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육양신공(六陽神功)과 구음현공(九陰玄功)의 관계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아마 귀검 장로들의 성격으로 봐서는 이미 육양신공도 네 머릿속에 각인시켰을 거라고 생각된다만······."
"네, 그러셨죠."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음이 양을 낳고, 양은 음으로 귀환한다. 그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조금 많이 필요한 것뿐이야. 구음현공에 그러한 시간을 부여할 수만 있다면, 육양신공의 위용을 드러낼 수 있단다. 그걸 알아내는데··· 우리 가문은 오랜 세월을 보내야 했지."
- 영호인과 금모하의 대화 중에서.
풍종호 무협소설 『투검지(鬪劍誌)』에는 귀문(鬼門)의 술사들이 되도록이면 상대하지 않으려는 강력한 법기(法器)를 가진 세 가문, 귀문삼가(鬼門三家)가 등장한다. 이 중에 영호인은 태일검(太日劍)으로 유명한 영호가(令狐家)의 가주이다. 회색의 무늬처럼 왕(王)을 닮은 모양이 섞인 검은 머리와 빗살 같이 회색 선이 그어진 눈썹을 갖고 있다. 바쁜 일이 많은지 도대체가 집에 있는 경우가 드물어 연락이 안 닿을 경우가 태반으로, 인연이 깊은 원후파(元侯派)의 장로들도 얼굴 보기가 힘들 정도라 한다. 하지만 불러낼 재간을 가진 자가 있으니, 오직 원후파 장문인의 말만은 따른다고······."네, 그러셨죠."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음이 양을 낳고, 양은 음으로 귀환한다. 그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조금 많이 필요한 것뿐이야. 구음현공에 그러한 시간을 부여할 수만 있다면, 육양신공의 위용을 드러낼 수 있단다. 그걸 알아내는데··· 우리 가문은 오랜 세월을 보내야 했지."
- 영호인과 금모하의 대화 중에서.
2. 행적
당대 원후파의 장문인 노룡격호(怒龍擊虎) 종리당이 사고 치고 원무산을 떠났다가 약 3년 만에 돌아온다. 이 시기에 맞춰 원무산에서 원후오귀(元侯五鬼)에게 귀검(鬼劍)의 입문기예를 배운 금모하도 망자(亡者)의 보관(寶冠)을 찾으러 독수옹(禿樹翁)과 함께 하산한다. 그리하여 우여곡절(迂餘曲折) 끝에 보관을 얻은 금모하는 수라음혼공(修羅陰魂功)을 배울 수 있었다. 그가 힘을 갖추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촉루(髑髏)가 되어 기생하는 팽주선은 동의 없이 힘을 빌려 환귀(幻鬼)로 영귀를 자극해 며칠 뒤의 팽하려에게 말을 건다. 딸을 멈추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이었으나, 이미 영귀도(靈鬼刀)에 휘둘리는 그녀는 팽주선의 말을 듣지 않는다. 더구나 반향(反響) 때문에 금모하는 매우 고통스러워하며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한다. 이때 영호인이 나타나 팽하려를 물리쳐 그를 구해준다.남긴 전언대로 원무산으로 돌아온 금모하에게 영호인은 현 상태와 팽하려가 처한 상황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그리고 선견(先見)을 피하여 그녀를 상대하려면, 귀룡아(鬼龍牙)를 양편(陽片)까지 합쳐 완전한 귀후(鬼侯)의 인연자가 되거나 자신만의 영검(靈劍)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모하는 두 가지 선택 중 영검을 고른다. 이에 영호인은 그가 금쇄진에 갇혀 있는 요룡(妖龍)으로부터 발톱을 얻어 영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며, 팽주선의 일로 만난 며칠 뒤의 팽하려가 있던 장소가 귀문이 열리는 곳임도 가르쳐준다.
미리 그 장소에 가서 대기했던 금모하는 비장의 술수로 준비한 귀화창(鬼火創)을 펼쳐 하늘에 떠 있는 팽하려를 떨어뜨리는 데까지는 성공한다. 그런데 마음이 약해 귀도와 같이 그녀를 베지 못하면서 오히려 처참하게 당하고 만다. 이런 실패하는 상황에 대비한 영호인은 서찰을 서극명과 개방(丐幇)의 순찰 궁립을 인편으로 보낸다.[1] 영귀도가 귀문에서 나온 특별한 저승의 음기(陰氣)를 취한 이상 본래의 마도(魔刀)로 돌아가려고 할 것이므로, 그도 영검을 신검(神劍)으로 승격시켜야 한다고 전한다. 또한, 그 방법으로 부족한 수라정양공(修羅正陽功)을 녹림(綠林)에서 찾아 익혀야 함도 알려준다.
3. 기타
- 본 편에서 팽주선이 요룡의 금쇄진은 원후파에서도 감히 장문인만이 간섭할 수 있는 만큼 금모하에게 영호인은 이상야릇한 사람이라고 주의를 하라는 귀띔을 한다. 또 금모하는 그가 매우 오래 살아왔고, 이름도 하나가 아니었음을 깨닫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위 인용문의 대화에서 영호인이 가문이라고 말하는 순간에 금모하는 기묘한 느낌을 받는다. 마치 '나'라고 하는 듯한······. 아무래도 가문의 시조인 영호박 본인인 것 같다.
[1] 금모하는 귀문의 음기를 가득 씐 상태라 근처에만 있어도 영호인의 귀연이 쉬이 옮을 수 있어서 직접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