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Mamihlapinatapais[1] / 마밀러삐나따빠이 / [mamiɬəpiːnataːpai]칠레 남부 티에라델푸에고 지역의 야간(Yaghan)족 원주민들이 쓰던 언어인 야간어[2]에 존재하는 명사 단어로, 세상에서 가장 간단명료한(succinct)[3] 단어로 여겨져 1994년판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뜻이 길다는 등의 소문도 인터넷에서 돌지만 기네스북에는 사전 편집자가 간단히 설명하기 힘든 '간명한' 단어로만 등재된 것이다. 19세기 말 영국의 언어학자이자 선교사인 토마스 브리지스(Thomas Bridges)가 이 단어를 길게 풀이한 것이 유명해졌는데 영어가 아닌 언어로는 사실 비교적 쉽게 풀이할 방법이 있으며 사실 한국어를 포함한 세계의 여러 언어에서 이런 현상은 흔하다고 한다.
2. 해석
mamihlapinatapai: (명) 서로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굳이 스스로 하고 싶지는 않은 일에 대해서 상대방이 자원하여 해 주기를 바라는,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하면서도 긴급하게 오가는 미묘한 눈빛. |
mamihlapinatapai | ||||
ma(m) | ihlapi | n | ata | pai |
재귀 접두사 | 어근[4][5] | 상태 접미사 | 도달 접미사 | 접미사[6] |
뜻 자체는 쉽게 말해서 '서로에게 필요하지만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일을 상대방에게 떠넘기고 싶을 때의 눈치게임' 정도로 이해가 가능하다. 즉, 뜻은 굉장히 길게 풀어 설명해야 하지만 의외로 일상생활과 상당히 밀접하고 해당 언어 문화권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종종 발견되는 상황이다. 조별과제에서 조장을 정할 때나 역할을 분담할 때 조원들 사이에서 오가는 미묘한 눈빛도 mamihlapinatapai의 일종이지만 사실 이 단어는 2명끼리에 한정짓는 것이므로 조별과제랑 완전히 들어맞는 건 아니다.
예시[7] |
3. 다른 언어에서의 유의어
- 한국어
속담으론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혹은 폭탄돌리기, 짬처리(책임전가) 정도가 가장 비슷하며 조장 할 사람?이나 눈치게임으로 이 뜻을 표현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짤이 퍼져 있으나 사실 애초에 이것은 단어도 아닌데, 이 구절이 함의하는 상황을 이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뿐이지 이 단어와 동일한 뜻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므로 동의어라 보기도 어렵다. 하나의 예시라고 볼 수는 있어도.[8] 게다가 이 단어는 두 사람 사이에서의 눈빛만 뜻하기 때문에 조장이나 폭탄돌리기 같이 사람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엄밀하게는 틀린 번역이다. 사실 한국어 눈치도 저맥락 문화권에서는 번역하기 어려운 개념의 단어[9]에 속하는 말이다. 책임전가도 일종의 한자들이 합친 합성어이지, 하나의 단어로 정의된 건 아니다.
- 일본어ネタ[ruby(振, ruby=ぶ)]り(명) 어떤 사실을 타인 앞에서 말하지 못하고 있을 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그것을 타인에게 말하게 되면 그게 나라고 자연스레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멍석을 깔아주다.
분해하여 설명하자면 ネタ(자신이 관련된, 자신이 관련되었다고 알게 하고 싶은 어떠한 일)를 振り(슬쩍, 흘림) 한다는 의미가 된다.
4. 기타
- 어떻게 보면 판도라의 상자와 반대되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누구나 하고 싶어하지만 절대로 일어나거나 해서는 안 되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을 비유할 때 쓰이고 이 문서의 단어는 누군가는 꼭 해야 하지만 그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일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서의 단어는 결국 하기 싫은 일을 떠넘기기 위해 서로에게 보내는 눈치를 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완전히 들어맞지는 않는다.
5. 관련 문서
- 감탄고토
- 강강약약
- 결자해지, 인과응보, 자업자득: 뿌리고 싶어 하면서 거두기는 싫어하는 것.
-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 고장난명
- 권력
- 나다싶
- 내로남불, 이중잣대
- 누가 칼들고 협박함?: 속으로는 누가 해주길 바라면서 누가 막상 시도하다가 실패하자 그 대상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데 악용할 수도 있다. 성공하면 '우리가 남이가' 식으로 들러붙어 꿀을 빨려고 할 수도 있다.
- 보상심리, 지금 너만 힘든 줄 아냐: 자기는 힘들거나 싫은 걸 하는데 남이 안 하거나 불평하니 부러움 내지 질투심이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 사회적 태만
- 손놈
- 양극화
-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 유체이탈 화법
- 이쓰쿠일: 거의 모든 상황과 개념을 명료하게 표현하기 위한 인공언어.
- 조별 과제: 해당 문서에 이 말 관련 예시가 있다.
- 책임전가
- 탁상공론, 탁상행정
- 피해자 비난
- 해줘
- 호의가 계속되면은,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1] 간혹 -pai 가 아니라 -pei 로 쓰기도 한다.[2] Yagán. 한국어처럼 계통상 친족어가 존재하지 않는 고립어에 속한다. 2022년 2월 16일 유일한 야간어 모국어 화자였던 칠레의 작가 크리스티나 칼데론(Cristina Calderón, 1928-2022)의 별세로 인해 야간족이 약 1600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 언어를 모국어로 삼는 사람은 없어졌다. 매우 심각했던 칠레의 원주민 차별로 인해 자손들은 야간어 대신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배우고 성장하게 되면서 2005년 이래로 유일한 화자가 되었다. 관련 뉴스 온라인 야간어 사전(영문)[3] 길게 뜻을 풀어 설명해야 할 대량의 정보를 한 단어 속에 알차게 집어넣었기 때문이다.[4]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혼란스러운 상태.[5] 이 단어도 뜻을 옮기기 애매한데 한국어 신조어로는 '뇌정지'에 가까운 단어이다.[6] '두 사람'을 나타낸다.[7] 등장 캐릭터들은 석양의 무법자에서 등장하는 이름 없는 남자와 투코와 앤젤 아이즈, 앨런 그랜트, 잭 스패로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로키, 짐 모리어티, 라푼젤 애니메이션의 라푼젤, 11대 닥터, 에이미 폰드, 징징이[8] 굳이 옮기자면 '필요성 책임전가 눈빛', '모르쇠' 정도가 될 것이다.[9] 이런 영어로 표현하기 힘든 단어가 한국어에 은근히 많다. 누나, 오빠 같은 호칭어나 존댓말의 어미, '있다'와 '없다' 같은 개념도 영어에는 한 단어로 표현 가능한 정확히 들어맞는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의 여러 언어에서는 유사한 표현이 존재하여 영어보다 쉽게 이 단어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