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2-04 22:55:35

지구영웅전설

지구영웅전설
파일:208396907g.jpg
<colbgcolor=#dddddd,#010101><colcolor=#373a3c,#dddddd> 장르 슈퍼히어로, 풍자
저자 박민규
출판사 문학동네
최초 발행 2003년 06월 20일
쪽수 187쪽
ISBN 9788982816796

1. 개요2. 상세3. 등장인물4. 표절?5. 기타

[clearfix]

1. 개요

내 이름은 바나나맨.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과 함께
이 지구를 지키는 슈퍼특공대의 일원이다.
정의를 모르는 나쁜 무리들, 싸워 무찌른다.
슈퍼특공대!
한국의 장편소설. 박민규 작가의 데뷔작이자 제8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수상작이다.

이름과 DC 코믹스의 슈퍼히어로를 주제로 다루기 때문에 얼핏 보면 판타지 소설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순문학이며 동시에 풍자소설이다.

2. 상세

히어로[1]들과 주인공인 바나나맨[2]의 대비 및 대화와 상황을 통하여 패권주의에 대하여 위트 있고 냉소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일례로 "그래, 힘! 힘은 곧 '정의'와 같은 것이란다. 소련의 가장 나쁜 점이 무엇인지 아니? 더럽고 추잡한 빨갱이들의 사상? 아니, 그것은 두 번째에 불과해. 뭐니뭐니해도 가장 용서할 수가 없는 건 나와 맞먹는 힘을 가지려 드는 것이란다." 라는 대화가 소설 중에 나온다. 이런 식으로 히어로들로 대체되어 상징 및 표현되는 패권주의에 대하여서 우회적이며 냉소적으로 사용하여서 전개하고 있다.

문학의 특징상 여러가지 의미가 많이 내포되어 있으며, 주로 미국의 탐욕, 일방주의, 패권주의, 자본주의, 인종차별 및 백인우월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슈퍼맨은 주인공과 함께 그레나다를 돌아보면서[3] 공산주의자들을 '썩은 사과'라고 지칭하며 '정의'를 위해 싸워 무찔러서라도 지구를 '썩은 사과'가 없는 사과상자로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배트맨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각국의 통치자들에게 '마운틴'이라고 불리는 후배위를 하며, 만약 후세인이나 수카르노처럼 거부하면 '투페이스'로 분류하여 슈퍼맨을 통해 무찌른다. 또한 '정의'를 의심하는 시민들을 '리들러'라고 분류하며, 독립운동가, 민족주의자, 환경운동가를 '포이즌 아이비'로 지칭한다. 이는 미국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를 풍자한 것이다.

또한 슈퍼맨은 주인공더러 미국인도, 백인도 아니기에 영웅이 될 자격이 없다고 일축한다. 그러다가 나중에 주인공에게 '바나나맨'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는데, 그 이유는 겉은 노랗지만 속은 하얗다는 인종차별적인 이유다. 이외에도 작중에서는 종종 미국의 인종주의를 풍자한다.

전체적으로 자기 성찰/자아 비판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는 한국 소설과는 다르게 읽기 쉬운 순문학이지만, 물론 어디까지나 순문학에서의 얘기지 양판소를 읽다가 이걸 읽으려면 머리 빠개질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3. 등장인물

소설이 워낙 옛날에 나온 작품이라서 지금 통용되는 표기와 조금 다르다. 예컨대 브루스 웨인은 부르스 웨인, 크립톤은 클립톤으로 나온다. 여기서는 소설에서 나온 표기를 따랐다. 왼쪽은 본명, 오른쪽이 히어로명이다.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결말에 이르러 배트맨에게 마운틴 당했다면서 화가 나 진실을 폭로하는 로빈의 언급에 따르면, 그는 첫번째 바나나맨이 아니었다. 이미 이전에도 일본인 포함 바나나맨은 있었다. 주인공은 그저 슈퍼맨에게 구조된 후 다양성을 위한 차원에서 포섭되었을 뿐이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그런 서한편지를 보내면 안됐었다는 슈퍼맨과 재회하고는, 건물 옥상에서 그에게 율무차를 권하지만 너나 마셔라는 핀잔도 듣다가 나도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한 뒤 슈퍼맨이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소설은 끝맺는다.

4. 표절?

이 소설에서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이 나온다지만, 이것들이 표절에 포함되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이 소설을 표절이라고 보기에는 이 글 자체가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모순역설을 빗대어 이용하기 위해, 미국의 히어로물을 차용하여서 썼기 때문이다. 즉, 어떤 현상에 대하여 우회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미국의 패권주의를 상징하는 '힘 있는 존재'인 히어로물의 이미지를 빗대었기 때문에 표절이라 볼 근거는 미약하다. 오히려 기존 히어로들에 대한 안티적인 패러디라고 생각하는 것이 나을 듯. 글 안에서 사용되는 기존의 히어로들은 조지 오웰동물농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우회적으로 그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려는 수단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저작권을 받았다는 표현은 어디에도 없으며 패러디를 한다고 해도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오는[5] 대인배(?)스러움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인다. DC 코믹스가 고소한다면 아마 박민규는 이 책으로 번 돈을 모두 뜯길지도 모른다. 아니, 그정도면 다행이고 오히려 번 돈의 수십 배를 내야할지도 모른다. 미국의 저작권은 엄하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DC 코믹스는 이 소설의 존재도 모를 테니 상관없겠지만.

이 소설이 나올 당시만 해도 국내에 DC 코믹스마블 코믹스그래픽 노블이 정식으로 소개되기 전이라 이런 캐릭터 비틀기가 나름 새롭게 보일 수도 있었지만, 정작 원작인 코믹스에서도 이미 캐릭터들에 대한 다양한 층위의 해석이 시도되어 왔고 정치적, 사회적으로 날카로운 풍자가 담겨 있는 작품들이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참신하다고는 보기 힘들다. 당장 1987년작인 다크 나이트 리턴즈만 봐도 캐릭터 비틀기나 미국 사회에 대한 풍자가 훨씬 더하다. 거기에 반미 풍조가 심하던 1990년대~2000년대 초반에서는 이러한 미국 비판이 각종 문화매체에서 흔히 시도되었던 만큼, 20여년이 지난 현재에서는 더더욱 독창적으로 보기 힘들다.

이 작품은 노골적인 패러디에 그쳤을 뿐이지만, 작가의 대표작인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실제 표절로 밝혀진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박민규(소설가) 문서 참조.

5. 기타



[1] , 백인, 미국을 대체로 상징.[2] 겉은 노랗지만 속은 하얀 이면성, 동양인, 힘없는 나약한 존재를 상징.[3] 미국의 그레나다 침공을 풍자한 것이다.[4] 배트맨이 제안한 '신체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신체개발에 힘쓰고, 슈퍼맨의 조언에 따라 남미에 설립된 미국의 군사학교 'School of America'에 입학하여 군사훈련을 받고, 닥터 월슨으로부터 영웅들이 알아야 할 철학과 과학의 사고체계를 습득하고, DC 코믹스 크리에이터들이 지시하는 대로 바나나맨 취해야 할 포즈 등을 마스터했다.[5] 사실 설정만 가져왔을 뿐 캐릭터성은 일치하는 게 거의 없다. 입으로는 정의를 말하면서 미국의 적을 때려잡는 깡패 슈퍼맨이나 후배위를 하는 탐욕스러운 자본가 배트맨, 복제인간 아쿠아맨 등등. 미국 히어로 만화를 즐겨보는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크게 낭패를 볼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