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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55년 재판본 기준, 1948년 초판본에도 수록된 시는 볼드체로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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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윤동주가 창작한 시로, 성경 마태복음 5장 4절[1]에 나오는 '팔복(八福)'의 내용을 변용하여 만들어진 작품이다. 1940년 12월에 쓰여졌으며 '병원', '위로'와 같은 시기에 쓰여졌다. 동일한 내용이 반복되는 단순한 구조이지만, 제목과 마지막 문장의 충돌로 인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독특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2]2. 전문
팔복 윤동주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 |
3. 해석
성경 원전이 모티프가 되었기 때문에 팔복의 해석을 위해서는 먼저 성경에 서술된 팔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성경에서 팔복은 산상수훈 중 첫머리를 이루는 가르침으로, 요약하면 세속적 가치와 대립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 윤리적 삶의 방향성에 관한 내용이다.그런데 윤동주 시 '팔복'은 성경에서 언급되는 여덟 가지 복 대신, 두 번째 복에 해당하는 구절인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만을 여덟 번 반복하며 시를 구성한다. 또한 원래 누려야 할 복인 '위로'가 아닌 '영원한 슬픔'을 얻게 될 것이라며 시를 마친다. 이러한 형식은 그리스도인으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윤리적 덕목(온유, 정결, 화평 등)이 오로지 '슬픔'이라는 감정에 모두 잠식당한 것처럼 읽힌다. 이는 시의 배경이 되는 일제강점기라는 비극적 현실 앞에서, 그 어떠한 덕목보다도 민족적 고난에 대한 슬픔이 가장 강조된다는 점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해석할 때 주로 대립이 되는 부분은 바로 윤동주의 기독교 신앙에 대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해당 시가 기독교에 대한 염세적인 시점에서 쓰였다는 측에서는 기존에 성경에서 언급된 팔복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무력화되었고, 오로지 슬픔만이 실재하는 감정으로 남아, 약속된 구원 대신 영원한 슬픔밖에 남지 않는 비관적 결말만이 남은 상황을 시로 표현했다고 해석하며, 또한 실질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민중 앞에 헛된 희망만을 설파하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인 의미도 함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반면, 이 시의 '영원한 슬픔'을 단순한 비관론이나 신앙에 대한 염세주의로 보지 않는 해석도 있다. 오히려 이 슬픔은 윤동주의 기독교적 윤리의식이 당시 일제강점기의 민족적 비통함과 결합하여 낳은 숭고한 자기희생적 결단으로 해석된다. 또한 해당 시가 세속적인 측면에서의 '복'을 거부하고,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슬픔'을 외면하지 않으리라는 가장 순결한 형태의 신앙에 대해 성찰한다고 해석한다. 결론적으로 민족의 고통 앞에 일신의 구원을 위한 신앙이 아닌 그들의 고통을 시간이 지나도 잊지 않고 영원히 슬퍼하는 고결한 정신을 추구한다는 해석이다.
이상섭 교수는 해당 시에서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으므로 영원히 슬퍼하는 자에게도 영원한 복이 따른다고 해석했다. 또한 윤동주가 교회에서의 가르침으로 위로받지는 못하였지만, 슬픔에 대해 깊게 파고들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진정한 의미의 종교성이자 경건성이라 하였다. 즉 일제강점기라는 배경에서 진정으로 그리스도인이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참고 문헌
4. 여담
- '팔복'의 원고 뒷면에는 '위로'라는 시가 적혀있다. 이러한 배치는 어느정도 의도적이라고 보여지는데 위로가 배제되고 영원한 슬픔으로 마무리되어 절망적으로 느껴지는 팔복과, 현실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이에게 비록 늦었다고 해도 행동으로 다독이는 위로는 윤동주가 당시에 느꼈던 상반된 감정과 그가 지향하는 바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 연희전문학교 졸업 전 초판본에서 함께 쓰여진 위로와 병원은 포함되고 팔복은 빠졌는데 그 의도를 명확히 할 수는 없지만 그가 결국 비관적인 절망에 머무르기보다는 절망하고 있는 이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파할 것이라 다짐하였음을 짐작하게 하는 일종의 단서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