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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7 14:40:27

아부 하자르

파일:Abu_Hajar.Vicenews.png
영상에 찍힌 아부 하자르의 얼굴
아부 리드완: 아부 하자르, 뭐 하고 앉았어?(What is wrong with you, Abu Hajaar?)
1. 개요2. 영상 속 행적3. 분석4. 밈화5. 관련 문서

1. 개요

Abu Hajaar.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의 조직원 중 한 명으로, 국제 종군매체 바이스 뉴스의 유튜브 채널에서 2016년 3월 이라크 모술 교전지에서 죽은 IS 조직원의 헤드캠을 입수하여 공개한 영상 속에 나온 인물들 중 한 명이다. 모술 인근 테스코파(Tesqopa) 지역으로 추정되는데, 테스코파 공세는 IS가 많은 장갑차들을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참하게 패배했던 전투다. 결국 이로부터 6달도 안 돼 테스코파는 페쉬메르가에 의해 함락되었다.

2. 영상 속 행적

바이스 뉴스가 공개한 아부 리드완의 영상. 한국어 자막 있음
차량인원 배치도
운전수
까탑
MG3 사수
아부 하자르
RPG 사수
아부 압둘라
탄약수(그리고 촬영자)
아부 리드완
영상 속에서는 우선 자살 폭탄 테러에 참가하게 된 어느 대원[1]의 마지막 메시지와 작별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보여지고 이후 각자 길을 나서는 꽤 훈훈한 장면이 연출된다.[2] 여기까지만 보면 비장하고 좋았으나

RPG 사수 아부 압둘라, 촬영자 겸 탄약수[3] 아부 리드완, 운전수 까탑, 그리고 MG3 기관총 사수 아부 하자르, 이 네 명의 IS 병사들이 급조된 장갑차량에 올라타 이라크의 쿠르드 무장조직 페슈메르가를 대상으로 교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IS에서 보여주는 무섭고 잔혹한 선전물과는 달리 오합지졸이나 다름없는 행동들이 촬영되어 있다. 특히 기관총 사수를 담당한 아부 하자르는 탄피 배출에 신경을 쓰지 않고 사격을 하다가 옆에서 대전차화기를 준비하고 있던 아부 압둘라가 뜨거운 탄피를 맞아 성질을 내고 MG3 기관총의 거치를 제대로 안 하고 사격하다가 반동에 밀려 타고 있는 차량 내벽에 쏴버려 동료들을 죽일 뻔하거나 탄약을 밟고 있어서 동료들의 장전도 방해하는 등 여러 실수를 하니 다른 병사들이 그의 이름을 계속 반복해서 외치게 되었다.

후에 이들의 장갑차량이 페쉬메르가 쪽에서 발사한 대전차화기에 피격당해 운전수 까탑이 죽고 차량은 움직이지 못하게 되자 남은 세 명이 화기를 챙겨 장갑차에서 내려 후퇴하게 되는데 아부 하자르는 계속 옆으로 구르면서 후퇴한다. 이후 촬영자인 아부 리드완이 총에 맞아 부상을 입고 구르며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하고, 아부 압둘라가 총을 쏘며 장갑차량 쪽으로 달리는 모습을 비추면서 촬영된 영상은 끝난다. 이후 세 명 다 현장에서 전사하였고 아부 리드완이 소지하고 있던 액션캠이 촬영하고 있던 영상이 이후 페쉬메르가 쪽에 회수되어 이 영상을 바이스 뉴스가 입수한 것이다.

3. 분석

겉으로는 이슬람 국가의 병사들이 극도로 잔혹하고 극악무도한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그야말로 오합지졸 그 자체였다. 기본적으로 계속해서 아부 하자르의 이름이 불릴 만큼 아부 하자르의 민폐 짓이 심각한 편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마냥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닌 데다가 아부 하자르 뿐만 아니라 다른 대원들도 사실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잘 보면 정작 큰 문제는 아부 하자르를 갈구는 아부 압둘라가 일으키고 있다. RPG-7의 후폭풍 생각을 안 해서 탑승원 전부를 통구이로 만들 뻔한 데다[4] RPG 탄두의 안전 캡을 빼지 않고 조준하는 엉뚱한 모습도 촬영되었다. 사실 아부 하자르는 뜨거운 탄피가 튀는 문제밖에 보이지 않는데 그건 탄피받이가 따로 없는 한 좁은 공간에서 운용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문제고, 뜨거운 탄피 좀 맞은들 생명에 지장은 없긴 하다.[5] 그러므로 웬만하면 맞았던 압둘라가 당장은 고통스러워도 참고, 나중에 주둔지에서 하자르를 갈구든 전술을 수정하든 했어야 했다. 기관총 사격이 끊기면 대전차화기가 차량으로 날아들 수도 있지 않겠는가? 물론 탄피가 튈 걸 생각했다면 기관총을 보다 오른쪽에 거치하거나, 아부 압둘라랑 자리를 바꾸는 편이 나았겠지만 이들의 상태로 보아 그 정도 실전 경험은 없는 듯하다. RPG-7을 쏘면서 후폭풍 관리를 안 해서 동료들까지 휩쓸리게 하는데 발밑에 로켓탄들과 수제 유탄들을 쌓아두고 있는 상황이라 유폭 사고도 있을 수 있었다. 후폭풍이 강력한 RPG-7을 차량 내부에서 쏘는 것은 기본적으로 권장할 만한 짓이 아니지만[6] 그래도 쏴야 한다면 후방 배출구를 차량 바깥에 완전히 빼고 사격했어야 한다. 얼마 안 가 그들이 모두 제압되어서 부각되지 않았을 뿐 그들이 오래 버텼다면 분명히 아부 압둘라의 이름이 더 많이 불렸을 것이다.

사실 아부 하자르나 아부 압둘라의 행동보다도 더 큰 문제는 전투 전에 기초적으로 해야 할 정리정돈부터 하지 않은 상태로 임한 것이다. 괜히 강군이라고 자부하는 군대들이 사소해 보이는 탄입대, 수류탄 파우치, 덤프 파우치 하나 허투루 채택하지 않고 그냥 큼지막한 배낭일 뿐인 군장도 끊임없이 개선의 여지를 찾아 연구하는 것이 아니다. 최적의 준비를 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도 총알이 귓가를 스치고 포탄이 사방에서 폭발하는 긴박한 실제상황에선 헤맬 수밖에 없는 법인데, 이들의 전투 준비는 '그때그때 필요한 걸 챙긴다' 정도이다. 로켓탄이 어디 있는지를 몰라서 다른 분대원들이 한참 교전하는 와중에 차량을 뒤지며 뻘짓하지 않나, 로켓탄의 종류를 말하는 데도 얼타면서 다른 탄을 주지 않나, 정작 그 로켓탄은 기관총 사수가 밟고 있지 않나…거기에 소총수인 아부 리드완은 자기 탄창 어디 있냐면서 헤매고 있다. 바닥에는 탄창과 로켓탄을 비롯해서 수제 유탄을 쏘기 위한 전용 소총까지 뒤죽박죽 쌓여 있었다. 그나마 정리를 해 보겠다고 탄창·유탄 등은 보병용 전투조끼나 천 가방에 넣어 뒀으나 정작 그 조끼와 가방들을 엉망진창으로 널부러뜨려 놓고 안에 든 게 탄약인지 유탄인지 의료품인지 주기조차 해놓지 않아 혼란만 가중됐다. 심지어는 중간에 수제 유탄이 발사기에 안 맞는다[7]고 차량 내부에 그냥 툭 던져 버리고는 다른 것을 찾아 쓴다. 한 번 장전한 유탄은 폭발의 위험이 있어 어지간해선 폐기하는 편이 낫다.[8][9] 장거리에서 온갖 화력을 신나게 쏟아부어 힘겨루기를 하는 중동 전장의 특성상 한 발이라도 더 쏘기는커녕 탄창 찾자고 헤매고 있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 요행으로 그들이 탄 차량의 앞부분만 로켓에 맞았으니 유폭은 없었지만, 탑승칸 쪽에 로켓이 맞았다면 쌓여있는 수제 유탄과 로켓탄들이 유폭을 일으켜 모두 날아갔을 것이다. 그리고 이 영상도 세상에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장갑차가 피격된 후의 대처도 엉성하기 짝이 없다. 리드완은 엄폐물이라고는 없는 사막 한복판에서 적의 사격에 노출된 채로 무작정 뛰다가 총에 맞았으며, 우리의 주인공 아부 하자르는 심지어 포복도 아닌 옆으로 몸을 계속 굴러서 도망가려고 하는 상식 외의 모습을 보여주고, 리드완은 하자르를 따라하며 굴러갔다. 느리고 쉽게 어지러워지며 먼 거리를 이동할 수도 없는 데다 낮은 포복에 비해 적이 조준사격할 수 있는 실루엣도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되는데, 겁에 질려서 다리는 풀리고 도망은 쳐야겠다 보니 평정심을 잃고 그렇게 행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압둘라는 뒤늦게 파괴된 장갑차라도 엄폐물로 쓰려는 듯 장갑차로 뛰어갔지만 장갑차 박살난 순간 이미 다 끝난 터[10]라 뭘 어떻게 해도 답이 없었고, 실제로 모두 죽어서 끝났다.

결론적으로 이들 모두 전반적인 모습은 총 쏠 줄 아는 민간인 정도밖에 안 된다. 총이야 사용법만 대충 배우면 당장 한 시간 뒤에도 사용할 수 있고, 장거리 사격은 못 한다고 쳐도 어차피 소총 사격전의 대부분은 200미터 이내인데 그 정도는 영점만 대충 잡아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전투를 할 수 있었으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는 아프리카 군벌들이 되었겠지…이들은 총만 쏠 줄 알지 전투를 어떻게 하는 지는 전혀 모르고 있는데, IS가 전투원 교육을 제대로 안 했다는 반증이다. 다만 의외로 개인장비는 어디서 노획한 것인지 그럭저럭 갖추고는 있다.[11]

여담으로 이들은 공통적으로 이름이 아부인데, '아부'는 호칭으로 쓰일 뿐 일반적인 인명으로 쓰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 이름들은 모두 가명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몸담고 있는 IS의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또한 가명이였던 것이 대표적. 즉 일반적인 해석을 하자면 아부 하자르는 '하자르의 아버지'라는 이름이 되며 실제로는 해당 군인의 아들 이름이 '하자르'여서 가진 가명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한국식으로 치면 '아부 하자르'라고 하는 건 '하자르 애비야'라고 하는 셈. 같은 맥락에서 동료인 아부 압둘라도 '압둘라 아빠', 아부 리드완도 '리드완 아빠'라는 뜻일 수 있다. 영상 속 병사들이 애아빠 치고는 너무 젊지 않냐고 할 수 있지만, 중동을 비롯한 제3세계는 아직도 사회 불안정으로 조혼이 기본인 곳이니 가능성이 높다.[12] 다만 아부의 뜻은 단순히 '아버지'라는 뜻으로만 쓰는 1차원적인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하자르 씨'라고 부르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 일례로 아부심벨 대신전은 탐사대를 안내해 준 현지 소년의 이름에서 딴 것인데 이는 보통 집안의 장남에게도 '아부'를 붙이기도 하기 때문이고, 친한 사이끼리도 서로를 '어이 아저씨~'라고 부르는 느낌으로 '아부'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발발 이후 아부 압둘라와 반대로 대전차 무기를 제대로 쓰는 정예병이 어떻게 교전하는지를 보여주는 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되었다. 해당 영상에서 분대장이자 험비에 탑승한 M2 브라우닝 중기관총 사수 유리(Yuri)는 미군 출신이었다가 우크라이나로 이민한 우크라이나 정규군 소속으로, 다급하게 기관총 탄약을 달라고 하자 장갑차가 나타난 줄 알았던 탄약수로부터 AT4 2정을 대신 건네받고 이를 능숙하게 발사하여 목표 건물을 제압했다.

2달 후 유리는 후속 설명 영상에서 탄약수가 자신에게 AT4를 탄박스 대신 건네줬던 이유는 자신이 다급하게 소리치면 일단 AT4부터 건네주라고 훈련시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탄약수에게 BMP-2의 30㎜ 포탄을 보여주면서 한 발이라도 맞으면 험비는 벌집이 된다고 먼저 경고한 후, AT4를 포탑으로 효율적으로 올려주는 법을 가르쳐줬다고 한다. 후속 영상을 올려 탄약수가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칭찬하고 무언가 허술해보이는 것이 있으면 분대장인 자신에게 이야기해 달라고 하는 언행에서, 아부 압둘라에게는 없었던 정예 정규군으로서의 책임감과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다.

4. 밈화

파일:putinvsbagdadi.png
블라디미르 푸틴: 나에겐 군대가 있다.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우리에겐 아부 하자르가 있어.
아부 압둘라: 그 로켓 대인용이야? 대장갑용이야?
아부 리드완: 로켓 안전캡 벗기라고.
아부 리드완: 잘했다. 그런데 우리도 (로켓 발사기의 후폭풍으로) 구울 작정이냐.
아부 리드완: 아부 하자르, 뭐 하고 앉았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아니다. 우린 망했어.
파일:external/67.media.tumblr.com/tumblr_inline_o6btddm4yB1s97ndd_500.png
하자르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Hajar)
영상이 공개된 이후 인터넷에서 세계구급 고문관으로 등극했다. 페페 더 프로그를 대상으로 합성한 사진이라든지, "이 그림은 아부 하자르입니다. 절대로 아부 하자르가 되지 마세요." 라는 문구가 적힌 이라든지, 유튜브 댓글 중 누군가가 '하자르 일병 구하기' 드립을 날리는 등 서양권에서도 대차게 쓰이는 밈이 되었다. 단 2016년 4월 후반에 공개된 영상이다 보니 지속적으로 이 밈을 크게 사용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세계공통'이란 주제로 쓰는 게 아니면 이 인간의 소속 자체가 역대 최악의 범죄집단이다 보니 딱히 동정의 여지는 없다.

한편 위 짤방을 장식하는 알 바그다디 본인은 2019년 10월 26일에 델타포스에게 쫓기다가 폭탄조끼로 자살하면서 그 지도자에 그 병사임이 증명되고 말았다.

5. 관련 문서


[1] 영상 속에서 이름이 밝혀지지 않아서 이름은 불명이다.[2] 자살 폭탄 테러원과 마지막으로 포옹하는 사람이 운전수 까탑이다. 머리에 쓴 두건과 복장으로 알 수 있다.[3] 개인 무장은 RPK.[4] 당장 위에 영상에서도 아부 리드완이 우리까지 튀겨버릴셈이냐며 얘기하는 내용이 있다.[5] 다만 초반에 기관총 거치를 제대로 안하고 쏘다가 반동 때문에 총이 사격하는 와중에 밑으로 미끄러진다. 조금만 더 미끄러졌다면 차 지붕을 뚫고 운전수인 까탑을 맞췄을 것이다.[6] 아마도 주포(RPG-7)와 기총(MG3)이 달린 전차의 역할을 수행해보려고 택한 전술이었을 것이다.[7] 당연하지만 심각한 문제다. 발사기도 수제였던지라 서로 규격이 안 맞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따라서 주둔지에서 규격은 맞는지 확인은 해보고 출발했어야 했다. 압둘라가 유탄의 규격이 맞지 않는다고 주저없이 유탄을 교체하는 것을 보면 신뢰성 이슈를 이미 겪어본 모양인데, 주둔지에서 다른 상급자들의 눈치가 보여 탄약정비를 못 했다 쳐도 전투가 벌어지기 전 차량에서라도 한 번쯤 확인했어야 했다.[8] 그랬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만약 유탄을 챙겨뒀다가 유사시에 수류탄처럼 쓰려고 했던 거라면 ① 적들이 투척 사거리 안에 있어야 하고, ② 유탄 심지에 불을 붙일 수 있을만큼 충분한 시간이 있어야 하며, ③ 그동안 빗발치는 탄환으로부터 완벽하게 엄폐된 상태여야 한다. 위 동영상 속의 상황은 그 조건과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이므로 전혀 의미없는 짓이니 걍 버리는 것이 답이다.[9] 다만 해당 유탄은 손수 불을 붙여야 하는 근대식 수류탄에 지나지 않았기에 냅뒀다는 변명을 할 수는 있다[10] 중동에서의 전투방식은 정밀한 사격보다는 대체로 서로 장거리에서 강력한 화력을 대충 쏟아부어 치고 빠지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화력에서 밀린 쪽이 전선에서 도주하여 승패가 갈린다. 그런데 마을 간의 거리가 매우 넓고 워낙 개활지가 많아서 다들 차량을 기본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진 쪽도 차량을 이용해 신속하게 전장을 이탈하지 않으면 금방 따라잡혀 죽는다.[11] 이라크 군이나 시리아 군을 사살해 장구류를 노획하거나 암시장에서 구한 듯하다. 중동은 내전의 장기화로 인해 암시장에서 개인 장구류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어서 테러리스트들의 개인 장비가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12] 한국도 예전에는 15~16세만 넘겨도 어른 취급해서 결혼하는 게 당연했다. 실제로 군역의 의무를 지게 된 것도 16세를 넘겼을 때부터였고 때문에 이 나이대에 도달한 남성을 '정남(丁男)'으로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