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르곤

D-6
과거, 플로렌스.

라르곤: 안녕하세요, 아저씨!

플로렌스 주민1: ... ...

라르곤: 어제 지어 드린 약이 너무 세진 않으셨죠? 불편한 점이 있으셨다면 언제든 바로 말씀해주세요!

플로렌스 주민1: 크흠...

라르곤: 어디 보자. 기침은 이제 덜 하시는 것 같고... 아직 열이 남아있는지 재볼...

플로렌스 주민1: !! 어디 손을...!

라르곤: ...아.

플로렌스 주민1: ... ...

라르곤: 헤헤, 죄송해요. 제 손이 너무 차가웠죠. 오늘 비가 와서 그런지 밖이 영 쌀쌀하네요. 열은 안 나시는 것 같으니까 해열제는 빼고 드릴게요. 오늘까지만 약 드시고 한숨 푹 주무시면 내일은 괜찮아지실 거예요.

플로렌스 주민1: ... ...

라르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술은 절대 드시면 안 돼요! 이불도 꼭꼭 덮고 주무시고요!

플로렌스 주민1: ...에휴.

플로렌스 주민2: 당신도 참. 그렇게까지 쌀쌀맞게 굴 필요 있수? 그래도 이 마을 유일한 의사 양반한테.

플로렌스 주민1: 당신도 저 녀석이랑 몸 닿기 싫어 숨어 있었으면서 뭘 그래?

플로렌스 주민2: 끄응...

라르곤: 음... 집 가서 일단 수프부터 끓이고... 아니다. 어제 먹은 게 남았었나?

라르곤: ... ...

라르곤: 응? 내가 만든 양파 수프가 어때서. 진짜 맛있다구. 너도 음식을 먹을 줄 알면 분명 좋아할 텐데. 아쉽다.

라르곤: 헤헤. 아니야.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지. 혼자 먹어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좀 심심하긴 하니까.

라르곤: 아, 맞다. 어제 같이 보던 책 마저 읽어주기로 했지? 어떻게 끝날 것 같아? 누군가가 왕자님을 구하러 와줄까?

라르곤: ... ...

라르곤: 하하, 그런 결말이면 진짜 재미있겠다.

플로렌스 주민2: ... ...

플로렌스 주민1: ... ...

플로렌스 주민2: 저 녀석... 대체 누구랑 얘길 하는 거야?

플로렌스 주민1: 역시 괴물이라니까, 괴물. 으으, 끔찍해. 얼른 들어가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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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
깊은 숲

라르곤: 에이, 좀만 기다려줘. 거의 다 왔어. 근데 기분이 그렇게 별로야? 오늘따라 네가 무지 선명하게 보이네.

라르곤: 응? 그게 아니라고? 기분이 별로인 게 아니면 뭔데?

숲의 정령: 바보, 바보야!!

라르곤: 깜짝이야... 너무 크게 소리 지르면 안 돼. 여기 검은 산에는 아주 무시무시한 요정님이 사는 것 같거든. 우리가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잖아? 사람들을 광증에 빠트리는 원인을 알아보려고 말이야. 그러니까 조금 목소리를 낮춰서...

숲의 정령: 너, 너. 안 들려? 이거, 이거, 안 느껴져?

라르곤: 뭐가?

숲의 정령: 노래! 노래가 들려!

라르곤: 응? 노래는 네가 매일 흥얼거리는 거잖아. 있지. 우리는 친구고, 그래서 서로를 정말 정말 아껴주는 게 맞지만 말이야. 사실 지난번에 네 노래를 듣고 아기 사슴도 놀라서 도망을...

♪♪♫

라르곤: 어...?

숲의 정령: 들려, 들려?

라르곤: 으응... 묘한 노래가... 사람...? 사람인가? 아니...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데...

숲의 정령: 결계, 결계가 보여.

라르곤: ...저기 누군가가 있는 것 같은데...

숲의 정령: 요정님이야? 요정님이야? 노래, 노래, 불러?

라르곤: 응? 갑자기 노래를 왜... 아, 도망가게 하려고? 아하하, 너도 참. 아니야. 괜찮아. 내가 한 번 가볼게.

숲의 정령: 위험해, 위험해.

라르곤: 걱정 마. 괜찮을 거야.

숲의 정령: 거짓말 나빠, 나빠.

라르곤: 으응. 거짓말 아닌데. 자, 착한 정령은 내가 없을 때 어떻게 하고 있어야 한댔지?

숲의 정령: ...기다려, 기다려.

라르곤: 응, 얌전히 기다리는 거야. 아이, 착하다. 헤헤, 그럼 다녀올게!

숲의 정령: ... ... 기다려, 기다려. 라르곤. 기다려,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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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
♪♪♫

라르곤: 거기... 누구세요?

♪♫

라르곤: 저는 당신을 해치지 않아요. 겁먹을 것 없어요.

... ...

라르곤: 괜찮아요. 다 괜찮을 거예요.

... ...

브랜든: 크윽...

숲의 정령: 나쁜 요정이야, 나쁜 요정?

라르곤: !! 여기까지 따라오면 어떡해!

숲의 정령: 하지만 라르곤 위험해, 위험해. 우리는 친구잖아, 친구.

라르곤: 탁기가 엄청나단 말이야. 나는 괜찮을지 몰라도 너한테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자, 얼른 가서...

살려줘...

라르곤: 네...?

...구해줘...

숲의 정령: 가까이 가면 안 돼, 안 돼.

라르곤: 하지만 안 들려? 구해달라고 하고 있어. 내가... 내가 구해 드리지 않으면...

숲의 정령: 라르곤 인간이야, 인간. 저런 거 위험해, 위험해.

라르곤: 응, 알아.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숲의 정령: ... ... 라르곤 바보, 바보.

라르곤: 미안. 이번 한 번만 도와줄래? 네 힘을 살짝 불어넣으면 내가 저분의 손을 잡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숲의 정령: 난 몰라, 몰라. 가버려, 가버려. 라르곤 바보, 바보.

라르곤: 헤헤, 고마워.

라르곤: 으윽... 어떻게 이런 강한 기운이... 마을 분들이 말하시던 게 이거였구나. 나도 똑바로 정신 차리지 않으면 금방 휩쓸려버리겠어.

라르곤: 안녕하세요! 다시 왔어요!

브랜든: 크윽...

라르곤: 힘드시죠! 그래도 제 손 놓으시면 안 돼요! 꽉 잡으세요! 제가 반드시 꺼내 드릴게요!

브랜든: 너는...

라르곤: 앗! 놓으시면 안 된다니까요! 안 되겠다! 잠시 실례 좀 할게요! 잡을 데가 멱살밖에 없네요!!

브랜든: 윽...

라르곤: 으아악!! 저 꽉 잡으세요! 놓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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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
시간이 흐르고...

라르곤: 안녕, 브랜든! 오늘은 뭐 하고 지냈어?

브랜든: ... ...

라르곤: 있지. 나는 오늘 옆 마을에 왕진을 다녀왔거든. 거긴 딸기가 아주 맛있기로 유명해. 딸기 하나가 이~만하다니까? 헤헤, 그래서 큰맘 먹고 딸기 케이크도 사왔어. 어때? 이건 먹고 싶은 마음이 들어? 흐음, 도무지 뭘 먹질 않으니까 걱정돼서 말이야. 아, 딸기 케이크는 내가 좋아하는 건데 너무 내 입맛만 생각했나?

브랜든: ...그만.

라르곤: 응? 뭘?

브랜든: 그만.

라르곤: 뭘 그만해? 헤헤, 정확히 말해줘야 알지.

브랜든: 전부. 네 맘대로 지은 이름으로 부르는 것도, 시끄럽게 떠드는 것도. 나아가 예까지 계속 찾아오는 것도, 다, 전부.

라르곤: 아하. 그게 다 별로였구나. 하마터면 계속 모를 뻔했네. 헤헤, 말해줘서 고마워. 근데, 안 그럴래.

브랜든: 뭐?

라르곤: 나는 계속 널 찾아올 거고, 와서 네가 대답하지 않아도 온종일 떠들어줄 거야. 언젠가는 너도 이 숲을 나가고 싶어할 수도 있겠지? 그럼 그때도 내가 네 손 잡고 나가줄 거야. 잊지 않았지? 절대 내 손 놓지 않기로.

브랜든: ... ...

라르곤: 음... 그래도 그건 해줄 수 있을 것 같네. 이름은 그럼 브랜든 말고 뭐가 좋아? 브란두흐라는 이름은 있지. 너무 무섭잖아. 꼭 동화 속의 왕자님 같고.

브랜든: ...무서운가.

라르곤: 아, 네가 무섭다는 건 아니야! 근데 이름이 꼭 아주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왕자님 이름 같아서, 헤헤.

브랜든: ... ...

라르곤: 역시 브랜든이 제일 나은 것 같지? 싫으면 다른 것도 있어. 동글이는 어때? 내 친구가 추천해준 이름이야.

숲의 정령: 동글, 동글. 머리 동그래, 동그래.

라르곤: 으음, 동글이는 별론가 봐. 다른 이름 또 생각해줄래?

숲의 정령: 까다로워, 까다로워. 건방진 요정, 건방진 요정.

브랜든: 요정이 아니다.

숲의 정령: 어쩌라고, 어쩌라고.

라르곤: 어어, 친구를 놀리면 안 돼.

숲의 정령: 쟤가 먼저, 쟤가 먼저.

라르곤: 그래도. 브랜든이 기분 나빠하면 그건 더 하면 안 되는 거야.

숲의 정령: ...나 싫어, 싫어?

라르곤: 응? 아니, 전혀. 싫은 게 아니라 오히려 너를 정말 좋아하니까 그래. 너희 둘 다 내 소중한 친구거든. 너도 그래서 지금 브랜든한테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거잖아. 그렇지? 평소에는 나 말고 남한테는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헤헤.

숲의 정령: 응, 응. 우리 친구야, 친구.

브랜든: ... ...

숲의 정령: 야. 웃어, 웃어.

브랜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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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브랜든: ... ... 후...

플로렌스 주민3: 아까 그 괴물 녀석이 이 산을 오르는 것 같던데.

플로렌스 주민4: 못 들었어? 얼마 전에 여기에서 그 녀석이 망령의 왕을 잡았다잖아.

플로렌스 주민3: 아, 마을 사람들이 말하던 그거? 근데 걔가 무슨 수로? 그냥 평범한 의사 아니었나?

플로렌스 주민4: 뭐, 피가 어디 가겠어? 걔 부모도 음침한 사술을 부렸다던데. 그래서 명이 짧았단 소리도 있고. 으으, 요즘 마을에 이상한 일들 생기는 것도 알고 보면 다 걔 탓 아니야? 그 녀석이 가본 후로 모든 게 잠잠해졌다는 걸 보면 뻔한 거 아니겠어?

플로렌스 주민3: 본인이 저지르고 본인이 수습했다고? 뭐하러 굳이?

플로렌스 주민4: 그러니까 음침하다는 거야. 얼굴만 봐도 기분 나쁘다니까. 남들이 뭔 말을 해도 그냥 웃기만 하고.

플로렌스 주민3: 너 지난번에 걔한테 약 받아가지 않았나?

플로렌스 주민4: 그, 그건 그거지!

브랜든: ... ... ...우매한 것들.

라르곤: 어, 브랜든? 오늘은 왜 여기까지 나와 있어? 아! 안에만 있으니까 갑갑했어? 잘됐다! 오늘은 여기까지 나왔으니까 내일은 나랑 같이 저기까지 가보자! 저기만 넘어가면 예쁜 꽃이 이만큼이나 핀 들판이...

브랜든: 멍청한 것도 능력이다.

라르곤: 응?

브랜든: 모르나. 온갖 녀석들이 네 험담을 늘어놓더군.

라르곤: ... ...

브랜든: 그리 멍청하게 군다 해서 네게 득 될 것이 있나. 틈을 내어주면 그 틈만큼 타인에게 빼앗기는 것이 당연지사겠지.

라르곤: ... ... ...하지만 친절한 건 나쁜 게 아니야. 세상에는 여러 사람이 있잖아. 착한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이 있으면 착한 사람도 있지. 아, 그렇다고 해서 내가 착하다는 건 아니지만... 헤헤...

브랜든: ... ...

라르곤: 그래도 나는 착한 마음이 언젠가는 닿을 수 있다고 믿어. 지금 당장은 티 나지 않아도, 오히려 그래서 더 멀리, 그리고 오래 날아갈 수 있...

브랜든: 거짓.

라르곤: ... ...

브랜든: 타인뿐만 아니라 너 자신까지 속이고 있군. 생 자체가 거짓으로 점철된 네가, 타인에게 선이라는 잣대를 들이댈 자격이 있다 여기나.

라르곤: ... ...

브랜든: ...멍청하긴.

라르곤: ... ... 네가 뭘 알아.

브랜든: ... ...

라르곤: 내가 바보 같고 멍청한 게, 뭐. 그게 너한테 피해라도 줬어? 나 때문에 네가 힘들어졌어? 네가 그렇게 살지 않는다 해서 그렇게 사는 나를 비난할 자격은 없어. 나한테는 이게 최선이었고, 살려면 이 방법밖에 없었어. 내가 뭐. 내가 왜. 내가... 내가... 아버지를... 어머니를... 할아버지도...

라르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브랜든: ... ...

라르곤: 아... ... ... ...미, 미안.

브랜든: ... ...

숲의 정령: 멍청아, 멍청아.

브랜든: 꺼지도록.

숲의 정령: 싫은데, 싫은데.

브랜든: ...저 녀석, 가족이 없나.

숲의 정령: 내가 가족, 내가 가족.

브랜든: 너 말고.

숲의 정령: ... ... 없어, 없어.

브랜든: ... ...

숲의 정령: 맞지, 맞지? 네가 멍청했지, 했지?

브랜든: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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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라르곤: 휴, 야간 진료까지 하려니 영 힘드네.

라르곤: ... ... 아냐! 이런 때일수록 몸을 바쁘게 움직여야지! 가만히 있으면 자꾸 쓸데없는 생각만 하니까!

브랜든: 적정선이라는 게 있지.

라르곤: 맞아! 하지만 내 선은 내가 정... 어?! 브랜든?! 어, 어떻게 마을까지 왔어? 사람들이랑 마주치기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브랜든: 짐을 챙기도록.

라르곤: 응? 왜?

브랜든: 이 마을을 떠나야겠다.

라르곤: 뭐?

브랜든: 네가 하고 싶은 일, 남을 돕는 것 아닌가.

라르곤: 으응, 그렇긴 한데...

브랜든: 하도록. 네가 하고 싶은 일.

라르곤: ... ... 저기, 브랜든.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줘. 절대 뭐라 하는 건 아니고...

브랜든: ... ...

라르곤: 나랑 화해하고 싶은 거야?

브랜든: ... ...

라르곤: ... ...

브랜든: 흥.

라르곤: 우와, 정말? 진짜? 사과하는 거야? 나한테 미안하다고 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브랜든: 뭐?

라르곤: 헤헤, 역시 브랜든은 정말 착하고 다정하구나. 처음부터 알 수 있었어. 너는 참 따뜻한 사람이라는 거!

브랜든: ...그래. 허면 네게 사과조차 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마을에 남을 필요는 없겠지. 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마을 녀석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 북쪽 숲 오두막에 살고 있나.

라르곤: 응. 어떻게 알았어?

브랜든: 다들 그곳으로 향하고 있더군. 네가 그 집에 나를 숨겼다며 말이지.

라르곤: ... ...

브랜든: 짐, 챙겨라. 동이 틀 때까지 바삐 걸음 하면 아침에는 인근 도시로 갈 수 있을 게다.

라르곤: 그래도 고향을 떠나는 건 좀... 다들 나한테 친절하진 않아도 쫓아내지는 않고... 또 내가 없으면 치유사가 없는데... 아무튼, 내가 떠날 수 없다고 하면 화낼 거야?

브랜든: 아니.

라르곤: 그럼?

브랜든: 데려가야지.

라르곤: ... ...

브랜든: 손, 놓지 말라지 않았나.

라르곤: ... ...

브랜든: 그 시끄러운 정령 녀석이 안 보이는군. 모습을 보일 생각이 없다면 앞으로도 쭉 그리하라 이르도록.

라르곤: 그 친구의 이름도 라르곤이야. 사실 내가 다른 이름을 지어주려고 했는데 자기도 라르곤으로 하고 싶다지 뭐야.

브랜든: 불쾌하군. 바꾸라 전하도록.

라르곤: 지금 바로 네 옆에 있는데?

브랜든: ... ...

라르곤: 헤헤, 방금 '바-보!'라고 했어.

브랜든: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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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Y
현재, 아발론.

브랜든: ... ... 네 녀석은 다시 돌아와서도 시끄럽게 구는군.

숲의 정령: 아무 말도 안 했어, 안 했어.

브랜든: 존재 자체가 시끄럽다는 말이다.

숲의 정령: 심술쟁이, 심술쟁이.

브랜든: ...너, 라르곤이 없는 동안은 어디에서 지냈나.

숲의 정령: 있었지, 있었지.

브랜든: 그러니까, 어디.

숲의 정령: 너, 너.

브랜든: ...뭐? 계속... 내 옆에 있었다고?

숲의 정령: 너 혼자면 안 돼, 안 돼. 라르곤, 원했어, 원했어.

브랜든: 라르곤이...? 그런데 왜...

숲의 정령: 라르곤 없으면 안 돼, 안 돼. 그러면 나, 안 보여, 안 보여. 나, 계속 불렀는데, 불렀는데. 너, 못 들었어, 못 들었어.

브랜든: ... ...

숲의 정령: 울어, 울어?

브랜든: 시끄럽다.

숲의 정령: 울어, 울어!

브랜든: 시끄럽...

라르곤: 브랜든, 울어?

브랜든: ...아니다.

라르곤: 헤헤, 어딜 갔나 했더니 예쁜 바닷가에 있었네. 그것도 모르고 한참 찾았지 뭐야. 있지. 오는 길에 발터 님이... 아. 아니지, 참. 발터가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고 했어. 모두 함께 모이기로 했는데 무려 아슬란이 요리를 해준다지 뭐야. 그때는 요리를 참 재미있게 했는데 이제는 제법 능숙하게 잘하나 봐. 역시 나이가 들면 누구나 멋있어지는 것 같아. 그렇지?

라르곤: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나이가 들까. 이제 여기에서 한 살 두 살 먹다 보면 알 수 있겠지?

브랜든: ... ...

라르곤: 응? 왜? 손 시려? 갑자기 왜 손을...

브랜든: ...그럴 거다.

라르곤: ... ... 응. 그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