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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외전 5권 <나선미궁>
- 시기 : 우주력 728년, 제국력 419년(지크마이스터 제독 망명), 우주력 751년, 제국력 442년 표준력 10월 29일(미켈젠 제독 암살)
은하영웅전설의 사건. 지크마이스터 제독이 자유행성동맹으로 망명하고 미켈젠 제독이 어떤 이유로 군무성에서 암살당한 사건이다. 외전 5권 <나선미궁>은 이 사건의 진실을 찾는 이야기이다.
사건을 서술하기 앞서 본 문서의 내용 대부분은 크리스토프 폰 쾨펜힐러 은하제국군 대령이 모은 자료를 토대로 양 웬리 자유행성동맹군 소령이 추측한 가설에 불과함을 밝힌다. 공식적으로는 우주력 728년 지크마이스터 제독이 어떤 이유로 자유행성동맹으로 망명하고 미켈젠 제독이 우주력 751년 모종의 사유로 암살당했으며 범인은 체포되지 않았다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2. 배경
마르틴 오토 폰 지크마이스터는 남작가의 분가 중 하나인 어느 제국기사 집안에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내무성 사회질서유지국에서 공화파를 열심히 탄압하여 제국귀족의 긍지를 유지했다. 그의 무자비한 탄압에 같은 직장에 일하던 동료들조차 학을 뗄 정도였다.지크마이스터의 아버지는 공화파를 탄압하면서 얻은 저작물을 '적을 알고자' 집으로 가져와 열심히 연구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집에는 공화파들이 발간한 서적으로 가득 차게 되었고, 지크마이스터는 그 저작물을 읽으면서 제국사회의 모순에 눈을 뜨게 되었다.
지크마이스터는 제국사회를 변혁하겠다고 다짐했으나, 골덴바움 왕조의 전제정치하에서 사상의 차이를 드러내었다가는 아무리 황제라도 목숨을 부지할 수 없었다. 지크마이스터는 비밀리에 은하제국 국가기관에 일종의 정보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는 그가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지휘관이 된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제국력 408년, 지크마이스터의 아버지가 죽고 지크마이스터는 크리스토프 폰 미켈젠이라는 동지를 얻었다. 그는 남작가의 당주였으나, 재산을 두고 친족간에 벌어진 다툼으로 귀족사회에 불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미켈젠은 지크마이스터처럼 제국사회를 번혁하겠다는 신념이 아닌, 비밀리에 구축하고 운영되는 조직 내부에서 입지를 다지고 능력과 권세를 발휘하는데 큰 기쁨을 발견하여 지크마이스터의 일에 동참했다. 두 사람의 뛰어난 능력 덕에 정보망은 헌병대와 사회질서유지국의 감시를 뿌리치고 은하제국 내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었다.
한편 지크마이스터는 '자유의 나라'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고 그 때문에 자유행성동맹으로 망명을 계획했다. 미켈젠이라는 든든한 동료가 있었던 데다가, 피서지의 호텔에서 발생한 사고로 아내와 딸이 죽자 더 이상 제국에 대한 미련이 없어진 것이다.
3. 지크마이스터 제독 망명사건
우주력 728년, 제국력 419년, 지크마이스터는 전선근무를 자원했다. 그리고 비밀리에 셔틀을 타고 자유행성동맹령으로 출발했다. 뒤늦게 안 제국군은 지크마이스터 제독을 추격했지만 지크마이스터는 그걸 뿌리치고 20일 만에 동맹군 초계망에 도달할 수 있었다.동맹정부는 망명한 지크마이스터에게 자유행성동맹군 통합작전본부의 1개 분실을 맡겨 대(對)제국 스파이망을 원격조작하도록 했다. 지크마이스터는 그 대가로 중장 대우 군무원으로서 높은 연봉과 관사를 제공받았으며, 각하 칭호도 얻었다.
그러나 지크마이스터는 점점 동맹의 현실에 실망하기 시작했다. 자유행성동맹은 이상적인 국가가 아니었고, 내부에는 부패와 모순이 산재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제국으로 역망명할 수도 없는 일. 결국 지크마이스터는 상심에 찬 채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때, 지크마이스터에 한 가지 희망이 보였다. 우주력 738년, 브루스 애쉬비, 알프레드 로자스 등으로 이루어진 730년 마피아가 파이어저드 성역 회전에서 대승을 거두어 화려하게 세상에 등장한 것이다. 지크마이스터는 그들에게 끌렸고, 브루스 애쉬비에게 접근해서 미켈젠이 운영하는 대 제국 스파이망에서 넘어오는 정보를 넘겨주었다. 브루스 애쉬비는 이 정보를 적절히 활용해서 제국군을 상대로 높은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제국의 스파이망은 동맹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조직이 아닌, 브루스 애쉬비의 무훈을 빛나게 해주는 조직으로 전락하였다.
우주력 744년, 제국력 435년, 크리스토프 폰 쾨펜힐러가 크리스토프 폰 미켈젠 제독 휘하로 들어갔다. 미켈젠 제독은 그를 신용하고 중용했다.
4. 제2차 티아마트 회전
우주력 745년, 제국력 436년. 지속적인 패배에 은하제국군 내부에서는 누군가에 의해 제국군의 기밀이 새어나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혹이 대두되었다. 제국군은 바로 내부사찰에 들어갔으나, 미켈젠의 뛰어난 능력으로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가 있어, 제2차 티아마트 회전 직전 은하제국군 수뇌부는 미켈젠 제독이 스파이망을 구축해 동맹에게 기밀을 빼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실을 알아낸 수뇌부는 진심으로 분노했으나, 군부의 고위 인사인 미켈젠 제독이 사실 동맹의 스파이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군의 명예가 실추될 게 뻔했으므로 공공연히 드러내지 않고 비밀리에 숙청하기로 결정했다. 이 숙청계획을 논의한 사람 중에는 코젤 대장도 포함되어 있었다.제2차 티아마트 회전 직전, 쾨펜힐러 대령은 은하제국군 함대사령부 소속 정보참모단에 일하고 있었다. 제2차 티아마트 회전 직전, 함대 사령관 코젤 대장은 정보주임참모 슈퇴켈 소장에게 명해 쾨펜힐러 대령을 호출하였다. 쾨펜힐러 대령이 도착하자 코젤 대장은 그에게 몇 가지 물었다.
"경은 이 함대에 소속될 때까지 미켈젠 제독의 보좌를 맡았다지?"
"예, 과분하게도 이름이 같다는 친분으로 친절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쾨펜힐러는 별생각 없이 대답했으나, 코젤 대장의 표정은 이면에 무언가를 감춘 것처럼 보였다.
"호오, 그랬군. 그래서 경은 미켈젠 제독에게 무언가 중요한 상담을 받은 적은 없는가?"
"예, 딱히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럼 미켈젠이 경에게 무언가 켕기는 상담을 한 적도 없었나?"
쾨펜힐러는 침을 삼켰다.
"실례지만 각하, 대관절 무슨 말씀이신지요. 소관은 각하께서 무슨 뜻으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코젤 대장은 입가를 일그러뜨렸다.
"그래, 아무것도 모른단 말이군. 그렇다면 됐네. 좋지 못한 이야기를 입에 담았네만, 잊어주게."
상관이 그렇게 말하면 물러나야 하겠지만, 쾨펜힐러는 그러지 않았다. 그의 눈초리를 보고 코젤 대장은 첨언의 필요성을 느낀 모양이었다.
"쾨펜힐러 대령, 나는 이 전투에서 귀환하면 통수본부의 중직에 오를 예정일세. 아마도 차장이 되겠지."
"영달을 축하드립니다."
쾨펜힐러는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으나, 코젤 대장은 부하의 예의를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나는 비유하자면 목수로 통수본부에 불려 간 걸세. 통수본부의 지붕과 바닥에 구멍이 여럿 뚫렸다던가."
"......."
"미켈젠은 그 구멍의 위치를 잘 알거라더군. 이것저것 도움을 받을 일이 많을 걸세. 경에게는 서운한 결과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외전 5권 <나선미궁>, 김완, 이타카(2011), p.222~224
"예, 과분하게도 이름이 같다는 친분으로 친절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쾨펜힐러는 별생각 없이 대답했으나, 코젤 대장의 표정은 이면에 무언가를 감춘 것처럼 보였다.
"호오, 그랬군. 그래서 경은 미켈젠 제독에게 무언가 중요한 상담을 받은 적은 없는가?"
"예, 딱히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럼 미켈젠이 경에게 무언가 켕기는 상담을 한 적도 없었나?"
쾨펜힐러는 침을 삼켰다.
"실례지만 각하, 대관절 무슨 말씀이신지요. 소관은 각하께서 무슨 뜻으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코젤 대장은 입가를 일그러뜨렸다.
"그래, 아무것도 모른단 말이군. 그렇다면 됐네. 좋지 못한 이야기를 입에 담았네만, 잊어주게."
상관이 그렇게 말하면 물러나야 하겠지만, 쾨펜힐러는 그러지 않았다. 그의 눈초리를 보고 코젤 대장은 첨언의 필요성을 느낀 모양이었다.
"쾨펜힐러 대령, 나는 이 전투에서 귀환하면 통수본부의 중직에 오를 예정일세. 아마도 차장이 되겠지."
"영달을 축하드립니다."
쾨펜힐러는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으나, 코젤 대장은 부하의 예의를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나는 비유하자면 목수로 통수본부에 불려 간 걸세. 통수본부의 지붕과 바닥에 구멍이 여럿 뚫렸다던가."
"......."
"미켈젠은 그 구멍의 위치를 잘 알거라더군. 이것저것 도움을 받을 일이 많을 걸세. 경에게는 서운한 결과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외전 5권 <나선미궁>, 김완, 이타카(2011), p.222~224
그 자리를 나오면서 쾨펜힐러는 코젤이 한 말을 알아차리고 경악했지만 입다물고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제2차 티아마트 회전에서 은하제국군의 고급장교단은 '군무성이 눈물을 흘릴 40분'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학살당했으며, 코젤 대장도 전사하였다. 크리스토프 폰 쾨펜힐러는 간신히 살아남아 동맹군의 포로가 되어 에코니아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다.
5. 미켈젠 제독 암살사건
제2차 티아마트 회전의 대패는 은하제국군에 막대한 타격을 안겨주었다. 제국군의 이름 높은 제독들을 비롯한 고급장교단이 몰살당했으므로 군무성은 인재풀의 구멍을 메우고자 젊은 인재를 육성 및 등용하는 한편 몇 안 되는 장성을 확실한 증거도 없이 처단할 수 없었다. 미켈젠도 위협을 느껴, 조직을 동면에 빠뜨렸다.제2차 티아마트 회전은 지크마이스터의 마지막 희망을 빼앗아갔다. 브루스 애쉬비의 전사와 730년 마피아의 해체에 크게 상심한 지크마이스터는 제국에서 망명한 누군가에게 분실을 맡기고 하이네센폴리스에서 100km 떨어진 농장에 은거했다. 그리고 우주력 747년, 지크마이스터는 감기가 도져 의사를 부르지도 못한 채 폐렴으로 사망했다.
이후 스파이망은 다시 동면에서 깨어나 움직였으나 브루스 애쉬비와 지크마이스터의 죽음으로 이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사람이 없어 전황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미켈젠은 조직을 해체하거나 누구에게 물려주고 싶어했지만, 그를 대신할 사람이 없었고 결국 몸을 뺄 시기를 놓쳤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제2차 티아마트 회전에서 생환한 제독 중 하나인 하우저 폰 슈타이어마르크 상급대장이었다. 그는 제2차 티아마트 회전 직전에 코젤 대장과 무언가를 이야기했으며, 그와 코젤은 서로를 높게 평가하는 사이였다.
제국력 442년, 우주력 751년 10월 29일. 그날은 사관 11,400명의 대규모 인사이동이 발표하던 날이었다. 10시 30분 들어 인사 이동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결과에 따라 환호하거나 기뻐한 장교와 실망하거나 절망한 장교들로 군무성 전체가 아수라장에 빠져버렸다. 그런데 약 20분 뒤 인사 결과가 잘못 공지되어 정정 이전까지 기존 발표를 취소한다는 통보가 이루어졌다. 군무성에 모여든 1만의 장교들은 분개하여 항의에 나섰고 군무성 인사국장 마이어호펜 중장이 수습에 나서 사과 방송을 했는데, 이 내용이 몹시 거만한 태도였기에 장교들이 마이어호펜 중장를 규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마이어호펜 중장은 사과 방송에 대한 사과 방송에 나서야했다.
13시 20분에 최종 1차 발표가 이루어졌고, 미켈젠 제독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참사관실에서 나왔다. 14시 30분 제2차 발표가 이루어졌는데, 이때 참사관실 문은 활짝 열린 상태였다. 이때 승진에 누락된 프리트베르크 대령이 실망하여 복도를 거닐던 중 환호하는 장교들의 행렬에 부딪치며 참사관실로 밀려들어가버렸다. 당황한 대령이 무례를 사죄하려는 찰나, 그때 책상에 앉은 채로 블래스터에 목덜미가 관통되어 죽은 미켈젠 제독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당시 미켈젠과 면회한 사람은 슈타이어마르크 대장뿐이었으나 그는 13시 15분 퇴거했고, 이후 14시에 군복 차림을 한 인물이 몰래 참사관실을 나왔다는 증언이 나왔지만 당일 군무성에 들른 인원이 너무 많아 특정하지 못했다. 슈타이어마르크의 증언도 조사에는 어떠한 도움이 되지 않았고, 결국 사건의 진상은 미궁에 빠져버렸다.
슈타이어마르크는 죽을 때까지 미켈젠의 죽음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군무성 내부에서 대규모 스파이망이 적발된 적 또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