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의
Charge/Count Time BattleCTB는 특히 일본 RPG에서 쓰이는 턴제 전투의 발전된 형태로, 한 턴마다 한쪽 편의 모든 유닛이 1번씩 행동하는 라운드제를 과감히 포기하고 개별 유닛마다 속도를 따져서 각자 행동 순서가 오는 방식이다. 즉 시스템의 구조는 ATB에서 게이지가 차오르는 실시간적인 요소를 제거한 것에 가깝다.
2. 상세
그 특성상 민첩 계열 스탯이 굉장한 비중을 차지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자연스레 시스템을 메타적으로 활용해 이 턴 수를 좀 더 많이 확보하는 특수한 스킬 등이 굉장히 우대받는다. 단 대부분의 CTB 전투에선 예를 들어 스피드 255인 캐릭터가 스피드 3인 캐릭터의 85배나 많은 턴 수를 갖는 걸 막기 위해 어느 정도 상한선과 하한선을 제한해놓기 마련이다.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강력한 마법 주문이나 초필살기 등은 쿨타임 개념의 일종으로 대개 발동 후 다음 턴이 돌아오는 시간이 늦어지며, 약한 기술은 재깍재깍 턴이 돌아오는 경향을 자주 보인다. 게임 후반 즘에 가면 턴을 빨리 돌아오게 하는 대신 MP 등의 자원을 소모하는 업그레이드 된 평타 공격같은 기술들이 나와 이것만 사용하게 되는 플레이어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게 되며, 강하고 화려한 기술은 대개 턴 수가 밀려 강적에게 압도당하는 걸 막기 위해 어지간히 좋은 특전(예를 들어 방어력 무시 등)이 없지 않은 이상 그냥 천대당하는 일이 잦다.
3. 장단점
흔한 턴제 게임의 네 턴 내 턴 방식으로 번갈아 자기 편의 유닛을 모두 움직이는 것에 비해서는 현실적인 느낌이 들며, 유닛들의 성능도 체감하기 쉽다. 또 ARPG에 비해서는 더 전략적으로 진행 가능하다.다만 일반적인 라운드제 턴 방식 게임의 경우 자신의 턴이 오게 되면 모든 유닛이 할 수 있는 모든 패를 다 고려해보고 최선의 수를 찾는 방식인 것에 비해서는 한 번에 개별 유닛만 움직이게 되다 보니 다양한 유닛이나 스킬의 조합을 사용하기 힘들다. 가령 적에게 특정 상태이상을 거는 유닛과 그 상태이상이 걸린 적에게 추가 데미지가 들어가는 유닛이 따로 있다면 플레이어가 유닛의 행동순서를 정하는 일반 턴방식에서는 순서대로 사용해서 조합하면 되지만, CTB에서는 순서가 맞지 않아 다음 턴을 기다려야 하고 다음 턴에서는 상태이상을 건 적이 회복을 해버린다거나, 아예 죽어버린다거나 하는 등 상황이 바뀌어 이 조합을 쓸 수 없게 되는 어색함이 생길 수 있다.
같은 이유에서 개별 유닛의 성능에 게임플레이가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있다. 시너지가 잘 나는 유닛의 조합을 맞추기가 일반 턴제보다 어렵기 때문에 그냥 "범용적으로 강한 딜러", "범용적으로 강한 버퍼" 등이 쓰기 편하기 때문. ATB의 경우에는 턴게이지가 가득 차있어도 조금 더 기다려서 뒷순서의 캐릭을 먼저 조종하는 등 순서를 임의로 바꾸는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 있지만, CTB는 시스템 자체가 아군 캐릭터의 행동 순서를 정해놓았기에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단이 적어 캐릭터간의 궁합, 스킬간의 궁합보다는 상대적으로 개별 캐릭터의 강력함이 더 돌출되게 된 것.
4. 사용 게임
대부분 JRPG로, 사실은 소위 말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RPG에서 먼저 쓰였고 지금도 꽤나 자주 쓰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4.1. 확정 정지 ATB형
최초의 CTB 방식. 일정 시간마다 각 캐릭터의 스피드 능력치에 비례하게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ATB 게이지"에 해당하는 값이 차오르고 역시 일정 시간마다 전투에 참여하는 모든 유닛들의 게이지를 체크, 이 값이 일정 수치 이상 차 있는 모든 캐릭터가 게이지가 넘치는 순서대로 행동권이 주어진다. 행동 시 각 기술별(평타, 방어(대기), 필살기 등)로 깎이는 값이 다르고 이후 한쪽이 전멸할 때까지 계속된다.- 택틱스 오우거 (1995년 10월 6일)
데뷔작. 이 항목의 이름인 CTB는 원래 "Charge Time Battle"의 약자로 이 게임에서 처음 쓰였다. 만든 사람은 이토 히로유키와 마츠노 야스미. -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1997년 6월 20일)
택틱스 오우거의 CTB가 개선되어 투입되었고, 이후 스퀘어 에닉스 작 SRPG의 표준이 되었다. - 월드 오브 파이널 판타지 (2016년 10월 25일)
일단 UI만 보면 ATB이지만, 일단 게이지부터 CTB 타이머 마냥 하나로 통일되어있고, 본작의 웨이트 모드가 기존 본가의 그것과는 달리 아예 게이지가 차오른 순간 명령을 내릴 때까지 멈추므로 실질적인 CTB를 즐길 수 있다. 사실 내부적으론 FFT 계열과 같이 되어있는 셈이다. - 브레이블리 디폴트 2 (2021년 2월 26일)
WoFF처럼 ATB인 척 하는 CTB로 플레이 가능하다. 대신 게이지는 각 캐릭터마다 따로 표시된다. - 트라이앵글 스트래티지 (2022년 3월 4일)
FFT의 정신적 후속작인 만큼 당연히 동일한 시스템을 사용한다. 참고로 가장 빠른 캐릭터와 가장 느린 캐릭터의 스피드 차이가 작은 편이다 (각각 실수치 35와 20으로 최대 1.75배). 이 때문에 스피드 버프가 CTB 답게 매우 강하긴 한데 정작 턴 하나하나만 보면 뭔가 실감이 안 나는 희한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4.2. 틱(Tick) 누적형
아래 FFX부터 사용된 방식. 스피드 스탯 범위마다 자연수 틱(tick) 값이 정해져 있고, 글로벌 타이머가 1씩 진행되며 각 캐릭터에게 누적된 틱이 1씩 줄어드는데 0이 되는 순간 행동이 가능해진다. 턴이 돌아아 행동한 뒤엔 자신의 스피드 기반 틱에 해당 행동마다 정해진 보너스 및 페널티를 적용해 다시 누적시키고 이를 반복하게 되는 방식이다.확정 정지 ATB형과 달리 고정 틱 값을 게임 별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스탯 값을 후하게 줘도 턴 수 인플레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에 자신이 상대보다 몇배 더 빠른지 알긴 게임을 데이터마이닝하거나 가이드를 열람하지 않으면 힘들다.
- 파이널 판타지 X (2001년 7월 19일)
이 게임을 기점으로 일반 턴제 RPG에서도 사용되게 되었다. 이번엔 "Count Time Battle"의 약자로, 개수한 사람은 츠치다 토시로. 본작은 스피드 기반 틱에 기술 기반 틱을 곱하는 방식인데, 가장 빠른(170~255; 3틱)[1] 캐릭터는 가장 느린(1; 28틱) 캐릭터에 비해 고작(?) 9.33배 많은 턴만 확보할 수 있다. 당연하지만, 후반부에 스탯 노가다에 들어가면 스피드 170 찍기는 기본 오브 기본이다. - 디지몬 스토리 사이버 슬루스 (2015년 3월 12일)
FFX형 CTB가 통신대전에서 활용된 첫 사례. 특히 귀신같은 빠르기로 유명한 알포스브이드라몬이나 메탈가루몬의 악명이 엄청나다. 그 외엔 스토리 진행을 방어 무시 필살기를 지닌 디지몬에 스피드 훈련 100을 몰빵한 멤버들로만 끝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CTB 상의 스피드의 위엄을 느낄 수 있게 된다. - Pokémon LEGENDS 아르세우스 (2022년 1월 28일)
26년동안 너한대 나한대식 라운드제가 전통이었던 포켓몬스터 시리즈에 CTB 시스템이 도입된 첫 작품.[2] 스피드 기반 틱은 스피드 15 이하에서 14틱, 이후 스피드 상승 폭이 커지면서 1틱씩 줄어들다 최종적으로 스피드 402 이상일 때 5틱이 최고 아웃풋이며, 실제 스피드 값은 본가와 동일하게 플레이어와 NPC가 동일 타이밍에 행동 가능할 때 우선도를 가리는 데 쓰인다.[3] 본작 특유의 속공/강공 시스템의 경우 강공은 단순하게 다음 자기 차례가 돌아올 틱에 보통 +5를 더해 느려지며, 속공은 특이하게 자신을 대상으로 한 기술은 자기 틱을 줄여주고 적에게 쓰는 기술은 적의 틱을 보통 +3 정도 늘려 늦추는 식으로 구현되었다. 본가의 선공기는 공격기 계통이지만 예외적으로 자기 틱을 무려 -4나 줄여준다 (즉 틱 수를 1로 만들어버린다).[4]
상대 포켓몬이 스피드가 빠를 경우, 배틀 시작하자마자 얻어 맞은 뒤에 커맨드 창이 열리므로 기존 포덕들은 본가에선 느낄 수 없었던 불합리함(...)을 느낄 수 있다. 대신 야생 포켓몬 등의 뒤통수를 치면 선제권을 가질 수 있다.
4.3. 미분류 & 기타
- 궤적 시리즈
- 도나도나 같이 나쁜 짓을 하자
- 마녀의 샘
- 마리오&루이지 RPG 페이퍼 마리오 MIX
해당 시리즈 중 최초이자 현재로선 유일한 사례. 전작들에서의 스피드 스탯은 DQ 스타일로 선후공만 따졌다. 모 양덕의 테스트에 따르면 스피드를 최대치인 999로 올리면 후반부 보스 중 하나인 스포일러 상대로 3번 때리고 시작할 수 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전작들의 선공 여부에 "스피드가 높으면 행동 횟수가 다수 추가"[5]가 붙은 것에 가까워서 "스피드의 영향력이 큰 턴제 배틀 시스템"이라는 넓은 의미에서만 CTB라 할 수 있다. - 밴티지 마스터 시리즈
- 붕괴: 스타레일
- 사가 시리즈
원래는 CTB가 아니었으나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CTB로 바뀌어 2024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타임라인 배틀'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 용과 같이 7: 빛과 어둠의 행방, 용과 같이 8
CTB가 고유명사라 CTB라는 이름 대신 '라이브 커맨드 RPG 배틀'로 이름을 붙였다. CTB 베이스에 각종 환경 요소나 추가 커맨드 입력을 넣은 전투. - 제노사가 시리즈
FFT, WoFF와 같은 개별 유닛 게이지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다. - 팬텀 브레이브
4.4. 번외: TRPG
보통 턴제의 근원인 TRPG에서도 이런 시스템을 쓰는 경우가 있다.- Basic Roleplaying: 옵션 룰이긴 하지만 DEX가 6 이상이고 숙련도 100% 이상인 스킬을 굴릴 경우 DEX - 5n 마다 해당 스킬로 추가 행동이 가능하다. 인간 한계인 DEX 21이라면 21, 16, 11, 6, 1 타이밍에 총 5번 행동 가능하다.
- Exalted: 데미갓들을 플레이하는 TRPG 룰. 각 액션마다 틱 수가 정해져 있어 가장 엄밀한 의미로 CTB를 구현하고 있다.
- HackMaster: AD&D 패러디에서 출발해 매우 그리티한 레트로클론으로 완성된 룰이다. 무기의 무게 등 여러 요소에 영향받아 모든 액션의 후딜이 결정되는 식으로 구현되어 있다.
- HERO System (Champions): GURPS와 포인트바이 끝판왕 자리를 양분하는 슈퍼히어로 등 하이레벨 특화 TRPG 룰. 부가 능력치로 DEX와 별개(5판까지는 연동되었다)로 Speed 스탯 (기본 2, 최대 12) 만큼 한 라운드마다 행동할 수 있다. 대신 이 게임은 행동할 때마다 END(스태미나를 표현)가 깎이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화력을 퍼붓거나 하면 뒤가 없어지는 사태가 터질 수도 있다.
- Splittermond
5. 관련 문서
[1] 170보다 많은 스피드는 완전히 의미가 없는 건 아니고, 첫번째 턴에 선공을 가리는 보너스 값을 산출하는 데 쓴다.[2] 정확히는 게임 프리크가 제작한 포켓몬스터 시리즈 기준이다. 외전으로 가면 실시간 액션으로 전개된 포켓몬 시리즈(포켓몬 레인저,폭권 등)는 꽤 있었다.[3] 노력 레벨 10 기준으로 기본 5틱 스피드를 달성할 수 있는 건 스피드 역보정 성격이면 히스이 붐볼만, 성격 무보정이면 쥬피썬더와 크로뱃, 스피드 보정 성격일 경우 포푸니라, 다크라이, 후딘, 포푸니크, 오리진폼 펄기아, 그리고 아르세우스만 존재한다.[4] 그래서 아르세우스, 크로뱃, 포푸니라, 포푸니크 등이 쓰는 전광석화는 정말 눈이 돌아가게 빠른 걸 볼 수 있다.[5] 그래서 마리오 팀도 상대도 스피드 값이 높을 경우 각각 자기 턴에 여러번 우르르 행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