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마치 공습이라도 당한 듯 반쯤 붕괴한 건물의 모습과 모순되는 식당이 정상 영업 중이라는 현수막이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하는 짤방.도무지 영업 중이라곤 믿기 힘들 만큼 처참한 건물의 상태에 빗대 완전히 망하기 직전 목숨만 간신히 연명하는 상황을 표현할 때 자주 쓰인다. 더 나아가 누가 봐도 망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는 아직 정상이라고 억지로 우기거나 우길 수밖에 없을 정도로 절박한 상황을 비꼬는 경우에도 애용된다.
2. 기원
2009년 다음 아고라 즐보드에 올라온 게시물에서 유래한 짤방인데 해당 글쓴이는 전라북도 남원시 춘향테마파크에 갔다 오는 길에 철거 중인 건물에 정상영업 현수막이 내걸린 것을 보고 황당해서 이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게시물은 조회 수를 2만 넘게 찍으면서 즐보드 핫사진에 올라갔다.[1] 비록 다음 아고라는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원본 게시글은 남아 있다. #2020년대 들어서는 짤 자체보다도 “우리 OO 정상영업합니다.”라는 관용어구로 살아남았다. 보통 이런 단발성 밈이 길어야 1~2년도 가지 못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10년 넘게 쓰이는 이 짤방은 굉장히 롱런하는 셈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는 하지만, 무언가 사태가 단단히 잘못되었음에도 생존을 바라고 있거나 꾸역꾸역 버티고 있는 상황을 묘사한 짤방 중 이것보다 시각적 임팩트가 강한 짤방이 여전히 없기 때문에 스테디셀러가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짤방의 '정상영업'은 반쯤 무너진 집에서 영업을 하는 것처럼 보여 일견 말이 안 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가게가 확장이전을 했을 때 이전 가게 건물에 저런 식으로 정상영업을 고지한 뒤[2] 새 식당 위치를 안내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건물을 리모델링하느라 가림막을 설치하고 공사하는 상황에서 안의 점포가 '정상영업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거는 일 자체는 흔하다. 서울대학교 버전@도 떴다. 이것도 당연히 서울대를 폐교하는 게 아니라 그냥 서울대의 정문 조형물을 도장 공사@하는 장면이다.
즉, 이 식당 역시 저 황량한 자재와 겨우 기둥만 남은 건물 사이에서 음식점을 운영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이전 안내 차원에서 현수막을 건 것이라 별달리 이상할 것은 없다. 그러나 사진이 워낙 절묘했던 탓에 인기를 끌 수 있었는데 우선 손님들이 접근할 수 없는 철거 중인 폐건물 안쪽에 현수막이 걸려 있어서 공사와 장사를 병행하는 케이스가 아니란 점이 두드러지는 데다 건물의 상태가 누가 보아도 철거로 반파된 모습인데 마치 그 곳에서 영업을 한다는 듯이 사진이 찍히는 바람에 특히 우스워 보이는 것이다.
한편 현수막에 등장하는 '우리식당'은 '우리가 운영하는 식당'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남원에서 오랫동안 영업한 동명의 육회비빔밥 전문 식당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상호 자체가 '우리식당'이다. 남원 우리식당의 간판에 쓰인 '우리식당' 글씨와 현수막 속 글씨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해당 식당이 짤방의 주인공임이 거의 확실하다. 이 짤방을 최초로 사용한 글쓴이가 남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침 공사 중이던 우리식당 건물을 보고 사진을 찍었다고 하면 매끄럽게 연결이 된다. 식당 상호가 일반명사로도 읽힐 수 있는 단어라 짤로써의 활용도가 높아진 건 덤.
3. 여담
- 이 짤방 속 식당으로 보이는 '우리식당'은 짤방의 황량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지역 맛집으로 인지도가 꽤 있었으며 상당히 성업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3년 3월 기준으로 인터넷 블로그 등지에서 남원 여행을 다녀온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이 식당에 대한 리뷰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준수한 맛이라고 일관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그 중 주목할 만큼 상세히 쓰인 리뷰는 2000년대 무렵에 맛객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했던 맛집 블로거이자 전 만화가 김용철 의 것인데, 2007년 9월 14일에 쓰인 그의 리뷰[3]에선 우리식당이 30년 전통의 맛집임과 동시에 '택시 기사에게 육회비빔밥을 물어보면 십중팔구 우리식당을 추천한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관광객은 잘 모르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유명한 맛집의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하필 사진이 웃기게 찍혀서 졸지에 큰 웃음을 주었지만 이 짤방으로 비웃음을 받을 만한 대상들과 같은 대열에 설 식당이라곤 절대로 말하지 못할 역사와 전통이 있는 노포였던 것이다.
- 사진에 있는 철거 중인 건물은 원래 우리식당 신관이 있던 건물로, 광한루원 옆의 서문 공영 주차장 착공으로 우리식당은 기존의 본관 건물에서만 영업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2018년 경에 폐업하였고, 2019년부터는 같은 위치[4]에 참샘가든이라는 다른 고깃집이 영업 중이다. 상술한 김용철 씨의 리뷰에서도 철거 전 신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전 본관 건물의 정취도 느낄 수 있다. 비록 사진 속 건물은 서문 공영 주차장이 되었지만, 짤방 속의 뒤쪽 건물들은 아직 남아 있다. #네이버 지도로 본 모습
- 2018년 이후에는 주로 히오스와 엮였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듯이 히오스가 본디 음식점으로 자주 비유되곤 했는데 '우리식당 정상영업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이 짤방이 워낙 적절하게 들어맞았던 탓도 있고 안 그래도 인기가 없던 게임의 몰락에 결정타가 된 2019년 HGC 폐지 및 개발팀 축소 논란 사건이 일어난 것도 이에 한 몫했다. 이 짤방에 비유된 또 다른 게임은 트리 오브 세이비어였는데 이쪽은 게임 자체의 인기도 저조했으나 무엇보다도 오픈베타 서비스 중인 온라인 게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버그가 빈발했기 때문에 이 짤방이 자주 쓰였다.
- 다음카카오에서 2022년 8월 31일 다음 로그인을 종료하고 10월 1일 카카오 계정으로 통합하겠다는 공지를 여론조사 없이 통보하자 다음 카페 이용자들이 축제가 아니라 장례식입니다 분위기로 정상영업 짤을 쓰면서 간접적으로 반발하였다.
- 비슷한 용도의 짤방들로는 아무 일도 없었다, 저쪽 집이 무너졌다고 해서 구경하러 갔죠[5] 등이 있다. 형세상 기울었으나 반전 내지 회생을 위해 처절하게 노력하는 상황에 쓴다는 점에서는 똥꼬쇼와도 맥이 닿아 있으며 무의미한 발버둥을 조소하거나 일이 이 지경이 될 만큼 대처를 잘못한 운영 주체를 조롱한다는 점에서는 명예로운 죽음과도 함께 쓸 수 있다.
* MBC 산하의 시사교양 유튜브 채널 '모지'의 과거 사건사고 소개 컨텐츠인 '다,시그날'에서 1999년 만민중앙교회의 자사 주조정실 습격 사건을 다루면서 썸네일에 '우리 방송 정상영업 못했던'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패러디함과 동시에 만민중앙교회를 다시 한 번 비판했다.
- 국민의힘 대표 시절 이준석도 이 사진을 이용해 '쌓는 건 2년, 무너지는 건 2주'라는 글과 함께 국민의힘을 비판하였다.# 이준석은 이 짤방을 이용해서 펀치라인을 써먹은 걸로 추정되는데, [우리 식당]이라고 읽지 않고 [우리식] [당]이라고 띄어 읽으면 알 수 있듯이 "친윤식으로 바꾼 당 정상영업 합니다."라는 뜻이 된다. 논란이 많은 국민의힘 비대위의 상황과 폭우 피해를 입은 곳으로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망언 논란으로 뉴스에 도배되는 등 당의 안팎으로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도 차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을 긍정적으로 전망한[6] 당의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이 2023년 FA컵 8강전에서 상대인 수원 삼성 블루윙즈 팬들을 조롱하기 위해 축구수도 정상영업합니다라는 문구로 패러디했다. 당일 경기는 인천이 천성훈의 멀티 골에 힘입어 펠레 스코어로 승리했다. 관련 기사
- 우왁굳 왁타버스 작곡캠프에서 "우리가수 정상영업합니다" 현수막으로 패러디했다.
[1] 2009년 기준으로 2만 조회 수는 단일 짤방치고는 나름 인기를 구가했음을 보여주는 편이다.[2] 이런 절차가 없다면 가게가 위치를 옮긴 것일 뿐일지라도 여전히 영업을 하는 것인지 아예 장사를 그만둔 것인지 손님들 입장에서는 잘 알 수 없으므로 당연한 수순이다.[3] 김용철이 운영하던 다음 블로그는 서비스가 종료되어 직접 찾을 수 없고 이 링크는 2009년 어떤 티스토리 블로그에 스크랩된 것이다.[4] 지번주소 : 전북 남원시 금동 137-2, 도로명주소 : 전북 남원시 검멀길 17-8 (금동)[5] 이쪽은 특히 실제로 건물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상당하다.[6] 물론 서울대학교 박종희 교수가 베이지안 메타를 이용해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를 취합한 MBC의 여론M 등 실제 데이터로 드러난 전망은 8월 중, 하순에 노년층에서만 지지율이 소폭 반등하는 등 절대로 긍정적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