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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장편 연출 작품
|| 천국과 지옥 (1963) 天国と地獄 High And Low | |
감독 | 구로사와 아키라 |
원작 | 에드 맥베인 《킹의 몸값》 |
출연 | 미후네 토시로, 나카다이 타츠야, 야마자키 츠토무 |
장르 | 범죄 |
상영 시간 | 143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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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구로사와 아키라의 1963년작 범죄 영화.2. 줄거리
어느 여름밤, 신발 회사인 내셔널 슈즈의 중역인 곤도(미후네 토시로)의 집에 회사의 세 중역이 방문해 회사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협력을 요청하는데, 그 말인즉슨 곤도의 주식과 자신들의 주식을 합해서 시대에 뒤떨어진 사장을 몰아내자는 것이다. 하지만, 곤도는 사장이 별로지만 중역들도 마찬가지라며 제안을 거절하고 매몰차게 돌려보낸다.[1]
이런 곤도의 행동에 그의 측근인 카와나시는 중역들이 사장과 편을 먹고 곤도를 쫓아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아내도 곤도를 걱정하는데, 곤도는 다 계획이 있다며 자신만만해한다. 그러던 중 울린 전화를 받은 곤도는 이제 됐다며 자신감의 근원을 밝힌다. 사실은 이전부터 몰래 회사 주식을 구입해 왔으며 전재산을 담보로 삼아 5천만 엔을 확보해 놓았고, 이제 이 돈만 대주주에게 건네면 회사가 자신의 것이 된다는 것을 밝힌다.
이후 곤도는 카와니시에게 5천만 엔 수표를 끊어주어 바로 오사카로 가서 대주주에게 돈을 전달할 것을 지시한다. 그렇게 카와니시가 곤도의 집을 나서기 직전 전화가 걸려온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자신은 유괴범으로 곤도의 아들 쥰을 납치했으며, 무사히 돌려받고 싶다면 몸값 3천만 엔을 내놓으라고 강요한다. 곤도는 유괴전화에 당황해하면서도, 아들을 위해서 돈을 주기로 마음 먹는다.
그런데, 돈을 건네주기로 마음을 먹은 그 순간 아들 쥰이 천진난만하게 거실로 들어선다? 즉 유괴범은 곤도의 아들인 쥰이 아닌 운전사의 아들 신이치를 쥰으로 착각해 납치한 것이다. 다시 울려온 전화에 곤도가 이를 밝히자 유괴범은 운전기사의 아들이라도 상관없으니 돈을 달라고 한다. 그렇게 곤도의 갈등이 시작된다. 자기 아들은 무사하지만 도의를 위해 운전사의 아들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이익을 위해 운전사의 아들을 죽게 둘 것인가.
3.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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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스코어 90 / 100 | 점수 8.0 / 10 | 상세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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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도 96% | 관객 점수 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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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포일러
결국 곤도는 모든 걸 포기하고 돈을 지불한다. 운전사의 아들 신이치를 찾은 후에도 끈기있게 범인을 찾기 위한 탐정과 함께 경찰의 수사가 진행된다. 신이치의 아버지는 사장의 은혜를 갚을려고 신이치를 다그치며 범인의 얼굴 기억해달라고 하며 멋대로 범인을 찾아나서기도 한다.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그 과정 중 곤도를 배신하고 세 중역에게 붙은 카와니시와 세 중역이 곤도를 회사에서 쫓아내고, 채권자들은 이자를 거부하고 원금을 갚으라며 곤도를 압박하고, 결국 곤도의 집과 가구는 차압된다. 수사 끝에 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진범 타케구치 긴지로가 체포된다.[2]
사형을 앞둔 유괴범은 곤도를 보고 싶다 요청하고, 그를 면회온 곤도[3]에게 유괴범은 가난하고 비참하게 살고 있는 자신의 아파트 방 창문에서 보이는, 언덕 높은 곳에 위치한 곤도의 고급주택을 보며 느꼈던 증오를 밝히고, 자신을 동정할 필요 없으며, 자신은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곤도는 그를 전혀 원망하지 않는 태도와 함께 조롱하는 그의 말들을 그냥 무덤덤하게 받았다. 유괴 사건 이후 인간적으로 많아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며 유괴범은 정신적으로 패배감을 느껴졌는지 아까의 당당한 태도는 없고 지극히 인간적인 공포를 보이며 발작하듯 흐느끼는 그를 교도관들이 데려가고, 면회실 창문 위로 셔터가 닫히면서 어두운 공간에 남겨진 곤도의 뒷모습을 비추며 영화는 끝난다.
5. 여담
- 영화는 전후 일본의 면면을 보여줌과 동시에, 곤도와 타케구치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돌아보게 한다.
- 굉장히 치밀하고 뛰어난 범죄 묘사가 일품인데, 나중에 일본에서 모방 범죄가 일어났을 정도이다. 오야부 하루히코도 3억 엔 사건이 일어나자 경찰에 소환되긴했다.
- 흑백영화이지만 색깔 있는 연기가 굴뚝으로 나오는 장면에서 연기만이 컬러로 처리되어있다.[4][5] 경찰이 유괴범에게 준 몸값이 담긴 가방 속에 불에 타면 색깔 있는 연기가 나는 약품을 미리 숨겨두었는데, 유괴범이 증거인멸을 위해 가방을 소각하면서 단서가 잡히게 된다. 이 장면은 1998년작 춤추는 대수사선 극장판에서 오마쥬된다. 이 장면만 컬러 처리가 된 이유는 일상성에 대비를 주기 위함이다. 곤도가 가방에 바느질을 하여 약품을 부착하는 씬 이후에 갑자기 급행열차를 등장시키는 컷이라든가, 열차 등장과 함께 삽입되는 굉음도 같은 맥락에서 충격과 대비를 주기 위해 의도된 연출이다. 이렇듯 일상성에 새로운 변화를 주는 형식은 영화 전체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 전후의 요코하마는 1964 도쿄 올림픽 유치와 산업화에 따른 난개발로 기존 공간의 해체와 재구성, 그리고 거주민의 반강제적 이주가 이루어졌다. 역사적 공간으로서의 요코하마와 현대화 과정에서 양극화된 요코하마 사이에서 유괴범의 위치를 찾기 위해 경찰은 불가결하게 요코하마 시내를 다양한 시각에서 관찰하고 분석한다. 곤도의 저택이 보이는 공중전화들 위치에 들러서 그 집을 보는 시점을 파악하는 작업, 급행열차에서 8mm 캠코더로 찍은 영상을 분석하는 것, 범인과의 대화가 기록된 녹음기와 증언을 토대로 열차 소리에 대한 단서를 찾는 장면, 신이치가 그려준 그림대로 바다와 후지산이 동시에 보이는 장소를 수색하는 실수를 하다가 결국엔 높은 곳에 올라가 다른 시각으로 보니 아이가 그려준 장소가 나오는 것은 전후의 요코하마를 시각적, 청각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경찰은 양극화에서 벗어나 서서히 범인과의 접점을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스토리라인은 단지 탐정물의 플롯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후 일본 사회의 해체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마찬가지로 후반부에 외국인 타운이 등장하는 것은 단순히 스펙타클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요코하마 내지는 일본 사회에 침투한 외래 문화의 모습을 보여주어 궁극적으로 파편화된 일본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양 극단에서 출발해 점점 그 접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전술했듯이 영화의 주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주인공인 곤도와 악당인 타케우치는 각각 부유한 시민과 빈곤층이라는 점에서 극과 극을 보여주지만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사실 이 둘이 매우 흡사한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곤도는 거만하고 질 줄 모르는 성격을 가진 인물이며, 이러한 면모는 회사 간부들과의 대화 씬이나 타케우치와의 전화 시퀀스(돈 안 줄거야!)에서 드러난다. 타케우치 역시 자기 목표를 위해서라면 유괴를 하고, 동업자를 살해하고, 그것도 모자라 마약촌에서 모르는 이를 낚아 시험용으로 쓰는 인물이다. 이러한 두 인물의 접점에서 구로사와가 제시하는 차이는 희생이다. 이 희생은 단순히 박애주의적 동기에서 비롯된 신파적인 행동도 아니요, 이익 집단이나 혈연관계에 의한 희생도 아니다. 이는 민족애(nationhood)에서 비롯된 희생이며, 이를 위해 곤도는 자신의 욕망을 안으로 삭이는 결정을 하게 된다. 여기서 곤도와 타케우치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에게는 무의미한) 희생'을 통해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전후 일본 사회의 모습을 재구성하고자 하지만 거기까지 이르는 데에는 실패하고 만다. 결국 곤도도 면회실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덩그러니 남아버리고 마는 파편화된 인물이 되기 때문이다.[6]
-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마틴 스코세이지가 이 영화를 리메이크하고 싶어했으며, 2008년경에는 졸업으로 유명한 마이크 니컬스 감독에게 리메이크를 넘긴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소식이 없다가 2024년 스파이크 리, 던젤 워싱턴이 제작한다.
- 멜 깁슨이 나왔던 1996년도 영화 '랜섬'과도 연결이 되는 영화. 이게 좀 복잡한데, '랜섬'은 1954년도 방영된 한 드라마 에피소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그 드라마는 1956년에 같은 제목에 느낌표만 붙은 '랜섬!'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는데, 그 56년도 영화가 천국과 지옥의 원작인 '킹의 몸값'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 영화 중간에 재일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듯한 식당이 비춰지면서, 식당 유리창에 불고기 정식이나 상추쌈 정식, 비빔밥같은 반가운(...) 한국말 메뉴가 보인다. 그 장면 뒤에 유괴범이 마약촌에 들어가 살인시험을 하기 위해 희생양을 물색할 때도 사이다 등의 한글이 보인다. 매점이나 구멍가게라는 설정인 듯.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부자는 높은곳에 살고 가난한 사람은 아래에 살고 있다는 영감[7]을 이 영화에서 받은것이 아닌가 하는 외신 채널인 인사이더(INSIDER)가 언급한다.[8] 실제로 봉준호 감독은 일본 <기생충>의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김기영,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처럼 클래식이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
- 명탐정 코난 304화 - 흔들리는 경시청 1200만 명의 인질에서 오마쥬 되었다.
[1] 곤도는 이 때 중역들이 협력하자며 가져온 신발제품을 확인해보는데 무슨 종이쪼가리나며 일갈한다. 아마도 재료비를 아끼기 위해 값싼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2] 신이치와 몸값 교환이 있었을 때 현장에 나타났던 두 남녀 공범은, 헤로인 중독자들로 경찰에게 발견되었을 땐 이미 헤로인 과잉 복용을 가장하여 타케구치에게 살해 당한 후이다. 또한 진범을 낚기 위해, 그 둘의 사망사실을 밝히지 않고, 대신 몸값으로 지불되었던 지폐 중 천엔 짜리 한 장이 사용되었다고 기사를 써달라는 경찰의 요청에 따른 신문 기사들을 보고, 이후 경찰이 남녀 공범을 가장해 보낸 협박편지에 그 둘을 제대로 살해하려는 목적으로 중독자들이 모여 있는 허름한 뒷골목의 여자 하나를 시험용으로 살해하기도 한다.[3] 내셔널 슈즈가 아닌 다른 작은 구두회사에 들어갔다고 한다.[4] 흑백영화 시대에도 필름에 직접 염색을 하는 방식으로 부분적인 컬러를 넣는 것은 가능했다.[5] 영화 전함포템킨에서 나오는 붉은 깃발의 오마주이다.[6] 요시모토 미츠히로 저, Kurosawa: Film Studies and Japanese Cinema, 2000, p. 303-331[7] 실제 설정 자체는 봉준호 감독의 경험해서 나온것이며, 계급 상승의 욕망으로 계단이 사용된건 김기영 하녀에서 이미 선보인것[8] 실제 영화에서 아래나 지하같은건 아니고 범인이 빈민촌에 방문하는 장면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