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라인 강의 세 요정들과 안드바리를 그린 아서 래컴(Arthur Rackham)의 일러스트.[1] |
Andvari
북유럽 신화의 에다와 볼숭 일족의 사가에 등장하는 드워프. 스바르트알프족으로 이름의 뜻은 '조심스러운 자(Careful one)'. 구스트르(Gustr)라는 이명도 있으며 뜻은 돌풍이다. 오인(Óinn)[2]의 아들이다.
노른의 저주를 받아 물 속에서 창꼬치고기(Pike)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됐으며, 폭포 아래의 은신처에 살며 온갖 보물들을 모아놓고 있었다. 황금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지닌 반지인 안드바라나우트(Andvaranaut, 뜻은 '안드바리의 선물')의 본래 주인이기도 하다.
2. 작중 행적
어느 날 오딘과 로키, 회니르가 미드가르드를 순회하던 도중, 로키가 근처의 폭포에서 생선을 잡던 수달에게 돌을 던져서 죽이고 그 가죽을 벗겼다. 이후 일행은 흐레이드마르라는 드워프 마법사가 사는 농장에 도착해서 하루 묵게 됐는데, 그들은 집주인에게 수달 가죽을 보여주며 전리품을 자랑했다.[3] 그런데 사실 그 수달은 흐레이드마르의 아들 중 한 명인 오트르였고, 아들의 모습을 알아본 흐레이드마르는 일행을 붙잡고 '수달 가죽의 안팎을 완전히 감쌀 수 있을만큼의 보물'을 아들의 목숨값으로 요구한다.[4]그래서 유일하게 풀려난 로키는 스바르트알파헤임에 있는 안드바리를 찾아가서는, 그물[5]로 창꼬치고기 모습을 한 안드바리를 잡아채고 변신을 억지로 풀어내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보물을 가져오라고 협박한다.
이 때 안드바리는 다른 보물은 순순히 내놓았지만 반지를 뒤로 감추었는데, 이를 발견한 로키는 그 반지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안드바리는 이 반지만 남겨주면 보물을 다시 모을 수 있으니, 다른 보물은 다 가져가도 좋지만 이것만은 가져가지 말아달라며 간절하게 청한다. 그러나 로키는 기어코 반지마저도 빼앗아 버렸고, 그러자 분노한 안드바리는 자기 이외의 사람이 자신의 황금과 반지를 가진다면 두 형제와 여덟 명의 군주[6]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곧 파멸을 얻을 것이라는 저주를 건다.[7]
로키가 안드바리에서 강탈한 보화를 가져와 흐레이드마르의 조건대로 오트르의 수달 가죽 안팎에 채울 때, 오딘은 너무나 아름다운 반지 하나를 발견하고 자신이 가지려 했다. 그러나 다른 보물들 전부로 가죽을 감쌌음에도 수달의 수염 하나가 가려지지 않아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되자 오딘은 마지못해 반지를 내놓는다. 세 신이 배상금을 지불하고 떠나기 전, 로키는 흐레이드마르에게 자신이 황금과 함께 받아온 안드바리의 저주를 전한다.
흐레이드마르 일가는 저들이 샘나서 그런 것이라며 무시했으나 안드바리의 저주는 곧 실현됐다. 또다른 아들들인 파프니르, 레긴이 자신들에게도 그 배상금을 나눠달라고 요구했으나, 흐레이드마르는 아들들의 요청을 거절하고 보화를 독차지 해버렸다. 이에 눈이 돌아간 파프니르는 흐레이드마르가 자는 사이에 아버지를 찔러 죽여버렸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탐욕이 심해져서 재산을 나눠달라는 동생 레긴을 쫓아내버리고, 이후에 거대한 뱀의 모습으로 변해서는 모든 보화를 들고 그니타 황야(Gnitaheiðr)에 칩거해버린다.[8]
한편 쫓겨나서 덴마크 왕실에 대장장이로 취직하게 된 레긴은, 자신의 양자이자 제자인 시구르드를 앞세워 형인 파프니르를 죽이고서는, 시구르드가 자신의 형을 죽였으니 그 대가로 자신의 소원을 들어줄 것을 요구하고 파프니르의 심장을 자신에게 구워주도록 한다. 시킨대로 심장을 굽던 시구르드는 고기가 잘 익었나 손으로 찔러보다 손을 뎄고, 엉겁결에 손을 빨다 용의 피를 먹게 된다. 짐승의 말을 알아듣게 된 그는 새들의 충고에 따라 레긴을 죽이고 파프니르의 보화를 차지한다.
그중에서 반지인 안드바라나우트는 시구르드가 브륀힐드에게 약혼의 징표로 건넸으나, 이후 니블룽족의 왕비 그림힐드의 손에 기억을 잃고 그녀의 딸인 구드룬과 결혼한 뒤에 처남인 군나르의 모습으로 변장하고 브륀힐드에게 가서 다시 그 반지를 돌려받은 뒤 구드룬에게 넘겨줬다.[9]
나머지 보물은 시구르드가 계속 가지고 있다가 그의 사후 니블룽 일족의 몫이 됐다. 허나 그 보물을 노리고 구드룬과 재혼한 아틀리가 니블룽 일족을 초대해서 함정에 빠트린 뒤, 구드룬의 형제들을 살해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군나르를 고문하며 보물의 행방을 묻는다. 하지만 군나르는 초대에 응하기 전에 보물을 모두 라인강 어딘가에 숨겨뒀고, 정확한 장소를 말하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답했고, 격분한 아틀리는 그의 두 팔을 묶어 뱀굴에 던져넣는다. 구드룬이 오빠를 구해주려고 하프를 던져넣었고, 군나르는 발로 하프를 연주하여 뱀들을 잠들게 하려 했으나, 마지막 한 마리가 잠들지 않아 결국 죽고 만다. 안드바리의 저주 그대로 보물의 주인이 되었던 모든 자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다.[10]
구드룬은 안드바라나우트를 소유한 것 치고는 끈질기게 살아남아서 아틀리에게 오빠들의 복수도 하고, 요낙이라는 왕에게 다시 한 번 청혼받아서 그의 왕비가 된다. 하지만 그 뒤에도 낳은 자식들이 전부 살해당하는[11] 모습을 지켜보며 비탄에 빠지는 등 차라리 일찍 죽는 것만 못한 삶을 살게 되며 결국 마지막엔 자결했음이 암시된다.
3. 기타
- 이 항목을 읽어보고 톨킨의 환타지 소설 및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반지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실제로 절대반지는 북유럽 신화의 이 일화인 안드바라나우트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13] 톨킨은 공식적으로는 영문학자였지만 신화학에도 굉장히 조예가 깊었으며 시구르드와 구드룬의 전설(The Legend of Sigurd and Gudrún)이라는 작품이 있을 정도로 북유럽신화 매니아이기도 했다.
- 갓 오브 워에서는 유명한 드워프 연금술사로 언급되며, 설정상 이발디의 아들들 중 하나이자 파프니르의 형제다. 브록크가 그의 물건들을 가져오라는 퀘스트를 준다. 소울 이터라는 괴물들을 만든 장본인이며, 이로 인해 자신이 위험해지자 영혼이 먹히지 않기 위해 자신의 반지 안드바라나우트에 자기 영혼을 집어넣은 방식으로 살아남은 상황. 이후 쭉 안드바라나우트에 깃든 상태로 크레토스 부자의 아이템이 된다.
-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에서 유르빅샤이어 피쳐링가 위쪽에 한 남자가 웬 토끼를 로키라고 부르며 이 '로키' 토끼가 자신과 싸울 자를 보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싸워서 이기면 토끼가 어딘가로 향하는데, 이를 따라가면 바위 밑에서 안드바라나우트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이스터에그 수준이기에 얻어도 달라지는 건 없으며, 심지어 잡화 취급이라 팔 수 있다;
- 전세계 신화와 전설을 몽땅 뒤섞어놓은 모바일 게임 東京放課後サモナーズ에서도 등장한다. 신화를 반영해서 돈 되는 건 뭐든 하는 수전노 드워프로, 여름 이벤트마다 바다의 집을 운영하다가 트러블에 휘말리기도 하고, 주간 미션 보상 교환소에서 얼굴마담으로 활약해서 익숙하다. 다만 좀 부담스럽게 생겼는데[14] 여기저기서 나오는지라 게임을 공공장소에서 켤 수가 없는 원흉 중 하나이다.
[1] 정확히는 니벨룽의 반지에 나오는 알베리히의 삽화이다. 일러스트 상의 가장 좌측, 수염난 난쟁이가 알베리히(안드바리).[2] 무녀의 예언(Vǫluspá)에 언급된 최초의 드워프 중 한명으로 이름의 뜻은 수줍음 혹은 수줍어하는 자. 다른 이름은 아이(Aí)이다.[3] 신 에다에서는 가죽을 벗기지 않고 통째로 챙겨뒀다가, 나중에 흐레이드마르에게 자신들에게 수달 고기도 있으니 식량에 보태라고 건내줬다가 들통나게 된다.[4] 신 에다에서는 다른 두 아들인 파프니르와 레긴을 불러다가 일행을 붙잡는다. 그리고 흐레이드마르가 "오트르를 살해한 자들도 똑같은 방식으로 죽어야 하는게 도리에 맞다."고 하자 신들은 자신들을 풀어주면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했고, 이에 흐레이드마르는 같은 방식으로 배상금을 요구한다.[5] 이 그물은 바다의 왕비인 란의 소유로, 바다에서 죽은 사람들을 낚아 해저에 있는 자신과 남편 에기르의 궁전으로 데려갈 때 쓰는 그물인데, 로키가 란을 찾아가 빌렸다고 한다.[6] 두 형제는 파프니르와 레긴, 여덟 명의 군주는 시구르드, 군나르, 호그니, 구토름, 아틀리, 그리고 구드룬의 세 아들이라는 해석이 있다. 다만 후자는 정확히 여덟이 아니라 그냥 무수히 많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 편.[7] 로키는 어차피 난 가지지 않을 테니 상관없다고 안드바리를 비웃으며 떠나버리지만, 훗날 로키도 라그나로크에서 파멸하고 만다.[8] 신 에다에서는 파프니르와 레긴이 함께 흐레이드마르를 죽였다고 한다. 형제는 마찬가지로 재산을 두고 싸우게 됐는데, 파프니르는 보는 사람을 모두 겁에 질리게 만드는 공포의 투구(Ægishjálmr)를 쓰고 보검 흐로티를 휘두르며 레긴을 위협해서 쫓아냈다.[9] 저주 받은 보물답게 이후 구드룬이 브륀힐드와 말다툼을 하다가 안드바라나우트를 보여주는 바람에 브륀힐드가 진실을 깨닫고 시구르드를 죽이는 계기가 된다.[10] 잠시간 손에 쥐었던 로키, 오딘조차 예외는 아니었으니 둘 다 라그나로크에서 죽는다.[11] 아틀리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은 자기 손으로 죽여서 그 심장을 요리해다가 아틀리에게 최후의 만찬으로 먹였다.[12] 일종의 보물 고블린 역할을 담당하는 점은 안드바리와 비슷하나 이 둘이 같은 기원을 기졌다고 보긴 힘들다.[13] 이외에도 악룡 파프니르는 후일 레젠다리움에 나오는 스마우그와 글라우룽의 모티브가 된다.[14] 배불뚝이 체형 + 풀어헤친 하와이안 셔츠 + 불룩한 그리고 작은 삼각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