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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7 02:14:49

무명승

천룡팔부의 등장인물
무명승
無名僧 / 扫地僧 / Sǎodìsēng
[1]
<nopad> 파일:천룡팔부 드라마 2021 무명승.jpg
드라마 〈천룡팔부 2021〉의
무명승(위안샹런(袁祥仁) 분)
<colbgcolor=#F9C4A5,#341F13><colcolor=#010101,#F9C4A5> 성별 남성
민족 한족
소속 소림사 (승려)
기술 귀식공[2]
등장작품 - 소설 《천룡팔부(원작)
- 각종 2차 창작 작품
1. 개요2. 특징3. 작중 행적4.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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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無名僧

소설 《천룡팔부》의 등장인물.

소원산-소봉 부자, 모용박-모용복 부자, 그리고 구마지소림사 장경각 안에서 대치할 때, 그 옆에서 조용히 청소를 하고 있던 정체 불명의 노승. 이름 자체가 언급되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 사이에서는 흔히 '무명승(無名僧)'으로 불린다. 김용은 인터뷰에서 '비질하는 승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름 없는 승려'라서 얼핏 별 볼 일 없는 인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천룡팔부》의 줄거리 전개에서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대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이면서, 여타의 모든 인물들을 능가하는 엄청난 무공 실력으로 팬들에게 인상이 깊은 인물이다. 《천룡팔부》에 국한되지 않고 김용 월드 전체로 시야를 넓혀 봐도 독자들 사이에서 '무공 최강자\'로 자주 지목되는 인물이다. 《사조삼부곡 시리즈》의 천하오절에 필적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고수인 소원산모용박을 모두 일 초 만에 때려 잡는 실력을 보였다. 저자 김용조차도 인정한 《천룡팔부》의 최강자이며, 팬들 사이에서는 독고구패[3]와 함께 최강자로 자주 겨뤄지기도 한다.

2.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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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권에서 등장한다. 소설에서는 정확하게 '무명승'으로는 표현하지 않으며, 가장 가깝게 표현한 것이 '무명의 노승' 또는 '무명노승' 정도이다.

원작에서는 체도(剃刀)만 한 채 사부를 모시지도 않고 법명도 없는, 허드렛일을 하는 승려로 나온다.[4] 이름이 없기에 한국에서는 무명승으로 통하며 중국 본토에서는 청소하던 승려라는 뜻으로 소지승(掃地僧)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나온 책도 있다.

그런데 2013년 천룡팔부 드라마에서는 본인의 법명이 '공연'이라고 밝히자 '현'자 배분의 소림의 고승들이 사백조(師伯祖)로 떠받드는 모습을 보였다. 소림사의 백년기재로 십삼절신승이라고 불렸다고 하는데, 이것은 원작에 없는 드라마의 고유 설정이다.

3. 작중 행적

소봉 부자와 모용복 부자, 그리고 구마지가 장경각 안에서 대치할 때 등장했다.

이름없는 노승처럼 보였지만 등장하자마자 모용박, 소원산, 구마지가 소림사 72절기를 잘못 익혀 몸이 상했다는 사실을 지적해 좌중을 놀라게 한다. 실은 40여년 전 모용박과 소원산이 장경각에 몰래 드나들며 비급을 들춰보는 것도 알고 있었으며, 불법의 진수를 담은 법화경이나 화엄경 같은 귀중한 장서를 일부러 잘 보이게 놓아두었는데 두 사람은 계속 하잘것없이 무공만 훔쳐봤다며 한숨을 짓는다. 당연히 경계를 철저히 하며 쥐도새도 모르게 드나들었다고 믿어 온 두 사람은 일단 멘탈이 털린다(...). 또한 모용박이 소림72절기를 하나로 융회관통하여 아들에게 전수하려는 야심이 있었으나, 모용복의 공력이 아직 모자라 시험삼아 구마지에게 전수했을 것이라는 점도 꿰뚫어본다.

노승은 소림 무공의 근본은 달마조사로부터 나온 것인데, 반드시 선한 마음과 자비를 염두에 두고 수행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그르칠 수 있다는 이치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단순히 권각법이나 암기술처럼 외문에 한하는 무공이라면 그 폐해가 미미하기에 강건한 신체를 지니고 있다면 무방하겠으나, 다라엽지나 마하지 같은 상승의 무공을 익히면서도 불법의 자비를 도외시한다면 스스로의 몸에 부작용이 축적될 수밖에 없다는 것. 노승의 설명으로는 불법에 보다 통달한 고승이라면 비로소 더 많은 절기를 연성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경지에 다다른 고승은 사람을 해치는 절초를 꼭 필요하다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수백 년 이래 소림사에서 으뜸가는 천재적인 자질을 지녔던 현징대사가 무수한 절기를 터득했다가 하루아침에 폐인이 되어 버린 것도 불법 수행이 모자랐기 때문이라는 일침은 덤. 이에 소림승들이 현징대사를 구할 길이 없겠느냐고 간청하자 '사지 근맥이 끊어져서 무공을 폐했으니 오히려 불법 공부에 도움이 되는 전화위복이다'라는 득도한 타령을 늘어놓아 그 자리에 있던 승려들을 설복시킨다.

소원산, 모용박, 구마지가 소림사에서 훔쳐 배운 72절기는 하나같이 최상승의 살인 무공으로[5], 각자 천재적인 실력으로 소림72절기를 분석하고 익혔지만, 자비니 무욕이니 하는 불법의 가르침을 탐구하지 않았기에 이미 몸이 깊이 상해 있었던 것. 구마지는 어디까지나 소무상공의 바탕 위에서 소림절기를 운용했기에 그런 위험이 적었지만, 모용박에게 전해받은 소림 절기들을 하나로 융회관통하려다가 오히려 두 사람 못지 않은 위험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소원산에게 몸이 상한 것은 불법의 자비로 해소해야 한다며 모용박을 치료할 마음이 있는지를 묻는다. 당연히 소원산은 철천지원수인 모용박을 치료하기는커녕 죽여버리고 싶었고, 그 대답을 들은 노승은 그럼 죽이면 되지라고 대꾸하고 모용박을 일장에 죽여버린다.

이때 모용박은 단순히 뒤로 물러났을 뿐이지만 손을 치켜들며 방어하는 태세가 극히 우아하고 신속했기에 천하의 어떤 무공으로도 다치게 하지 못할 만큼 적절한 대처를 벌였고, 원수지간인 소원산과 소봉 부자도 이러한 회피 동작에 감탄할 정도였다. 하지만 무명승의 일장은 어이없을 정도로 정확하게 모용박을 쳐서 쓰러뜨렸고(....) 이에 분개한 모용복이 달려들자 이번에는 출수조차 않고 무형의 장벽으로 모용복을 물러나게 만들었다.[6]

모용박이 쓰러지자 노승은 다시 소원산에게 원수가 죽었으니 만족하시나라고 묻고, 소원산은 문득 허탈함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손으로 복수를 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공허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깨닫는다. 그리고 더 이상 이루고픈 일도 없고 가고픈 곳도 없으니, 모용복이 자신을 때려죽여 복수를 해도 좋다고 선선히 포기해 버린다. 그러자 노승은 그러면 아드님이 또 복수를 하겠다고 나설 텐데, 그러지 말고 천하의 죄업을 다 노승에게 돌리는 게 낫겠소라고 선언하고 이번에는 소원산을 때려잡는다(...). 기계적 평등

이번에는 소봉이 미리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원산을 일장에 죽이지는 못했으나, 노승은 페이크를 걸어 소봉의 일장을 맞아 주는 동시에 소원산을 기어이 후려쳐 쓰러뜨린다. 그리고 죽은 두 사람을 들고 창문 밖으로 나가 산 위로 내달리는데, 분노한 소봉과 모용복이 죽어라고 추적했는데도 노승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시체 두 구를 떠메고 가는데도 시종일관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귀신 같은 솜씨에 소봉이 어처구니가 없어질 정도. 이윽고 멈춰선 노승은 시체 두 구를 마주보게 앉혀 놓고 혼신의 힘을 기울여 점혈하며 내상을 치료하기 시작한다. 알고 보니 소원산과 모용박의 내상이 깊어진 상태라 일단 장력을 가해 가사상태로 만들고, 다시 한바탕 들고 내달려서 혈맥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는 것. 즉 죽은 것처럼 보인 두 사람은 실제로는 호흡이 정지한 가사 상태였다는 것이다. 마침내 소원산과 모용박은 손을 맞잡고 서로의 내상을 해소하며 완치가 되고, 죽었다가 살아나 원한과 야망의 부질없음을 알게 된 두 사람은 노승의 제자가 되어 출가하기를 청하게 된다.

이후 노승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설법을 하는데, 이때 구마지가 자신의 절기인 화염도로 단예를 공격하는 것을 보고 소맷자락을 휘둘러 구마지를 수 장 밖으로 날려버린다.

4. 평가

무명승은 장편 소설인 천룡팔부에서 10여 페이지밖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로, 그 등장에 대한 어떠한 복선도 없었고 이후에도 언급이 없는 뜬금없이 나왔다가 사라지는 인물이다. 그런데도 무공은 당대 최고수 둘을 일격에 보낼 만큼 강하고, 심지어 그 죽은 둘을 다시 살려내는 모습을 보이면서 독자들 사이에서 생불, 작가의 현신 등으로 불리며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당대 최고수들의 원한에 대한 집착을 단숨에 끊어버리고 사태를 급반전시키기 위해 작가가 개입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 수법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렇다보니 최강자 논쟁에서 아예 '인간이 아니니까 빼자'는 의견도 심심찮게 나온다.

하지만 소봉의 항룡십팔장에 한 대 맞고 피를 토하는 장면을 굳이 집어넣은 것을 보면(...) 작가가 이러한 논란을 예상해 '인간이 맞다'라고 못을 박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뜬금없이 등장해서 잠깐 활약하고 사라지며 이후 언급조차 없는 것은 확실히 갑작스럽지만, 이름조차 없는 지나가던 고수가 갈등을 해소하는 것도 강호의 광활함을 표현하는 무협의 재미 요소임은 확실하다. 만약 무명승의 등장과 퇴장이 정말로 어색하고 완성도가 낮았다면 천룡팔부가 김용 장편 중 첫손에 꼽히는 명작으로 평가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소림사에서 군웅들이 충돌하는 대목은 작품의 최후반부에 배치된, 가장 규모가 크고 장엄한 대결 장면이기 때문.

어쨌든 김용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무공이 강한 이가 누구냐는 질문에 '비질하는 승려가 제일 강합니다'라고 대답했기 때문에, 무명승의 무공이 독보적인 경지에 이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소봉이 무명승에게 일장을 먹이긴 했지만, 노승은 소봉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소봉의 방해를 뿌리치고 소원산을 죽이기 위해 초식을 펼친 것이었기 때문에 소봉이 진짜 대등한 실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형의 장벽으로 자신과 모용복을 거뜬히 제지하는 위엄에 소봉조차 '평생 누구한테 지고 산 적이 없는데 이 스님에게는 어림도 없겠다'라고 생각할 정도. 소원산, 모용박도 나이가 들어 기력이 모자라다지만 심오한 무공의 경지가 소봉만 못할 것도 없는데 각자 일장에 뻗어버렸고, 구마지도 고수 중의 고수이건만 무명승의 소맷바람 앞에 맥을 추지 못하고 밀려났다.


[1] 중국에서는 '扫地僧(Sǎodìsēng / 소지승)'으로 표기한다. 즉, '청소하는 승려'라는 뜻이다.[2] 歸息功. 아자도 똑같은 기술을 쓸 수 있지만, 무명승은 급이 다르다. 다른 사람의 숨을 일시적으로 끊어놨다가 되살리기도 한다.[3]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소설 《신조협려》, 《소오강호》, 《녹정기》에서 비중 있게 언급되는 인물이다.[4] 천룡팔부 시절이 화공두타보다 이전이기 때문에 '스승을 모시지 않고 무공을 익히면 안 된다'란 규율을 거스른 것은 아니다. 또 화공두타와는 달리 무공을 훔쳐배우거나 한 것이 아니라 불법의 지극한 이치를 따르다보니 저절로 최고수가 된 듯한데 이는 구음진경의 저자 황상과 같은 케이스로 보인다.[5] 소림사 출신 승려가 창안해낸 '항마장' 같은 절기는 부드러움의 극치이지만, 외부에서 무공을 익히고 입문한 두타가 개발한 '마하지'는 완전히 강맹한 내공을 바탕으로 지옥 같은 고통을 가하는 절기이기도 하다.[6] 모용복은 당연히 전력을 다해 달려들었지만, 정작 튕겨날 때는 아주 사뿐하게 밀려나 부딪친 책장의 책들조차 멀쩡하게 꽂혀 있을 정도였다. 즉 모용복의 강력한 공세와 여력을 완전하게 해소해 버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