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의
특정 공간 안에 문자, 이미지 등의 구성 요소를 보기 쉽게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작업.인터넷 상의 디자인에서 나아가 금속, 전자, 철도, 건축, 토목 등의 분야에서의 개념도 갖는다.
뉘앙스의 차이는 있지만 한자어 '구도(構圖)'와 거의 같은 의미이다.[1]
2. 어원
어원은 'Lay something out', 단어 그대로 '~을 보기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펼치다' 에서 유래하여 'Layout' 이라는 명사 자체로 정의되어있다.3. 요소
단순히 공간 안에 모든 요소가 규칙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만으로는 '레이아웃' 이라 칭하기에 부족하다.기본적으로 '레이아웃' 이라 불리기 위한 요소는 아래와 같다.
3.1. 주목성
중요도에 따른 우선 순위가 확실해야 한다.상식적인 UX(User Experience)에 기반하여 시선을 의도한 대로 이동할 수 있게 정리한다. 예컨대,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요소들에 대한 우선 순위를 정해 사용 빈도에 따라 중요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고속 버스 예매 애플리케이션의 레이아웃이라면, 당연히 예매 버튼이 눈에 제일 먼저 띄어야 하는 것이 예이다.
시선의 흐름은 한국 기준으로 왼쪽에서 오른쪽,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그렇다, 글을 읽는 흐름 대로인 것이다. 꼭 지켜져야 할 필요는 없어도 이에 따르는 것이 기본적이다.
주목성을 달리 하는 데엔 위치적인 우선 순위도 존재하지만 첨부된 이미지대로 가장 중요한 내용에 다른 색상을 부여하거나 크기를 달리 하는 수도 있다.
3.2. 가독성
글은 읽기 쉽게, 이미지는 목적에 적합하게 써야 한다.글이 읽기 쉽다는 것은 내용, 문단 정리뿐만 아니라 글꼴이나 폰트, 배경색과 글자색의 대비 등의 시각적인 가독성 그 자체까지를 포함한다.
극단적으로 드래그로 답을 보여주게 하게끔 폰트를 바꾸지 않는 이상 검은 바탕에 어두운 색의 글자를 사용하면 제대로 읽힐리가 없다.
3.3. 명쾌성
사용자가 바로 의도를 알 수 있는가?디자인에 대해 사용자가 그 목적과 상호 작용의 결과를 직관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것도 주목성과 같이 UX 에 기반할 수 있다.
3.4. 조형성
시각적으로 어떻게 다루어졌는가?내용이 어떤 느낌으로 와닿도록 하였는지에 대한 것이다. 심미적인 부분이 강하며, 간단하게 하자면 '어떤 형태의 레이아웃인가?' 에서부터 출발하여 <심각한 사건의 개요를 다루는 정보글의 레이아웃>과 <유아용 상품 판매를 다루는 글의 레이아웃>이 각자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범주라 볼 수 있겠다.
3.5. 창조성
표현이 얼마나 풍부하며 참신한가?목적과 위 조건들을 충족하며, 얼마나 참신하게 구성되었는가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위 조건들을 충분히 충족해야 하며, 창조성에 너무 치중하여 주목성이나 가독성 등을 잃게 되어버리면 아무리 참신하고 신기한 구성이라 하여도 사용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4. 구성
위 조건에 맞추어 레이아웃을 구성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은 아래와 같다.4.1. 통일
일관된 구조와 레이아웃을 사용한다.만약 특정 컨텐츠를 구성한다면 버튼의 위치나 기능 등이 서로 동일한 것이 좋다.
장면마다 버튼의 위치가 다르다던지 중요성을 알리는 표시 방법이 시시각각 달라진다면, 혼돈의 카오스를 연출하게 된다.
4.2. 조합
공통점이나 차이가 있는 구성 요소들을 적절히 묶거나 대비시키는 것요약한 대로, 내용들이 서로 상관성이 있도록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4.3. 강조
중요한 요소와 그렇지 않은 것을 확실히 나눌 것레이아웃을 구성하는데 초보자가 알면서도 신경 쓰는데에 실패할 확률이 큰 요소 중 하나이다. 그 이유는
중요한 포인트를 독자에게 제공해주고 싶다면 중요 개념을 하나하나 강조하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보며 인과에 맞춰 한 문장으로 읽힐 수 있도록 짚어내는게 좋다.
또한, 이미지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공들여 여기저기 알록달록 꾸미는 것
4.4. 균형
크고 작은 요소를 알맞는 위치에 정리할 것목적에 맞춰 적절하게 내용의 크기나 배열을 정리해주는 것이다. 특히, 가독성에도 영향을 많이 준다.
만일 상품의 가격 테이블을 가운데 정렬로 작성하게 된다면, 상품명의 길이에 따라 숫자가 한 줄로 정리되지 않고, 난잡해질 것이다.
5. 애니메이션의 레이아웃
셀 애니메이션에서 원화를 그리기 전에 연출이나 콘티의 지시에 따라 큰 사이즈의 용지 (L/O용지)에다 화면에 있는 인물과 사물의 구도와 위치, 표정과 행동 등을 1차적으로 대충 그려넣는 작업을 말한다. 대충이라곤 하나 콘티보단 자세하게 그리는 게 일반적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는 타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작업을 도입하였다. 그래서 타카하타 이사오를 레이아웃의 신이라고 부른다.장면 설계, 화면 설계라고 하기도 한다. 사전적인 개념의 레이아웃과 다른 의미의 작업이라 혼동되기도 한다. 연출가가 사전적 의미의 레이아웃을 잘 못 짤 수도 있는데 그 연출가가 이 작업은 안 했을 수도 있다.
레이아웃 작업이 선행되면 화면의 구도가 정돈되고, 원화의 창작 부담이 줄어들어 작화가 좋아지고, 캐릭터들의 외곽과 눈코입의 위치가 정돈되어 예쁘게 보이게 되며, 레이아웃에 맞춰 배경을 그려넣을 수 있어 배경 미술, 3D 배경 이동 연출의 질이 올라간다. 영화로 치면 미장센을 세팅하고 연기 지도를 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좋다.
이걸로 유명한 사람으로는 미야자키 하야오[2], 타카하타 이사오, 오시이 마모루[3], 콘 사토시[4] 시바야마 츠토무[5], 카와지리 요시아키, 야스히코 요시카즈[6], 야마시타 타카아키, 아라카와 마사츠구(荒川眞嗣), 타케우치 시호, 타카하시 타쿠로오가 있다.
반면 콘티에서 바로 원화로 넘어갈 수 있는 단계에 다른 작업이 하나 더 들어가는 거라 시간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토미노 요시유키는 콘티를 레이아웃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콘티의 의도가 훼손되고, 시간만 더 들어가는 불필요한 작업이라며, 웬만해선 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동전사 건담 F91 때는 이거 때문에 키타하라 타케오와 대판 싸웠다고 한다. [7]
현대의 일본 애니메이션은 스케줄이 빡빡하고, 실력있는 원화가가 고령화되어 작업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에 레이아웃 작업을 따로 하기보단 움직임을 잘 그리는 원화가가 디테일을 좀 뺀 제1원화(러프 원화, LO원화)를 그리고, 제2원화나 작화감독이 거기에 디테일을 붙여 예쁘게 수정하는 방식을 많이 쓴다. 레이아웃과 원화의 단계가 섞인 시스템. 혹은 콘티를 레이아웃처럼 정교하게 그리기도 한다. 어차피 스캔해서 확대하면 똑같기 때문.
제2원화 작업을 널리 퍼뜨린 건 쿄다 토모키의 라제폰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카네 카즈키 감독은 이 방식으로는 원화 애니메이터의 실력이 늘어나지 않고, 시간만 더 들어간다며 이런 걸 하면 안 된다고 부정적으로 본다. 다만 예전부터 혼자 대부분의 작업을 다하는 오오츠카 야스오, 미야자키 하야오, 야스히코 요시카즈, 카와지리 요시아키 작품은 이들이 레이아웃을 거의 다하고 후배와 제자들이 제2원화를 하는 작업으로 만들었으며 이들의 제자들은 "제자를 키우기 좋은 시스템이다. 배울 게 있다." 라고 주장한다.
원화보다 훨씬 어렵고 작품에 큰 영향을 주는 작업임에도 무슨 일을 하는 건지 알기 힘든 분야라서 작화 매니아들에게는 무시를 많이 당하는 직책이다.[8] 실제로는 콘티 담당 못지 않게 중요한 직책으로 레이아웃을 잘하는 사람이 참가하면 작품 질이 확 좋아진다. 이렇게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레이아웃을 했음에도 원화나 작화감독으로 변칙 크레딧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9]
2010년대 후반부터는 레이아웃을 CG로 만들기도 한다.[10] 예전에도 이렇게 할 기술은 있었지만 [11] 기업이 CG 프로그램을 구입해서 쓰면 고정 지출이 많이 나가서 안 하는 회사가 많았는데 무료 프로그램 Blender가 출시되어 부담이 줄었다. 심지어 기업이 아닌 개인이 자택에서도 CG 레이아웃을 작업해서 전달할 수 있게 되면서 하는 사람이 갑자기 확 늘었다. 이렇게 하면 레이아웃 작업의 목적을 일부 달성하면서 레이아웃 담당이 다 그릴 필요 없이 CG를 돌려가면서 레이아웃을 짜주는 일을 할 수 있어 편하다고 한다. 어차피 나중에 작화로 다시 그릴 거라 레이아웃 CG에 쓰이는 특별한 일 없으면 뼈대만 있는 목각인형 수준이다.[12] 그래서 작화에서 CG 느낌이 나면 CG에 대고 그려서 그렇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작화하는 애니메이터의 특징이나 실력에 따라 발생하는 거고 이거랑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13] 대신 2010년대 후반부터 카메라 워크가 급격히 이동하는 애니메이션이 많아진 건 이 CG 레이아웃의 보조가 크다.[14] 이걸로 유명한 사람으로는 야마시타 신고, 요시하라 타츠야, 고쇼조노 쇼타, 게소 이쿠오가 있다.
[1] 애니메이션 감독 키타쿠보 히로유키는 "구도와 레이아웃의 차이가 뭡니까?" 라는 질문에 "구도는 한자고, 레이아웃은 영어입니다." 라고 답변하기도 했다.[2]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의 52화 전편의 레이아웃을 몽땅. 그것도 거의 원화 레벨로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 짓을 엄마찾아 삼만리에서 또 했다. 사람이 할 짓이 아닌 것을 했다는 전설로 내려오고 있다. 나중에는 레이아웃 작업을 따로하진 않으나 콘티를 레이아웃 수준으로 그린다.[3] 타카하타, 오시이는 레이아웃을 직접 그리지는 않았으나 체크와 수정 작업을 엄격하게 했다.[4] 레이아웃을 따로 다 그리진 않았으나 아예 콘티를 레이아웃 수준으로 그렸다.[5] 20화 넘는 레이아웃을 한 적이 있다.[6] 기동전사 건담에서 이 작업을 하다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갔으며, 대부분의 작품에서 레이아웃을 짜는 걸 우선한다. 기동전사 건담 THE ORIGIN에서는 컴퓨터로 콘티를 확대해서 레이아웃으로 삼았다.[7] 그러나 토미노도 야스히코 요시카즈와 작업할 때는 예외. 야스히코가 토미노의 콘티의 의도를 훼손하지 않고, 레이아웃을 짜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토미노가 레이아웃을 쓰지 말라고 주장하는 건 야스히코가 건담 레이아웃을 그리다가 과로로 쓰러진 것에 책임감을 느껴서 그런 것이기도 하다.[8] 특정 에피소드나 작품의 레이아웃 대부분을 어느 사람이 그렸다면, 그 에피소드의 작화의 질의 반 이상의 공헌은 레이아웃 담당자에게 있지만, Sakugabooru 같은 곳에서는 원화 담당자만 표기한다.[9] 야마시타 타카아키는 용과 주근깨 공주에서 CG 영상의 레이아웃을 짰지만 작화감독으로 크레딧되었다.[10] 귀멸의 칼날 같은 작품도 이렇게 작업한다.[11] 예로 2000년대 애니메이션인 오시이 마모루의 이노센스가 이 기법을 선구적으로 썼다. 그런데 돈이 너무 들어서 그 이후로 한동안 사장되었던 것.[12] 전부 뼈대만 있으면 등장인물이 2명 이상 있을 때 위치를 잘못 그리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어 얼굴만 만들어 넣거나 가슴팍에 이름표를 붙이기도 한다. 제작 단계의 영상을 보면 꽤 웃기다.[13] 어차피 참고용으로 주는 목각 인형 수준이라 여기다 대고 그린다고 그림 수준이 올라가거나 전체적으로 CG 느낌이 난다는 건 말이 안 된다.[14] 과거엔 과감한 회전 작화는 공간 인식력이 천분적으로 뛰어난 사람이 아니면 그리기 힘들어서 할 수 있는 인력이 적었다. 많은 연출가가 이런 걸 하는 애니메이터를 못 구하면 카메라 워크가 들어가는 연출을 포기해야 했다. 이젠 이걸 CG가 도와주니 약간의 재능으로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