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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7 12:12:17

고영근(파묘)

고영근
파일:파묘_영근.jpg
배우: 유해진
예를 갖추는 장의사
지관 김상덕과 함께 일하는 장의사. 대한민국 명인 인증을 받았고[1] 방송 출연도 여러 번 해서[2] 세간에 꽤나 알려진 인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까지 염했던 것을 큰 자부심으로 여긴다.[3] '의열 장의사'란 사무실을 운영하며 김상덕과 꽤나 오랫동안 일을 같이 해 와 막역하다. 그래서 그런지 풍수에도 약간 식견이 있는 모양이고, 개그이긴 했지만 마지막 장면을 보면 약간이나마 신기도 있는 것 같다.

의외로 개신교 장로다.[4] 종종 성경 구절을 외기도 하고, 사무실에 성경 구절이 적힌 액자를 걸거나 찬송가를 틀어놓기도 한다. 기독교인임에도 묫자리를 잘못 쓰면 부정을 탄다고 말하고 귀신, 무당, 굿 등의 미신적인 소재에 전혀 거부 반응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장의사로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그냥 받아들이게 됐거나 나이 들어서 입교하게 된 모양이다.[5] 그래서인지 사무실 유리창에 '종교 무관 환영'이라고 붙어 있다. 명인 장의사답게 온갖 종교에 맞춰 장례를 주관할 수 있는 모양. 영업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 개신교 신자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으나 작중에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돈을 밝히는 속물적인 면모가 있다. 동티나 살에 대해 알 만큼 알 사람이 묘 속에 있던 값나가 보이는 부장품을 슬쩍하고 교인들과 고스톱을 치기도 하며,[6] 도깨비불을 보고 넋이 나갔을 때도 돈 얘기[7]를 중얼댄다.

장재현 감독에 의하면 관객과 가장 가까이 있는 등장인물, 관객들을 안내해 주는 등장인물이라고 한다.[8] 그래서 현실적인 면모로써 돈을 밝히는 설정도 넣은 듯. 코미디 장면으로 긴장을 완화하는 역할도 제일 많이 한다. 관객들이 의문을 가질 만한 장면들도 이 인물이 대신 의문을 표하며 질문 혹은 답을 던지기도 한다.[9]

속물적인 면이 강하지만 그만큼 유연하다. 상덕의 일방적인 의뢰 거절로 싸움이 날 때 주인공들의 사이를 중재했고, 화장 관계자들한테 뇌물을 건네 의뢰자의 파묘 요구를 맞추는 등 행정 처리는 모두 영근이 도맡아 하고 있다. 또 인간적이고 의리있는 모습도 있다.[10]

소유 차량[11]의 차 번호가 '경기 40 바 1945'로 1945년 광복을 연상케 한다.

이름은 을미사변에 가담한 우범선을 처단했던 구한말 개화파 고영근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사람은 완전무결한 개화파이자 독립운동가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인물이다. 어쩌면 주인공 일행 가운데 속물적인 면모를 좀 더 강하게 보이는 것이 이걸 반영한 걸 수도 있다. 참고로 고영근은 명성황후의 능을 지키는 능참봉으로 재직하기도 했는데, 영근이 주인공 일행 중 가장 무덤에 얽힐 일 많은 직종인 것을 생각하면 절묘하다.

캐릭터는 실제 대통령들을 염했던 유재철 장례지도사에서 따왔다. 감독이 줄줄 쫓아다녔으며, 유해진 배역에 대해서도 사전에 들었다고. # 작중에서도 대통령을 염하는 전문가라는 설정인지 "대통령 염하는 고영근"이라고 자칭하는 대사가 있다. 유재철 장례지도사가 밝힌 바로는 작중에서 고영근이 부장품을 훔치는 장면이 억울하고 해당 장면을 본 자제(子弟)들도 실망했다고 한다.*



[1] 장의사 사무실 한켠에 명패를 비치해 놓았다.[2] 생생투데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장면을 캡쳐해서 액자로 걸어놨다.[3] 장의사 사무실 안쪽 벽면에 큼직하게 사진을 뽑아 놓았다. 시기상 김대중 대통령으로 추정된다.[4] 감독이 취재 중 처음 만난 장의사가 교회 장로님이었다고 한다.[5] 한국인 특유의 기복신앙 문화 때문에 사실 의외로 현실적인 설정이다. 실제로도 개신교인 중에선 독실하면서도 점을 보러 다니거나 이름이나 풍수지리 같은 무속신앙 내지는 미신에 민감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일반 대중 장년~노년층 대중을 대상으로 확장적 포교를 하다 보니 그전까지 절이나 신집에 가던 사람들이 그대로 교회에 가게 된 일이 생각보다 많아 생긴 일. 성경에서도 무당이 영혼을 불러내는 서술이 있긴 하다.[6] 말은 성경 공부를 한다면서 실제로는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 유해진의 대표작인 타짜 고광렬을 연상시킨다. 그래도 위급할 때 성경 구절을 중얼거리는 것을 보면 나이롱 신자는 아닌 듯하다. 저 '성경 공부한다'는 미국 교포 1세대에서 자주 보였던 광경이다. 타향생활의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여럿이 모여 고스톱을 치면서도, 자식들 보기에는 교육상 안 좋다 하여 겉으로는 성경 공부 모임이라고 둘러댄 것이다.[7] 본인 채무에 관한 이야기[8] 감독의 초창기 구상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유해진 배역 이후 유해진이 등장인물상에 대해 제안하면서 다듬은 것이라고 한다. 고영근 대사의 50% 가량은 유해진의 애드리브이며, 장재현 감독도 유해진의 명성을 알 만하다고 평했다.#[9] 영화 후반부의 주요 소재가 쇠말뚝인데, 현실에선 이미 신빙성 없는 것으로 치부되어 도시전설로나 남아있는 상황이라, 쇠말뚝의 존재를 강하게 주장하는 김상덕의 말에 '쇠말뚝 그거 99%가 토지측량용으로 만들어진 신빙성 없는 가짜인데 어떻게 그게 한국의 땅을 오염시키냐'라며 관객들이 던질 만한 의문을 대신 던져준다. 영화에서도 추상적인 의미의 쇠말뚝은 정말 존재하긴 했지만 도시전설로 흔히 알려진 쇠말뚝은 영화 마지막까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어쩌면 '실제 쇠말뚝 같은 건 존재하지 않지만 영화상에선 극의 전개를 위해 일본 제국이 아닌 일본인 개인이 만든 극소수의 쇠말뚝이 존재했다'라는 감독의 의도를 영근의 입을 빌려 대신 관객들에게 전달해준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10] 제2 막의 사건에서 상덕과 화림은 직업의식(풍수사/무당)과 가족의 안위가 달려있기에(딸, 태어날 손주/봉길) 참여했지만 영근은 이들과 의견이 다르고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는데도 결국 동료들의 의견을 따랐다. 그리고 상덕이 최종보스에게 죽을 위기에 처하자 몸을 던져 곡괭이로 공격하기도 한다.[11] 링컨 타운 카 운구 리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