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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5-27 02:02:03

케이한 본선 열차 탈선사고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개요2. 사고 경위3. 재판 결과4. 사고 이후5. 유사 사고

1. 개요

京阪電気鉄道置石脱線事故
파일:京阪 事故.jpg
사고 당시 열차의 모습
1980년 일본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

2. 사고 경위

1980년 2월 20일 밤 8시 59분경 오사카부 히라카타시에 위치한 케이한 본선 히라카타시역고텐야마역 사이 선로를 통과하던 요도야바시산죠역케이한 5000계 급행열차의 선두차량 3량이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선두차량이 선로 인근의 민가로 돌진하여 민가가 대파되었고 2번째 객차가 전도되었다. 당시 해당 열차에는 승객 약 400여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104명이 부상을 입은 대형 사고였으나 기적적으로 사망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1]

탈선의 원인은 선로 위에 놓여 있던 콘크리트제 케이블 트로프 덮개[2]였으며 사고 발생 전후 선로 인근에서 학생으로 보이는 무리가 황급히 달아나는 모습을 보았다는 목격자의 증언에 따라 경찰은 현장에서 도주했다는 무리와 케이블 트로프 덮개가 사고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했다.

이후 밝혀진 사고 원인은 어처구니없게도 중학생 5명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장난이었다. 당시 히라카타시립 제1중학교에 재학 중이었던 이들은 사고 당일 하굣길에 선로 옆에 있던 케이블 트로프 덮개를 보고 '저걸 선로 위에 놓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 장난삼아 선로 위에 올려 놓은 뒤 현장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들이 단순한 장난으로 올려 놓은 물건 때문에 열차가 탈선하면서 상상도 못 했던 대참사가 발생하는 모습을 목도하자 겁이 나서 곧바로 도주했지만 도주한 후에도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다음 날 등교하자 학교 전체가 간밤의 탈선 사고 화제로 뒤숭숭한 것을 보고 그제서야 담임교사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고 이들의 자백을 들은 담임교사가 곧바로 경찰에 연락했다고 한다.

3. 재판 결과

케이한 전기철도 측은 중학생 5명과 보호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5명 중 4명은 1인당 840만엔의 합의금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합의가 성사되었으나 남은 1명과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1982년 2월 케이한 전기철도가 소송을 제기했다. 이 학생의 보호자 측에서는 직접 선로에 이물질을 올려놓는 행위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항소했고 당초 오사카 고등법원은 보호자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5년 후인 1987년 최고재판소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최고재판소는 "직접적으로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는 하나 행위를 모의한 자에게도 동일하게 배상 책임이 존재한다"고 판시하여 남은 1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사건을 오사카 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결국 같은 해에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이 중학생 측도 앞선 4명과 마찬가지로 합의금 840만엔에 합의가 성사되었다.

4. 사고 이후

이 사고로 선두차량이었던 5554호차는 폐차되었고 동년 12월에 같은 번호의 차량이 대차되었다. 케이한 전기철도는 중학생들 측으로부터 약 4200만엔 가량의 손해배상을 받아내기는 했으나 실제 피해액의 약 10분의 1에 불과했기 때문에 결국 나머지는 보험 처리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가해자들이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배상액이 그 정도 선에서 그친 것도 있었다.

한편 이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철도 선로 주변에는 철책 등 보행자의 진입을 차단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갖춰지지 않아 선로 통행이 자유로웠다는 점도 사고의 원인 중 하나였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케이한 전기철도를 필두로 각 철도 사업자들은 선로 주변에 철책과 철조망 등을 설치하여 보행자들이 쉽게 선로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으며 열차 선두차량에 배장기[3]와 보조 배장장치 설치가 적극적으로 추진된 것도 이 사고의 영향이 컸다.

당시 가해자들이 모두 미성년자였던 관계로 일본 소년법상 실명 보도는 되지 않았으나 인터넷이라는 개념이 없던 1980년대에도 이미 해당 지역에서는 신상이 전부 털렸다. 가해자 가족들은 집을 팔아 거액의 합의금을 물어야 하는 처지가 되었으며 사고 이후의 근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고도 전해진다.

5. 유사 사고

2020년 5월 8일 JR 소토보선에서도 선로에 놓인 돌멩이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실험'을 한다는 명목으로 선로에 돌을 올려놓은 10세 초등학생을 체포한 후 아동상담소에 서류송치했으나 이 초등학생에 대한 사항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비슷한 원인으로 발생한 사고였기 때문에 일본 인터넷상에서는 잠시 이 사고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2023년 6월 8일 KTX 경부고속선 경주역에서 유사한 탈선 사고가 일어날 뻔했다. 10대 소년이 서울 방향 선로 위에 약 30cm 크기의 돌을 올려 놓아 탈선을 시도했으나 사전에 로컬 관제원에게 발견되어 즉시 돌을 제거하면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으며 해당 행위를 한 10대는 체포되었다.[4] 이런 짓을 저지른 이유는 열차를 탈선시켜 소년원에 가고 싶어서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
[1] 퇴근 러쉬 시간대가 지났기 때문에 콩나물 시루 수준까지는 아니었으나 좌석이 만석이었던데 다 입석 승객도 많았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자가 전혀 나오지 않았던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2] 당시 언론에서는 단순히 선로에 이 놓여 있었다고만 보도했다.[3] 선로 위의 이물질을 튕겨내는 장치[4] 실제로 돌 제거 직후 승객 116명이 탑승한 SRT가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