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고문서의 카노누시 모사화.
성료가 섬기는 성주. 즉 테일즈 오브 베르세리아 세계의 신이다.[1] 기존의 성주교에서 섬기던 4원소의 4성주가 아닌 이름 없는 또 하나의 성주로서, 세계를 형성하는 존재로 섬겨지는 4성주와 구별되어 모순에 가득 찬 세계를 진정시키는 성주로 일부에 전해지고 있었다.
고문에 쓰인 본래의 모습은 여덟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는 드래곤.[2][3] 본체 머리 하나와 부정함을 먹는 머리 일곱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이 바로 작중 최대 키워드 중 하나인 식마(喰魔)다. 이들이 보내는 부정[4]을 삼킴으로써 카노누시는 완전히 부활할 수 있다.
2. 진실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최종 보스 | ||||
제스티리아 | → | 베르세리아 | → | 어라이즈 |
헬다르프 | 카노누시 | 볼랑 앵서리 |
공식공략본에 의하면 작중에 등장하는 카노누시(라이피세트 크라우)는 카노누시 본연의 마음이 없는 존재. 카노누시는 본래 마음과 몸이 나누어져 봉인되어 있었지만 개문의 날에 카노누시의 마음이 성례 라이피세트로 먼저 부활했고, 3년 후 강림의 날에 카노누시의 몸이 라이피세트 크라우의 육체에 강림했다고 한다. 즉, 작중에서 벨벳에게 정신공격을 가하는 카노누시는 라이피세트 크라우의 기억만을 갖고 있으며 그것을 이용해서 벨벳을 절망시키려고 했다고 할 수 있다. 벨벳에게 정말 좋아했었다라며 과거형으로 대하는 것도 카노누시에게 본래의 마음이 없다는 표현 중 하나라고. 때문에 작중에선 제물인 라이피세트 크라우의 기억으로 인해 자신과 라이피세트 크라우를 혼동하는 묘사가 나왔고, 거의 동화된 것이나 다름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왜곡되긴 했지만 본래의 인격 대신 라이피세트의 인격이 제물로서 그 안에 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동일인물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숨겨진 던전인 하늘의 계단에서 천계의 문 앞에 있는 초기세대 성례와의 대화를 통해, 카노누시는 세계의 멸망을 막는 안전장치라는 진실이 밝혀진다. 또한 이전부터 세계에는 부정함이 넘쳤고 그 때마다 카노누시가 깨어나 성례와 인간의 의식을 통제하며 세계를 정화한 후 뒤이어 깨어난 4성주들에게 봉인되는 역사가 반복되어 왔다는 것도 재확인된다. 뿐만 아니라 최종 보스전 후에 나오는 4성주들은 카노누시가 없으면 4성주 간에 충돌하는 힘이 진정되지 않아서 부정함과 관계 없이 세계가 파멸한다고도 말한다. 즉, 카노누시는 '진정시키는 성주'라는 그 명칭처럼, 본래부터 4성주와 성례 및 인간들의 뒷처리 역할을 전담하여 짊어진 번외의 성주였던 것이다.
본작에서는 아르토리우스가 카노누시의 카무이를 완성하면서 아르토리우스 본인이 카노누시를 컨트롤 할 수 있었다. 아르토리우스는 전승에 따라 카노누시의 본래의 역할, 인간의 업을 통째로 제거하여 문명을 멸망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초기세대 성례의 말로 미루어 보았을 때, 만일 극단적인 사상의 아르토리우스가 아닌 다른 사람이 카노누시를 컨트롤 했다면, 인간과 성례의 부정이라는 저주를 막아주어 천계와 인간계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이끌수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비록 카노누시의 역할이 인류 문명을 멸망시키고 세계를 초기화하는 역할이긴 하나, 그 힘을 인간이 좋은 방향으로 활용해서 문명의 멸망은 막고 인간계에 있는 부정의 문제만 해결할 수도 있다. 실제로 카노누시의 분신이었던 라이피세트가 백은의 불꽃으로 부정을 제거하고 업마를 인간으로 되돌릴 수도 있던 것을 보면 그럴 듯한 가설이다.
3. 평가
라이피세트와의 1 대 1에서 가볍게 압도하는가 싶더니 나침반을 눈속임에 사용한 라이피세트가 벨벳을 울렸으니 때려주겠다고 공언한 그대로 실천한다. 분노해서 마구잡이로 공격을 날렸는데 그걸 라이피세트가 피하고 되려 다른 벨벳 일행을 막던 드래곤[6]을 일격에 팀킬해버린다.(...)[7] 부정함을 라이피세트에게 날려 쓰러진 드래곤 대신 드래곤으로 만들려하지만 부정함을 태우는 백은의 불꽃의 힘을 각성하는 바람에 되려 자기가 날아가버린다.이후 라이피세트는 벨벳 앞에서 죽이라고 시킨 뒤 이를 거부하는 업마화 한 아이프리드의 정신을 먹어서 벨벳에게 보내는데, 아이프리드는 죽어가면서이긴 하지만 자기 자신을 되찾았다.
그래도 작중에서 부정함에 대한 카운터로서의 힘은 카노누시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제스티리아까지 고려할 때, 백은의 불꽃을 써서 부정함을 태운다는 마오테라스마저도 용량에 넘치는 부정함에는 결국 오염되고 마는 천족의 태생적 한계에 얽매여 있었던 반면, 그냥 태생적으로 부정함을 먹이로 삼아 흡수해버리는 카노누시는 부정함에 먹혀버릴 여지 자체가 없다. 애초에 마오테라스의 힘은 카노누시의 힘의 일부이기에, 이 점만큼은 짝퉁과 원조의 차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격차이다.[8]
4. 기타
작중에서 4성주들에 의해 찢겨져 봉인되어 버렸다는 언급이나 4성주를 깨워 지맥으로부터 추방시키는 이벤트 등이 있는 것을 보면 다른 성주들과는 적대적인 관계 같다. 허나 하늘의 계단에서 세계 멸망을 막는 중대한 역할을 맡은 성주라는 언급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런 관계에 의문이 생긴다. 애초에 카노누시가 처음부터 4성주들과 적대적이었다면 천계를 떠나올 이유가 없다. 하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5성주가 필요하다는 언급을 보면 중간에 끼어든 성주도 아니다. 따라서, 지상에 함께 내려온 이후 어느 시점에서 혼자 다른 성주들과 의견차이가 생긴 끝에 매장 당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본래 성주와 성례, 즉 천족에게 맹독이나 다름없는 부정함을 먹고 정화하여 힘으로 삼는 카노누시는 천계의 천족들에게 있어 이단이나 다름없는 혐오존재였을 것이다. 반대로 인간과의 공존을 원한 천족들에게 있어선 부정함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힘 중 하나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인간과의 공존을 주장하는 소수의 공존파 천족들이 인간을 멸망시키려는 다수 천족들에게 먼저 내기를 제안한 것도 그의 존재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작중의 이미지와 달리 의외로 카노누시 또한 본래는 인간의 편이었던 것이다. 이런 그가 세계를 이루는 4원소 섭리의 균형을 맞추는 조정역을 맡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허나 천계는 공존파 천족들까지 지상과 함께 멸망시키기로 결정하여 그들의 내기에 업마화라는 제약을 걸어놨다. 그 결과 카노누시는 업마화된 인간과 드래곤이 된 동족을 먹어 치우는, 지상의 천족들에게까지 혐오스런 존재가 되어야 했다. 공존을 주도한 성주들이 오히려 인간으로부터 잊혀져 가호의 힘을 상실해가고 수많은 천족들이 희망을 잃어갔듯이, 카노누시도 이런 상황에 결국 절망한 것일지도 모른다.[10]
만일 그렇다면, 절망한 채 혼자만 건재했던 카노누시가 업마와 드래곤으로 지옥이 되어가는 지상을 어떻게 했을 지는 뻔한 일이다. 그가 과거에 침정화, 즉 인간의 감정을 모조리 무력화시킨 후 남은 부정함을 모두 먹고 정화시켜 오직 천족에의 신앙만이 남은 깨끗한 세계를 만들었었다는 것은, 작중 언급을 볼 때 분명하다. 하지만 이는 공존을 바랐던 다른 4성주들의 뜻과 배치되는 일이었고, 때문에 최초의 침정화 때 힘을 되찾은 4성주들은 오히려 그를 적대하여 지맥에 봉인시키고 인간의 역사를 재시작 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업마화를 해결할 다른 수단을 찾지 못한 4성주들은 결국 자신들이 힘을 잃고 잠들면 카노누시가 안전장치로서 세계가 파멸하기 전에 리셋시키는 것으로 타협한 채 다시 잠드는 수밖에 없었고 그리하여 리셋 후 부정함이 사라지면 4성주들이 다시 깨어나 카노누시를 지맥에 봉인하는 식으로 수많은 역사가 반복된 끝에 베르세리아의 배경까지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카노누시도 실상은 업마화 저주에 의한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한, 카노누시의 마음을 지닌 분신이 과거의 결심을 잊고 먼 미래에 타락한 것을 보면, 카노누시 역시 처음의 결심과 달리 인간에게 적대적이 되었을 것임을 알 수 있다.
[1] 제스티리아 시간대에서는 마오테라스가 카노누시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그리고 더 크로스에서는 카노누시와 5대신이 되어 마오테라스와 4성주가 5대신을 구성하고 있다.[2] 카노누시의 모습을 알게 된 벨벳 일행들은 <머리가 여덟 개 달리고 부정함을 먹는 드래곤이라니, 전혀 성스러운 느낌이 안 든다.>고 말했다.[3] 사실 전작이자 본작 이후의 시점을 다룬 제스티리아에서 세상을 혼란에 빠트린 여덟 마리의 드래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전작에서 언급만 되고 전혀 다루지 않은 부분을 이런 식으로 복선을 회수한 것일 수도 있다.[4]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고 하며 식마들이 보내는 부정함마다 감정에 따른 속성이 있다고 한다. 가령 벨벳의 경우 증오와 절망을 보내야 했다.[5] 그래서 카노누시의 성우도 쿠기미야 리에다. 부활한 4성주의 성우도 제물로 바쳐진 특등, 1등 대마사의 성우 마에노 토모아키, 호리에 유이, 나카이 카즈야, 토비타 노부오와 동일한데, 성주는 제물로 바쳐진 자의 영혼에 인격이 기반하는 듯 하다. 또한 활동에 사용하는 육체도 라피와 닮았는데, 제물로 바쳐진 라피의 육체를 보존해서 자신의 것으로 사용한 것인지, 라피의 육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육체를 만들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카노누시의 행동을 보면 카노누시와 라피의 구분을 하지 않는다.[6] 인간들에게서 부정함이 사라진다면 카노누시에게 보급할 부정함도 없는데, 드래곤은 무한히 부정함을 내뿜으니 카노누시에게 부정함을 보급하긴 딱 좋았다. 좀 더 미래의 이야기를 다루는 제스티리아에서 스레이 일행이 드래곤 목장이었던 카리스에 와서 시설들을 보고 '부정함으로 뭘 하려는 생각이었을까?'라고 생각하는데 만약 카노누시의 존재를 알았다면 스레이의 멘탈이 가루가 되었을 것이다.[7] 그리고 서브 이벤트로 사실 그 드래곤은 살아있었다는 진실이 알려지는데, 그 드래곤의 막강함을 드러내는 이야기지만 어찌 카노누시가 그리 대단하지 않게 여겨지게 만든다.(...)[8] 다만 마오테라스가 더 뛰어난 부분이 있는데, 바로 업마, 혹은 빙마가 된 존재를 죽이지 않고 무사히 원래대로 되돌린다는 것이다. 물론 실체화 한 드래곤은 되돌리지 못하고, 돌아가기 전에 이미 생명이 지장이 있는 존재는 되돌린다고 해도 죽는다.[9] 그런데 서약 같은 거 없이 그냥 일반 천족 시절부터 백은의 불꽃을 사용할 수 있는 게 마오테라스다. 서약은 제약이 너무 많아서 서약에 저촉되는 문제가 생기면 그 천족은 옴싹달싹 못한다. 또한 라이라의 불꽃은 전대도사와 함께 마오테라스와 계약할 당시 배신으로서 받은 주신의 힘을 서약으로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10] 카노누시의 부활에 필요한 번외의 부정함이 절망이었다는 점도 이에 대한 단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