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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0 15:06:02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

1. 개요2. 특징3. 증세4. 치료5. 매체에서의 등장6. 관련 문서

1. 개요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 또는 FFI(Fatal Familial Insomnia)는 프리온에 의해 생기는 질병이다.

프리온은 변형 단백질의 일종으로, 수용성인 베타병풍구조가 변형될 때 오류가 생겨 비수용성이 된 경우 이를 아밀로이드라 한다. 아밀로이드는 감염성을 가지고 있어 정상인 타 단백질과 접촉을 하면 해당 단백질도 프리온으로 만들어버린다. 자세한 내용은 프리온 참조.

원인은 20번 염색체의 20p13 위치에 있는 PRNP 유전자 서열에 변이가 일어나는 것이다.

2. 특징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의 이름을 해석하면 글자 그대로
다른 치명적인 유전 질환들은 보통 발병자가 생식을 통해 자손을 얻기 전에 죽으므로 가족성을 띄지 않지만, 이 질병은 중년(50세 경) 쯤에 발병하기 때문에 가족이 대대로 이 병을 물려받게 된다.[2] 발병 나이는 18~60세 이상까지 다양하나, 대부분 40~50대 이상에서 발병한다. 첫 환자가 보고된 시기는 1765년이며, 이탈리아 베네치아유대인 의사이다. 확인된 사람 중 가장 처음이기에 이전에 밝혀내지 못하거나 기록되지 못한 사람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유전자의 변이가 없음에도 뇌의 시상에 프리온이 축척되어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과 비슷한 증상이 발생하는 산발성 치명적 불면증(sporadic fatal insomnia)이 있는데, 이 질환은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보다도 희귀한 질병으로 2022년 기준 전세계에서 37명만이 보고되었다. FFI와는 달리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발병사례가 없다.

처음 학계에 보고된 해는 1985년으로, 보고한 사람은 이탈리아신경정신과 의사 이냐치오 로이테르(Ignazio Roiter)였다. 이냐치오는 아내의 집안 사람들이 원인 모를 극심한 불면증에 걸려 죽는 것을 보고[3] 이 병을 앓던 아내의 삼촌("실바노"(Silvano)라는 이름으로 알려짐)의 뇌를 기증받아 수 년간의 연구 끝에 몸속의 단백질이 변형되어 가족에게 유전되는 병임을 알아냈다.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은 양에게서 발병되는 스크래피나 소에게서 나타나는, 광우병으로 알려져 있는 BSE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이 병은 성별과 관련없이 중년 쯤에 예고없이 발병하며, 대부분의 발병자는 고통스럽게 숨을 거둔다. 아래 증세 항목 참조.

원래 프리온으로 인한 질병이 치료가 힘든 것도 있지만,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은 발병 사례가 전 세계 100여 가구도 안 되는 희귀병으로서 현재까지도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동물 실험에서도 펜토산 설페이트, 메파크린, 암포테리신 B가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데 부분적으로 성공했을 뿐이다.

1998년 기준으로는 40여 가족이 확인되었다.[4] 2022년 기준으로는 70 가족이 확인되었으며, 일본대한민국을 제외하면 국적이 모두 서구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 네덜란드에서 확인된 한 가계는 이집트계 이민자로, 이집트에도 확인되지 않은 환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환자 국적들은 모두 경제력 높은 선진국 대열에 속한 환자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충분한 의료체계를 갖추어서 FFI를 진단할 수 있었던 것이지, 실제로 이 나라들에서만 환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다. 이 병의 확진까지는 환자의 가족 및 일가 친척까지 모조리 사망해 같은 증상이 있었는지 찾아내고 수 많은 검사가 수반된다. 이러한 검사가 불가능한 나라들에서는 그저 '젊고 빠른 치매'로 진단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세계의 실제 FFI 유전자를 보유한 가족 수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국가 가족 수
스페인 17
독일 8
이탈리아 5
미국 4
프랑스 2
호주 2
영국 2
일본 1
오스트리아 1
네덜란드 1
대한민국 1[5]
기타 ~23+
합계 ~70

그런데 위 표와는 상반되게 2023년 스페인 일간 <방과르디아>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의 70%가 스페인에서 일어나며, 특히 알라바·나바라·세구라 델 라 시에라(Segura de la Sierra)[6]의 3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고 전했다. <엘 에스파뇰>의 기사 <엘 에스파뇰>의 기사에 따르면 불면증 자체는 증상일 뿐 사망의 원인이 아니고, 뇌에서의 지속적인 신경사망 때문에 사망한다고 한다.

3. 증세

이 병이 발병하면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다. 같은 부모로부터 이 질병을 물려받은 형제끼리도 증상이 다르다.
  1. 불면증이 발생하며, 처음엔 강도가 약하다.
  2. 수 개월에 걸쳐 불안과 흥분, 공포 등을 느끼며, 난폭해지기도 한다.
  3. 몇 개월 뒤 목을 뻣뻣하게 가누게 되고 동공이 매우 작아지고(바늘구멍만큼, pin point pupil) 땀이 매우 심하게 나며, 발작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남성의 경우엔 발기부전이, 여성의 경우엔 폐경이 급속도로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 역시 수 개월 동안 지속되며, 그 기간 동안 몸무게가 대폭 감소한다.
  4. 마지막에는 아예 잠에 들지 못하는 수준의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죽게 된다.

환자의 사망 후 검사 해 보면 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이는 스크래피나 BSE(광우병)와 동일한 증상인데, 뇌세포가 매우 많이 파괴되어 뇌 조직이 무너져내렸으므로 구멍이 보이는 것이다.

이 병이 무서운 이유는 가문이 이 병에 걸릴 확률이 무척 높고, 자신이 조금씩 죽어간다는 것을 또렷하게 인지하며 고통스럽게 숨을 거둔다는 것이다. 당장 스크래피만 해도 발병한 양은 몸을 피가 날 정도로 긁고, 미쳐 날뛰는 증상을 보인다. 게다가 인간에게 있어 휴식에 필수적인 을 잘 수 없다는 것은 굉장한 스트레스이며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엄청난 고통을 동반한다.[7] 당장 과거 심문기술엔 '잠 안 재우기' 따위의 고문이 있었다는 점에서도 불면증의 고통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렇다고 잠을 자지 못하는 고통에서 벗어난답시고 억지로 수면제를 투여하면 혼수상태에 빠져 위험해지기 때문에 의사도 어쩔 수가 없다.

프리온 문서를 읽어보면 잘 알겠지만, 프리온은 바이러스나 세균처럼 생물적 특성을 띄지 않는다. 프리온 역시 병원체는 병원체(Pathogen)지만, 일개 단백질에 불과하기 때문에 치료가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프리온을 제거하려면 장시간의 고온 고압으로 파괴해야 하는데, 사람에게 고온고압을 가해버리면 프리온과 함께 사람을 파괴하기 때문.

4. 치료

다른 프리온 질병들과 마찬가지로 현재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증상 완화 및 환자를 편안하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8] 생존 기간은 7개월에서 6년 사이로 매우 편차가 큰 편이며, 평균은 18개월이다.

2001년에 FFI 증상 발현 후 생존 시간을 평균에서 대략 1년 이상 넘긴 사례가 보고되었다. 해당 환자는 당시 52세의 미국 국적 남성으로, 이를 위해 의료진들은 별의별 전략을 투입했는데 초대용량 비타민 요법, 명상, 각성제, 최면제, 그리고 일시적으로 유도하는 완전한 감각 상실까지 온갖 방법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치료로 당시 환자는 책을 쓰는 데도 성공했고, 수백 마일의 거리를 운전할 수 있었으며, 어느 정도 숙면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도 결국 전형적인 4단계에 걸친 증상 악화를 피할 수는 없었고, 끝내 사망했다.

5. 매체에서의 등장

6. 관련 문서



[1] 부모 중 한 명이 인자를 갖고 있을 경우 발병률은 50%이다.[2] 비슷한 사례가 헌팅턴 무도병.[3] 윗 문단에 언급한 최초의 확인된 발병 사례인 이탈리아인 의사가 바로 이 가족의 직계 조상이다.[4] Montagna P, Gambetti P, Cortelli P, Lugaresi E (2003). "Familial and sporadic fatal insomnia". Lancet Neurol. 2 (3): 167-76[5] 2014년에 처음으로 발병사례가 보고되었다.[6] 세구라 델 라 시에라는 바스크 지방인 알라바·나바라와 달리 안달루시아 지방에 속하지만, 중요한 건 지역이 아니라 유전자다.[7] 괜히 정신과 치료 종목 중에 불면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8] 출처[9] 방송에서는 '이그나치오 로이터'라는 국적불명의 잘못된 표기가 사용되었다. 영어식이 가장 가깝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