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탁트-5를 장착한 인도육군의 T-90S |
1. 개요
Kontakt-5(로마자)/Контакт-5(키릴문자)1980년대 말에 소련에서 콘탁트-1의 후속작으로 개발된 폭발반응장갑(ERA).
1985년에 소련 국영 철강 연구소(NII Stali)에서 개발하였고, 1985년 12월부터 소련군에 도입되어 T-80U를 시작으로 사용되었다.
2. 특징
콘탁트-5 장착 시 옆에서 본 모습 (포탑) |
콘탁트-5(Kontakt-5)는 1985년에 T-80U에 새롭게 장착되어 공개되었다. 기존의 콘탁트-1보다 블록 1개당 크기도 커졌고, 반응장갑 케이스가 작은 도시락통 내지는 벽돌 형태의 블록들로 통일된 콘탁트-1과 달리, 장착 부위에 따라 설계가 바뀌면서 직육면체형의 기본 블록과, 넓은 평면판 형태의 측면 사이드 스커트 장착용으로 겉 케이스 형태가 세분화 되었다. 포탑 장착용 모듈은 쐐기형(>)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사실 큰 직육면체 케이스와 작은 직육면체 케이스를 경사지게 접합한 것이다.
폭발 반응을 위해 4S22 폭발재를 사용하며, 반응판과 블록의 설계가 변경되어 방어력이 늘어났다.
폭약이 이미 내장된 블록을 장착용 뼈대 위에 도배하듯 붙이는 콘탁트-1과 달리 콘탁트-5는 장착 방식이 변경되어 차체 전면 기준으로 먼저 차량 위에 용접한 장착부에 케이스 하단을 용접한 다음, 그 곳에 폭약판을 개수만큼 집어넣고 16mm 두께의 커버를 닫는 식으로 작업한다. 이렇게 케이스가 고정되는 형태로 바뀐 반응장갑은 내구성이 늘어났고, 이론상 케이스는 그대로 내부 폭약만 교체하는게 가능한데다 피탄된 반응장갑의 폭발이 주변의 폭약까지 함께 날려버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피탄 후 장착부가 파손되면 교체와 정비가 더 번거로워지는 단점이 생겼고, 실제로는 케이스가 폭발을 견디지 못해서 피탄 부위 주변 블록 여러개가 같이 터지는 일도 자주 생겼다. 여기에 케이스 안에 폭약을 넣고 용접으로 막아버리는 구조라 실제로 폭약을 교체하려면 손이 많이 간다.
케이스 형상은 바뀌었지만 거치대 구조물과 결합부 설계는 콘탁트-1과 동일하기에[1] 콘탁트-1에서 5로의 간편한 블록 교체가 가능하며, 후속 반응장갑인 렐릭트와도 마찬가지로 교환이 가능하다.
T-80U를 시작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는 T-72B에도 1989년형부터 적용되기 시작해 현 최신 개량형 모델인 T-72B3M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T-90과 T-90A에도 적용되었으며, 일부 T-55 현대화 개량형에도 적용되었다.
러시아 외에도 T-80U나 신형 T-72, T-90S를 도입한 국가들에서도 보유하고 있다. 대한민국 군군도 불곰사업때 도입한 T-80U와 함께 가지고 있다.
2.1. 형태
내부 폭약은 4S22로 동일하나 T-72/T-90에 장착되는 것과 T-80U/T-80UD에 장착되는 반응장갑의 케이스 형태에 차이가 있다.[2]
T-80U/UD 계열에서는 포탑의 전면 돌출부에 용접된 지지대에 블록 케이스가 설치되며, 케이스 내에는 최대 4개의 폭발재가 포함되어 있다. T-80 계열용 블록들은 크기도 더 크고, 블록들이 유격없이 균일하고 촘촘하게 배열되어 방어면적이 더 크다.
T-72B/T-90에서는 반응장갑 블록이 볼트로 고정된 마운트에 설치된다. 블록에는 배치용 브라켓이 있는 두 개의 구멍이 있다. 케이스 내에는 최대 6개의 폭약(상단에 6개, 하단에 4개)이 있다. 차체 전면 장착부의 경사각은 전차 주 장갑의 경사각과 유사한 68도이므로 관통력 감소에 최적화되었다. T-72B/T-90 포탑의 전면에 블록을 설치하면 경사각 덕에 상부를 포함한 여러 영역에서 저항 수준이 약간 더 높아진다.
사이드 스커트 부착용 부품에도 차이가 있는데, 왼쪽 사진(단면 구조도)의 좌측과 오른쪽 사진(측면 구조도)의 하단이 T-80U/UD용 스커트, 왼쪽 사진의 우측과 오른쪽 사진의 상단이 T-72B/90용 스커트다. T-72B/T-90 차체 스크린은 단단한 강철판으로 만들어졌는데, 이러한 스크린은 방호력이 더 좋지만 덮는 영역이 작은 단점이 있다. 반면 T-80U/UD, T-84, T-64BM용 스크린은 여러 조각으로 분할되어 있고 중간이 꺾인 모양이며, 커버하는 영역은 T-90 스크린보다 훨씬 넓지만, 방어력이 비교적 낮다.
이렇듯 T-80U/UD 계열과 T-72B/T-90 계열 간의 반응장갑 케이스 부품이 완전히 통일되지 않아서 케이스를 따로 만들고 보급해야하는 단점이 있다. 이 문제는 후속작 렐릭트 반응장갑에 와서 부위별 케이스 부품이 통일화되면서 해결되었다.
각진 형상의 용접포탑에는 이렇게 붙는다. 사진은 T-80UD 후기형과 T-84의 포탑.
상부 공격 방호용 지붕 장착 모듈은 이렇게 붙는다.
3. 성능
콘탁트-5는 블록 개당 10kg로, 2개에 5.3kg 정도 나가며, 직육면체형 폭약 블록 기준으로 25×13×1.3 cm 규격에 개당 1.37 kg 나가며, 그 중 폭약은 0.28 kg(TNT 0.33 kg급)을 차지한다. 쐐기형 블록은 폭약이 기본 내장된 타입이다. 겉의 기본 반응판 케이스 차체는 볼트 구멍이 4개 있는 250 x 150 x 70 mm 직육면체 형태다.
콘탁트-1보다 더 무거워진 반응장갑이지만, 미군의 M1 에이브람스의 M256(활강포) 전차포에서 발사되는 M829A1 APFSDS(날개안정분리철갑탄)에 대한 저지력을 완벽히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장착한 경우, 해당 장비의 전면장갑에 한해서 서방 쪽 전차로는 초탄의 관통이 힘들게 되었다. 때문에 1980년대에 일시적이고 제한적이긴 하지만 소련군의 MBT가 동시기의 신형 서방 MBT 못지 않게 강한 방어력을 가지게 되었다. 성형작약탄 상대로 반응판이 초속 300~400m로 날아가 메탈제트 관통력을 60% 감쇄하며 약 1.9-2배, 날탄 상대로 관통력을 약 20% 감쇄하며 약 1.2배의 방어력 증가 효과를 낸다. 평균 방어력은 성형작약탄 대상으로 약 500mm-600mm, 날탄 상대로 약 200mm-250mm에 달한다.
4S22 폭약은 콘탁트-1의 4S20보다 위력이 강화되는 동시에 둔감성도 향상되어 최대 30mm 기관포탄 사격까지는 즉시 반응하지 않게 설계되었고, 내열성도 향상되어 소이탄 피탄 등으로 인한 화재시 유폭이 일어날 가능성도 더 낮아졌고, 고폭탄에도 10m 거리 지근탄 파편까지는 견딜 수 있다.
패키지는 완전 장착시 도합 1.5톤 나가는 26개의 강철블록을 포함하며[3], 다른 블록들까지 포함해서 총 360개의 4S22 조각이 사용되며 패키지 총 중량은 2-2.5톤에 달한다. 강철 장갑형 블록은 포탑 전면에 8개[4], 차체 전면에 12개, 양쪽 사이드 스커트에 각각 3개가 부착된다. 수직 기준으로 차체 전면의 55% 이상, ±20° 각도 (차체) 기준 45% 이상, ±36° 각도 (포탑) 기준 45% 이상이 반응장갑으로 보호받는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는 관통자 길이와 직경을 늘리고 반응장갑 대항 캡을 추가한 신형 날탄, 이중 탄두등의 기술이 적용된 신형 대전차로켓과 미사일의 등장으로 인해 콘탁트-5도 구식이 되어가는 중이며, 신형 날탄과 탠덤 탄두를 상대로는 큰 효과가 없다는 것도 러시아군이 성능 시험으로 확인했다. 그리하여 신형 전차포탄과 대전차화기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군의 최신 장비들에는 콘탁트-5보다 방어력이 더욱 향상된 렐릭트 반응장갑과 말라힛 반응장갑이 장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