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덴마크어 | Tommelise |
영어 | Thumbelina |
일본어 | 親指姫(おやゆびひめ-오야유비히메)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대표작 중 하나로 1835년에 발표한 안데르센의 동화집 2집에 수록되었다. 미운 오리 새끼와 마찬가지로 안데르센의 고향인 덴마크 오덴세의 전원 풍경을 배경으로 쓰여졌다고 한다.
'엄지공주'보다는 '엄지소녀'가 더 번역에 맞는데 엄지공주가 된 까닭은 일본어 중역 때문이다.[1]
각종 아동용 동화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얻었다.
2. 줄거리
위키소스의 덴마크어 원문옛날 어느 마을에 홀로 살던 여인[2]이 있었다. 여인은 엄지손가락만한 아이라도 좋으니까 달라고 했다. 여인은 마법사(Hexen)[3]를 찾아가 씨앗 하나를 얻어 집으로 돌아와 화분에 심었더니 튤립 꽃봉오리 속에서 키가 엄지손가락 정도로 작고 예쁜 소녀가 태어났다. 소녀는 키가 엄지손가락만큼 작고 예쁘기 때문에 엄지공주라고 불렸고 딸처럼 길렀다.
어느 날 밤, 엄지공주는 아버지 두꺼비[4]에게 납치를 당해 두꺼비 아들의 청혼을 받지만[5] 물고기[6]와 나비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풍뎅이가 엄지공주를 낚아채 친구들에게 보여주는데 풍뎅이의 친구들은 엄지공주가 다리가 두 개 뿐이고 못생겼다는 이유로 엄지공주를 놀리자 친구들에게 실망한 풍뎅이는 숲 속 어딘가에 놓고 가 버렸다.
추운 겨울날, 홀로 남겨진 엄지공주는 길을 헤메다 들쥐 할머니[7]의 집에서 같이 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지공주는 쓰러진 제비를 발견하고 정성껏 돌봐주었다. 엄지공주의 정성어린 보살핌 덕분에 건강해진 제비는 함께 남쪽 나라로 가자고 했다. 하지만 엄지공주는 들쥐 할머니가 혼자 살기 때문에 불쌍하다고 하고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었던 적이 있어서 두고 갈 수가 없다고 하면서 거절했다.
그러다 얼마 후, 들쥐 할머니의 이웃인 부자 두더지가 찾아와 엄지공주에게 청혼을 했다. 그녀는 결혼하게 되면 밖으로 한 번도 나가지 못하고 캄캄한 지하에서만 살아야 해 거절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터라[8][9] 슬퍼하면서 결혼식을 위해 드레스를 만들었다. 결혼식 바로 전날, 엄지공주는 마지막으로 지상을 보기 위해 들쥐 할머니나 두더지의 허락을 받고 지상으로 올라와 꽃과 나무, 하늘과 태양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그때 엄지공주가 구해준 제비가 나타나 원치 않는 결혼은 해서는 안 된다며 엄지공주를 등에 태우고는 꽃의 나라로 데리고 갔다.
그 뒤 꽃의 나라에 도착한 엄지공주는 자신과 똑같은 키의 왕자[10]를 만나 결혼하게 되었으며, 날개와 '마이아'라는 새 이름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제비도 엄지공주를 좋아했었고, 눈물을 흘리면서 날아가버린다. 실연한 제비는 덴마크로 가서 어느 작가에게[11] 엄지공주의 이야기를 전달해준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우리가 알게 된 거라고 밝힌다.
3. 기타
- 엄지공주를 길러준 인간 양어머니가 어찌 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은 마지막까지 없다. 양어머니 입장에서 보면 금지옥엽 기른 딸이 유괴당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된, 대단히 비극적인 이야기인데 그 때문인지, 현대에 나오는 유아 대상 각색 버전들은 대부분 엄지공주가 제비에게 자신의 근황을 양어머니에게 전해달라고 하거나 직접 찾아오는 결말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는 꽃의 나라 왕자와 결혼한 뒤에 왕자와 함께 제비를 타고 자신의 양부모를 찾아가 재회하는 장면도 있고, 후술할 워너브라더스판 썸벨리나에서는 곧바로 왕자와 재회후 집으로 돌아와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각색했다.
- 끊임없이 여러 생물들이 군침을 다시고 납치당하는 묘사 때문에 패러디물에서는 뭔가 이종족 관련으로 위험한 상황을 제시하기도 한다.
4. 미디어 믹스
- 1976년부터 시작한 애니메이션 만화 세계 옛날 이야기의 한 꼭지로 제작되었다. MBC에서 더빙 방영했고 비디오로도 더빙해 발매했다.
- 1978년 봄에 토에이 만화 축제에서 세계명작동화 엄지공주로 제작했으며 러닝타임은 64분이라고 한다.
- 1990년 12월부터 방영하기 시작한 타임리스 테일즈에서도 이 동화를 다뤘다.
- 1992년 에노키 필름에서 엄지공주 이야기를 만들었고 안데르센의 엄지공주라는 이름으로 비디오를 출시했으며, 투니버스에서 1997년에 엄지공주의 모험이라는 제목으로 자사 성우 위주로 더빙 방영했다.[12]
1994년에 워너 브라더스에서 극장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20세기 폭스에서 《아나스타샤》를 만든 돈 블루스와 게리 골드먼이 여기서도 공동으로 감독을 맡았다. 대체적으로 원작을 충실히 따라가는 편이다. 작중 제비 자퀴모가 화자로 등장하며, 원작을 따라 주인공 썸벨리나(더빙에서도 '엄지공주'라고 번역하지 않고 이 이름을 쓴다)에게 인간 뿐만이 아니라 풍뎅이, 두꺼비, 두더지 등 다양한 동물이 꼬인다. 원작과 다른 점은 애니메이션엔 지속적인 악역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작에서는 엄지공주가 떠나면 동물들이 다신 안 나오지만 썸벨리나에게 미련을 못 버린 두꺼비가 어떻게든 썸벨리나와 결혼하겠다고 계속 쫓아다닌다. 엄지공주를 제일 처음 납치한 두꺼비를 가족 극단으로 만들고, 풍뎅이 무도회장 등을 만드는 등 뮤지컬 적인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각색을 한 편이지만 그래도 원작의 한계는 벗어나지 못했다.
썸벨리나는 집을 벗어난 뒤 주변 사람들에게 '집에 가서 엄마를 만나고 싶어.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라고 징징거리기만 하는 민폐 캐릭터이다. 오로라 공주와 달리 출연 분량은 많지만 납치당하고, 기절하고, 울기만 할 뿐 능동적인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주인공 보정으로 요정과 각종 동물들을 가리지 않고 사방에서 도움을 받으며 구애를 받는다. 그야말로 작중에서는 종족을 초월하는 팜므파탈이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온 디즈니 에리얼, 자스민, 벨 등 공주들이 기존의 고정관념을 탈피해 능동적이며 자기 매력을 확실히 갖춘 반면 시종일관 의존적인 모습을 보인다. 썸벨리나의 상대역 코넬리우스 왕자도 다소 뻔한 백마 탄 왕자 캐릭터로 별로 비중이 없다. 썸벨리나를 우연히 만나 금세 사랑에 빠지고 썸벨리나가 없어진 뒤 열심히 찾아다니지만 어째 악역들보다 소식통이 느려 삽질만 계속한다. 또 명색이 왕자이긴 한데 작중 취급이 영 좋지 않다. 심지어 중간에 한 번 얼음 속에 갇혀 리타이어 되기까지 한다.
개봉 당시 2800만 달러로 제작했지만 북미 흥행은 1130만 달러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각각의 조연들인 썸벨리나의 어머니, 두꺼비 가족과 딱정벌레, 두더지 등의 비중도 좀더 높아졌으며 악당에 해당하는 인물들 대다수가 썸벨리나를 자기 소유로 하려는 그릇된 욕망을 품었을 지언정 순수 악은 아니었기에 엔딩크레딧의 후일담에서 나름 좋은 결말을 맞이하였고[13] 노래쪽은 꽤 좋은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썸벨리나의 성우로는 인어공주의 에리얼 성우로 유명한 조디 벤슨이 낙점되었으며 한국어 더빙에서는 최덕희가 맡았다. 노래는 방주란.
일본판도 당시 유명 성우진들이 더빙했으며 자퀴모역에 야마데라 코이치, 어머니 두꺼비가 마츠모토 리카, 딱정벌레역에 카미야 아키라[14], 두더지역이 카나오 테츠오, 들쥐 아주머니역에 미츠야 유지가 캐스팅 되었다.
[1] 다만 정작 일본어판 명칭인 '親指姫'도 원래는 '엄지공주'보다는 '엄지아씨' 정도로 번역하는 게 적절하다. 姫(히메)는 공주라는 뜻도 있지만 실제로는 아가씨, 아씨 정도의 의미로 쓰이기 때문.[2] 판본에 따라 여인의 자리가 할머니 한 분이나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한 부부로 바뀌기도 한다.[3] 판본에 따라 요정이나 천사로 나온다. 마녀로 나오는 판도 존재한다.[4] 판본에 따라 어머니 두꺼비로 나온다. 혹은 아예 개구리로 종이 바뀌어 나오기도 한다.[5] 원문에서는 두꺼비의 울음소리가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Koax, koax! brekkekekex!”하고 우는 것으로 나온다... 아들이 할 줄 아는 말은 그것밖에 없었다고...[6] 판본에 따라 가재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가재는 집게발로 연잎 줄기를 잘라주었다.[7] 판본에 따라 들쥐 아주머니로 나온다. 드물게 들쥐가 수컷(아저씨나 할아버지)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8] 이유는 들쥐 할머니가 이 결혼을 좋게 생각했기 때문이다.[9] 만약 들쥐 할머니가 말을 안들으면 본인의 하얗고 날카로운 이빨로 엄지공주를 물어 버리겠다고 협박했다는 버전도 있다.[10] 판본에 따라서는 제비가 왕자로 변한 뒤, 프로포즈를 한다.[11] 원문은 옛이야기 만드는 남자가 사는 곳(hvor Manden boer, som kan fortælle Eventyr)을 찾아갔다고 한다. Eventyr는 덴마크어로 독일어의 메르헨과 비슷하게 환상적이고 공상적인 옛이야기에 가깝지만 일반적으로 동화라고 번역되는 단어다.[12] 그 외에 KBS 성우극회 출신인 이선과 온영삼, EBS 성우극회 출신인 이은영이 이 작품에 참여했다.[13] 그룬델(두꺼비쪽 큰아들)은 후반부에 코넬리우스와의 싸움에서 추락하여 죽은 줄 알았지만 팔과 다리만 다친채 살아남아서 어머니의 주선으로 다른 개구리랑 사랑에 빠졌고 풍뎅이는 어떻게든 두꺼비에게 빼앗긴 날개를 되찾고 다시금 가수로 활동중, 들쥐는 두더지랑 결혼하게 된다.[14] 원작 및 한국판 성우는 길버트 고트프리트와 조동희로 세 명 모두 디즈니의 이아고역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