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재혼 황후의 등장인물 하인리 알레스 라즐로의 비판점을 정리한 문서.2. 작품 내적 문제
2.1. 악역과 다를 바 없는 인성
상식이 일반적이지 않고 소름끼치는 측면이 있다. 대표적인게 바로 크리스타에 대한 보복. 크리스타는 하인리와 나비에와의 결혼식 다음 날에 엄연히 시동생인 하인리를 상대로 스캔들을 일으키는 만행을 저지르고 이로 인해 자신의 평판이 바닥으로 추락하자, 하인리에게 본인을 정부로 삼으라고 요구하며 뻔뻔하게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기 때문에 컴프셔 저택으로 쫓아낸 것까지는 어느정도 정당성 있는 처벌이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하인리는 명색에 자신의 형수이자 서왕국의 선왕비였던 크리스타를 컴프셔 저택에 감금시킨 걸로도 모자라, 식사 및 생필품마저 모두 개구멍을 통해 지급하며 짐승 취급을 당하게 만드는 만행을 저질렀다.[1] 심지어 감금되어 있는 크리스타에게 아버지인 즈멘시아 노공작이 그녀를 버리고, 조카들을 살리기로 결정했다고 조롱하는 편지까지 보내며 막타를 날렸다.[2] 정작 하인리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크리스타가 자살하자 심심할까봐 놀잇거리도 넣어드렸고, 같이 지낼 친구도 넣어드렸고, 좋아하는 음식도 종류별로 가져다 드렸는데다, 저택도 넓었는데 갑자기 왜 자살한 거냐며 도리어 크리스타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한다. 맥켄나가 아버지인 즈멘시아 노공작에게 두번이나 버림받은 충격 때문에 그런 게 아니겠냐고 추측하자, 오히려 "그러니까 이해가 안 된다고. 한 번 버린 아버지가 두 번 버릴거라곤 생각 못 해봤나?"라며 크리스타의 자살을 비웃기까지 한다. 심지어 크리스타의 사망에 별다른 애도나 슬픔어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뻔뻔하게 대하는 걸 넘어서, 아예 크리스타의 유언장을 조작한 뒤 그걸 위로랍시고 유가족들에게 보내는 만행을 저지른다.[3] 물론 크리스타가 먼저 하인리를 유혹하려는 만행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뻔뻔하게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고 그 친정인 즈멘시아 공작가도 후안무치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녀가 자신의 형수이고 선왕의 배우자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하인리의 행동은 크리스타를 잘 보살펴달라던 워턴 3세의 유언마저 어기고 형의 뒤통수를 친 것이나 다름없다.동대제국을 침략하는 계획을 나비에를 위한 행동이라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비상식적인 자기 포장이다. 그리고 태교 시에도 아기도 사람을 칼로 찌르면 피가 나오는 건 알아야 한다느니, 아기가 칼로 사람을 찌르는 게 뭐가 나쁘냐느니, 자기는 다섯 살 때 진짜 검을 갖고 놀았다느니하는 발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어떻게 보면 이건 빼도박도 못할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적 발언이다. 작가는 이걸 낭만적이거나 귀여운 장면처럼 묘사하고 연출했지만, 실상을 객관적으로 보자면 말 그대로 성격파탄자이며, 인간 말종에 사이코패스에 불과하다.
팬들 중에는 소비에슈의 불륜남 캐릭터성에 대비되는 캐릭터로 하인리와 카프멘을 꼽는 시각들이 많다. 사실 내용을 잘 따져보면 하인리와 카프멘 모두 소비에슈의 완벽한 대립항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당시 동대제국의 황후로 엄연히 유부녀였던 나비에에게 성애적 감정을 품고, 의도적으로 접근하며 그녀를 유혹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소비에슈와는 다른 의미로 불륜남인 것이다. 하인리는 심지어 나비에의 침실에 새로 위장해서 들어가기까지 했다. 그녀가 남의 아내인 시절에.[4] 즉, 하인리는 사기를 쳐서 남의 집 유부녀를 속이고 남의 집 침실에 들어왔다는 말이 된다.
2.2. 내로남불적인 언행
게다가 어떤 의미에서는 소비에슈보다 질이 더 나쁘다. 소비에슈의 불륜은 적어도 그가 사는 세계관, 시대와 지역의 관습, 법,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인리의 행동은 중세의 기준으로 봐도 질이 나쁘다. 그리고 세계관 내에서 허용되는 행동도 아니었다. 실상 작가는 소비에슈의 불륜은 비판적으로 서술하면서, 그보다도 질이 나쁘다고 할 수 있는 하인리와 카프멘의 행동은 관대하게 넘어가는 스토리를 쓴 것이다.거기다가 나비에 앞에서 소비에슈를 "소비에슈 개새끼"라고 대놓고 모욕을 일삼기까지 했다.[5] 이거 엄연히 정신나간 짓 맞다. 아무리 상대가 싫다고 한들 외교적으로 대하는 게 기본 상식이다. 게다가 외교적으로 문제가 되는 발언이다. 더 큰 문제점은 당시의 하인리는 엄연히 서왕국의 사절단 대표이자 왕자 신분에 불과한 반면, 소비에슈는 명백히 동대제국의 황제 신분이라는 것이다. 즉, 하인리는 서왕국의 사절단 대표이자 왕자 신분으로 감히 동대제국의 황제인 소비에슈를 "소비에슈 개새끼"라고 대놓고 모욕한 것. 이게 문제가 되는게 자칫 잘못하면 서왕국이 동대제국을 대놓고 능멸하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는 일이였다.
가장 문제점은 나비에에게 흑심을 품고 그녀를 유혹하기 위해서, 이딴 정신나간 망언을 지껄였다는 점이다. 누누히 말하지만 당시의 하인리는 서왕국의 사절단 대표이자 왕위 후계자였다. 명색이 사절단 대표이자 왕위 후계자라는 사람이 남의 나라 유부녀, 그것도 제국의 황후인 사람에게 흑심을 품고, 유혹하기 위해 그 당사자의 앞에서 남편인 사람을 대놓고 모욕한 것이다. 당연하지만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이딴 짓은 절대 안 하는데다가, 서왕국의 사절단 대표이자 왕위 후계자라는 작자가 할 짓이 절대 아니다. 즉, 하인리는 사절단 대표로서도, 왕위 후계자로서도,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아예 완벽하게 실격이다.
심지어 하인리는 동대제국과의 전쟁을 계획했고 마력 감소 현상을 심화시킨 주범이다. 동대제국과 전쟁으로 발생할 어마어마한 피해는 소비에슈의 치정극이 애교로 보일 정도이며, 나비에 본인의 가문이 동대제국에 속해 있고 동대제국의 백성을 외면할 정도로 나라에 정이 떨어진 것도 아니기에 전쟁을 감행한다면 당연히 마찰을 피하기 힘들다. 하지만 나비에의 임신 축하 파티에 참석한 에르기와 자신과 에르기가 진행하던 계획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의 내용으로 보면 애초에 정복 전쟁을 노린 건 아니라고 한다. 설령 동대제국을 상대로 전쟁을 하려고 했다고 해도 나비에를 자신의 왕비로 맞이했던 시점부터 이를 포기해야했던 상황이기도 했다.
그런데 작중 내용을 보면 하인리가 왕자 시절부터 부하들을 모으고 아주 오랫동안 이 전쟁을 계획했는데, 여기서 포기하면 그동안 고생한 부하들은 대체... 사실상 그동안의 노력을 완전히 시간낭비로 만드는 것인지라 자기 지지세력을 제대로 엿 먹이는 짓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게 미화를 해도 이건 결국 타국 여자에게 홀려서 자기 성욕과 낭만 때문에 대사를 망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작중에서는 작가가 맥켄나의 입을 빌어 하인리의 부하들이 오히려 하인리를 이해해주고 알아서 먼저 스스로 포기해주는 전개를 보여주는데, 솔직히 아무리 봐도 이건 지나치게 편의주의적이고 작위적인 억지 스토리다.[6]
2.3. 지나치게 잔인한 정적 처리
게다가 크리스타와 즈멘시아 공작가에게 저지르는 보복도 비록 당사자들이 먼저 잘못한 거라고 해도 너무 지나치게 과하고 잔인한 측면이 있다.[7] 아니, 애초에 처음 크리스타와 나비에의 갈등이 시작되었을 때의 대응방식부터가 문제다. 이에 대해 작가는 '크리스타가 선왕비라서 함부로 할 수 없었다'는 식으로 묘사하는데 그렇다면 설득과 협상을 통해, 부드럽게 갈등을 풀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했는데 작중에서 하인리는 그런 모습을 일체 보이지 않았다. 그냥 처음에는 크리스타에 대한 모든 처우를 나비에한테 일임하다가, 때가 되니까 자신이 직접 크리스타를 잔인하게 박살내는 장면만 있다. 이게 대체 선왕의 유언을 존중하는 작자의 행동인지 심히 의심스러울 정도다.정말 하인리가 자기 형의 유언을 존중하고 자기 형수를 잘 대해줄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크리스타와 즈멘시아 가문과 대화 시도를 열심히 해서 부드럽게 달래고 설득하려는 노력이라도 했어야 한다. 그러나 하인리는 끝까지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 그냥 귀찮은 짐덩어리처럼 여기고 멀리하다가 아주 철저하고 잔혹하게 절망시키고 짓밟고 괴롭히기만 한다.[8] 확실히 원인 제공은 크리스타와 즈멘시아 가문이 했지만 관계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악화되어서 불구대천의 원수가 된 것은 하인리의 책임이 더 크다. 이쯤 되면 아예 처음부터 자기 형의 유언을 존중할 생각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된다.[9]
결국 크리스타의 자살에 대한 진상을 알게 된 즈멘시아 공작이[10] 임신한 나비에 위로 떨어져 사실상 자폭이나 다름없는 자살 테러를 감행하였다. 그 결과 나비에는 임신한 상태로 혼수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사실상 하인리의 무분별한 행동이 아무 죄없는 나비에게까지 피해를 입힌 셈. 심지어 즈멘시아 공작이 자살하기 직전에 하인리 황제가 선왕비 크리스타를 감금 후 살해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서대제국 내에는 물론, 외국에까지 보내면서 자신이 크리스타에게 저지른 만행이 외국에까지 일파만파 알려지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났다. 이렇게 자신의 잘못된 대처로 죄 없는 나비에의 목숨까지 위협받자 보복한답시고 즈멘시아 노공작을 처참하게 고문하며, 그에게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게 된 아들 즈멘시아 공작의 시체를 강제로 먹이고 아예 즈멘시아 공작가 전체를 멸문시킨다. 어떻게 보면 누군가의 동생, 형제로서도 최악의 인간.
상술했듯 하인리의 지나치게 잔인한 정적 처리 방식은 그 나비에마저 대놓고 지적하고, 서대제국을 방문한 성자 역시 "피를 불러오는 황제"라고 말할 정도로 도를 넘어섰다.
심지어 외교적인 안목이나 상식도 매우 의심된다. 우선 동대제국에 있을 때, 남편에게 불륜 상대가 있었는지는 둘째 치고서라도 엄연한 유부녀였던 나비에에게 성애적 감정과 목적으로 접근하고 속이고 유혹한 일부터가 그런데, 이때 하인리는 엄연히 공식적으로 서왕국을 대표하는 외교 사절단의 대표였다. 만약 한국에서 보낸 외교 사절단 대표가, 파견된 나라의 국가 정상의 영부인을 유혹하는 짓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게다가 하인리는 왕족이었고, 서왕국의 사절단 대표로서 동대제국에 간 그 시점에서 자기 나라 왕의 친동생이었고 실질적인 왕위 후계자였다. 그런 사람이 타국에 외교 사절로 가서 한 짓이라는 게 그 나라 군주의 아내에게 수작질하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나라 망신시키는 짓거리다.
나비에를 위해 대신 복수한답시고 편지가지고 함정을 파서 라스타를 골탕먹이는 짓거리도 외교 사절이 할 짓은 아니었다. 물론 먼저 자기가 편지의 주인이라고 사기치려고 한 건 라스타지만, 그게 거짓이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면 외교 사절로서 하인리가 할 행동은 마땅히 사기극을 처음부터 단박에 끊어내고 그 상황 자체에서 바로 벗어나는 것이어야 했다. 이런 사건이 있을 경우 외교문제로 규정해 외교적 책임을 물어서 조용하게 해결해야하는 것이 맞는데도 불구하고, 도리어 사칭을 한 당사자를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시키는 것도 모자라 공개적으로 밝혀서 해결하기를 요구했으니 한 나라의 왕위계승권자이자 사절단 대표라는 작자가 할 짓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하인리는 제 딴에는 나비에를 위한답시고 일부러 속은 척을 해서 함정을 파고 라스타를 공개적으로 망신시켰다. 팬들이야 여주를 위한 행동이라고 사이다라며 좋아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당장 이 인간을 서왕국으로 소환해서 곤장치고 벽지로 유배보내도 할 말 없을 정도의 엄청난 추태다. 외교 사절로 왔으면서 남의 나라 황실 집안 사정에 왜 끼어드는가? 당연히 말이 안 된다. 남의 나라 군주의 정부를 일부러 함정에 빠트려서, 그 나라 군주의 심기를 상하게 만들고 갈등을 빚고 말다툼을 하고 신경전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 신경전은 국가 간 외교 협상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나랏일을 주제로 해야 하는데 쓸데없이 남의 나라 황실과 막장 치정극스런 사적인 다툼을 벌였다.[11] 심지어는 소비에슈가 장식용 예검을 빼들어 '내 여자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결투를 신청하지만 오히려 "내가 여기서 폐하를 죽여도 무사히 나갈 수 있다면, 그 결투 받아들이겠다"고 대꾸하고서 소비에슈와 결투를 벌이려고하기까지 했다!!![12][13]
당연히 하인리는 이 일로 맥켄나에게 호되게 질책을 당했다. 맥켄나의 말대로 아무리 라스타가 하인리를 작정하고 속였다고 할지언정 그것은 소비에슈와 마찰을 빚으면서까지 충돌할 일이 아니다. 설령 문제라고 한들 그것은 동대제국 황실 집안 사정이지, 서왕국의 왕위계승자인 하인리가 끼어들 일이 아니다. 거기다가 하인리가 한 행동은 명백히 동대제국 황실의 집안 사정에 참견한 꼴이다. 더욱이 하인리는 서왕국 현 왕의 동생이자 왕위 계승서열 1위인 왕위 후계자이며 서왕국의 사절단 대표로서 온 것이다. 사절단 대표로 왔다는 작자가 사사로운 일으로 강대국 황실의 집안 사정에 끼어든 것도 모자라 사적인 다툼으로 강대국의 황제와 충돌하는 추태를 벌인 것.[14]
서대제국의 황제가 된 뒤에는 동대제국의 황족이자 공식적인 외교 사절로 방문한 릴테앙 대공을 과거 자기 앞에서 아내인 나비에를 모욕했다는 이유만으로[15] 일부러 함정에 빠지도록 유도하고[16], 그에 대한 처벌을 한답시고 릴테앙 대공을 감금하고 고문해서 신체적 상해를 입혔다. 이건 엄연히 사적제재에 해당하는 범죄다. 심지어 타국의 황족에게 범죄를 저질렀으면서 '어차피 동대제국 황제는 신경 안 쓰고 넘어갈테니 아무 문제 없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걸 보면 어이가 없다.[17]
그런데 그 후 진짜로 소비에슈가 이걸 그냥 넘어가는 스토리로 전개되었다. 릴테앙 대공이 동대제국에 없어야 자신과 글로리엠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지만, 결국 이 릴테앙 대공 건에서 하인리는 옹호의 여지 없는 폭군 짓을 했고 소비에슈는 변명의 여지 없는 호구 짓을 한 셈.[18]
2.4. 황제로서의 자질
하인리는 군주로서의 자질이 없다. 이것이 가장 단편적으로 드러난 예가 바로 나비에를 자신의 왕비로 원하며 대쉬한 것이다. 하인리가 계획을 세웠을 당시 나비에는 동대제국의 황후였고 그녀를 자신의 왕비로 삼기 위해 무려 동대제국과의 전쟁을 벌이려고 했다.그나마 소비에슈가 라스타의 아이를 적자로 만들겠답시고 일방적으로 나비에와의 이혼을 강행해, 순조롭게 나비에와의 결혼을 할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두 강대국 간의 전쟁이 벌어질 뻔했다. 작품의 장르가 로맨스 판타지다 보니 사랑을 결혼의 동기로 삼는 것이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것으로 미화되는 것이지, 그 어떤 동네에서도 군주와 통치 가문 일원들의 결혼이 개인적인 기호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법은 없었다. 당연히 공적인 관례와 이유에 따라, 국익을 고려해 가며 정략결혼을 하는 것이 상례다.
작중 세계관에서도 군주의 결혼은 실제 역사처럼 여러 가지 조건을 따지며, 철저히 정략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충분히 묘사된다. 당장 하인리의 형인 워턴 3세부터가 왕세자 시절 자국 내의 명문가에서 왕세자비를 맞았다. 하다못해 정부 소생 사생아를 적자로 만들겠답시고 매우 일방적으로 이혼을 강행해 황후를 강제로 내치자마자, 황제의 내연녀에 불과한 정부를 새로운 황후로 삼았으며, 그 정부가 황족과의 결혼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도망 노예 출신이였고, 황제의 정부가 되기 이전에,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사생아를 낳은 과거가 있다는 걸 알고도 그 사실을 묵인한 것은 물론, 정부의 신분 세탁을 주도하기까지 한, 하인리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개막장짓을 저지른 소비에슈조차도 황태자비는 자국 황후를 여러 차례 배출한 자국 내의 명문가이자 황위계승권을 가진 방계 황족 가문의 여식으로 맞았다. 그런데 하인리는 명분이고 나발이고 그런 거 없이 그저 '내가 옆 나라 황후에게 반했으니 그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더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세운거다. 이건 낭만적인 게 아니라 대책이 없는 막장이다.[19]
그 외에도 자기 생각이나 방침, 행동에 대해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들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하려는 행동양상을 수시로 보인다. 군주가 단지 자기 기분만을 이유로 원칙을 개무시하고, 바른 말로 간언하는 충신을 도리어 증오하는데, 이런 자가 통치 행위인들 원리원칙대로 할 리가 있나. 실제로 후술하겠지만 하인리는 통치 행위도 원칙대로 하지 않고 제 기분 따라 폭력을 휘두른다.
크리스타 사태는 하인리가 황제로서의 자질이 매우 나쁘다는 걸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20] 쓸데없이 갈등을 극단적으로 키우기만 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 자체를 아예 안 했기 때문. 작가는 이런 걸 멋있고 유능한 것처럼 미화하는 묘사를 하지만, 애초에 유능한 군주는 갈등을 이런 방식 따위로 제거하지 않는다. 크리스타와 나비에의 권력다툼은 분명히 이 둘보다 높은 지위와 강한 권위의 소유자인 하인리가 중간에 온건한 방식으로 중재해줬다면 조기에 해결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인리는 그 해결을 위한 노력이라곤 일체 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다가, 꼬투리를 잡자마자 폭력적으로 크리스타와 그 지지세력들을 찍어눌렀다.[21] 결국 이로 인해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자 관련자들을 죽여서 없애버린 뒤 갈등이 해소되었다고 치부한다. 문제를 쓸데없이 극단적으로 키운 뒤에 폭력으로 때려잡는 건 명백하게 폭군, 암군의 통치 방식이다. 이런 식이면 군주에게 바른 말하고 반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지게 된다.
군주가 원칙없는 과격하고 강경하고 과도한 억압과 핍박을 자행하고 그로 인한 책임은 전혀 지지 않은채 폭력을 극단적으로 휘두르면, 당장은 문제가 시원하게 해결된 듯 보일 수 있지만 결국에는 그 폐해와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 왕조와 국가는 망테크를 탄다. 실제 역사에서의 군주들이 괜히 신하들과 답답한 밀당을 했던 게 아니다. 찍어누르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군주라도 신하의 잘못을 처벌하고자 한다면, 그 내용과 수위에 적합한 수준으로(덜하지도 심하지도 않게) 원칙에 따라 처벌하는게 당연하다. 그런 원칙을 무시하고 모든 잘못에 대해 극단적인 폭력으로 응수하면, 사회 자체가 원칙과 안정을 잃고 휘청거리게 된다.
릴테앙 대공에 대한 사적 제재 사건 역시 하인리가 황제로서의 자질이 매우 나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릴테앙 대공이 외교적 무례를 자주 저질렀다고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외교 문제로 해결해야 할 일이다. 이러한 하인리의 행동은 당장 동대제국이 서대제국에 외교 문제로 항의해도 할 말 없는데다, 정말 자칫 잘못하면 전쟁으로 번질 뻔한 중대한 사건이였다. 비록 작중에서는 소비에슈가 이에 대해 신경쓰거나 항의하지 않는 매우 어처구니없는 전개로 이어졌지만, 상식적으로는 릴테앙 대공이 아무리 껄끄러운 존재라 해도 자국에서 어떻게든 처리해야지 타국에서 사적 제재를 가하는 걸 방관할 리가 없다. 릴테앙 대공은 어쨌든 동대제국의 황족이고, 자국의 황족이 타국에서 위해를 당했는데 이를 방관한다는 건 곧 자국의 위엄이 땅에 내팽개쳐지는 일이나 다름없기 때문. 게다가 사적인 복수를 한 것도 모자라, 그 명분이 '나비에를 위해서 복수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이기까지 했으니, 당연히 하인리는 여자에 미쳐서 공사구분을 못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나비에도 같이 비난을 받을 것이 뻔했다.
화이트 몬드가 륍트의 시범 상단을 억류한 사건에 대한 하인리의 대응도 황제로서의 자질이 매우 나쁘다는 게 드러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인리는 화이트 몬드의 상단 억류에 대해 군대를 국경지대에 주둔시켜 화이트 몬드를 위협하는 등, 군대를 동원해 해결하려고 했으며, 한 번 배신했으니 다시 뒤통수치지 않을 보장이 없다며 멋대로 화이트 몬드를 믿지 않으려고 했다. 심지어 무력으로 화이트 몬드의 항구를 점령할 생각까지 했다. 이런 하인리의 태도는 나비에가 하인리의 면전에서 "전쟁을 원하지는 않지만 무작정 평화만 외치는 건 허망한 일이다. 하지만, 명분과 실리가 존재한다면 최대한 전쟁을 피하는 것이 이득이다. 약간의 이득을 얻기 위해 수많은 국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는 없다.", "당장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동맹국인 화이트 몬드를 공격할 경우 모든 나라들은 서대제국을 경계할 것이고, 더 나아가 동대제국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라며 대놓고 하인리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일갈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서대제국의 군은 강하니, 무력으로 화이트 몬드의 항구를 뺏는 건 매우 쉬운 일이다"라고 주장하며 아예 아무렇지도 않아했다.
다만 화이트 몬드가 먼저 일방적으로 상단을 억류했다는 명백한 잘못이 존재했다. 그러나 화이트 몬드가 상단을 억류한 이유가 서왕국의 칭제를 '위협'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으로 본다면, 하인리의 행위는 화이트 몬드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킬 수도 있었던 일이였다. 다행히 나비에가 하인리를 설득해 평화 협정을 맺었기에 망정이지, 나비에 말마따나 서대제국이 무작정 화이트 몬드를 공격할 경우, 서대제국을 경계하는 나라들이 동대제국에게 가담할 가능성이 지대했고 여기에 화이트 몬드도 포함될 것은 당연했다. 심하면 화이트 몬드가 서대제국을 경계하는 다른 나라들과 연합해 서대제국을 적대할 수도 있었다.[22][23]
앞서 서술된 내용을 요약하자면 하인리는 국가 간의 문제에 대해, 정상적인 외교 행위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서 애초에 존재하지조차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심지어 일을 정상적으로 처리한다고 한들 나비에와 조금이라도 관련된다면, 공사 구분은 고사하고 이성조차 챙기지 않으며 말 그대로 막 나가는 수준으로 일을 벌인다. 이러한 하인리의 행동은 당연히 "여자에 미쳐 폭정을 저지르는 폭군"이라는 비난을 듣는다. 즉, 하인리는 군주로서 아예 완벽하게 실격이다.
하인리의 이러한 막장스러운 행태를 작중에서는 '아군에게는 성군, 적에게는 폭군'이라 표현하며, 그런 행동을 마치 '유능하면서도 강하고 단호하며 카리스마가 넘치는 멋진 군주'라는 의미인 양 칭송한다. 하지만 이를 현실적이고 냉소적으로 말하자면 자신에 대해서 찬성하는 사람들에게만 잘 대해주고, 자신이 하는 일/발언/정책 등에 반대하는 자들은 내쳐버리고 무자비하게 짓밟아 제거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상술했듯이 하인리는 상대가 자신에게 동조하지 않으면, 그 상대를 굉장히 잔인무도하게 유린하며 숙청하는 군주다. 설령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고 상대의 반대야말로 지극히 상식적인 것일지라도 동조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상대에게 맹렬한 적의를 표출하며 제멋대로 날뛰는 군주가 제대로 된 군주라고 볼 수 있을까?
요약하면 하인리는 원리원칙도 없고, 제게 동조하지 않는 의견을 용납할 줄도 모르며, 갈등을 쓸데없이 극단적으로 키워놓고는 과격한 폭력으로 찍어누르는 짓을 해결이랍시고 하는 암군이자 폭군. 이런 하인리를 두고 즈멘시아 노공작은 황제의 자질은 눈꼽만큼도 없다고 평했을 정도.
즈멘시아 노공작의 말대로 이런 인간이 군주가 되면 모든 나랏일이 군주의 기분 하나에 좌지우지되고, 군주에게 바른 말 하는 사람은 모조리 제거당하며, 아첨하고 부화뇌동하며 군주의 비위를 맞추는 간신배들만 남는다.[24] 이는 매우 정석적인 망국 테크트리이다.
그나마 서대제국 입장에서 천만다행인 건 이런 막장 망나니 폭군이 온갖 무모한 짓거리를 하면서까지 데려온 황후가 황후를 넘어선 황제감이라 불리던 나비에였다는 것. 거기에 하인리와 나비에의 아들이자 외전 결말부에서 서대제국 황태자가 되는 카이사는 외모만 아버지 하인리를 닮았을 뿐, 성격을 비롯한 그 외의 나머지 부분은 어머니 나비에를 빼다박았다.[25] 주인공 보정의 정석.
3. 작품 외적 문제
해당 부분은 하인리라는 캐릭터의 개연성과 모순점을 지적하는 문단이다.3.1. 캐릭터 묘사의 한계 및 문제
물론 이는 재혼 황후 만의 문제점이 아니라 대부분의 웹소설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며 에르기 클로디아/비판과 같이 공유하고 있다. 즉 악역보다 문제많은 행동을 하는 주인공과 선역을 미화하는 행위 및 행적 옹호, 면죄부를 무조건 주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인리는 작가과 독자들의 내 여자에게는 상냥한 나쁜 남자에 대한 환상으로 미화되고 옹호받는 염연한 악역보다 문제많은 주연 캐릭터, 악인형 주인공에 속한다.하인리가 이렇게 되어버린건 재혼 황후/평가 문서에 서술된 것처럼 재혼 황후 플롯이 막장 드라마식으로 전개돼 캐릭터 설계에 구멍이 생겼기 때문인데 주인공인 나비에가 캐릭터 성격도 그렇고 장르 한계상 직접 악역들을 처단하거나 복수할 수 없다보니 하인리나 에르기, 악역의 적대 캐릭터들이 직접 악역들을 처단하는 전개로 자연스레 흘러가게 되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악역들을 지나치게 폄하 내지는 몰상식적인 언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거나 무리수적인 정당성을 부여하거나 악역들이 몰락하는 극단적인 카타르시스 전개에 집착해 하인리의 행동도 극단적으로 변함으로서 나쁜 남자로 커버가 불가능할 정도로 캐릭터성에 문제가 생겨버렸다. 게다가 작가는 다른 악인, 성격파탄자 유형 선역들과 마찬가지로 하인리를 명백히 문제있는 캐릭터로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남주인공이라는 이유로 악역들의 악행을 과장하거나 하인리의 행적은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식으로 억지 옹호 및 미화를 하고 있어 라스타처럼 의도적으로 만든 입체적인 캐릭터나 피카레스크를 노리고 만든 악인형 주인공, 안티히어로로 보기 힘들다.
4. 같이 보기
[1] 아무리 크리스타가 하인리와 나비에의 결혼식 다음 날 시동생인 하인리를 상대로 스캔들을 일으키고 자신을 정부로 삼아달라고 요구하는 패륜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서대제국 황실의 위신을 추락시켜 사실상 폐위되다시피한 채 쫒겨난 대역죄인이라고 하지만 엄연히 하인리의 형수이자 서왕국의 선왕비였던 사람이다. 그런 크리스타를 감금하고 짐승처럼 대우했다는 건 아예 사람 취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심지어 하인리는 이에 대해 죄책감은 커녕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았다. 아예 한 명의 인간으로서 실격인 하인리의 악마같은 성격, 뻔뻔한 태도, 후안무치함, 추악한 본성이 매우 적나라하게 드러난 장면.[2] 크리스타의 사주로 케트런 후작이 퍼트린 나비에의 불임 소문을 역이용해 남아있던 크리스타의 지지세력들을 말소하고, 나비에의 임신을 정식 공표한 시점에서 이 편지를 보낸 걸 보면 조롱할 목적으로 보낸 게 확실하다. 사실상 이 편지가 크리스타가 자살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인 듯하다.[3] 하인리의 이 유언장 조작은 고인모독을 넘어 공연하게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사자명예훼손죄다.[4] 그 당시 나비에는 퀸의 정체가 하인리라는 것을 몰랐고, 인간인 하인리가 자신의 침실로 들어오는 걸 허락한 게 아니라, 새인 퀸이 들어오는 걸 허락한 것이다. 후에 하인리와 결혼한 후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비에는 하인리의 면전에서 자기 방의 창문으로 들어오는 건 새 퀸까지만 허락할거라고 일갈했다.[5]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에슈 역시 나비에 앞에서 하인리를 "얼굴만 반반하다"는 등 대놓고 모욕을 일삼았다.끼리끼리 논다[6] 이건 작가가 중간에 나비에와 하인리의 로맨스를 미화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설정, 스토리를 변경한 것으로 추정된다. 분명 이전 스토리 상의 복선이나 뉘앙스를 보면 빼도 박도 못할 정복 전쟁 준비였다. 누가 봐도 작중의 스토리는 단순한 중소규모 수준의 국지전을 계획하는 게 아니라, 하인리 자신이 역사에 남을 수준의 업적을 세울 야심으로 정복 전쟁 계획을 준비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하인리는 나비에를 사랑하게 된 후에는 바로 전쟁을 포기한 게 아니라, 동대제국을 침략해서 소비에슈를 굴복시킨 후 굴욕을 주고 동대제국의 황후인 나비에를 자기 아내로 맞이할 생각이었다. 이건 상대국의 수도까지 침략해서 그 나라 군주를 포박하거나 죽이겠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는데, 그럼 중소규모 수준의 국지전일 수가 없다. 국가 대 국가가 제대로 맞붙는 대규모 전쟁, 정복 전쟁 수준은 돼야 가능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정복 전쟁이 아니었다고 남주의 대사 한 줄로 처리한다? 작가가 전혀 생각을 안 하고 가볍게 대충 설정하고 대충 변경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설정 붕괴, 스토리 오류다.[7] 과연 이게 그렇게까지 할 일이냐는 의문과 적당한 선에서 멈추고 응어리를 풀어도 되지 않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지나친 해코지를 한다.[8] 하인리가 즈멘시아 가문과 한 그나마의 대화는 죄다 협박이거나, 사기를 치거나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것 뿐이다. 즈멘시아 노공작이 임신한 나비에를 해치기 위해 대기도 제사상에 제슬렌을 올린 걸 알고, 그의 어린 손자에게 임신 중인 나비에를 유산시키려 한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것이 대표적. 다만 이건 크리스타가 감금된 사실을 안 즈멘시아 노공작이 먼저 무리수를 두며 자초한 일이지만, 하인리가 크리스타와 관련된 상황을 부드럽고 원만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9] 심지어 자기 형수가 자살해도 원인제공을 한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느끼거나 안타까워하는 언행은 일체 없다. 크리스타의 자살 소식을 듣고 맥켄나에게 하는 말을 보면 자기 형수를 완전히 대놓고 바보취급하고 조롱하는 수준이다.[10] 아이러니하게도 즈멘시아 공작은 아버지 즈멘시아 노공작과는 다르게, 크리스타의 죽음은 자업자득이라는 식으로 말하며 나비에의 파벌로 갈아타자고까지 했었다. 하지만 그런 즈멘시아 공작도 크리스타가 하인리에 의해 컴프셔의 대저택에 감금당하고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이전의 태도는 내다버리고 '크리스타 네가 잘한 건 아니지만 네가 받은 벌은 네가 받았어야 했던 벌보다 심했다'라고 할 정도로 분노한다.[11] 라스타가 편지 주인이라고 먼저 사기를 쳤다고 하지만, 애초에 하인리가 편지 주인 찾기 놀이를 안 했으면 될 일이다. 애초에 그 편지 자체가 유부녀에게 수작거는 편지였단 점을 생각해보면 아주 기함할 노릇이다. 하다못해 시끄럽지 않게 조용히 해결하거나, 공개적인 이슈로 만들지 않는 대신 동대제국 황제에게 빚을 지우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12] 제국의 황제와 결투를 한답시고 '죽여도 무사히 나갈 수 있다면'라는 말 같지도 않은 헛소리를 지껄였지만, 애초에 이딴 말을 내뱉은 자체가 죽으려고 작정한 짓 맞다. 비록 소비에슈가 자기 정부를 감싼답시고 초대된 외국 귀빈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문자 그대로 완전히 정신나간 미친 짓을 하려했기에 순전 소비에슈의 악행이지만, 정작 하인리 본인도 그런 소비에슈를 비웃거나 외교적 책임을 묻기는 커녕 그 완전히 정신나간 미친 짓에 동참하는 것도 모자라 저딴 망언을 내뱉은 것이다. 이쯤되면 이 작자가 정말로 서왕국의 왕위계승권자이자 사절단 대표가 맞는지가 의심될 정도다!!![13]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사건은 잘못하면 동대제국과 서왕국간의 외교문제로 번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물며 그 원인이 되는 사건이 막장 치정극이란 걸 따져보면 서왕국은 나라를 대표하는 사절단 대표이자, 실질적인 왕위 후계자가 벌인 매우 엄청난 추태로 인해 말 그대로 완전히 나라 망신이 될 뻔 했다. 다행히도 나비에가 중재를 해 준 덕분에 결투가 벌어지지 않았고 그저 '소란' 정도로 끝날 수 있었던거지, 만약 하인리가 진짜로 결투를 벌이며 소비에슈에게 검을 겨눴다면 바로 황제의 몸에 해를 가한 죄의 명목으로 처벌당했을 게 뻔했다. 하인리는 서왕국의 사절단 대표로서 동대제국에 왔으므로 동대제국이 서왕국에 전쟁을 선포해도 할 말 없기 때문에 정말 자칫 잘못하면 동대제국과 서왕국 간의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14] 애초에 편지 상대를 찾는다는 소문은 하인리 본인이 퍼트렸고, 아무리 하인리가 라스타에게 두 번씩이나 속았다고 할지언정 이는 하인리가 라스타를 망신주기 위해 일부로 속아주는 척해 라스타를 함정에 빠뜨린 것임을 따져보면 하인리는 이에 대해 따질 자격이 없다.[15] 물론 릴테앙 대공이 하인리의 대관식 때 뿐만이 아니라 나비에의 임신 축하 파티에 라스타와 함께 참석해 하인리를 먼저 곤경에 빠트리는 등, 수없이 많은 외교적 무례를 저지른 점도 참작해야 한다. 그렇다고 하인리의 행동이 옳다는 건 아니지만.[16] 여기서 본인에게 아무런 짓도 저지르지 않은 즈멘시아 노공작의 손자가 연못에 빠졌다. 하인리는 아무 잘못없는 애꿎은 어린 아이에게까지 피해를 입힌 셈.[17] 현실에서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절로 보낸 사람과 그 나라 통치자가 아무리 사이가 나쁘다고 한들 사절이 타국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본국에서 가만있을 수 없는 것은 상식이며, 만약 가만있는다면 그 통치자는 개념없는 자라고 두고두고 욕을 먹는다. 세상은 넓고 별의별 일은 많으니 본국 통치자가 진짜로 가서 죽으라는 의도로 적국에 사절을 보내는 일이 없던 건 아니지만, 그럴지언정 정말 죽으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항의서한이라도 보냈다. 때로는 너희 나라와는 전쟁밖에 없다는 의도로 적국의 사절을 죽여버리거나 일부러 적국에 전쟁을 걸 의도로 가서 죽으라는 사절을 보내기도 했는데, 이 경우도 뒤집어 생각해보면 사절을 해한다면 전쟁도 불사할 만 하다는 것을 양쪽 모두 알고 있다는 의미다.[18] 물론 소비에슈 역시도 다른 건에서는 답 없는 폭군 짓을 수없이 한지라 결국 오십보백보다(...).[19] 물론 정략결혼을 한다고 반드시 유능한 군주가 되고, 유부녀를 탐한다고 반드시 무능한 군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역사가들이 인정하는 로마 제국의 명군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자식도 있던 유부녀 리비아 드루실라에게 반해 그녀를 남편과 이혼시키고 결혼했으며, 헨리 8세도 형 아서와 사별한 아라곤의 캐서린을 사랑해서 결혼했다. 물론 리비아 드루실라/아라곤의 캐서린은 매력적인 정략결혼 조건을 보유한 사람들이기도 했지만, 당시에 아우구스투스/헨리 8세가 두 사람과의 결혼을 택한 이유는 조건은 둘째치고 정말 사랑해서 한 선택이었다는 게 정설. 그러니까 유부녀에게 집적거리거나 과부 형수와 결혼하는 게 도덕적 결함으로 남을지언정, 정략/연애결혼 여부와 군주의 유/무능 여부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는 의미이다. 동대제국과의 전쟁도 엄밀히는 나비에 때문에 계획한 게 아니고 원래 계획이 있던 차에 나비에에게 반하기까지 한 것. 못 할 말로 나비에는 '승전하면 얻게 될 가장 탐나는 전리품' 정도였다가, 하인리가 진짜로 나비에에게 깊이 빠지면서 '진정으로 미래의 동반자로 삼고 싶은 사람'으로 승격(?)한 것이라 하면 되겠다. 하인리가 이 지점에서 비판받는 원인은 일단 유부녀와의 연애결혼 자체가 근본적으로 불륜이고(상술한 '도덕적 결함'), 그 떳떳하지도 못한 불륜 로맨스를 성사시킨답시고 벌이는 일이 하필이면 자국민 타국민 불문하고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갈 전쟁이며, 그 과정에서 나비에를 기만하기까지 했기 때문이다.[20] 애초에 하인리는 이렇게까지 크리스타를 궁지로 몰 필요가 없었다. 이미 크리스타는 자신의 남편인 워턴 3세가 승하하고 시동생인 하인리가 즉위한 시점부터 자식도 없는 선왕비가 되어 뒷방 신세가 될 게 확정된 상태였고, 하인리와 나비에의 결혼식 때 일으킨 스캔들과 자신을 하인리의 정부로 삼아달라고 요구한 사건 때문에 '시동생을 유혹하려고 한 패륜녀'로 낙인찍혀 지지세력에게 외면당할 정도로 평판이 추락했다. 이로 인해 사실상 선왕비는 물론 왕족이라는 직위 자체에서 폐위당해, 컴프셔로 쫒겨난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최소한의 위협조차 되지 못했다. 이렇게 가만히 놔둬도 충분했을 크리스타를 감금하고 자살로까지 몰아갔으니, 하인리는 되려 서대제국 황실을 혼란스럽게 하는 긁어 부스럼만 만든 꼴이 되었다. 게다가 크리스타의 감금과 자살은 자칫하면 그녀의 친정인 즈멘시아 공작가와 척을 질 수도 있었으며, 즈멘시아 공작가가 서대제국 황실에 대한 충성을 거두고 적국과 내통했을 수도 있었던 위험천만한 일이였다. 하인리가 군주로서 실격이라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부분.[21] 크리스타가 하인리를 상대로 스캔들을 일으킨 뒤 자신을 정부로 삼아달라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자 국무회의를 열여 거짓말을 들통나게 하고, 이후 그대로 크리스타를 폐위시키다시피 컴프셔 저택으로 쫒아낸 뒤 짐승처럼 감금해놓은 것이 대표적인 예시. 또한 즈멘시아 노공작과 케트런 후작을 비롯한 크리스타의 지지세력도 시시때때로 조롱하고 도발하며 괜히 그들의 적개심을 불러 일으켰다. 다만 이 두 사례는 크리스타가 먼저 작정하고 시동생인 하인리를 유혹하려는 만행을 벌인 결과에 의한 자업자득이고, 즈멘시아 노공작과 케트런 후작도 크리스타를 위한답시고 나비에를 모욕하고 위협하는 일을 서슴치않았기 때문에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22] 현실에서도 우방국을 함부로 공격했다가 이득은 커녕, 오히려 피해를 입었던 사례가 적지 않다. 서대제국은 내륙국이였기에 무역을 하려면 여러 나라에서 항구를 빌려써야만 했고, 그 국가들 중 하나가 화이트 몬드였다는 걸 생각해보면, 만약 하인리가 화이트 몬드를 공격해 항구를 무력으로 점령했을 경우 다른 국가들은 서대제국에 항구를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다. 이로 인해 서대제국은 무역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월대륙 내에서 점점 고립되어갔을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하인리는 외교 문제에 대해 군대를 동원해서 해결하려고 했고, 그로 인해 서대제국이 입을 피해 따위는 아예 생각조차 못했다는 뜻이다. 하인리가 군주로서 아예 완벽하게 실격임이 매우 적나라하게 드러난 장면.[23] 후에 월대륙 연합이 동대제국과 서대제국의 힘을 누르려는 목적으로 월대륙 연합에 소속된 나라들을 회유했던 걸 따져보면, 나비에가 하인리를 설득한 건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24] 작중에서 보여주는 하인리의 행적들은 실제 역사의 조비와 매우 비슷하다고 할수 있다. 일단 조비가 얼마나 막장황제였는지는 조비/인간성 참조. 남의 나라의 유부녀(나비에, 문소황후 견씨)에게 접근해 결혼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자기 감정대로 무책임하고 경박하게 행동하고, 쓸데없이 잔인하게 구는게 아주 똑같다. 특히 하인리가 나비에 한명 때문에 동대제국과의 전쟁이라는 수년간 공들인 대업을 포기하는 모습은 손권의 아부와 조공에 혹해 천하통일의 기회를 날려먹은 조비의 모습과 겹친다. 또한 사적인 감정으로 충신들을 핍박하고 미워하거나, 친족들에게까지 매우 잔인하게 군 것도 비슷하다. 사적인 감정으로 타국의 사신들을(촉나라 사신/릴테앙 대공) 죽이거나 고문하는 것조차 비슷한 건 덤. 특히 친족 문제에 관해선 하인리가 더 심한데, 조비도 자신의 친족들을 엄청 갈궈댔지만 적어도 죽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인리는 형수 크리스타와의 갈등을 수수방관만 하다가, 꼬투리를 잡자마자 형수의 친정 가문 전체를 멸문시켰다. 특히 조비의 경우에는 조홍을 제외하면 크리스타는 물론 즈멘시아 공작가와 비교도 안되게 위협적인 친족들을 두고 있었다.[26] 그나마 하인리가 나은 점이 있다면 조비와는 다르게 자신의 아내까지 죽이지 않고 끝까지 사랑한다는 점이다.[25] 반면 하인리와 나비에의 딸이자 카이사의 쌍둥이 동생 라르스는 외모만 나비에를 닮았을 뿐 그 외에 나머지 부분은 하인리를 빼다박아서, 라르스를 동대제국 황위 후계자로 만들려던 소비에슈조차도 라르스를 '나비에의 탈을 쓴 하인리'라고 평가했을 정도였다.동대제국은 곧 피바람 불듯 아니나다를까 외전 시점에서 성장한 라르스는 어머니를 닮은 외모 덕분에 주변인들에게 호의를 받으며 자랐음에도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안하무인에, 월대륙 내의 국가들을 정복하겠다는 정신나간 발언을 매우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정도였고, 권력에 눈이 멀어 친오빠에게서 황제 자리를 빼앗겠다는 매우 정신나간 생각을 하는 등, 도무지 나이가 어리다거나 호전적이라는 말로도 비호할 수 없는 막장 폭군 그 자체였다. 그나마 라르스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인성과 가치관이 바뀌면서 점차 성장할 지도 모른다는 점이 위안이였다. 다행히도 라스타의 딸 글로리엠과 신분을 뛰어넘은 우정을 나누며 맺었던 인연 덕분에, 자신의 능력으로 황제 자리에 오른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기에 망정이였지, 만약 라르스가 그 성격을 그대로 가진채로 성장해 황제가 되었다면 서대제국은 부녀가 서대제국 역사상 최악의 폭군이라는 흑역사가 생겼을 것이고 동대제국은 물론 다른 월대륙 내의 국가들에게 라르스의 존재는 재앙 그 자체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