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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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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줄거리3. 특징4. 등장인물
4.1. 아무르4.2. 카르마키4.3. 중원4.4. 기타
5. 설정
5.1. 배경
6. 미디어 믹스
6.1. 뮤지컬
7. 기타

1. 개요

순정만화가 김혜린 원작의 만화. 청동기-철기 시대를 시간적 배경으로, 중국 북방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가상의 부족들을 두고 주인공 아사와 아라의 인생 여정을 그린 대하서사극이다.

장장 12년에 걸쳐서 연재잡지를 떠돌다 2004년에 12권이 나와 완결되었다. 이 후 대원씨아이에서 책의 볼륨을 키워서 6권으로 애장판을 출간하여 판매중이다.

2. 줄거리

카르마키 부족은 철기를 사용하는 광포하고 잔인한 부족이다. 작중에서 인신공양이라든가 채양보음 등의 장면이 빈번하게 나온다. 이 카르마키 부족에 의해 수도 포타 하슬라가 함락당한 아무르족은 먼 북쪽 땅으로 쫓겨가게 된다. 그 와중에 수많은 아무르족이 죽거나 노예로 붙잡히고, 살아남은 아무르족은 숨어 살고 있었다.

대장장이 아버지를 둔 아무르족 소녀는 어느 날 강에 떠내려온 사내를 발견한다. 심한 상처를 입은 사내는 정신이 들었지만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부녀와 함께 살게 된 사내는 소녀에게서 '산마로'(산 사나이란 뜻이다. 일자무식인 소녀가 붙인 이름이라...)란 이름을 받고, 소녀에게는 '아라'라는 이름을 준다.

점점 정이 깊어져 아라와 산마로는 부부가 되기로 한다. 그러나 지나던 카르마키 귀족의 손에 아라의 아버지는 살해당하고 아라는 끌려간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 카르마키의 도시에 숨어들어간 산마로는 붙잡혀 부상을 입는다.

깨어난 그는 자신의 과거, 아무르의 전사대장 가라한 아사라는 자신의 정체를 기억하게 되지만 그 반동으로 부부의 연을 맺은 아라의 존재는 잊게 되고…

3. 특징

북해의 별 - 비천무 - 불의 검으로 이어지는 김혜린의 대하 서사극 3 작품 중에서 가장 분량도 길고, 가장 그림체도 발전했으며, 주제 의식도 가장 뚜렷하고 섬세한 작품으로 꼽힌다.

작가 김혜린의 역사관과 민족관과 여성관을 엿보기에 가장 적합한 작품으로 2020년대에 보기에는 다소 구시대적 사상과 감성을 담고 있는 작품이기는 하나, 당대의 계급투쟁적, 민족주의적, 민주주의적, 페미니즘적인 정체성을 찾으려던 386세대의 고민과 나름 내린 해답을 고찰해 볼 수 있는 렌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작품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단순 가상 역사극인 것만은 아니고, 판타지적인 요소도 가미되어서 작중에 주술이나 마법같은 요소도 등장한다.

제목 '불의 검'은 작중 등장하는 철검으로, 여야장(여자 대장장이)아라가 사랑하는 산마로를 위해 벼린 검이다.

4. 등장인물

주요 등장 인물은 굵게 표시.

4.1. 아무르

※ 지금으로 치면 만주 지역에 살던 반농 반유목 민족. 독자적인 문자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문화적 수준은 높다. 거주 지역의 주도 부족으로써 상당한 세력을 떨쳤으나, 카르마키의 공격에 패배한 후 부족이 망하고 그 유민들이 카르마키에게 빼앗긴 땅을 되찾는 이야기가 작품의 핵심이다.

대체로 선량한 편이지만, 일방적으로 카르마키 남성에게 강간당했던 아라를 더럽다고 냉대한 아낙네들이나, 에벤키족의 무타가 보인 반응이라든가 우르판의 독백 등을 보면 문화적으로 향락에 빠져 나약해지고 오만해져 현재의 위기를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카르마키가 노예를 대하는 태도보다는 이들이 가축을 대하는 태도가 덜 잔인했다고.

대체로 미녀들이 많은 민족이라는 언급이 가끔 나온다. 그러나 미인박명이라고, 이 때문에 카르마키를 위주로 한 타 민족의 남성들에게 납치혼이나 강간을 당하는 등 그만큼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

4.2. 카르마키

※ 카르마키족은 서쪽에서 쳐들어 온 유목민족이다. 싸움은 아주 잘 하지만 문화적 수준은 뒤떨어지는 편. 철기 기술을 제외하면 다른 기술 수준은 낮다. 작중에서 카르마키족의 건축기술 수준이 낮음을 알 수 있다. 아무르족들의 건축가들을 잡아다가 노예로 부리며 건물을 짓게 한다.
작가에 따르면 지금의 튀르크유목민 정도에 해당한다고 한다. 남자들은 대체로 몸에 털이 많고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졌으며, 남녀 모두 전반적으로 곱슬머리다. 인신공양이나 채양보음 등 퇴폐적이고 자극적인 문화가 성행하거나, 남색도 즐기고 타 부족인 아무르 여인들을 탐해서 납치해오는 등 막장끼가 보인다.

4.3. 중원

※ 중원 세력은 한(漢)족을 상징하는 듯하다. 높은 문화적 수준을 가지고 있지만 오만방자함은 그 이상이고, 사람 수가 많은 것이 가장 큰 힘이라고 한다.

4.4. 기타

※ 에벤키족. 스스로를 푸른 늑대의 후예라고 자칭한다. 수백년이나 천몇백년 후에 무타의 후손들이 제국을 만들어서 온 유라시아를 휩쓸지도. 어쩌면 아사의 가장 큰 실수가 이 부족을 지원해 준 것일듯.

작중에서 변경의 약소부족이라고 나라를 잃은 아무르족에게도 은근히 무시당하는 에벤키족에게 스스로를 푸른 늑대의 후예라고 부른다는 설정을 붙인 것은 작품의 주제의식을 드러내기 위한 작가의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철기기술 빼고는 야만족이 나름 문화부족인 아무르를 정복했다가 쫒겨난 것처럼 아무르족에게 도움을 주고서도 무시당하는 에벤키족이 미래에는 유라시아를 뒤흔드는 거대한 제국의 주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말하자면, 역사의 유전을 설명하는 장치.

실제 역사의 에벤키족은 동부 시베리아의 삼림지대에 살던 수렵 채집 부족의 명칭이다. 그리고 몽고족 역시 시베리아 삼림지대에서 수렵 채집으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남하하여 초원지대에 진입한 뒤 유목화 한 세력이 맞다.(단, 시기적으로 '에벤키' 라고 불리는 부족/민족의 등장은 몽고족이 유목화하여 유라시아 전체를 쉽쓴 이후이므로, 작중의 에벤키족이 진짜 역사적으로 몽고족의 선조라고 보기는 좀 곤란하고, 이름만 따온 것으로 보는 게 옳다.

사실 유라시아 북부 초원지대의 역사 자체가, 사나운 유목민족이 주변의 부유한 정주민족을 정복하여 초원에서 빠져나가면 가난한 유목민족보다 더 가난하던 북부 삼림의 수렵 채집부족이 초원에 진입하여 유목화함으로써 그 빈틈을 채우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이를 작품 내용에 적용해 본다면, 농사는 커녕 유목도 힘들어서 수렵과 채집에 의존해야 하는 북부 변경의 부족이 그나마 덜 춥고 살기 덜 나쁜 곳에 자리잡은 카르마키 족이나 아무르 족에게 가난하고 약소하다고 무시당하는 것이나, 그러던 에벤키족이 남부 지역에 빈틈이 생긴 틈을 타 진입하여 힘을 키우는 것 모두 역사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5. 설정

5.1. 배경

예맥 계열(작가 인터뷰에서 밝힌 설정)의 가상의 북방부족 '아무르'와 '카르마키' 간의 초원의 패권 다툼과 그에 개입하는 중원 세력의 음모가 한창이던 북방 초원지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아사'와 여주인공 '아라'의 기구한 사랑 이야기가 주요 스토리.

이 가운데 아무르는 인명과 몇몇 사용하는 어휘, 백두산과 유사점이 꽤 있는 '빛의 머리 거인의 산'을 찾아서 떠나는 마지막 결말의 설정상 한민족과의 연결점이 엿보이는 부족이다.

다만, 아무르족과 한민족의 연관성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두는 해석 역시 적절하지는 않다. 빛의 머리 거인의 산이 백두산을 강하게 연상시키는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애초에 백두산 자체가 한민족 뿐 아니라 만주족에게도 영산으로 여겨지는 산이다.

즉, '백두산을 성지로 여기는 부족'은 한민족과 연관하여 해석할수도 있지만, 반대로 만주족과 연관하여 해석할수도 있다. 또한, 작품 전반에서 작가는 만주 일대의 지리적, 신화적, 역사적 개념들을 듬뿍 차용하여 배경세계를 구축했지만... 이런 개념 하나하나를 고증하여 현실의 역사와 1:1 대응시킨 것은 아니다. 작중 등장하는 용어 하나하나를 실제 역사를 적용하여 해석한다면 우리는 시간을 달려와 온 유라시아를 휩쓸 에벤키족의 공포 앞에 벌벌 떨어야 할 것이다.

즉, 작중 배경은 '실제 역사에서 차용해 온 청동기시대의 만주'로써의 성격 못지 않게 '실제 역사의 소재와 개념들을 재료삼아 작가가 구성한 가상의 공간'의 성격 역시 강하다. 따라서 백두산을 한민족과 연관하여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반대로 이를 '원시 신앙 부족사회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영험한 산에 대한 숭배' 에 '한국인 독자에게 가장 익숙한 영산의 이미지'를 부여한 것이라고 해석될수도 있다는 것.

제목인 '불의 검'은 이야기상의 중요 소품으로서 '철검', 즉 쇠로 만든 칼을 가리킨다. 작중 주인공 아라가 적국인 카르마키의 철제 기술을 배워와 조국인 아무르에 전수하고, 이를 토대로 아무르가 카르마키를 승리하는 스토리다. 묘하게 철기 시대가 떠오르는 부분. 실제로 작가는 동기에서 철기시대로 넘어가는 중간지점이 배경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야기 진행이 다소 늘어지는 듯한 부분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고대 전설이나 영웅사극을 보는 느낌으로 보기 좋은 만화이다.

단, 김혜린 씨의 작품의 특성상(?!) 주인공들이 개고생한다. 무지 개고생한다. 죽도록 개고생한다. 엔딩 볼 때까진 쉴 틈을 안 준다. 그야말로 하늘도 못 쳐다보고 짓눌려 허우적대게 만든다.... 이러한 경향은,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 영화화됐다가 쫄딱 망한 비천무 등의 작품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나마 불의 검의 경우는 해피엔딩이기에 망정이지...

주요 스토리를 이끌어가며 두 민족을 대표하는 것은 각각 '소서노(아무르 민족)'와 '카라(카르마키)'라는 무녀들이라는 점이나, 여주인공 '아라'가 강한 정신력과 투철한 직업정신을 가진 대장장이로 묘사된다는 점, 이야기의 초점이 남성 캐릭터도 있지만 주로 여성 캐릭터에 맞춰진다는 점 등 페미니즘적 성향이 매우 강한 작품이기도 하다.

각 단행본에서 작가의 말을 읽어봐도 작가가 의도적으로 이 작품에서 여성들간의 연대, 역경을 이겨내는 강인한 여성상, 가부장제의 폐해 등에 대해 다루고자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카라 등으로 대표되는 극단적인 여성주의에 대해서 경계할 부분이 있다는 내용이 나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남녀를 불문하고 빛과 그늘을 모두 묘사하는 편이어서 온전히 페미니즘이 메인이라고 분석할 수만은 없다. 어찌 보면 단지 여성들의 고충만이 아닌 남녀 모두를 아우르는 휴머니즘이 테마인 작품이기도 하다(물론 주요 테마는 여성들의 이야기 & 가라한 아사이다).천궁 : ...나는?

6. 미디어 믹스

6.1. 뮤지컬

2005년 9월 뮤지컬로 제작되어 장충동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아사 역에 임태경최민철, 아라 역에 이소정과 홍금단, 수하이 바토르 역에 서범석이 연기했다.

영화 비천무의 충격으로 김혜린 작가가 직접 나서서 감수를 맡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도 원작이 워낙 방대한지라 3시간 여의 공연에 모든 내용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모두 펼쳐넣기는 무리여서 이래저래 많이 잘려나간 채 아사와 아라, 수하이의 삼각관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공연 당시 음악은 준수하고 대본도 그럭저럭 평타인데 군무만큼은 확실히 보충해야 된다는 평이 많았다. 특히 '그대도 살아주오'라는 아사의 넘버가 넘버들 중 유명한 편이고 듣기에 꽤 괜찮다.

폐막 후 재공연을 기다리는 팬들도 제법 있었지만 십수 년이 지나도록 재공연은 없었고, 2020년대를 넘어가면서는 뮤덕들 사이에도 세대교체가 몇 번 이루어져서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7. 기타



[1] 묘사를 보면 소희에게 약간 반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