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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6 00:18:57

그라테스 대회전

1. 개요
1.1. 제국의 사이럽스 침공1.2. 실버 애로우와 다크 아머의 격돌1.3. 그라테스 대회전1.4. 전투의 영향
2. 그 외

1. 개요

...(전략)... 스타이너가 본국의 혼란을 수습할 무렵에 사이럽스에서는 실버애로우 본군의 반격으로 스타이너가 없는 게이시르군의 잔본 병력은 상당한 피해를 입고 패배하여 스타이너가 도착했을 무렵에는 본래의 40% 정도의 전력과 대부분의 점령지를 잃은 상태다. 스타이너의 도착으로 원기를 되찾은 게이시르군은 크루세이더군과의 결전을 준비하기 시작하였으며 드디어, 양군은 사이럽스의 그라테스 평원에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투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안타리아의 역사를 바꾼 '그라테스 - 대전투'이며 이 전투 결과 크루세이더군은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대패를 당하고 팬드래건의 국왕을 비롯한 에스프리계의 대부분의 지도세력이 이곳에 뼈를 묻게 되었다. 병력에서 열세이던 스타이너군은 '사선대형'이라는 신개념의 전법을 사용하여 기존의 고전적인 방진형태의 전투형태의 틀을 깨고 완벽에 가까운 대승을 거두게 되었던 것이다. 안타리아에서 사용되는 기본적인 전투 형태는 방진, 즉 사각형 형태로 부대를 배치하여 사방의 공격을 막아내며 전투 중 일부가 쓰러졌을 때에는 가운데 쪽에서 즉시 충원되어 방진을 유지하는 형태로 소대 규모의 작은 방진이 모여 중대 규모의 방진을 이루며 대규모 전투에서는 대규모의 방진을 이루며 공격하는 전법이다.
방진은 주로 중장보병이 중심이 되게 되며 별동대식의 기병대와 전투를 이끌어가는 마장기사(에스프리)나 암흑마병(그리마)의 지휘로 전투가 진행되어 간다. '사선대형'이란 중장보병과 경장기병을 이용한 말그대로 사선형의 진형으로 방진의 헛점을 찌르는 전략가 스타이너의 기지 넘치는 신전법이다. 일반적인 병사의 경우 오른손잡이가 압도적으로 많고 진형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모든 병사는 오른쪽에 무기를 쥐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왔다. 따라서 전투 시에는 왼발이 축이 되어 오른팔을 사용하게 되어 자연히 진형은 왼쪽으로 서서히 회전하기 마련이었다. 사선대형은 근본적인 병사 배치는 방진형과 같다. 그러나, 진형의 구성이 일정한 방진형과는 달리 오른쪽에는 중장갑과 강한 지구력의 오크족을 배치하고 진형의 왼쪽에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경장기병과 주력 암흑마병들을 배치한다. 전투가 시작되면 진형 오른쪽(상대편에서 보았을 때의 왼쪽) 오크족들은 조금씩 후퇴하고 왼쪽 진형은 제자리를 사수한다. 따라서, 상대측은 아군의 오른쪽으로 점점 기울어지게 되고, 왼쪽으로 회전하는 경향을 더욱 가속화시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아군의 진형은 왼편의 경장기병에서 오른쪽의 중장보병까지 기울어진 사선형태의 진형을 이루어 지게 되고 이 사선의 반은 정확히 적의 측면을 향하게 된다.(적들의 방진이 아군의 진형에 미끌어지는 형태)
특히, 경장보병의 왼편은 적진의 측후방에 가깝게 전급할 수 있으며 이 시점에서 빠른 속도와 돌파력의 경장기병과 암흑마병의 주력부대가 직접 적의 측후방을 두들기에 되는 전법으로 후방의 지휘관을 잃어 혼란에 빠진 적의 본진을 앞뒤로 포위하여 섬멸하게 된다.
이 전법의 중요한 요소는 초반 적의 공격이 집중되는 오른편에 강력한 방어력을 배치하고, 순간적인 반격을 요하는 왼편에는 빠른 기동력을 배치하는 데에 있었다.
그라테스에서의 승리로 게이시르 제국은 안타리아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었으며, 에스프리 계열은 대부분의 영토를 잃고 북쪽의 산지로 쫓겨 가게 되었으며, 스타이너 황태자는 대관식을 미룬 채 칩거에 들어가게 된다.
▶ 창세기전 2 설명서
이올린 : 이제 곧 그라테스군요.
듀란 :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주군을 잃은지 엊그제 같은데...
이올린 : 에리히 님은 그 당시 상황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에리히 : 그럼요... 바로 엊그제 같은 일이군요.본래는 우리가 그다지 불리하지는 않은 상황이었어요.
듀란 : 흑태자만 없었다 해도!
에리히 : 적의 진형이 사선으로 바뀌면서 흑태자가 단신으로 아군으로 난입하여 선군이신 아슈르 17세님을 시해하시는 바람에...
다이커스 : 근처에 우리들도 있었지만 어떻게 해볼 엄두도 나지 않더군.
듀란 : 하지만 셋째 왕자님만 그 자리에 계셨어도...
이올린 : 아이스 오라버니 말씀이신가요?
듀란 : 팬드래건 최고의 성기사이셨던 아이스님이라면 흑태자에게 그렇게 쉽게 주군을 잃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에리히 : 어찌되었던, 적진에 난입하여 적장을 베는 흑태자의 기세에 눌린 우리들은 그저, 학살당하거나 도망가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다이커스 : 더구나, 흑태자의 암흑 마법은 대단했는데... 흑태자가 한 번 암흑마법을 사용하면 주위의 수십미터 반경이 폐허가 되었으니......
듀란 : 아이스님이 전장에 도착하셨을 때는 이미 아군은 패해 패주할 때였습니다.
창세기전 1

흑태자가 대륙의 패권을 차지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으로, 창세기전 2가 시작하기 5년 전, 에스겔력 1202년에 벌어진 사건이다. 마장기그리마가 중심이 되는 기존의 화력 중심 힘싸움 전투에서 기동력을 활용한 전술적인 전투로 대승을 거두었다는 개념으로써 존재하는 설정으로, 흑태자가 단순한 무력이나 카리스마 뿐만 아니라 군사 지휘관으로써도 능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된다.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에서는 클라우제비츠 팬드래건이 광정면우회기동으로 개량하였으며,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선 흑태자가 기존의 사선대형 전술을 다크아머에 맞게 개량하여 그라테스 대회전에서 대승을 거둔 것으로 변경되었다.

1.1. 제국의 사이럽스 침공

게이시르 제국 제1 황위 계승자인 흑태자 칼 스타이너는 다른 데블족을 상회하는 마력과 전략을 구사하며 가라드트리시스를 평정하여 안타리아 서부를 다크 아머 동맹이라는 이름 하에 결속시켰다. 이에 팬드래건 왕국을 위시한 대륙 동부 에스프리 국가들은 실버 애로우라는 동맹체를 결성하여 맞서게 된다.

제국은 국가 대부분이 산악 지형이다보니 만성적으로 식량 부족에 시달렸고 이를 사이럽스를 통한 수입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 사이럽스가 곡물의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제국에 타격을 입혔으며,[1] 이러한 명분을 바탕으로 제국은 흑태자를 총사령관으로 다크 아머 동맹군을 결집하여 사이럽스를 침공한다. 이러한 제국의 사이럽스 침공은 마찬가지로 실버 애로우 국가들에게는 위기였으며, 실버 애로우 또한 연합군을 편성하여 구원군을 파견함으로써 수백 년 만에 양 세력 간의 정면 충돌이 발생한다.

1.2. 실버 애로우와 다크 아머의 격돌

실버 애로우 연합군은 게이시르 제국군에 패퇴했고, 팬드래건 왕국에서 추가 파병이 거론될 무렵에는 사이럽스는 물론 파견된 실버 애로우군도 궤멸 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때 흑태자의 아버지인 칼 대제가 급작스럽게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2], 이에 게이시르 내부의 권력 다툼으로 이어져 흑태자는 친위 병력을 이끌고 본국으로 귀환할 수 밖에 없었다.

흑태자가 본국의 혼란을 수습할 무렵 실버 애로우는 증원군을 등에 업고 반격하여 제국군은 상당한 피해를 입고 패배했으며, 흑태자가 도착했을 무렵에는 본래의 4할 정도의 전력만을 유지한 채 대부분의 점령지를 잃은 상태였다.

1.3. 그라테스 대회전

흑태자의 도착으로 원기를 되찾은 게이시르 제국군은 팬드래건 왕국군과 결전을 준비하기 시작하였고, 1202년 사이럽스의 그라테스 평원에서 양 진영의 최대 규모의 전투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흑태자는 열세의 병력을 가지고 실버 애로우와의 최후의 결전에 나선다. 그리고 그는 여기서 사선대형이라는, 당시로서는 신개념의 전술을 활용하여 실버 애로우 군대를 대파한다. 이는 기존의 고전적인 방진형의 전투형태를 완전히 바꾸어 망치와 모루의 개념을 진형 자체에 도입한 것으로, 대략적인 경과는 다음과 같다.

진형의 오른쪽에는 지구력을 지닌 중장보병과 오크 등의 병사들을 배치하고, 왼쪽으로는 경장기병과 마법사 등 빠르고 신속한 공격이 가능한 병력을 배치한다. 전투가 시작되어 상대의 방진과 부딪치면, 오른쪽의 중장보병은 진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후퇴하여 상대방을 끌어들인다. 이 결과 제국군의 진형은 왼쪽 경장기병에서 오른쪽 중장보병까지 기울어진 상태가 되며, 이 사선이 적의 측후방으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서 경장기병과 마법사들은 빠른 기동력과 공격을 벌여 적 후방에 위치한 상대 지휘관을 점사하여 노리게 된다. 지휘관을 잃게 된 팬드래건군은 궤멸된다. 즉 중장보병이 모루이고, 경장기병과 마법사들이 망치인 셈이다.

전투가 벌어지면서 실버 애로우 진형은 완전히 밀려나기 시작했고, 전세가 불리하던 상황에서 팬드래건의 제3 왕위계승자이자 당대의 팬드래건 최고의 검사였던 아이스 팬드래건이 본국을 지키던 성기사단 병력을 이끌고 등장한다. 그는 불리한 전세를 뒤집기 위해 스스로의 실력을 믿고 전선을 우회하여 흑태자에게 직접 도전하나, 오히려 거꾸로 그에게 패한 충격으로 전선을 이탈하고 만다. 결과적으로 지휘관을 잃어버린 성기사단 또한 붕괴된다. 결국 전쟁은 흑태자와 게이시르 제국다크 아머 연합군의 완벽한 승리로 종결된다.

1.4. 전투의 영향

이 그라테스에서 벌어진 회전의 결과, 흑태자의 제국군은 2배에 달하는 실버 애로우 연합군을 거의 전멸 상태에 빠뜨린다. 실버 애로우의 맹주인 팬드래건 왕국의 국왕 전용 마장기아론다이트는 흑태자에게 대파당했고,[3] 그 안에 탑승해 있던 국왕 아슈르 17세도 사망. 팬드래건의 태자였던 아크론 왕자와 제2왕위계승자 린트도 사망하고, 제3왕위계승자였던 아이스 왕자 역시 실종되는 등 전쟁에 참가했던 왕족 및 에스프리 계의 대부분의 지도 세력들이 몰살당하고 성기사단신풍조까지 전멸되는 등 전력이 크게 저하된 상황에 게이시르의 침공을 받아 팬드래건은 멸망한다. 또한 연합군 중 제국과 인접해 있던 커티스 역시 제국령에 편입된다. 즉 실버 애로우 연합은 사실상 초토화된 셈이다.

그라테스 대회전 직후는 게이시르가 가장 유리했던 순간이기도 했다. 만약 어느 정도 시간이 주어졌다면 기본 경제력이 뛰어난 팬드래건인 만큼 그라테스 대회전 이전 만큼은 아니더라도 전력의 상당 부분을 회복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라테스에서의 승리로 게이시르 제국안타리아의 패권을 장악하고, 팬드래건 왕국커티스를 멸망시켜 그 영토를 손에 넣었을 뿐만 아니라 아스타니아다갈의 영토도 일부 손에 넣어 대륙 통일을 눈앞에 두게 된다. 하지만, 게이시르의 완전 승리가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흑태자는 돌연 칩거에 들어가고, 재상 베라딘이 섭정으로서 게이시르를 다스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팬드래건의 잔존 세력은 살아남은 제1왕녀 이올린 팬드래건을 중심으로 성기사단을 재결성. 팬드래건 재건운동을 시작하면서 창세기전 2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2. 그 외

흑태자가 사용한 사선진은 고대 그리스의 에파미논다스가 사용한 사선진과 알렉산드로스 3세망치와 모루 전술을 응용한 전술이다. 정확히 말해 에파미논다스의 사선대형 개념을 알렉산드로스 대왕한니발 바르카가 발전시켜 완성한 것이 망치와 모루 개념이고, 망치와 모루 전술은 고대에서 현대까지 인류 전쟁사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략·전술적으로 핵심적인 개념이었다. 망치와 모루 전술이 근대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맹위를 떨쳤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이야기. 다만 에파미논다스의 사선대형이 서구권 전술사의 시발점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것을 생각할 때, 흑태자의 사선진이 정말 에파미논다스의 사선진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면 흑태자 이전까지 실버 애로우와 다크 아머의 전쟁은 그냥 전술의 개념도 없는 개싸움 밖에 없었다는 의미가 된다. 그냥 역사에서 이름을 빌려온 짱 천재적인 전술 정도로 생각하는 쪽이 더 합리적이다.

기사단의 규모, 무용면에서 게이시르 제국을 앞지르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보병들의 두터운 방어진을 세우고 기사단의 무용으로 적군을 제압하는 팬드래건에게 있어서 충격이나 다름 없었던 전법이었을 것이다. 이 전법의 등장 이후로 더 이상 전쟁에서 기사단이 적진을 일방적으로 유린하는 일이 없게 되었다.

2차 창작에선 게이시르군의 기동력과 팬드래건군의 둔중함을 좀 더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묘사하기 위해 칸나이 전투처럼 수적으론 우세하나 게이시르군이 밀리면서도 상대 기병 전력만큼 악착같이 소모시켜 기동력에선 열세같은 전개를 넣곤 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사선진은 우리 편 전력을 한쪽에 집중시켜 놓고, 약화된 반대쪽 전열이 무너지기 전에 적을 조져 버려야지 하는 전술인데, 이쪽은 제대로 된 전황 묘사는 없지만 공회전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전황 설명이 좀 아스트랄해졌다. 모루에 누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4] 망치에는 분명 흑태자가 있었다. 그 시점부터 이미 이 전투는 흑태자의 승리로 끝날 예정이었던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모루는 제국군, 망치는 흑태자 혼자라고 한다.[5]

그리고 더욱 재미있는 점은... 그라테스 대회전에서 사용된 사선대형의 경우 진형의 회전이라는 개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밀집 방진 전술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문제는 밀집 방진의 사선대형은 서구권 전술사의 시작이라고 할 정도로 기본 중의 기본에 해당하는 전술이라는 것이다. 이런 전술이 흑태자에 의해 개발되었다는 것은... 실제 역사에 비추어 본다면 흑태자 이전까지 안타리아에는 전술가가 하나도 없었고, 전쟁은 그냥 막싸움으로 했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에파미논다스의 사선진형은 어디까지나 철저히 보병이 중심이던 고대 그리스의 전장 환경에서 나타난 망치와 모루 전술의 기본형이고, 이후 전장에서 기병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망치와 모루 전술의 형태 자체가 점점 변화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레욱트라 전투 에서야 보병 대 보병의 대결이 전투의 핵심이었던 만큼 방진의 좌익이 망치 역할을 담당했지만, 보병보다 기동력과 돌파력이 모두 뛰어난 기병, 특히 중장기병(기사)가 대규모로 등장한 이후에는 보병이 모루 역할을 하고 기병이 양익의 측면에서 망치 역할을 하는 형태로 전술이 변화하게 되었다는 것. 조금 위를 보면 그라테스 대회전 이전까지 팬드래건 왕국이 주로 사용한 전법이 '보병으로 두터운 방어진을 세우고 기사단의 무용으로 적군을 제압하는' 것이었다고 설명되어 있는데... 이게 바로 고대의 사선진형으로부터 발전한 중세~근세 망치와 모루 전술의 전형이다. 애초에 레욱트라 전투가 '좌익에 정예를 집중하여 진형의 회전을 이용, 사선 형태로 적진을 돌파하여 적의 수뇌부를 타격' 하는 형태로 진행된 것은 당시 스파르타 군과 테베군 모두 주 전력이 중장보병이었기 때문이고, 중장기병 전력을 대규모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이후부터는 보병이 중앙에서 모루 역할을 하고 기병이 양익에서 적의 측면을 타격하는 망치 역할을 하는 형태로 전술이 변화한 것. 더구나 안타리아에는 중장기병 뿐 아니라 마법사나 마장기, 네임드 캐릭터 등 더욱 강력한 망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전력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고대 그리스 식의 전술을 쓸 필요가 없고[6], 오히려 흑태자에게 털린 팬드래건의 전술이 더 시대상에 적합하도록 세련되게 발전되어 있다.

게다가, 애초에 안타리아 세계에서 밀집 방진 전술이 과연 사용 가능한 전술일지조차 의심스럽다. 안타리아에는 범위 마법이나 초필살기같은 범위 공격기도 있고, 밀집 보병 방진을 밟고 지나갈 수 있는 마장기도 있고, 혼자 칼들고 쳐들어가서 방진 하나쯤 초토화시킬 수 있을 법한 강력한 네임드 캐릭터도 있다. 즉 중세풍의 배경과는 달리 현대전 못지 않은 강력한 광역 공격이 가능한 세계관인 것. 이런 세계에서 보병이 방진을 짠다는 것은... 일일이 따라다니며 죽이시기 귀찮으실테니 한큐에 죽여주시라고 목을 내미는 것에 불과하다. 가능한 한 산개 진형을 이루어야 그나마 생존율이 올라갈 것이다.

결국, 그라테스 대회전과 흑태자의 사선대형은 '역사에서 이름만 가져온, 엄청 천재적인 전술' 정도로 해석해야지 이를 굳이 실제 역사의 전술에 맞춰 해석해서는 곤란하다는 것. 애초에 창세기전 자체가 전투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라 전술 고증이 잘 되어있다고 보긴 어렵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서는 사선대형이라는 전술 자체는 고대 시대부터 있었지만, 흑태자다크 아머의 특성에 맞춰 개량·발전시켰다는 설정이다. 그라테스 대회전 이후 사선대형은 흑태자의 전략을 총칭하는 말로 일반화 되었다고 한다.

흑태자의 사선대형은 일종의 병력 운용법에 가깝게 묘사되며 다음과 같이 전투를 전개한다.
1. 제국 7용사를 중심으로 특성이 다른 여러 부대를 조직한다.
2. 한조를 필두로 한 흑영대 등 기만술과 특수전에 능한 부대가 마장기 같은 적의 가장 강한 부대를 유인해 전열에서 이탈시킨다.
3. 적의 후위를 동시에 2개 이상의 부대가 협공해 제압한다.
4. 이후 점점 아군 부대를 통합해가며 수적 우위를 유지하면서 적의 주력 부대를 격파한다.
5. 전군이 집결하여 마장기 부대를 궤멸시키면 마무리.

이후 라시드는 사선대형에 대항하기 위해 실버 애로우 전체의 기동력을 올렸고, 1급 마장기의 소환 능력을 텔레포트에 응용하여 비공정을 통해 전장 여기저기에 1급 마장기를 드랍하는 전략을 창안했다.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에서는 제피르 팰컨의 군사인 클라우제비츠가 이러한 흑태자의 전술을 응용하여 광정면우회기동이라는 전술로 제국을 침공한 비프로스트군을 격파한다.


[1] 물론 배후에는 팬드래건 왕국을 중심으로 한 실버 애로우가 있었을 게 확실하다. 상식적으로 보자면 제대로 된 군사력을 지니지 못한 일개 도시국가인 사이럽스가 바로 옆에 있는 안타리아 최고의 군사강국인 게이시르를 도발하는 건 자살 행위나 다름 없기 때문.[2] 사이럽스 정벌 이전에 병으로 앓아 누운지 몇 년 된 상황이었다.(창세기전4 위키에서는 실버 애로우와의 전쟁 중에 입은 부상이 그 원인으로 나온다.) 때문에 칼 대제의 죽음은 예견된 상황이었지만, 한창 전쟁을 지휘하고 있던 흑태자로서는 타이밍이 좋지 못했다.[3] 2급 마장기 아수라는 흑태자 집권 이후 에다에서 만들어진 마장기로, 투입 시기는 불명확하다. 다만 흑태자가 기억을 되찾았을 때 아수라를 알아본 것을 볼 때 최소한 흑태자 실종 전에는 완성되어 실전에 투입되었을 것은 분명하다. 즉, 그라테스 평원 대회전에서 투입되었을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정작 흑태자가 아수라에 탑승했을 가능성은 낮다. 원래 황제 전용 마장기로 개발된 아수라의 제작 노선을 양산으로 바꾼 것은 흑태자 본인이었고, 그리마란 마장기에 대항하기 위해 암흑신이 개발한 능력으로 신들을 능가하는 마력을 보유한 최강의 데블족인 흑태자로서는 굳이 마장기에 탑승할 필요성이 없었다. 더구나 흑태자 본인은 검은 갑옷과 검은 투구를 입고 최전방에서 싸우는 자신의 상징성을 잘 이용하는 인물로, 실제로 성왕 라시드 집권 시기에 벌어진 그라테스 평원 대회전에서는 라시드 본인은 아론다이트를 타고 있었지만 흑태자 본인은 말에 탑승하고 있었다. 더욱이 게임 내내 마장기는 수도 없이 운용되지만 흑태자 본인은 공중전이나 우주전처럼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마장기에 전혀 탑승하지 않는다. 즉, 맨 몸으로, 그것도 실버 애로우의 수뇌부가 아슈르 17세를 도와줄 새도 없이 순식간에 1급 마장기 아론다이트를 박살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다이커스 록우드 같은 당시 실버 애로우의 수뇌부들 말을 들어보면 어떻게 할 사이도 없이 당했다는 모양.[4] 소수의 병력으로 굳건한 진형을 유지하고 동시에 상대를 유인하는 노련한 운용법이 필요한 포지션임을 생각해보면 백전노장인 그리엄 랭이나 제국 7용사의 리더이자 제국 최고의 덕장 빈센트 번스타인이 유력하다.[5] 창세기전 1의 내용이 발굴되면서 이것이 사실이었음이 밝혀졌다. 사선 대형이란 결국 흑태자가 적 지휘부에 난입하기 위한 방법에 불과했던 것이고, 실제론 이렇게 기동력을 살려 적 지휘부에 난입한 흑태자가 아슈르 17세와 1급 마장기 아론다이트를 순식간에 박살내고, 한 번에 수십 미터를 폐허로 만드는 강력한 암흑마법과 초필살기 아수라파천무를 난사해 실버 애로우를 해집어놓은 게 그라테스 대회전의 정체였던 것이다. 즉,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니었던 것.[6] 현대인의 감각에 맞게 비유하자면 양군 모두 알보병만으로 싸운다는 전제 하에 짜여진 전술을 전투 헬기, 전차, 포병 등을 고루 갖춘 군대끼리 싸우면서 쓸 이유가 없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