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護具각종 투기에서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입는 장비. '보호구'로 이해하면 편하다.
2. 종목별
2.1. 태권도에서의 호구
기타 격투기에서도 시합이나 연습시에 선수 보호를 위해 착용하는 보호구를 태권도에서도 시합에서의 착용이 공식 룰이며 구성은 연맹이 공인한 도복, 몸통 보호대, 머리 보호대, 샅보대, 팔보호대, 다리 보호대, 장갑, 전자감응양말(전자호구 사용 시), 마우스피스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태권도 관련 공식문서에는 한국어로는 보호구, 영어로는 protector로 표기되어 있다. 호구라고 부는 것은 비공식 축약 단어. 다만 한국인들이 하도 호구라고 써서인지 외국인들도 hogu라고 많이쓰고 영문 위키백과에도 hogu라고 올라가 있다. 편파판정을 막기 위해 전자호구를 도입하기도 했으며 이젠 포기했는지 WT 공식 문서에서도 한국어로는 전자보호구 대신 전자호구라고 쓴다.2.1.1. 몸통보호대
WT 태권도의 가장 기본적인 보호장비. 머리보호대나 샅보대 없이 겨루기를 할 순 있지만 몸통보호대 없이 겨루기를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건데, 이거 입고 맞아도 아프다. 어릴 때 태권도장 친구들끼리의 장난에 가까운 킥을 기억하던 사람들은 사범급의 강력한 킥을 몸통보호대 너머로 맞았을 때 그 숨멎을 것 같은 고통에 충격받기 일쑤다. 무엇보다 몸통보호대는 갑옷이 아니다!
복싱의 권투글러브, 유도의 매트+낙법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한 지점에 집중적으로 가해지는 충격을 넓은 범위로 분산시키고, 맨몸에 충격이 전달되는 시간을 늦춰서 몸이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을 감당 가능한 충격으로 바꾸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갈비뼈나 근육 쪽에서 막히고 끝날 충격이 척추나 내장까지 전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권투글러브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물론 타격점에 닿는 면적이 비교적 좁은 권투글러브와는 달리 태권도 몸통보호대는 신체에 닿는 면적이 매우 넓어서 상체 전신에 충격이 골고루 분산되기 때문에 복싱 펀치드렁크급의 위험한 사태는 벌어지지 않는다. 아프긴 더럽게 아파도 안전하기도 엄청 안전하니 걱정하지 말자.
하지만 2010년 강원도 고성에서 한 중학생이 겨루기 중 복부에 돌려차기를 맞아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을 보면 충격을 아무리 분산시켜 봤자 결국 발차기는 발차기일 뿐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는 걸 알 수 있다.[1] 참고로 동체급 겨루기였고, 몸통보호대를 포함한 안전장비도 다 갖춰진 상태에서 한 겨루기였다고 하니 복싱의 펀치드렁크급은 아니지만 태권도에서도 이러한 안전사고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으며, 몸통보호대가 충격을 전부 흡수해 줄거라 믿으며 복부단련을 소홀히 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뭔가 모던틱한 비주얼과는 달리 의외로 엄청 오래된 물건이다. 동네마다 초가집들이 널려 있던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니 말 다 했다.[2] 최초의 몸통보호대였던 '방구대타(防具對打)'는 1962년 조선연무관 공수도부 창설자 전상섭의 친동생인 전일섭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는데, 길이 7cm, 너비 2cm의 대나무 조각들을 촘촘히 엮어서 광목 재질 커버로 감싼 상당히 전근대적인 스타일 물건이었다. 뭐 맨몸으로 맞는 것보단 낫긴 했겠지만... 맞는 쪽도 아프고 때리는 쪽도 아프고 심지어 때리는 쪽은 맨몸에 때릴 때보다 부상을 더 심하게 입었다고 한다(???). 선수가 가격할 때마다 손발에 피가 나서 보호구가 피투성이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거기다가 착용감도 최악이고 너무 무거워서 태권도 특유의 몸쓰임과도 어울리지 않았다. 결국 1970년대 초반부터 PVC 재질 커버에 EVA 스펀지패딩을 단단하게 채워넣은 현용 몸통보호대가 등장하며 저 흉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보면 알겠지만, 태권도의 스포츠화와는 별개로 도입된 것이다. 즉 무도로서의 태권도가 남아 있던 시절의 필수 보호장비였던 것이다. 실제로 정국현이나 이동준 같은 선수들이 활약하던 1970년대 당시엔 선수들이 머리보호대, 손목보호대, 발목보호대 하나도 없이 오직 도복에 몸통보호대와 샅보대만 하고 격렬하게 치고받는 태권도 경기들을 볼 수 있었다.###
참고로 태권도의 몸통보호대는 양면 색이 다르다. 따라서 한 개를 구입해서 청, 홍 모두 쓸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이다. 여담이지만 초창기의 몸통보호대는 순수 흰색이었고, 몸통보호대에 청홍 색이 입혀진 건 겨루기를 할 때 선수들이 구분이 되지 않자 컬러도복을 도입해야 하나 말아야 되나 하는 상황까지 오자 당시 태권도 관계자들이 태권도의 흰 도복을 못 잃어서(...) 대신 몸통보호대에 청홍 색깔을 도입했다는 얘기가 있다...
1980년대의 몸통보호대.
1990년대의 몸통보호대.[5]
어깨 부분의 경우 2000 시드니 올림픽까진 그냥 앞치마 어깨부분같이 생겼었지만 2004 아테네 올림픽부턴 특유의 견갑같은 형태로 바뀌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2.1.2. 머리보호대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에 진입하기 위해 IOC의 요구사항에 따라 1986년 안전을 위해 도입한 보호구. 즉 태권도라는 격투기를 하기 위해 꼭 있어야 되는 건 아니다.[6] 아무튼 아마추어 스포츠에선 안전을 위해 필수이다. 복싱의 헤드기어와 똑같다 보면 된다.[7] 참고로 최근에 아마추어 경기에서조차 헤드기어 없이 경기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복싱과 마찬가지로, 태권도 또한 2013년에 머리보호대가 시야가 좁아서 시야가 넓어야 하는 태권도 운동원리에도 맞지 않고, 충격이 흡수되어서 KO도 잘 나오지 않는다며 머리보호대를 폐지하고 (70년대처럼) 몸통보호대만 한 채 겨루기 경기를 하자는 의견이 제기된 적 있었으나 당연히 위험하다며 기각되었다(...).
에어쿠션 폼패딩이 내장된 폴리우레탄 재질로 된 헤드기어이다. 일반적인 복싱 헤드기어와는 다르게 생겼는데, 태권도 특성상 시야가 넓어야 하고 내려차기 동작 때문에 정수리도 방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 특유의 디자인이 원숭이같다며 혹평한다(...).
2.2. 검도에서의 호구
투니버스에서 디지몬의 코테몬을 호구몬으로 번역한 경우도 있는데, 사실 코테는 손목 보호대인 호완이다.
호구는 일본에서 무사들이 고류검술을 수련하면서, 가타와 발도술 수련이 해결할 수 없는 실전 연습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서 개발되었다. 일도류의 경우, 목검에 맞아도 다치지 않는 두꺼운 장갑을 사용하기도 했고, 신카게류의 경우, 대나무를 세로로 쪼개고 그 위에 가죽 주머니를 덮어서 사용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가 아는 머리, 몸통, 손목을 보호하는 호구의 등장 시기는 17세기로 추측하고 있다. 보통 현대 검도만 호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대 검도가 호구 수련의 비중이 엄청나게 높아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뿐, 에도 시대에 등장한 유파들 중에 호구를 사용하는 유파들도 많다. 검술 유파 외에도 나기나타에서도 사용한다. 다만 나기나타 호구는 검도 호구와는 약간 다르게 생겼고, 특히, 발목 공격이 있기 때문에 발목에도 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이외에도 창술, 총검도 등에서도 사용하며, 심지어 사슬낫에서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머리에서부터 몸통 아래쪽 순서로 얼굴을 보호하는 호면, 갑, 갑상, 그리고 손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호완이 있다.
어느정도 검도의 기본기를 익힌 후 착용하게 된다. 실제로 호구를 입어보면 호면 때문에 시야범위가 확 줄고, 소리도 잘 안 들리며 입도 크게 벌릴 수가 없다.
검도에 입문하는데 있어 금전적인 첫 난관이다. 중고나 싼 미싱호구(소가죽 호완 등등)는 그나마 저렴한 편이지만 쓸만하고 저렴한 새 호구를 사려면 도장 커미션 없이 최소 30만원 이상이 들며, 수제호구라면 100만원 이상으로 넘어간다. 보통 실속있게 구매하려면 호면, 갑, 갑상은 저렴한 걸로 하고, 호완만 사슴가죽을 쓴 좀 좋은 녀석으로 사는 편.[10] 선수들은 호완의 길이가 짧은 것을 구입하여 타격 부위를 감소시키지만, 선수가 아니라면, 보호 면적이 넓은 호완을 사도록 하자. 팔을 정말 비싸게 좋은 걸로 맞추려면 수제호구에 티타늄 면금(보통은 두랄루민 면금을 쓴다.), 대나무 도 아니면 좀 더 레벨을 올려서 가오리 가죽 도(보통은 플라스틱 도), 사슴가죽 무네 등등. 여담으로 저시력자 검도 수련자를 위한 검도용 안경도 있다. 다만 잘만 쓰면 보통 스포츠 안경으로도 대체 가능.냄새나기로 악명이 높다. 여름에는 곰팡이가 피기도 하고 오랫동안 세탁하지 않은 호면에 허옇게 소금기가 올라와 있는 경우도 있다. 다만 호구 자체가 세탁이 쉽지 않은 물건이라 알코올 묻힌 솜으로 잘 닦고 그늘에 말리는 정도나, 제습기로 버틸 수밖에 없는 편. 저렴한 호완의 경우, 세제를 푼 물에 담가놓았다가 건조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냄새가 안 나고, 세척 가능한 신소재 호구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호구를 쓰면 아프지 않겠지!' 하고 자신만만해하는 초보자들이 많다. 현실은 손목의 경우 쓴건지 안쓴건지 구분이 안갈때가 많다.[11] 아, 그렇다고 안 쓴채로 맞으면 차원이 다른 고통을 느끼는거고. 손목 방어구인 호완의 경우 팔뚝과 손 부위는 두텁지만 손목은 움직이는 부위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두께가 얇다. 문제는 이 손목 부위만 유효 타격 부위라 맞지 않는 곳은 방어구가 두터운데, 정작 맞는 곳은 얇은 아이러니 함이 있다. 때문에 맞으면 더럽게 아픈데, 제대로 손목을 맞으면 손에 전기가 흐르는 듯 한 짜릿한 통증과 함께 힘이 풀리면서 들고있던 죽도를 놓치기도 한다.[12] 또 가끔 상대의 공격이 빗나가서 호구 안입은 곳에 작렬하는데, 팔뚝은 시꺼멓게 멍들어서 족히 며칠은 가고, 허리치기 빗나가서 겨드랑이를 맞으면 일순간 눈앞이 깜깜해지며 숨이 안 쉬어진다. 최대한 맞지 않도록 열심히 훈련하자. 반대로 초심자의 죽도를 받는 유단자의 고통도 크다. 정해진 부위를 '통' 소리가 나는 정도로 때려야 되는데, 초심자들은 있는 힘껏 때리는 경향이 있어서, 퍽 소리와 함께 엄청난 고통이 동반한다.[13] 전술한 겨드랑이 때리기도 몸통 치기에 익숙지 못한 초심자가 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가끔씩 남성들의 성기능에 위험한 경우도 있다.) 호구를 입었으면, 정확한 타격 치는 것과 타격을 받아주는 것, 둘 다 익숙해져야 한다.
다만 검도에서는 일본식 발음인 bōgu라고 부르는 듯하다.
별의 커비 시리즈의 등장인물인 메타 나이트의 모티브가 바로 이 호구라고 한다. 또한 1975년에 나온 슈퍼전대 시리즈인 비밀전대 고레인져 73화에서 등장하는 흑십자군의 가면 괴인인 검도 가면의 모티브가 검도 선수를 본뜬 모습을 하고 있다.
3. 관련 문서
[1] 다시 한번 말하지만 태권도 발차기의 그 가공할 파워가 몸통보호대에 흡수되어 없어지는 게 아니다. 타격점에서 끝날 충격이 내장과 뼛속까지 분산되어서 전달되는 것이다.[2] 초가집은 한국에서 1970년대까지도 흔했던 가옥 양식이다.[3] 상술했듯 몸통보호대를 차고 한 대련에서 사망사고가 벌어진 적도 있다! 아무리 실전에 가까운 훈련이 중요해도 사람 목숨보다 중요할까?[4] 오히려 뇌손상 때문에 헤드기어를 벗기는 분위기이다.[5] 보면 알겠지만 머리보호대 디자인도 지금과 상당히 다르다.[6] 극진공수도는 맨머리에 하이킥 열심히 하면서도 문제 없이 생활체육으로 잘만 운영되는 걸 생각해 보자. 인간의 두개골은 뇌를 보호하는 만큼 굉장히 튼튼하며 발은 주먹과 달리 뼈가 맨살에 직접 닿는 구조가 아니다.[7] 허나 상술했듯 태권도에서 복싱의 권투글러브에 해당되는 건 몸통보호대다.[8] 고단자가 될수록, 칼날의 길이를 최대한 이용 할수록 죽도의 칼날 끝(킷사키 : 切っ先) 위주로 난다.[9] 죽도의 날끝이란 죽도끝에 붙어있는 선혁과 죽도날에 있는 중혁 사이를 말하며 유효격자, 또는 격자부라 한다.[10] 그래도 부담되면, 면장갑을 끼고 그 위에 호완을 쓰는 방법도 있다.[11] 난 진짜 아픈건 싫다! 난 손목이 약하다! 하는 사람들은 손목보호대를 따로 파니 시중에 검색을 해 사도 된다.[12] 이때문에 약속대련 때 손목만큼은 맞는 순간 죽도를 슬쩍 올려 막거나, 손을 약간 돌려 두꺼운 부분으로 대신 맞기도 한다. 몇대 맞다 보면 요령이 늘고, 상대를 배려해서 일부러 그렇게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석은 그냥 맞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보다 상급자에게 이런 야매짓을 하는 것은 꽤 무례하게 여겨질 수 있다. 친한 상대, 혹은 훨씬 하급자인 상대에게만 눈치껏 하자.[13] 일명 도끼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