사이트 확인해보면 비쿠냐 100%는 어림도 없고 울에 7%(코트), 5%(정장) 섞인 로로피아나 물건이 1마당 각각 22만 원, 35만 원 선이다. 참고로 국내 사이트에서 두 번째로 비싼 원단(19만 원대)이 마찬가지로 로로피아나 제품인 퓨어 캐시미어 100% 원단이다. 100% 캐시미어와 5% 비쿠냐의 가격 차이가 이 정도다. 또한 옷을 만드는 데는 (남성복 기준) 정장 한 벌에 5마, 코트 한 벌에 4마 정도 옷감이 소요되므로 말 그대로 원단 가격만 백~백수십만 원 가까이 드는 것이다.
잉카 제국 시절에는 4년마다 '차크'라는 의식을 치른 후 제모했다. 마을 사람들이 우리를 세우고 각종 소리를 내서 비쿠냐를 한 곳으로 모은 후 황제가 지켜보는 앞에서 제모한 뒤[3] 놓아주었다. 이 의식은 지금도 진행되며 EBS 다큐프라임 가축 시리즈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명품 의류 브랜드 로로피아나에서 취급하는데, 페루 정부와 계약을 해서 합법적으로 생산하며 비쿠냐의 보호에도 힘쓴다. 이렇게 페루 정부와 계약해서 생산권을 취득한 브랜드는 로로피아나를 포함해서 단 4곳뿐이라고 한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로로피아나, 아뇨나) 이렇게 생산된 제품의 택에는 페루 정부에서 주는 표식이 있다. 원단 자체도 최고급 중 최고급이고 원단을 판매할 수 있는 조건도 까다로워서 다른 브랜드에선 아예 구하지도 못한다는 점만으로도 이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데, 이탈리아에서 수제로 제작된다는 특성까지 맞물려서 가격이 정말 몹시 비싸다. 로로피아나의 캐시미어 코트[4]가 대략 500~600만 원 정도인데 200x100cm 크기 비쿠냐 100% 스카프가 700만 원대, 비쿠냐로 제작하고 밍크로 트리밍한 코트는 무려 5,000만 원대에 달한다. 이러니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찾아볼 수도 없고 입어볼 일은 더더욱 없는 환상의 섬유이다. 그나마 국내 백화점에 입점한 로로피아나 매장은 대부분 비쿠냐 울 제품을 한두가지는 가지고 있어서 만져보거나 입어볼 수 있는데, 어지간히 피부가 고운게 아닌 이상 원단보다 본인 피부가 더 거칠게 느껴진다.
[1] 라벨을 달아서 제모 날짜를 확인한다.[2] 귀금속 업계에서 최상위에 꼽히는 백금조차도 1년 생산량은 190톤이 넘는다. 전세계 생산량 8톤이라면 정말로 어마어마하게 생산량이 적은 것이다.[3] 비쿠냐 털로 만든 옷은 황제와 황족만 입을 수 있었다.[4] 이 캐시미어도 최상급으로 보통 캐시미어 수준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