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레아(로드 오브 히어로즈)

D-6
기사: 동쪽 3번 지구에서 게이트 발생 확인. 출정 허가 떨어졌습니다!

프람: 바로 갈게. 요한이랑 애들한테는 바깥으로 돌아오라고 해줘!

기사: 알겠습니다. 프람 경!

아우레아: ... ... 요즘 여기저기 문제가 많이 생기네. 다들 별일 없으셔야 할 텐데...

칸나: 왜 그렇게 한숨을 푹 쉬고 있어? 얼굴 다 망가지잖아! 웃어, 웃어. 너희는 방실방실 웃기라도 해야 내 맘에 든다고 몇 번을 말해?

아우레아: 후후, 언제 오셨어요? 다들 나가고 나면 심심하시죠?

칸나: 복작거리는 것보다야 물론 덜 재미있지만. 가끔은 조용한 것도 나쁘진 않아. 대요정 칸나 님은 참을성도 훌륭하니까!

아우레아: 멋져라.

칸나: 그럼 그럼. 더 칭송하도록 해.

아우레아: 와아, 위대한 칸나 님!

칸나: 헤헷. 아무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그렇게 울상이야? 누가 울렸어? 칸나 님이 떽 해줄까?

아우레아: 아니에요. 제 문제인걸요. ... ... 있죠, 칸나 님. 칸나 님은 엄청 오래 사셨죠?

칸나: 응. 엄청 오래. 너희들이 감히 상상도 못할 만큼이지!

아우레아: 후후. 과장도 귀여우셔라. 그럼 혹시 제 선조 분도 알고 계시나요?

칸나: 필츠베인 크로니카?

아우레아: 네. 필츠베인... 어떻게 아셨어요?! 아니, 왜 여태껏 아무 말씀 없으셨어요?

칸나: 너는 내가 그걸 왜 모를 거라 생각한 건데? 이 몸은 칸나 르 페이님이거늘! 그리고! 네가 여태껏 물어본 적도 없었잖아!

아우레아: 세상에... 가문 어르신들도 한 마디 안 해주셔서, 역사서도 마땅히 남은 게 없어서... 쭉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아는 분이 계셨을 줄은...

칸나: 너도 참 너다. 이 몸이 모르는 게 있을 거라 생각했다니!

아우레아: ...후우. 아니에요!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물어볼 게 잔뜩 있어요.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칸나: 좋아! 이 칸나 님은 귀찮은 건 딱 질색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허락해 주지! 흐흐, 뭐가 궁금해?

[아우레아의 일기]

칸나 님이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반은 농담이고, 반은 지어낸 것 같아서 영 못 믿겠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의 입으로 처음 듣게 된 선조님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계속 듣다 보면 무언가 실마리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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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
하아아아...

루인: 왜 그렇게 깊은 한숨을 쉬고 계십니까?

아우레아: 어머나! 루인 경. 사실은 말이죠, 어제 칸나 님께 제 선조 분에 관해 여쭤봤거든요. 그런데 말짱 꽝이었어요! 재잘재잘 말씀해주시는 것들이 재미있고 귀엽긴 했는데 말이죠? 하나같이 리본을 묶어뒀다가 혼이 났다, 아끼는 실크를 망가뜨렸다, 이런 사고 이야기뿐이라...

루인: 지금 겪고 계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되진 못한 거군요.

아우레아: 맞아요. 앗. 이미 알고 계셨군요.

루인: 요즈음 수심이 깊어 보여 걱정했습니다.

아우레아: 히히, 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 ...루인 경도 마법을 다루시죠?

루인: 그렇습니다. 보잘것없는 수준입니다만.

아우레아: 제가 다루는 시간 마법 있잖아요. 이게 보기에는 대단하고 막 멋있어 보이는데, 사실은 쓸 수 있는 분야가 엄청 한정적이거든요.

루인: 위험성 때문이겠군요.

아우레아: 네. 시간은... 잘못 건드리면 큰일 나니까. 선조 님께서 아티팩트를 넘겨받을 때 함께 맺은 계약이라고 들었어요. 오직 재단사로서의 범주로만 사용할 수 있게끔 제한을 두었죠. 뭐, 정확히 누구랑 계약한 건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 덕택에 이렇게 일하고 있으니 감사할 일이죠.

루인: 늘 긍정적이십니다.

아우레아: 아니에요. ...그래서 고민 중이었던 거랍니다. 어떻게 더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하고 말이에요.

루인: 흐음.

아우레아: 루인 경께서는 성안에서만 주로 머무르시는데 다른 분들이 걱정되시진 않나요?

루인: 마음이 쓰이지 않는다 말하면 거짓이겠으나, 어느 정도는 일부러 절제하고 있지요. 믿고 맡기는 것 역시 신하의 책무이니까요.

아우레아: 아...

루인: 하지만, 그렇다 하여 아우레아 님의 고민이 무색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애정을 갖는 방식은 천차만별인 편이 즐겁지 않겠습니까. 그 마음가짐이 재단사로서의 재능을 더욱 꽃피우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우레아: 재단사로서... 감사합니다, 루인 경! 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루인: 후후. 응원하겠습니다.

[아우레아의 일기]

오늘은 루인 경을 만났다!
워낙 바쁘신 터라 평소에 뵙기 어려운 분이어서, 괜히 행운이 따르는 기분도 들었다.
루인 경은 항상 겸손하시다. 무엇이든 척척 해내시는 분이 왜 항상 스스로를 낮추실까?
의아하긴 하지만, 그게 루인 경의 매력이니까!
나도 루인 경처럼, 누군가에게 훌륭한 어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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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
프람: 그래서 마물을 관찰하고 싶다고?

아우레아: 네! 의상을 더 튼튼하고 기능적이고 귀엽게 만들려면, 아무래도 직접 가까이서 관찰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일 것 같아서요! 꼭 좀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프람: 이미 현장까지 따라와놓고는... 뭐, 좋아. 대신 위험하니까 내 등 뒤에만 딱 붙어 있어. 알겠지?

아우레아: 명심하겠습니다!

요한: 저희가 있으니 걱정 마십시오.

아우레아: 어머나, 듬직해라.

아우레아: ... ... 흠흠, 마물이 뿜어낸다는 탁기가 저거로구나. 두 분 갑옷을 뚫고 들어오진 못하는 것 같은데... 아닌가? 마력으로 튕겨내고 있는 건가? 아아,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 옷에 묻어 있는 건 희미해서 제대로 조사할 수가 없단 말이지.

아우레아: 지금은 기사분들만으로도 대처하고 있지만, 출현 빈도가 더 올라가면 일반 민가에까지 영향이 갈지도 몰라. 그때는 빠르고 간편하게 보급할 수 있는 방위복이 필요하겠지? 제작 단가도 너무 비싸면 안 되고... 아, 니벨룽겐 대삼림에 나는 천연목들에 정령의 기운이 풍부하다고 들었는데, 떨어진 가지를 주워오는 건...

아우레아: 잠깐... 어디까지가 보호 지정구역이었더라? ...아닌가? 떨어진 가지는 주워와도 괜찮나? 어어... 어라?

요한: 후후, 열정적이시군요.

프람: 지금은 어디서 막혔는지 좀 고민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요한: 그래도 대단한 집중력입니다. 이렇게 탁기의 농도가 짙은데...

프람: 그러게. 꼭 네가 거품 비율 딱 맞는 맥주 쳐다볼 때 같아.

요한: 예?

프람: 엉?

요한: 예?

[아우레아의 일기]
오늘 처음으로 출정에 나갔다!
물론 프람 경과 요한 경을 따라 견학 차 간 거지만, 그래도 간 건 간 거지!
역시 기사님들은 멋지다! 동화 속 주인공처럼, 든든하고 멋진 등이 얼마나 믿음직스러운지.
나도,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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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
나탈리: 개요는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왜 협력의 대상자가 저인지는 이해가 어려운걸요.

아우레아: 그야 센스가 있으시니까!

나탈리: ...

아우레아: 반은 농담이에요. 사실 오스왈드 경께서 나탈리 님의 관찰력을 여러 번 칭찬하셨던 게 기억이 나서요. 조언을 부탁드리고 싶거든요!

나탈리: 하아. 그 바보가. ... ...

아우레아: 헤헤.

나탈리: ...후. 크로니카 가문은 저희 란슬로트와 같이, 아발론의 시작부터 함께한 가문이지요.

아우레아: 네? 어...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전해 내려오는 건 고유 마법과 아티팩트가 다인지라, 큰 기록이 있진 않지만요.

나탈리: 그런가요.

아우레아: 네. 헤센 대공께서 세우신 것만큼 큰 위업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요.

나탈리: ... ...

아우레아: 저 건국 신화 진짜 좋아하거든요. 엄청 멋있지 않나요? 판본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했던 건 그림책으로 나왔던 동화판인데... 열 살도 안 되었을 무렵부터 몇 번이고 다시 읽었죠.

아우레아: 순백의 아름다운 성채와 수호룡, 대륙을 구해낸 위대한 영웅들! 하이웰 숲의 엘더엘프 여왕 데이나 님, 백은의 기사 힐데가르트 님! 격전지의 수호신 헤센 대공, 마력이 마치 불꽃의 파도처럼 춤췄다던 대현자 카림 님!! 그리고...

나탈리: ...마지막 출정 때 모두의 갑옷을 제작하셨다던, 필츠베인 크로니카 님.

아우레아: ... ... 어떻게 알고 계세요?!

나탈리: 모를 리 없지요. 하루 중 대부분을 침대 위에서 보낸 사람이라면 더더욱 흥미가 생길 책이었으니까요.

아우레아: 그렇지만,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에 딱 한 줄 계시는데...

나탈리: 세상을 바꾸는 데에 한 줄이면 충분하죠.

아우레아: 아... 후후, 그러네요.

나탈리: 란슬로트 가문의 모든 후계가 국경의 수호에 몰두하지는 않았어요. 저 역시 이전 세대에 비해 보다 실리적인 방향을 추구한 편이었고. 하지만 아우레아 님게서는 선대의 명맥을 그대로 이어내신 것 아닌가요.

아우레아: 에이, 우연찮게 적성과 흥미가 겹쳤을 뿐인걸요.

나탈리: 우연찮게 노력과 헌신까지 덧붙여진 것이라면, 그건 더 이상 우연으로만 볼 수는 없을 텐데요.

아우레아: ... ... 자꾸 그렇게 좋은 말만 해주시면... 저 확 울어버릴 거예요? 나탈리 님 당황시키는 건 오스왈드 님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 있어요!

나탈리: ...그 녀석은 당황스러운 게 아니라 짜증나는 쪽인데. 후후.

[아우레아의 일기]

나탈리 님은 정말 멋진 분이다. 어른스럽고, 아. 나보다 한참 어른이시지만...
아무튼 어른스럽고. 카리스마 넘치고, 좌중을 휘어잡는 힘?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깜빡 동생으로 오해해서 얼마나 죄송스러웠는지.
그래도 나탈리 님께 찾아가길 잘한 것 같다.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노력하면서, 다른 길을 찾아보면서, 그리고 또 다시 돌아와서.
내 방식대로 세상을 바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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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로드: 안 돼.

아우레아: ...정말요?

로드: 응. 안 돼.

아우레아: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로드: 견학이야 기사들이 같이 가니까 문제없지만, 자기 몸을 지킬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혼자 소요 구역에 출정을 가겠다는 건 허가할 수 없어. ...으음, 사실 평소라면 상관없었겠지만. 요새는 마물이 워낙 빈번히 출몰해서. 내가 걱정돼서 그래. 참아주면 안 될까? 곧 여유로워지면 같이 시간을 내줄 기사가 있을...

아우레아: 아뇨!

로드: ...깜짝이야.

아우레아: 요점은, 제 몸을 지킬 방법만 있으면 괜찮다는 말씀이시지요?!

로드: 어... 일단 입단 테스트 기준을 넘어서야 하겠지만.

아우레아: 알겠습니다. 어떻게든 찾아볼게요! 제 마법을 마물에게도 활용할 파훼법!

로드: ...흠. 그러고 보니 파훼법이라면...

브란두흐: 짐을 찾았나.

아우레아: 안녕하세요, 브란두흐 님! 파훼 방면에서 한가락 하신다고 들어 찾아왔습니다! 그 비법, 저에게도 한 가닥 내어주실 수 있나요?

브란두흐: ...어디서 무슨 소문을 들은 건지는 모르겠다만. 그래. 요는 사용처에 제약이 걸린 마법을 다른 용도로도 사용하고 싶다, 맞나?

아우레아: 정확하답니다!

브란두흐: 흠, 그대와 가문에 얽힌 마법의 내력을 알지는 못하나... 용도에 따른 제약이란 대개 심상과 깊은 연관이 있지. 어떤 방식으로 실패하는지 설명해 보겠나?

아우레아: 으음, 그러니까 공격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곧바로 뭉쳐놨던 마력이 산산이 흩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상하죠. 재봉할 땐 날을 예리하게 만들거나 더 위험하게 사용하는 것도 막히지 않는데...

브란두흐: 호오.

투둑.

아우레아: 어라, 브로치는 왜 떼어내시는...

브란두흐: 거기 서라.

아우레아: 네?

브란두흐: 그 자리에서 짐의 브로치를 정확히 옷에 고정시켜보도록. 가까이 붙지 말고, 원거리로.

아우레아: 하지만, 그러면 던져야 하는데...

브란두흐: 정확히 맞힐 자신이 없나?

아우레아: ... ... 아뇨! 해볼게요. 에잇!

휘익!

아우레아: ...됐다!!

브란두흐: 솜씨가 좋군. 그리고 봐라.

아우레아: ...어, 어머?! 피가...!! 죄송해요. 이걸 어쩌지... 소독약, 반창고...!

브란두흐: 괘념치 마라. 그대는 정확히 던졌다. 짐이 실험을 위해 부러 가져다 댄 것이니. 그 제약이 ‘상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라는 방면으로는 확장되지 않은 듯하군. 다행스러운 일이지. 그대의 원은 이룰 수 있겠어.

아우레아: ...그렇다면...

브란두흐: 속인다는 얄팍한 발상이어서는 안 된다. 그보다 깊이 집중하고, 또 진정으로 속일 만큼 본심이어야 하지. 그대는 진정으로 브로치를 ‘꿰매고’ 싶어 했기에 성공했다. 짐의 말뜻을 이해하겠느냐?

아우레아: ... ... 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브란두흐: 옳지. 제법 영민한 아이로구나.

아우레아: 에이, 어엿한 어른이랍니다?

브란두흐: 짐의 시선에서 보면 그렇지도 않다.

[아우레아의 일기]

일기장아! 나 마법을 쓸 수 있게 됐어!!
아, 물론 원래 쓸 수 있었지만. 정정! 공격 마법을 쓸 수 있게 됐어!
아, 물론 엄연히 말하면 공격 마법도 아니긴 한데...
아무튼! 이제 나도 혼자 출정도 나갈 수 있고, 원하는 만큼 조사도 수집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고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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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린: 아~우~레~아~님! 귀걸이 형태 장신구에 마정석을 붙여봤는데요, 디자인 관련해서 상담을... 어라?

미하일: 쉿.

린: 미하일! 여기서 뭐해? 한참 전에 샬롯이랑 나갔다 온다고 안 했던가?

미하일: 그 길에 장갑이 뜯어져 수선을 의뢰하러 왔더니...

린: 아하. 주무시고 계신 거구나. 근데 자는 사람을 왜 빤히 쳐다보고 있어?

미하일: ...담요를 덮어드리려 했던 것뿐이다.

아우레아: 으으음...

린: 앗, 많이 피곤하신가 봐. 씁, 저렇게 책상에 엎드려 자면 목 엄청 아픈데. 어깨도 결리고.

미하일: ...요즘에도 밤을 새나?

린: 헉! 아니, 아닌데? 나 엄청 잘 자는데? 아발론 기사단 배 롱 슬리퍼 대결에 나가도 되는데?

미하일: 그런 대회는 없다.

린: 나도 알거든! 아무튼, 담요 덮어드리고 후딱 나가자. 요새 엄청 바빠 보이시잖아.

미하일: 정식으로 출정 허가를 받으셨다더군. 입단 테스트도 훌륭한 점수로 통과하셨다고 들었다.

린: 진짜?! 나 왜 몰랐지? 그럼 이제 아우레아 경이네?

미하일: 그래. 뭐, 본인은 어느 쪽으로 불러도 상관 쓰지 않을 듯하지만...

린: 그래서 엄청 바쁘셨구나. 하긴. 어쩐지 잘 안 보이신다 했는데 출정 다녀오시고, 복귀하면 의상실에 틀어박혀서 개발하시고... 안 보일 만도 했네!

미하일: 훗, 값진 땀방울이지.

린: 헤헤, 나중에 파티라도 열어드려야겠다. 나도 그 마음 알 것 같거든. 조급하고, 조마조마하고. 나만 뒤처지는 것 같고.

미하일: 싸우는 것만이 기여가 아니다.

린: 알지! 잘 아는데, 또 막상 닥치면 그때는 그런 생각이 잘 안 든단 말이야. 그래서 난 어느 쪽이든 무조건 아우레아 님을 지지해 주고 싶어. 재단사 아우레아 님도, 기사 아우레아 경도! 어느 쪽이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아우레아 님이니까.

미하일: ...후후.

린: 어!? 지금 장하다고 생각했지?

미하일: 그럴 리가.

린: 거짓말!!

미하일: 진짜다.

[아우레아의 일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완성이다.
도움을 구해볼까 고민도 됐는데, 역시 시제품만이라도 온전히 내 손으로 만들고 싶어 관두었다.
그리고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출정도 탐험도 연구도 즐겁지만, 역시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일은 이거라고.
가문의 유지를 잇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가장 가슴 설레는 일이 이거였을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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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Y
로드: 잠깐, 나 언제까지 눈 가리고 있어야 돼?

칸나: 잠시만 기다려, 잠시만!

루인: 거의 다 마쳤습니다.

요한: 하하... 어쩐지 어색하네요.

미하일:충분히 잘 어울린다.

샬롯: 미하일도요!

미하일:...훗.

프람: 린이 못 참여한다고 아쉬워하던데.

미하일: 그래. 엘펜하임에 중요한 연구회 일정이 있다더군. 발표자라 빠질 수가 없다고 한다.

샬롯: 엄청 속상해했어요. 대신 아우레아 님이 만들어주신 팔찌 차고 갔대요!

아우레아: 어머나! 다들 너무 잘 어울리네요. 만든 보람이 팍팍 넘쳐나고 있어요!

로드: 아우레아.

아우레아: 네, 로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아주 잠시면 돼요! 요한 경은 이렇게, 견장이 비뚤어지지 않게... 프람 경은 무릎이 포인트예요! 올라가지 않게 주의! 샬롯 경은, 음. 완벽하네요.

샬롯: 아싸!

아우레아: 미하일 경은... 목깃이 내려가지 않게 주의! 좋아. 준비 끝. 로드. 이제 눈 뜨셔도 돼요!

아우레아: ... ...

로드: 다들...

아우레아: ...!!

로드: 정말 잘 어울리는군. 우리 기사들은 무얼 입어도 잘 어울리겠지만, 제각기 꼭 맞는 옷을 입어서 그런가. 한층 더 늠름해 보여. 그리고... 내가 이런 거에는 좀 예민해서 그런데. 옷에 무언가 특수 처리가 되었나?

아우레아: 역시 로드! 바로 알아보시는군요. 후후후, 아우레아 특제 개발! 반 탁기 처리가 되었답니다. 일단 시제품으로 만들었지만, 나중에는 민간으로도 확대 보급할 수 있을 거예요!

샬롯: 그럼 요즘 열심히 출정 다니셨던 게...

미하일: 이 의상의 개발을 위함이었군. ...감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어치다.

아우레아: 어떠신가요, 로드? 제 자신작!

로드: ... ... 정말 놀랐어.

아우레아: ...로드?

로드: 그대가 보여준 노력, 빛나는 결실. 무엇 하나 존경해 마땅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나도 그에 보답할 수 있는 군주가 되도록 노력하지. 부디 앞으로도 나의 기사로 남아주겠나?

아우레아: 아이, 참! 로드께서도 과장이 심하시다니까! 하지만... 당연하죠! 아우레아 크로니카, 자랑스러운 아발론의 재단사 겸 기사로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로드: 후후, 기쁘군.

아우레아: 그래서 말인데요.

로드: ...음?

아우레아: 기사단 여러분, 새 단복은 마음에 드세요?

프람: 응! 엄청 좋아. 가볍고 튼튼하고 짱짱하고!

요한: 움직임에도 무리가 없군요. 각자 개성에 맞춰주신 듯합니다.

샬롯: 정령들도 마음에 든대요. 지금 사방팔방 날아다니고 있어요!

미하일: ...더할 나위 없습니다.

아우레아: 그.런.데. 이 훌~륭한 제복이 말이죠? 생각보다 제작 단가가 비싸거든요. 재료 구하는 것도 쉽지 않구... 의상실 예산이 약~간만 올라간다면 정말 끝내주는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전속 기사분들 취향 맞춰서 커스텀도 팍팍! 하고. 새로 오시는 분들 옷도 물론 제작하고! 네?

로드: 물론 바로...!

루인: ... ...

로드: 바...로,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게.

루인: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

아우레아: 후후, 감사합니다!

아리에스: 호오. 협상에도 제법 소질이 있군.

루인: 안 내드립니다.

아리에스: 어허. 그리 딱 잘라 답하지 말고...

루인: 안됩니다.

[아우레아의 일기]

칸나: 응? 이게 뭐람. 일기장? ... ... 흐음. 제법 기특하잖아! 눈 밑이 시커멓더니, 다 이유가 있었네. ...이런 건 그 녀석이랑 전혀 딴판이네. 히히. 좋아. 이 칸나 님이 다음에는 머리를 쓰다듬어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