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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1-25 11:02:57

크리스티 현가장치

파일:attachment/크리스티 현가장치/크리스티.jpg
Christie suspension
1. 개요2. 역사3. 특징4. 문제점5. 평가6. 사용 기갑차량7. 미디어

1. 개요

미국의 공학자 존 월터 크리스티(John Walter Christie)가 개발한 코일 스프링을 활용한 궤도차량용 서스펜션. 기존의 리프 스프링 서스펜션에 비해 장거리 운행능력과 높은 속력을 보장했다.

2. 역사

월터 크리스티는 적의 방어선을 관통하고 기반시설과 물자 수송을 파괴하는 데에 있어 긴 운행거리와 높은 속력을 가진 경전차의 활용을 주장했다. 그러나 1920년대에 나온 그의 초기 구상은 완충능력의 한계로 인해 장거리 운행에 제약을 받았다. 완충능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크리스티는 1920년대 후반에 스프링의 수직 이동 공간을 늘이기 위해 연구를 계속했고, 수직 운동을 수평으로 바꾸어주는 벨크랭크(Bellcrank)를 고안했다. 기동륜이 수직으로 작동이 가능하도록 파이프 여러 개 위에 올려놓고, 연결된 벨 크랭크가 그 방향을 뒤쪽으로 돌린다. 크랭크 꼭대기의 스프링은 필요에 따라 차체 내부를 따라 배치했다.

결과적으로 서스펜션의 가동 범위가 현저하게 증가하여 초기 디자인에서는 10cm에 불과하던 서스펜션 가동 범위가 60cm까지 증가했다. 크리스티 현가장치를 도입한 것으로 유명한 소련의 BT 시리즈는 수직 스프링을 채용했고 T-34는 약간의 경사를 두었다. 이는 나온 당시 기준으로는 굉장한 고성능이었다. BT 전차가 수직으로 듬성듬성 세워진 통나무 위를 건너가는 영상도 있을 정도. #

1931년에 미국 뉴저지주의 린든 기지에서 실행된 공개 테스트에서는 세계 최고속에 해당하는 시속 104마일(167km)의 속력을 기록했다. 이를 위해 보기륜으로 고무테가 달린 바퀴를 사용하고, 궤도에는 리턴 롤러(return roller)를 설치하지 않았다.

3. 특징

크리스티 현가장치는 도로 운행 시 무한궤도를 제거 후 운행가능한 현가장치(convertible drive)이기도 하다. 무한궤도를 제거하면 도로 주행시 속도가 더 빠르며 운행 거리도 더 길었다. 또한 1930년대 당시 기술력으로는 무한궤도가 주행중에 혼자서 박살나는 일이 잦아서 무한궤도를 빼는게 더 낫다고 생각한 것. 그러나 1939년 소련은 BT 전차를 운용한 경험상 무한궤도 없이 주행하는 기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T-34에서는 이 기능을 제외시킨다.

고무테가 달린 보기륜은 트랙의 내구성을 보장해주었으므로 모든 전차에서 기본 사양이 되었다. 일부 소련의 전차들은 물자 부족으로 고무를 줄이기 위해 강철테에 원형의 고무판을 달기도 했는데, 시끄럽고 불편한데다 진동으로 부품이 헐거워져서 승무원들의 불만이 컸다고 한다. 1943년부터 원활하게 원자재를 확보할 수 있어서 금속테는 거의 사라진다.

크리스티 현가장치의 특징은 커다란 기동륜과 늘어진 트랙이고, 이 때문에 리턴 롤러가 없이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으면 크리스티 현가장치로 오인받기도 했다. 진품 크리스티 현가장치는 2차대전의 강대국들인 소련의 BT 시리즈T-34 전차 계열 차량들에 사용되었고, 영국에서도 극초기형을 제외한 대부분의 순항전차 시리즈(기체명이 C로 시작한다)의 커버넌터 전차, 크루세이더 전차, 크롬웰 전차, 코멧 전차에 탑재했다. 대부분 경전차중형전차급 차량들에 쓰일만큼 잘 나갔다. 이외에는 몇몇 이탈리아와 폴란드의 전차에서도 사용되었다.

4. 문제점

크리스티 현가장치는 여러가지 종류의 전차에 고루 사용되지 못하고 특정 종류의 전차에만 탑재되다가 다음과 같은 문제점 때문에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이후에는 사실상 토션바 서스펜션에게 바통을 넘겼다. 냉전기부터는 메르카바 전차같은 극히 일부의 전차만 사용한다.

5. 평가

좋은 점도 많이 있었지만 경쟁자인 토션 바 현가장치에 비해서는 기술력은 동등하게 들어가면서, 중량 변화에 대응하기 힘들고, 장점 중 하나인 탈착 가능 현가장치가 실제 전장에서는 불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인해 경쟁에서 패배한 것이다.

물론 2차대전 이후 냉전기 동안 발전한 기술을 크리스티 현가장치에도 도입할 수 있으므로, 크리스티 현가장치 기반의 설계에 여러 고급 재료를 쓰고 첨단 기술을 동원하면[2] 3세대 전차의 중량도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크리스티 현가장치의 변종을 사용한 3세대 전차는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전차가 유일하며, 이런 현가장치를 쓰는 이유도 그 성능이 토션바 서스펜션보다 뛰어나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외장형 서스펜션이라는 특징을 활용해서 RPG-7같이 성형작약탄을 쓰는 대전차 로켓에 대한 방호성능을 늘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일 뿐이다. 결국 주행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6. 사용 기갑차량

7. 미디어


[1] 핸들이 빠지지 않게 해준다.[2] 예를 들자면 유기압 서스펜션+고품질 강철 혹은 티타늄 등의 고강도 경금속류를 쓴다던지.[3] 다만 메르카바의 서스펜션은 일반적인 크리스티 현가장치와 다르게 서스펜션 부품들이 차체 외부에 외장형으로 장착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홀스트만 현가장치와 유사한 부분도 있다. 특히 초기형(Mk.1과 Mk.2) 차량들의 경우 한 보기(Bogey)모듈에 한쌍의 보기륜이 달려있는 구조라서 바퀴들에 개별적으로 세로방향 코일스프링이 달린걸 빼면 홀스트만식과 더 구조적으로 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