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의
Suite(영어 등 많은 언어에서). 짧은 길이의 곡들을 3~8개 정도 묶은 서양 고전음악의 장르.조곡(組曲, くみきょく)이라고도 하는데 일본어 유래 단어이다.(미궁조곡이나 니코니코 메들리 시리즈인 니코니코 조곡, 우라조곡 및 란티스 조곡 등) 언어순화 운동의 대상이 되어 '모음곡'이란 명칭을 쓰게 되었다.[1]
2. 역사
2.1. 고전 모음곡
전통적으로 바로크 시대의 모음곡은 사라방드, 지그, 미뉴엣, 가보트와 같은 여러 나라의 춤곡을 모은 곡을 가리킨다. 이 시대의 널리 알려진 모음곡으로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나 관현악 모음곡등이 있다. 고전시대로 접어들면서 헨델의 "수상 음악", "왕궁의 불꽃놀이" 등과 같은 하나의 주제를 매개로 한, 춤곡이라는 제약을 벗어나 선율, 작곡방식, 바탕이 되는 이야기 등의 여러 가지 연관성을 바탕으로 한 모음곡이 많이 작곡되었다.2.2. 근·현대 모음곡
19세기부터는 작곡가들이 오페라나 발레음악 신작을 냈는데 가수나 발레리나들의 연기가 꽝이라 흥행에 실패했을 때 음악이 묻히는 것을 염려하여 음악이라도 어떻게 긁어 모아서 재탕할 수 없을까 하는 실용적인 의도(?)로 작곡된 모음곡들이 생겨났다. 오늘날의 OST와 비슷한 개념. 오페라나 발레에서 아름답고 대중적으로 인기가 좋은 관현악곡 몇 곡을 골라 모아서 관현악 오케스트라 연주용으로 편곡한 것으로, 대표작으로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음악 모음곡(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에드바르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등이 있다.물론 낭만주의 시대에는 이런 극부수음악이 아닌 처음부터 모음곡 형태로 쓰여진 곡들도 많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무소륵스키의 피아노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 등이 유명한 예. 또한 고도프스키가 인도네시아 자바 섬을 여행하면서 느낀 감정을 4부 12곡으로 풀어낸 자바 모음곡(Java Suite)도 고도프스키 특유의 다성부적 작곡법으로 인해 연주 난이도가 심각하게 어려워서 그렇지 그에 못지 않은 뛰어난 음악성으로 고평가를 받는다.
현대로 오면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과 대한항공 러시아 CF에 삽입되어 유명해진 쇼스타코비치의 바리에테 관현악단을 위한 모음곡[2]과 같은 독특한 스타일의 모음곡이 있다. 그리고 피아노를 위한 곡들 중에서도 모음곡은 바로크 시대 작곡된 '춤곡' 형식의 모음곡을 '형식만 따와서' 자신의 작곡 스타일로 작곡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재즈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카푸스틴의 고전풍의 모음곡(Suite in the Old Style, Op. 28)이 있고, 같은 제목을 공유하고 있지만 카푸스틴과는 달리 바흐가 작곡한 춤곡의 골격과 양식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2도 화음 등 불협화음마저도 자연스럽게 들리는 근대풍 화성을 접목시킨 아믈랭의 Suite à l'ancienne (Suite in the Old Style)도 있다.
3. 모음곡의 예
3.1. 자기가 작곡한 것에서 발췌한 경우
비제의 아를의 여인 1,2번(부수음악)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1,2번(부수음악)
프로코피예프의 키제중위 모음곡(영화음악), 여름의 저녁(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1~3번(발레음악), 신데렐라 모음곡 1~3번(발레음악), 스키타이 모음곡(발레음악), 3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모음곡(오페라) 등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인형, 백조의 호수 모음곡(발레음악)
코다이의 하리 야노슈 모음곡(오페라)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발레음악, 3가지 버전이 존재한다.)
코플런드의 애팔래치아의 봄 모음곡(발레음악)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1,2번(발레), 쿠프랭의 무덤(피아노곡이 관현악곡으로 편곡됨)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부터의 교향적 춤곡(뮤지컬)
하차투리안의 가야느 모음곡 1~3번(발레음악), 가면무도회 모음곡(부수음악), 스탈린그라드 전투 모음곡(영화음악), 스파르타쿠스 모음곡 1~3번(발레음악)
3.2. 원래부터가 모음곡인 경우
홀스트의 행성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쇼스타코비치의 바리에테 관현악단을 위한 모음곡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1~4번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첼로독주)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피아노곡)
헨델의 수상음악, 왕궁의 불꽃놀이
그리그의 홀베르크 모음곡(현악합주용이 자주 연주된다.)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원곡은 피아노곡이고, 라벨이 편곡한 것이 자주 연주된다.)
아라시의 Song for you
그로페의 미시시피 모음곡, 대협곡 모음곡, 죽음의 계곡 모음곡, 샌프란시스코 모음곡, 허드슨 강 모음곡, 옐로스톤 모음곡, 나이아가라 폭포 모음곡, 하와이안 모음곡 등
3.3. 국악에서 모음곡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경우
현악 영산회상(9개)관악 영산회상(8개,하현 도드리가 빠진 것)
평조회상(8개, 하현 도드리가 빠진 것.)
천년만세(별곡이라고도 하며, 3개로 되어 있다.)
신안의 가거도멸치잡이노래(9개의 노래가 하나의 모음곡으로 되어 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1] 組 부분이 음독이 아닌 훈독인 くみ이기 때문에 한자어가 아니라서 직역을 한다 해도 오히려 모음곡이란 말이 더 적합하다.[2] 흔히 재즈 모음곡 제2번이라는 이름으로 잘못 알려진 곡으로, 진짜 재즈 모음곡 2번의 원곡은 소실 혹은 분실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