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封印小說2000년대에 꼽혔던 한국 판타지 소설계의 괴작들. '금기소설', '금서목록'이라고도 불린다.
언제부터 누가 이 말을 하기 시작했고 4대 봉인소설을 손꼽기 시작했는지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명백한 것은 특정 작품들이 4대 봉인소설이라는 카테고리로 거론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뿐이다.
2000년대 도서대여점 시대에 한국 판타지 소설 팬덤에서 거론되던 개념으로, 2010년대 이후 웹소설 시대에는 거의 쓰이지 않으며 하술할 목록에 등재된 소설 역시 2020년대부터는 투명드래곤과 내 남자친구는 아이큐 600(존나세)을 제외하면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투명드래곤조차도 2000~2010년대에 비하면 언급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잊을 만하면 패러디가 나오긴 한다.
2010년대 이후에는 봉인소설이라는 단어가 쓰이면 거의 대부분 투명드래곤 하나만을 가리키는 단어라고 봐도 무방하다. 후술했듯이 애초에 인터넷에 널려 있는 뻘글들을 봉인소설이랍시고 묶은 호들갑에 가까운 물건들이다.
외국어로 번역된 봉인소설로는 투명드래곤, 절세무공, 내 남자친구는 아이큐 600이 있다.
2. 유래
본래 봉인소설이라는 용어는 2005년 유조아(현 조아라)의 성인란에서 수위가 심하게 높은 소설 몇 가지를 지칭하면서 등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2002년에 등장한 투명드래곤이 너무 유명해져서 어느 틈엔가 투명드래곤류의 소설이 봉인소설로 바뀌어 2007년 이후부터 완전히 '봉인소설'의 의미가 투명드래곤을 중심으로 그 아류작 및 유사한 분위기의 망작으로 고정되고 투명드래곤 이하 4대 봉인소설이 손꼽히게 되었다는 카더라 통신 설이 있다.2.1. 구 봉인소설
- 모험을 하지 않는 마법사
- 메피스토펠레스
위의 네 작품을 유조아(현재의 조아라)에 연재되던 작품으로써 소위 유조아 3대 금서니, 4대 금서라고 불렸던 것이라 오해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저 작품들은 유조아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이전인 2000~2003년 무렵에 연재되던 작품들이며 주 연재처 역시 PC통신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아직 판타지 소설 연재의 주도권이 PC통신에 남아있기는 했어도 초고속 통신망의 빠른 보급에 힘입어 라니안 판타지, 유조아 등 판타지 연재 사이트들도 급성장하던 시절이었고 특히 매월 각 통신망별로 계정비를 내야만 해당 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던 PC통신과는 달리 훨씬 접근성이 좋은 웹사이트들은 모든 판타지 팬들이 쉽게 두루 모일 수 있는 포럼 역할도 했다. 따라서 당시 유조아에 모여 판타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독자들 사이에서 '금서'로 언급되던 것이 위의 네 작품이었던 것이다.[1]
저 작품들을 소위 '금서'라고 부르던 의도 역시 이후의 '봉인소설'이 '전설적인 망작'을 의미하게 된 것과는 전혀 다르다. 성애묘사 등 표현의 수위가 높아서 당시 판타지 소설의 주 독자층이던 '미성년자, 학생들이 읽기에는 좀 그렇지 않으냐?'는 의미로 '저것들은 금서 아니냐?'고 불리던 것이다. 예를 들어 <내 마누라는 엘프>의 경우 '묘사가 조금 더 진했다면 야설로 봐도 상관없었을 것이다'라고 할 정도로 구체적인 성행위(정사) 묘사가 포함되어 있고 <모험을 하지 않는 마법사>는 일본 서브컬쳐의 영향을 받은(=소위 오타쿠적인) 성적 요소가 노골적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독재자>는 묘사가 구체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성적 요소에 대한 언급은 직접적이고, 판타지 세계와 현실 세계의 윤리관이 다르다는 것을 내세워 '현실의 윤리로는 잘못된 일이지만 작중 판타지 세계의 윤리에서는 용인되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주인공의 모습[2]등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렇다고 정말 19금을 당해야 할 정도로 성적 묘사 등의 수위가 높았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출판이 가능했지만 당시 판타지 소설계의 분위기에서는 '이 작품들은 좀 두드러지게 좀 수위가 높거나 분위기가 시리어스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했던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수위 문제 이외에 작품의 수준을 따진다면 동시기의 다른 연재작들에 비해 확연히 높게 평가받는 경우가 많았다. 일단 금서라는 평가까지 널리 받을만큼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보고 관심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내마엘, 독재자, 모험않는마법사 세 작품은 출판작이다. 당시의 다른 연재작보다 높은 인기와 조회수를 얻지 못했다면 출판할 수 없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당시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인기작 중에서 높은 표현 수위로 화제가 된 작품들을 농담삼아 '금서'라고 불렀던 것이다.
3. 분류
보통은 이 바닥에서 정점을 차지한 투명드래곤을 필두로 절세무공, 판타지를 해체하라, 아름다운 천사 4가지로 '4대 봉인소설'로 일컫지만 여기에 혈무신[3], 이세계 드래곤, 해리와 몬스터[4]를 포함하여 '7대 봉인소설'이라고 칭하기도 한다.그런데 사실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봉인소설 목록은 일관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단 기본 4대 작품에 해당하는 것이 투드, 절세무공, 판해, 아름다운 천사[5]인데 일단 이 작품들 모두 소설의 형식을 따른 작품이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대본이나 게임 텍스트의 영향을 약간 받은듯한 무형식 창작 산문, 또는 특별한 형식 없이 죽 써내려간 글이다.
게다가 판타지를 해체하라는 기존 용사물 판타지의 클리셰를 패러디하여 비꼰 작품으로 일단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고, 무엇보다도 1999년 당시 나우누리에 연재되었다가 투드 등이 등장한 2002년 무렵에는 거의 잊혀진 작품이었다. 그런데 수년 사이에 대체 어떤 경로로 이게 발굴되고 재발견되어 봉인소설에 끼어들어간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정상적인 독해가 가능하고 나름의 주제의식이 있다는 점에서 다른 소위 봉인소설과 비교되는 것은 이상하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투드는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투드계 소설의 효시이자 대표작으로써 봉인소설에 이름이 올라갈 만 하다 치더라도 투드의 아류 또는 당시 웹 곳곳에 널려있던 뻘글 중 하나일뿐인 절세무공이나 아름다운 천사가 과연 봉인소설의 영광을 누릴 정도로 특별한 망작인지는 몹시 의문이다. 막말로 지금 당장 저연령층 유저가 많은 특정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네이버 카페같은 커뮤니티를 조금만 둘러봐도 저 두 개와 동급인 글들을 수없이 찾을수 있다.
소위 7대 봉인소설로 추가된 세 작품에 대해 보면 이 문제는 더욱
이에 비해 이세계 드래곤은 순수하게 자체의 작품성만으로 봉인소설의 영예를 얻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은 일단 출판작이고, 따라서 단순히 작품 대 작품으로 비교한다면 다른 봉인소설들과는 달리 일단 소설의 구조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는 것.[6] 다만 '출판된 작품 치고' 작품성이 낮아서 특별히 욕을 먹은 작품임을 감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리와 몬스터 역시 소설의 구조를 못 갖춘 작품이기는 한데 문장 자체를 쓸 줄 모르는 어린아이들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다른 봉인소설과는 달리 문장 하나하나는 일단은 정상적인 문장인데 이걸 연결하면 아무 뜻도 없어지는 작품이다. 이 점 때문에 해당 작품이 피네간의 경야나 부조리극과 같은 특수한 시도를 한 작품이 아니냐고 보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각 작품들의 특징을 종합해 본다면 결국 봉인소설로 꼽힌 작품들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은 거의 없으며, 따라서 어떤 기준으로 이 개념이 만들어졌는지도 알 수 없다. 여러 정황상 해당 작품을 제대로 읽고 비교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상을 떠도는 소문만을 듣고 옮기는 과정에서 (대부분 걸려들만한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우연히 걸린 작품들에 이런 딱지가 붙은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정도일 뿐이다.
4. 오해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 소설은 재밌어서 봉인소설이 된 게 아니다. 말 그대로 봉인소설인 것이다. 막장제조 게임과는 의미가 크게 다르다. 이 소설들의 유일한(?) 장점은 어떤 허접쓰레기같은 소설도 감사하면서 읽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7]5. 지뢰작을 선택할 자들을 위한 각 소설의 간단평
- 투명드래곤:컬트적인 인기가 재미가 없는데도 생겼다고 생각하지 마라. 뇌를 비우고 보면 끝까지 보고 있는 자신이 보인다. 그러나 이 작품 자체도 상당히 아스트랄하지만, 이 작품의 진짜 가치는 본편이 아닌 리플에 있다. 작가와 독자간의 만담에 가까운 리플을 볼 수 있다.
- 혈무신: 봉인 무협 최고의 신화. 작가는 재파왕.[8] 1대 100만 무협 협객[9][10]들의 대결을 다룬 초반부로 유명하며 작가의 개똥철학이 작렬한다.[11] 1편 마지막의 '무림에 운명은 어떻게 될 거인가 신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인 나는 안다 작가는 신보다도 위에 존재라는 것이다 우하하하하하하하하'가 압권.[12] 조아라에서 연재되었으나 현재는 모두 삭제되었으며 1편만이 텍본으로 존재한다. 투명드래곤 연재 초기에 투명드래곤의 혈무신 표절 논란이 일어 13화 공지에서 헐무신이라는 이름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 판타지를 해체하라: 사실 이건 소설은 아니다. 그 시기 도처에서 유행하던 그렇고 그런 패러디물의 하나에 불과하다. 그런데 봉인소설의 오명을 쓴 이유는 아마 아무래도 꽤 옛날에 쓰인 글이다보니 내용 자체를 확인하기 힘들어 누가 소문을 퍼뜨린 것을 사람들이 곧이곧대로 믿게 된 것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자기복제를 반복하는 현대의 양판소의 실태를 미리 예측해서 까는 내용이라 할 수도 있다. 다만 1990년대에 유행하던 유행어와 통신체를 써서 21세기에 들어서 읽기에는 좀 유치하고 가독성이 떨어진다.
- 해리와 몬스터: 봉인소설계의 전설. 다른 봉인소설들과도 그 차원을 달리하며[13] 그 내용은 논리적 인과관계가 완전히 붕괴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 거기다 실제로 현실에서 출판되기까지 했다!
무슨 마약하시길래 이런생각을 했어요?한글판 알 아지프(=네크로노미콘)라는 소리까지 있을 정도다. 이런 것이 어떻게 출판되었는지 자체가 미스터리인 작품으로, '자비출판'이라는 말이 가장 신빙성이 있다. 다행히도 1권 출간 후로 소식이 없다.
- 이세계 드래곤: 전형적인 양판소. 극초기에 나와서 까일 뿐 지금에 나오는 양판소 중에는 이 정도 수준은 널려 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세계의 드래곤이 대한민국으로 차원이동을 해와서 깽판치는 내용으로 역깽판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용은 다른 양판소와 큰 차이점은 없지만 작가의 행보에 문제가 있어서 특히 까이는 작품이다.
- 내 남자친구는 아이큐 600: 주인공이 키는 180에 몸무게가 40에다가 아무런 설명 없이 상처하나 없이 60 대 1로 이긴 놈이라는 초딩소설 급의 개연성을 자랑하며 보다보면 정신이 멍해진다. 게다가 키스를 오랫동안 한다고 키스를 몇 시간 한다고 계속 늘어놓는 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황당하다. 존나세 참고.
- 김원호의 작품들: 작가가 김원호라는 것만으로도 봉인소설이 된다. 자세한 것은 김원호 문서 참고.
이 짧은 설명은 아름다운 천사를 제외하고는 다 영어로 번역되었다.
[1] 종종 3대 금서라는 표현을 쓰며 내마엘을 빼는 것은, 내마엘의 경우 나머지 세 작품보다 2년정도 일찍 연재-출판되어 당시에는 화제의 중심에서 살짝 비켜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내마엘의 연재시기는 조아라-구 유조아-의 활성화는 커녕 아예 개설 시점보다도 더 이르다.[2] 또 예를 든다면 주인공이 집안일을 시키기 위해 여자 노예를 사들이고, 그 여자 노예를 상대로 성욕을 푸는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며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노예제가 존재하는 배경세계를 다룬 판타지 소설은 많이 있지만 '현실세계에서 넘어간 차원이동형 주인공'이 그것이 자신의 출신세계의 윤리에 명확히 어긋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의 편리함과 즐거움을 위해 그 세계의 윤리관을 손쉽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3] 투명드래곤 문서를 가 보면 알겠지만 투명드래곤보다 먼저 나온 금서이다.[4] 정식 출판한 소설이다.[5] 또는 혈무신. 4대 봉인소설이라는 표현이 사용되던 시기에도 아름다운 천사가 아닌 혈무신을 넣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6] 물론 그렇다고 지나치게 높은 작품성을 기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작가 한윤섭은 소설 연재 초중반까지만 해도 소설의 시점이라는 개념에 대해 모르다가, 연재중 해당 개념에 대해 알게되어 실험적으로 소설 내에 각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챕터를 집어넣은 인물이다. 당시 판타지 출판시장에는 '스토리 오브 판타지'를 비롯하여 작품 진행중 스르르 시점이 변해버리는 작품들도 있었던 터라...[7] 사실 이 소설들 말고도 이런 책들은 널렸다. 그것도 출판물들이. 예를 들면 표절의 화신 페나인의 상인들, 막장이계깽판의 절정 신무, 아침드라마 수준 할리퀸물과 야오이를 퓨전한 미소년전기 카이엔 등이 그렇다. 이런 책들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여서 20세기 후반 드래곤 라자가 놀던 시대에 나왔던 막장 숫자놀이 게임 드레이안부터 잠자는 드래곤 머리 뚫어 죽이는 등의 막장 내용은 그렇다고 치고 문체가 스토리 다이제스트 수준인 황가까지 끝이 없다. 여기 언급된 물건들은 그저 몇몇의 예일 뿐이다(...).[8] 재생과 파괴에 왕이란다. '의'가 아닌 '에'임에 유의할 것. 필명 뿐 아니라 작품 내에서도 작가는 일관적으로 '의'를 '에'로 표기하고 있다.[9] 무림 협객 백만과 수만구의 강시가 몇백명을 제외하고 모두 혈무신 한명에게 몰살당한다. 흠좀무.[10] 다만 숫자로는 더한 작품이 있다. 1대 3억이라던가...[11] 게다가 아돌프 히틀러까지 꿈이 있었다며 옹호한다.[12] 사실 소설뿐만 아니라 창작물 전체에서 작가가 신 이상의 존재인 것은 맞다, 아무리 짱짱쎈 파괴신이라도 지나가던 쪼랩용사한테 잡히는게 운명인걸 생각해보면. 다만 그걸 굳이 언급하는 건 그냥 황당한 자뻑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13] 전설급인 투명드래곤과 절세무공, 혈무신은 대충 봐도 뭣도 모르는 초딩이 썼다는 티가 나지만 이 소설은 무려 책을 여러번 써본 나이 지긋한 성인이 쓴 글이다. 인간의 뇌에서 나올 수 있는 글인가 의심스러운 이 글이 사회생활하는 성인의 뇌에서 나왔단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