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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3 13:03:13

나가사키 짬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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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짬뽕 (長崎ちゃんぽん)

1. 개요2. 설명3. 짬뽕과 비교4. 한국에서의 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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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본식 중화요리 중 하나. 한국의 백짬뽕과 형태는 유사하나 맛은 좀 다른 편이다.

2. 설명

처음 만든 사람은 푸젠성 출신으로 19세기 일본에 정착한 화교 천핑순(陳平順)으로, 자신이 머물던 푸젠성의 지방 요리인 탕육사면[1]을 변형시킨 것이라고 한다. 탕육사면에 해산물과 어묵 등 자신만의 재료를 추가한 것.

이 나가사키 짬뽕의 원형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99년인데, 당시 일본으로 유학 온 가난한 중국 유학생들과 화교들의 저렴한 끼니 해결 겸 잔반처리용으로 고안했다고 했다. 초기 명칭은 '시나(支那, 차이나) 우동', '주카(中華, 중화) 우동'이었지만, 이후 '잔폰(짬뽕)'으로 개명한다.[2] '나가사키 짬뽕'이 여기서 유래한 것.[3] 참고로 천핑순이 개업한 가게인 시카이로(四海樓)는 지금도 4대째 후손이 주인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나가사키를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상술한 시카이로를 방문해도 좋다. # 나가사키 구라바엔(글로버 공원) 언덕 앞에 주차장 입구를 용으로 장식한 큰 건물이 있는데 그곳이 시카이로 건물이다. 1층에는 기념품 가게, 2층에는 시카이로의 역사 자료를 둔 박물관이 있다.

이름에 걸맞게 카스텔라와 더불어 나가사키시의 양대 명물이기도 하며, 나가사키를 찾는 사람이라면 카스텔라와 함께 반드시 경험해봐야 할 만한 음식. 비슷한 요리인 라멘이 일본 각지에 명소가 산재해 있는 것과 다르게 짬뽕은 나가사키 한 곳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굴지의 인지도를 독점하고 있을 정도다.

일본에서는 동네마다 심심찮게 있는 나가사키 짬뽕 전문 체인인 링가핫토(リンガーハット)나 일식 중화요리 체인인 교자노오쇼(餃子の王将)를 통해 상당히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만일 처음 가서 먹는 경우에는 본인이 평소에 대식가 성향이라도 큰 사이즈(오오모리)는 피하는 것이 권장된다. 왜냐하면 기본 사이즈로 해도 보통 야채 등의 양이 정말 많이 나오기 때문. 일단 먹어보고 입맛에 맞으면 더 시켜먹도록 하자. 나가사키 짬뽕과 비슷한 음식으로 중국집에서 같이 판매하는 사라우동(皿うどん)이 있는데, 딱딱한 면에다 나가사키 짬뽕과 비슷하지만 더 걸쭉한 소스를 부어서 먹는데 이쪽은 정말 한국인 입맛에 잘 안 맞는 음식이다.[4] 일본 현지는 사라우동을 처음 본 사람도 설명해 주는 사람도 베이비스타를 사라우동의 면의 느낌으로 표현한다. 또 큐슈 지역과 인접한 지역이 아니고서야 사라우동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나가사키현에서도 지역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는 음식으로 대표적인 것이 시마바라 반도 쪽, 그 중에서도 운젠시 온천마을인 오바마초의 오바마짬뽕이다.[5] NHK에서 <우리 아빠는 짬뽕맨>이라는 드라마가 이 지역을 배경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3. 짬뽕과 비교

한국의 중국집에서 취급하는 붉은 짬뽕과 비교해보자면,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국물 색깔부터 다르다.[6] 라면라멘이 명칭은 비슷해도 한일 양국의 문화 차이 이상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이듯이, 나가사키 짬뽕 또한 면과 해산물이 들어간다는 점만 빼면 한국식 짬뽕과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 한국식 짬뽕은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한국 입맛에 맞춰 고추기름으로 재료를 볶거나 잘게 빻은 고춧가루로 매운 맛을 내기 때문이다.

맛도 개인차나 음식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맵고 자극적인 빨간 짬뽕에 비하면 상당히 담백한 편이다. 일단은 육수가 돼지고기를 고아 만든 거라 돈코츠 라멘 국물 같은 기름기 많은 육수 베이스에 짬뽕과 온갖 해산물을 첨가한 맛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식 백짬뽕이랑도 맛의 방향성이 다른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인스탄트 라면으로 출시된 삼양 나가사끼 짬뽕 때문에 왠지 시원하고 칼칼한 맛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원판은 전혀 칼칼하거나 시원한 맛이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육수는 보통 일본에서도 다 직접 내기보단 기성 스프를 희석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처음 레시피가 만들어진 20세기 초에 업장용 기성 스프가 있었을 리 만무하기 때문에 이건 논외로 치고, 지금의 나가사키 짬뽕은 한국의 빨간 짬뽕처럼 건더기 재료를 기름에 볶다가 육수를 붓고 면을 끓여 만든다.

국수도 한국 짬뽕면처럼 쫄깃한 것이 아닌 스파게티 면처럼 살짝 뚝뚝 끊기는 감이 있다.

4. 한국에서의 입지

한국에서 나가사키 짬뽕은 짬뽕이란 특유의 이름 덕분인지 인지도는 있지만, 저변이 넓은 요리는 아니라 나가사키 짬뽕을 취급하는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한국에선 짬뽕이란 단어 자체가 빨간 짬뽕을 뜻하는 걸로 굳어져 있기도 하고, 매운 거 싫어하는 사람들도 중국집에서는 설령 나가사키 짬뽕이 메뉴에 있더라도 더 대중적인 백짬뽕이나[7] 중화 우동을 시켜먹는 경우가 많다.

사실 한국에선 중식집보단 일식집에서 취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나가사키 짬뽕을 주력으로 한다기보단 라멘 취급점이나 이자카야에서 부메뉴 형식[8]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 일본 현지보다는 퀄리티가 많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고추 양념 등을 넣은 탓인지 국물 색깔도 약간 붉그스름한 곳이 꽤 있으며, 단계별로 매운 맛의 정도를 설정해 놓은 곳도 있다. 이런 곳은 주문 받을 때 나가사키 짬뽕을 시키면 "(매운 단계는) 몇 단계로 해드릴까요?" 하고 물어본다. 물론 안 맵게 하는 곳도 있다. 아이러니한 건 이런 짜고 칼칼한 맛 때문인지 현지의 담백한 맛보다 더 맛있다고 느끼는 한국인도 있다는 것.

그나마 한국에서 유명한 나가사키 짬뽕 전문점으로는 서울 홍대거리의 이찌멘 정도를 꼽을 수 있다.[9] 체인점 중 원래 맛을 비교적 잘 살리는 곳을 굳이 꼽자면 오니기리와 이규동[10]에서 내놓은 나가사키 짬뽕이 있다. 그런데 국물은 확실히 나가사키 짬뽕인데 면은 어째서인지 중화면이 아닌 굵은 우동 면발이다.[11] 그 외 김밥천국류의 가게 중 메뉴의 수로 승부하는 곳에서 파는 경우도 있다만 중국집 우동과 국물 맛만 조금 다르다거나 하는 일이 많아서 본토 맛과는 다른 경우도 많은 편이다.
[1] 초마면과 비슷한 방식으로, 돼지뼈 국물에 볶음 부재료가 들어간 국수.[2] 민남어의 복건 방언으로 '식사하셨습니까?', '밥 먹었나?'를 뜻하는 '챵호'가 어원이다. 표준어로는 '츠판'이라고 한다. 손님으로 찾아온 일본인이 들은 화교의 발음으로 인해 짬뽕으로 이름이 지어진 것이다. 이 일화는 2003년 11월 22일 스펀지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3] 나가사키 안에선 그냥 잔폰으로 불리는데, 외부에 퍼지면서 나가사키 잔폰이 된 건지는 확인 필요. '잔폰'은 일본어로 '뒤섞다'를 뜻한다.[4] 고독한 미식가 시즌 6 7화에 등장하기도 한다. 기름에 튀긴 중화면을 사용하기에 먹는 사람에 따라 바삭하거나 딱딱하게 느껴진다. 면 뭉치를 기름에 튀겨낸 뒤 넓은 접시에 담고 소스를 부어내 제공된다.[5] 나가사키 짬뽕이 베이스지만, 돈코츠가 메인이 되는 나가사키 짬뽕과 달리 닭뼈 중심의 육수와 다량의 해산물 건더기가 들어간다.[6] 물론 짬뽕도 (초마면이라고도 불리던) 1960년대까지만 해도 오늘날 백짬뽕과 유사한 하얀 짬뽕이 주류긴 했다.[7] 다만 일부 중국집에서는 나가사키 짬뽕을 아예 백짬뽕이라는 이름으로 취급하기도 한다.[8] 그마저도 대부분 한국에서 파는 것이니 만큼 하나도 맵지 않은 실제 나가사키 짬뽕과 다르게 얼큰한 국물 맛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9] 신촌에도 있었으나, 현재는 폐업했다.[10] 가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래는 오니기리규동을 전문점으로 취급하는 곳이다. 다만 2010년대 들어 두 메뉴 외에도 냉모밀이나 냉우동 등의 면 요리를 취급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나가사키 짬뽕.[11] 실제 나가사키 짬뽕의 면은 우동보다 얇으며, 우동 면발보다 찰기가 없는 어찌 보면 '두꺼운 라멘의 면'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