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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24 21:43:33

군집붕괴현상

꿀벌의 죽음의 설명 - 기생충, 독극물, 인간
1. 개요2. 원인
2.1. 재래꿀벌
3.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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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Colony Collapse Disorder(CCD)

정확한 시작 시기는 알 수 없지만 2006년부터 갑자기 논란이 된 현상으로, 꿀벌의 군집이 동시다발적으로 붕괴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현상은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간 일벌들이 둥지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둥지에서 일벌을 길러낼 수 있는 여력이 있을 때까지는 근성으로 버티지만, 결국 꿀과 꽃가루가 부족해지면서 벌집 하나가 싸그리 몰살당한다. 일부만 그러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벌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라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미국과 유럽에서 2006년에 가장 먼저 보고되었으며, 2007년에 군집붕괴현상으로 명명되었다. 한국의 경우에도 양봉업자를 중심으로 이와 유사한 증상[1]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미국의 경우는 이 문제가 아주 심각해지면서, 대책 마련을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4년 대통령 직속으로 전문가 자문회의까지 소집한 상태이다. “집 나간 꿀벌을 찾습니다”

2016년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은 하와이 토종 꿀벌 7개 종을 절멸 위기종 보호법에 따라 보호해야 할 종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심각하게 본다는 방증이다.#

2019년 이후로는 군집붕괴현상 발현이 뚝 떨어졌으나, 2022년 대한민국에서 해남군을 시작으로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적인 군집붕괴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2022년 4월 16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이 현상에 대해 다루었다.

2. 원인

동양(재래꿀벌)과 서양(양봉)의 원인이 완전히 다르다.

서양 양봉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가설들이 제시되어 있다.
가설 중에서 1번의 경우에는 독일에서 실험을 통해 휴대전화 전자파에 노출된 꿀벌들이 집을 제대로 찾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신빙성 높은 가설로 받아들여졌다. 2011년 5월에는 스위스에서도 동일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렇다고 나머지 가설들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데, 그도 그럴 것이 관련된 학자들이 오랜 시간 관찰한 후 제시하면서 충분한 신빙성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있다는 가설은, 바이러스에 걸렸다면 집단으로 사망한 벌의 사체와 같은 징후가 보여야 되는데 그런 것이 없다는 점에서, 지구 온난화의 경우에는 벌들의 생태가 적응을 하면 바뀔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2012년, 영국·프랑스·이탈리아·미국에서 잇따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네오니코티노이드' 계통의 농약 성분이 군집 붕괴 현상을 일으킨다고 한다.#농약 성분을 씨앗에 뿌리면 식물이 자랄 때 모든 부위로 퍼진 뒤 진딧물벌레의 신경계를 마비시켜 죽이는데, 이때 꽃가루나 꽃꿀에도 미량이 섞여 들어간다. 또한 양봉업자들이 꿀벌의 먹이로 주는 옥수수당에도 섞여있다고 한다. 문제는 꿀벌이 이 농약에 노출되면 길찾기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해당 군집의 여왕벌 출생이 감소하는데, 매우 적은 양으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군집붕괴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3년 4월 30일 외신에 의하면 EU에선 해당 농약을 원인으로 규정하고 2년간 해당 농약을 사용 중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근데 저 농약은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많이 쓴다고 한다. 양봉업자 다 죽겠다!

2014년 학술잡지 '양봉(Journal of Apiculture)' 최신호에 따르면 태양의 흑점 활동이 꿀벌들의 방향 감각을 잃게 만드는 것이 꿀벌 집단 폐사의 유력한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꿀벌들은 꿀과 꽃가루 채취가 끝나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벌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새나 돌고래처럼 지구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이용한다. 그런데 태양 흑점 활동으로 발생하는 자기장의 혼란이 꿀벌의 자기감지능력에 영향을 미쳐 꿀벌이 벌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꿀벌들이 돌아오지 못하면, 먹이 부족으로 애벌레와 여왕벌도 모두 죽게 돼 집단폐사를 초래하게 된다. 연구자의 말에 따르면, 자기장 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벌은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무리들에게 먹이를 공급하는 일벌들이고, 이들이 태양흑점에 의한 자기장변화로 길을 잃고 죽게 되면 무리의 집단 폐사라는 재앙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2022년 핀란드 연구진들은 '글리포세이트' 계열 농약이 호박벌의 길찾기 및 색깔 기억 능력을 마비시켜 호박벌의 생존 능력을 떨어트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글리포세이트가 전 세계에서 매우 흔하게 쓰이는 농약인만큼,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 재래꿀벌

동양 재래꿀벌의 경우에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낭충봉아부패병'이라는 전염병이 그 원인인데, 이 병은 전염성이 매우 크고[2] 걸리면 거의 대다수의 애벌레가 성충이 되기 전에 말라죽기 때문에[3] 한번 유행하면 그 주변 군집의 애벌레들까지 전멸해서 결국 군집이 붕괴된다. 이 병에 걸린 벌집에서는 애벌레를 벌집 밖으로 내 버리기 때문에 만약 벌집 근처에서 버려진 꿀벌 유충이 보이면 바로 방역기관에 연락해서 방역하자.

2009년부터 유행한 이 병 때문에 토종벌꿀 생산량이 급감하고, 동시에 양봉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그런데 이 병은 전염을 막는 것 외에[4] 백신과 같은 별다른 해결책이 없어서 대책을 연구 중인 실정이다. 서양 양봉은 이 병에 내성을 갖는 것으로 보이나, 한국의 양봉 농가에서는 서양과 같은 CCD가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3. 여담



[1] 청학동의 벌들이 전멸했다고 한다.[2] 구제역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벌들의 구제역'이라고 불리기도 하다.[3] 이 때문에 '꿀벌 에이즈'라고도 부른다.[4] 일반적으로 인근을 방역한 후 병에 걸린 벌집을 통째로 태워버린다.[5] 수컷은 꽃의 꿀과 과일즙을 먹고 살며, 벌에 이어 수분량이 가장 많은 곤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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