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12년 2월 한 50대 여성이 뜨거운 된장국을 9세 어린이였던 허모 군의 얼굴에 쏟고서 홀연히 자리를 떴다고 아이 어머니가 인터넷에 글을 올린 사건. 그러나 거짓말이었다.한때 '국물녀 사건'으로 많이 불렀지만 중년 여성이 가해자가 아니고 오히려 피해자라는 것이 밝혀진 후에는 "국물 소닉 사건"으로 불리게 되었다.
2. 발단
2012년 2월 24일 아이의 어머니가 네이트 판에 "가해자를 찾아달라"는 글을 올리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사건 자체는 20일에 벌어졌던 모양. 본인이 첫째(딸)과 9살 난 둘째(아들) 허 군을 데리고 광화문 교보문고의 식당에 갔는데 자신이 음식을 주문하고 잠시 물을 가지러 간 사이에 갑자기 아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한다.놀라서 가 봤더니 웅성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얼굴에 빨갛게 화상을 입은 아들이 펄펄 뛰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 우왕좌왕하고 있자니 한 아주머니가 찬물을 뿌리는 등의 응급조치를 해 주어 이후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했다고 한다. 된장국을 쏟은 여성은 자기 손에도 화상을 입었다며 전화번호 하나 남기지 않고 자리를 떴다고 한다. 그리하여 아이 어머니는 사건 당시의 CCTV를 확보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글이 인터넷에 퍼지고 해당 여성에 대한 비난 여론이 쏟아지면서 일명 "국물녀"라는 별칭이 생겼다.
3. 반전
하지만 사건의 당사자인 이모 씨가 28일에 스스로 경찰에 출두하여 피해자는 오히려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이 씨가 손에 화상을 입었기 때문에 부모에게 사과를 받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 아이도 심한 화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굳이 내가 사과받을 일이 아니겠구나' 싶어 묻어두려고 했다. 그렇게 조용히 넘어가려고 하니 어느덧 온 인터넷에 테러범이라고 소문이 퍼져 버린 탓에 이 일이 억울해서 경찰에 출두했다고 밝혔다.사건 당시 CCTV |
실제로 사건 당시의 CCTV를 확인한 결과 이 씨가 국을 들고 이동하는 중에 아이가 뛰어와 부딪힌 후 다른 곳으로 달려가 버리고 이 씨와 주변 손님과 점원들이 어안이 벙벙해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후 이 씨도 손에 화상을 입어 근처에 있던 점원의 도움을 받아 찬물을 뿌려 응급처치를 하였고 아이의 어머니한테 따지려다가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에[1] 식사를 관두고 그냥 나와 버렸다는 게 이 씨의 주장이었다. 부딪힌 아이가 그냥 달려가 버린지라 다쳤는지 확인할 겨를도 없었다고 한다.[2] 실제로 이 씨의 주장과 CCTV에서 이 씨 측에 큰 과실은 보이지 않는다. 이에 이모 씨는 '하루만에 테러범이 되어버렸다. 사회가 얼마나 무섭고 내 생각 같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었다.
사실 아이가 다쳤다고 불쌍하게 여겨져서 묻힌 것이지, 애초에 좁은 음식점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넓은 실외에서도 걷는 사람과 달리는 사람이 부딪치면 일반적으로는 달리던 사람이 사과한다. 거기다 실내에서 달리는 건 이런 식으로 사람과 부딪치기 쉽고 자기도 다칠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설령 부딪히지 않았다고 해도 밥 먹는 곳에서 뛰어다니는 것 자체가 민폐다.
이후에는 뛰어다닌 아이와 적반하장인 아이의 어머니를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지면서 이 씨에게 향하던 비난의 화살이 고스란히 아이와 어머니에게 돌아갔고 자세한 정황이 밝혀지기 이전에 온 이 씨를 비판하는 글들은 대부분 삭제되었다. 아이 부모는 인터넷에 몰래 상주하며 댓글을 관찰하고 본문 글을 순화된 표현으로 수정하였으나 이미 원본 글이 많이 캡처되었다. 이후에도 해명을 가장한 변명글을 올려 계속 모든 과실과 그에 따른 책임을 이 씨에게 전가하면서 사과 및 보상을 요구했다. 이후 글은 3줄만 남겨 놓고 모든 내용이 지워졌지만 그 3줄은 피해 아주머니가 아니라 자신의 친지들에게 하는 사과였다. 한마디로 아이의 부모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씨를 매도하지만 않았다면[3] 둘 다 사정이 딱하다거나 운이 없었던 사고라고 위로라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태도가 적반하장이다 못해 후안무치했기 때문에 동정표는 거의 받지 못했다.
한 술 더 떠 다친 아이의 외삼촌도 여동생을 편드는 글에 '이 씨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뉘앙스가 담긴 문장을 집어넣어 한층 뭇 사람들의 어이를 상실시켰다. 2020년 7월 기준으로 그 글의 좋아요는 21개, 싫어요는 2,009개를 기록했으며 댓글에서 이 씨가 사과를 했으면 되는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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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외삼촌의 글 |
이 씨에게 아이가 달려들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 밝혀진 후 된장국물 사건, 박치기소년 사건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나타난 모양이다.
4. 사회적 영향
4.1.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의 문제점
이 사건은 인터넷을 통한 마녀사냥의 무서움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이 사건으로부터 얼마 전에 발생한 채선당 임산부 사건에서도 보여졌듯이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듣고서는 섣부르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네티즌들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자 비난의 대상이 180도 반전된 것도 공통되는 부분이다.특히 이전의 인터넷 마녀사냥 사건들에 비해 트위터나 미투데이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짐에 따라 왜곡된 정보의 유통도 더욱 빨라지는 등 SNS의 부작용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를 계기로 SNS를 통해 이전보다 빨라진 정보 공유로 인한 문제점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이전에는 이 씨를 욕하다가 사실이 밝혀진 뒤에는 허 군 모친을 욕한다.'는 표현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자가 후자와 동일한 사람들이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그렇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냄비근성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재밌는 TV 롤러 코스터에 이 사건을 모티브로 신상털이 및 마녀사냥에 대해서 비판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4.2. 언론의 문제점
이 사태에서도 국물녀, 화상테러 등의 자극적인 문구로 이목을 끈 언론들의 상업성도 빛을 발했다. 단편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마녀사냥을 한 네티즌들도 잘못이지만 그 단편적인 정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전파한 언론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거기다 처음에는 SNS에 편승하여 특종으로 보도했으면서도 이제는 SNS의 마녀사냥 운운하며 검열을 주장하는 이중적인 모습도 보였다. 그러다가 아예 '국물녀 CCTV', '국물녀 반전' 등의 찌라시 기사로 한 번 더 클릭을 유도하기까지 했다. 이쯤 되면 네티즌이나 기자나 둘 다 답이 없다. 큰 문제가 언론플레이로 시작해서 마무리마저 언론플레이로 끝내려고 했다는 점이다. 경찰이 공개한 CCTV가 인터넷에 올라와있는데 이 CCTV의 배포를 도운 것은 누구일까도 한 번 생각해 보자.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전달성을 문제 삼기도 했지만 도구는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이다. 마녀사냥이라는 측면에서 약간 비켜나서 이 사건의 여론의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자세히 보자. CCTV 공개 전후로 해서 공격 대상만 달라졌을 뿐 논조는 비슷하다.
4.3. 안전 교육의 중요성
이 사건으로 대한민국의 가정교육에 대한 성토가 줄을 이었다. 이게 기사로도 나온 적이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이상하게 보지만 한국에서는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는 식으로 작성되어 있어서 욕을 먹었고 결국 삭제됐다. 이 사건은 한국인을 포함한 전세계 어디 사람이든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다. 아니 그걸 떠나서 한국인들은 별의별 이상한 일들을 봐도 아무렇지도 않게 본다고 착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4] 같은 한국인으로서도 화가 날 만한 부분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기사다. 기본적인 상식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뭐가 문제인지 전혀 모르고 당연한 교육을 그저 차이점으로 생각한 것.하지만 이 사건이 '아이들이 공공장소에 마구 뛰어다니는 행위를 부모가 아이들 기(氣) 살린답시고 방치하여 벌어진 결과'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부모 입장에서도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마구 뛰어다니는 걸 원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 왜냐하면 예절 문제 차원이 아니라 자녀가 부상당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공공장소에서 마구 뛰어다니는 걸 '아이구 잘한다'며 즐겁게 지켜보기만 하는 부모는 이제 드물다. 부모가 굉장히 무식하거나 공중도덕에 대한 개념이 희박한 노인들이 손주들을 봐주면서 이런 추태를 보이기도 하는데 사실 이것도 명백히 아동 방임이다. 그리고 아무리 뛰어다니지 말라고 교육해도 눈앞에 갑자기 흥미를 끄는 대상이 나타날 경우 돌발적으로 뛰어나가는 게 어린아이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개목걸이 비슷한 미아방지끈이 있긴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그렇게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그래서 육아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는 갖가지 편법을 고안해낸다. 잃어버려도 상관 없는 가벼운 짐을 들게 한다든지.
만약 주변에 '기 살리기'를 한답시고 방치하는 부모가 있다면 소란스럽게 한다는 행위 자체에 대해 항의하지 말고 "저렇게 뛰어다니다 다칩니다. 지난 번에 코뼈 부러진 애도 있었어요"라는 식으로 말하는 게 제일 무난하고 가장 효과적이다. 아이가 뛰어다니는데 방임만 하는 막장 부모라면 공중도덕은 커녕 아이의 안전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무식한 사람이므로 공중도덕 운운하면 "당신이 뭔데 참견이냐?!"는 욕만 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기 살리기 교육이 진짜 교육인가?' 라는 점에 대해서 부모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의구심이 든다. 애가 마음껏 뛰어다니게 놔둔다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사실상 애가 어떻게 되든 말든 관심이 없는 일종의 방임이기 때문이다. 특히 8세 이하 유아일수록 머리가 신체에 비해 커서 잘 넘어지는 연령대인데 다치는 게 걱정돼서라도 뛰어다니게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애가 사람 혼잡한 공공장소에서 뛰어다니면 다칠까봐 굉장히 신경 쓰인다. 그게 부모로써 정상적인 반응이다.
애초에 기 살리기 교육이라고 표현하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인데 교육이 아니고 '방치'이기 때문이다. 원래 아이들이란 아직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해 제멋대로 하고픈 대로 놀려고 하는 존재고 부모는 그런 아이에게 예의범절과 질서를 가르치고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교육시키는 것이 역할인데 음식점 등 공공장소에서 날뛰는 아이를 내버려 두는 행위는 아이를 방치하고 교육시키지 않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부리며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양아치에게 주변 사람들은 "가정교육 제대로 못 받았구나!!"라고 손가락질할 뿐이다. 추태를 기가 살아 있다고 표현하지 말자.
주변 사람들을 신경 안 쓰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은 기가 살아 있는 게 아니고 추태이며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고 조심히 행동하는 것은 기가 죽어있는 게 아니고 예의를 갖춘 것이다.[5] 예의범절 지키는 사람을 기가 죽어 있다고 표현하지 말자.[6]
이 사건을 두고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하면서 "선진국에서는 이런 일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이건 부모가 관리를 못하면 벌어지는 가정교육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만의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다. 유튜브 같은 동영상 사이트에서 RUDE CHILD[7]나 관련 단어로 검색해 보면 선진국이라고 그렇게 나을 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5. 관련 문서
[1] 아마 이쪽 역시 화장실에서 찬물로 응급처치 중이었던 걸로 보인다.[2] 디시인사이드 같은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CCTV 동영상에서 아이가 데였을 때 펄펄 뛰며 욕설을 했다는 헛소문이 퍼졌지만 영상에는 소리가 녹음되어 있지 않다. 모자를 비난하고 싶은 의도에서 나온 헛소문이다.[3] 첫 글을 작성할 때 아이가 다친 마음에 경황이 없어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걸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해도 도를 넘은 협박 표현('쌍방 과실이라 주장한다면 내 손에 뜨거운 국물 한 방울 흘리고 당신 딸 얼굴에 된장국 들이붓겠다')은 좀...[4] 심지어 이런 사건이 한국에서 벌어지면 일본의 혐한 사이트 같은 곳에서 저질 찌라시들을 잔뜩 생산해 외국에 뿌리므로 더 문제가 크다.[5] 더 나아가 나중에 자라서 사람들과 잘 어울릴 가능성이 더 크다. 어딜 가든 사람들은 추태를 부리는 사람보다는 예의바른 사람을 선택할 테니까. 아이든 아이 부모든 항의해도 소용없다. 그나마 교사라면 모를까 그것도 아닌 이상은 자신과 별 상관도 없는 남의 자식인 아이를 바르게 지도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 생판 남들은 바로잡고 충고해 주기보다는 그저 뒤에서 비웃으며 멀리할 뿐이다.[6] 만약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고 자랄 때까지 방치가 이어지면 그 아이는 '법 지키는 것=기 죽은 것. 법을 어기는 것=기가 산 것'이라는 식으로 생각이 굳어질 수도 있고 그때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자칫하면 부모는 아이를 잘못 키워 범죄자로 만들었다는 오명을 쓸 것이며 온갖 욕을 다 먹을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싫다면 잘 가르치자. 남에게도 피해가 가지만 결국은 자신에게도 피해가 돌아온다. 결코 남 얘기가 아니다.[7] 무례한 어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