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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4-26 23:44:01

소설 작법/구체적 요소/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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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작법/구체적 요소|소설 작법/구체적 요소]]

1. 개요2. 갈등3. 사건(Event)
3.1. 비트(Beats)3.2. 액션과 리액션3.3. 사건과 내면
4. 장면 (Scene)5. 플롯스토리

1. 개요

문학에서의 사건에 대한 개념과, 갈등의 구분에 대해 정리한 문서.
소설의 구성단계를 이루는 사건과 갈등은 서로 빼놓을 수 없고, 사건을 이해하려면 갈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갈등과 사건을 모두 서술한다.

2. 갈등

갈등은 양자 간에 형성된 대립적 관계이자, 그로 인한 적대적인 분위기를 의미한다. 그래서 갈등이란 반드시 인물과 인물 간에만 형성되는 게 아니다. 인물과 사물/인물과 환경/인물과 집단/인물과 동물/인물과 자신의 내면 등 갈등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래서 이러한 갈등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외적 갈등과 내적 갈등이다. 작가가 내적 갈등에 중점을 두고 전개를 진행한다면 문학적 소설, 드라마적 소설이 된다. 반면 외적 요소에 중점을 두고 글을 쓴다면 상업적 장르의 소설이 된다.

외적 갈등은 주인공이 실질 세계와 빚는 마찰을 의미한다. 즉 인물과 자신의 내면 외의 대상과 벌이는 모든 갈등이다. 크게 주인공과 적대자(인물), 주인공과 자연, 주인공과 짐승, 주인공과 집단(세력)이라는 대략 네 가지의 외적 요소가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소설과 문학적 장르, 심지어 영화나 만화 등등 많은 작품에선 외적 갈등이 주된 요소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내적 갈등에서 말하는 주인공의 내면이란 다음과 같다: 주인공이 추구하고 싶은 욕심, 이에 대치하는 주인공의 정체성, 기준, 도덕, 선, 또 다른 인격체, 또 다른 욕망 등 자기 자신 속에서 피어나는 모든 종류의 심리적인 갈등들이다.

갈등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등장인물의 삶에 일어나는 의미(가치) 있는 변화를 뜻한다는 것이다. 이 때의 의미(*가치)란 삶/죽음, 사랑/미움, 자유/속박, 진실/거짓, 용기/비열, 충성/배반, 지혜/어리석음, 강함/약함 등 서로를 오갈 수 있는 양면적 성격을 지닌 모든 인간 경험을 말한다. 이 보편적이고 양면적인 성격은 긍정에서 부정으로, 부정에서 긍정으로 변화한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3. 사건(Event)

문학에서 사건(Event)이란 이야기를 이루는 기본 단위이다. 이야기 내에서 의미 있는 갈등의 변화가 발생한 '동적인 상황'이다. 갈등을 새로 형성하거나, 갈등을 한층 더 심화하거나, 혹은 갈등을 해결하는 둥의 서사적 전환을 일으키는 변곡점을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기존의 문제가 더 큰 문제로 바뀌는 상황, 혹은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거나 되려 끊어내는 상황, 내면의 가치관을 무너트리거나 새로 형성하는 외재화된 상황 등등 사건마다 다양한 양상을 보이거나 보일 수 있다.

문학에서는 플롯단계 별로 사건의 종류나 형식이 달라진다. 따라서 고전적 서사 이론(예: 프라이타크 피라미드)부터 현대의 플롯 모델(예: 3막 구조)에 이르기까지, 서사 구조 내에서 사건은 각 단계(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마다 고유한 기능과 성격을 부여받는다.

그런데 플롯에서 서사적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단계는 전개 단계다. 전개 단계를 이루는 수많은 사건은 발단에서 제시된 중심 문제(Inciting incident/Central Conflict)를 필두로 갈등을 본격적으로 심화시키고 복잡하게 얽히게(Complication: 복잡화) 만드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즉 주인공이 자신의 목표(문제 해결)를 향해 나아가면서 온갖 장애물과 대립적 요소에 부딪히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것이다.[1][2]

그래서 전개 단계에서 흔히 빈번하게 활용되는 하나의 사건의 구조가 있는데, "등장인물이 목표(문제 해결)를 위해 행동하지만, 그 결과로 예기치 않은 난관에 부딪힌다."라는 패턴이다.[3][4] 이 리듬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인과관계를 형성하고, 원인과 결과로써 갈등을 더욱 강하게 드러낸다.
예시를 들어보자.이 예시만 보더라도 주인공의 각 행동(유언장 위조/재산 빼돌리기/동생 회유 등등)이 의도와 달리 계속해서 새로운 난관을 초래하고, 각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펼친 주인공의 다음 행동은 매번 또 다른, 혹은 더 심각한 난관으로 이어지면서 이야기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긴장감이 고조된다.

내용을 파악하기 쉬운 영화로 예시를 들어보자. 다음은 영화 인셉션의 초반 줄거리다.이 예시에서도 주인공은 행동할 때마다 그 결과로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서, 자신의 목표(중심 문제 해결)를 위해 이를 해결하려고 다시 행동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오직 문제만이 흥미롭다. 물론 삶에서는 그렇지 않다. 인생에서는 기분 좋은 의사소통, 평화로운 즐거움, 생산적인 일이 지속되는 시기가 존재하고, 이 모든 것들은 관련된 사람들에게 매우 흥미롭다. 그러나 그런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것 자체로 따분하게 읽힌다. 이것들은 긴장된 상황 사이에 잠깐 등장하는 소강상태이거나, 모든 것이 끝난 해결이거나, 아니면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나리라는 암시로 사용될 수 있다. 결코 전체 플롯으로는 쓰일 수 없다.
재닛 버로웨이, 라이팅 픽션, 231쪽.
당신이 뭐라 말하든, 지옥이야말로 이야기와 어울리는 곳이다.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를 원한다면 당신의 주인공을 지옥에 빠뜨려라. 지옥의 메커니즘은 서사의 메커니즘과 아주 잘 맞아떨어진다. 반면 천국의 즐거움은 그렇지 못하다. 천국에는 이야기가 없다. 그곳은 이야기가 다 끝난 다음에 일어나는 일만 다룬다. 소풍을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문제가 필요하다면, 이것은 탄생, 사랑, 섹스, 일, 죽음 같은 삶의 커다란 주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재닛 버로웨이, 라이팅 픽션, 232쪽.
위대한 사랑 이야기들은 강렬한 열정과 함께 그 열정의 성취에 대한 엄청난 장애물을 포함한다.
재닛 버로웨이, 라이팅 픽션, 233쪽.

3.1. 비트(Beats)

이야기 내에서 인물들이 벌이는 일과 행동은 구체적으로 '사건(Event)'과 '비트(Beats)'로 나눌 수 있다. 등장인물이 목표를 추구해서 갈등을 벌이는 상황을 '사건'이라고 한다면, '비트'는 사건을 구성하는 인물의 행동과 난관을 세세한 행동(Action)과 반응(Re-action)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그래서 사건은 중심이 되는 인물의 구체적인 행동들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다른 인물들의 여러 행동이나 반응 같은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모두를 '비트'라고 한다.

만약 '철수가 악당의 본거지에 몰래 침입해서 보물창고에 도달했지만, 곧이어 경보가 울려 악당의 부하들이 나타난다'라는 사건이 있다고 해보자. 이를 위해 철수는 차를 몰아 장소에 도착하고, 경비를 살피고, 혹은 경비원을 제압하고, 마침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둥 수많은 일련의 행동, 즉 비트를 수행한다. 하지만 그뿐일까? 그 과정 중에 악당의 부하들 또한 각자 행동하고 반응하는 비트를 보인다. 건물의 경비를 지키고, 동료에게 무전하고, 가끔 시시껑렁한 농담을 하거나, 주변을 정찰하고, 제압당할 때 발버둥을 치며, 경보가 울리자 주인공을 막기 위해 무장해서 몰려드는 둥.

정리하자면, 사건이란 갈등을 표출하는 상황이고, 비트는 그러한 사건을 이루는 무수하고 세분화된 각각의 행동과 반응을 일컫는다. 달리 말하자면, 일정한 흐름을 가진 여러 비트의 총집합체가 바로 사건이 된다고도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하나의 상황은 무수한 비트로 구성될 수 있겠지만, 작가는 중요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비트를 골라 집필해야 한다. 즉 비트란 경우나 필요도에 따라 생략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건과 비트의 차이가 결정적으로 드러난다. 사건은 생략하면 이야기의 인과 관계 자체가 무너지게 되지만, 비트는 생략하거나 뭉뚱그려도 인과 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며, 다만 내용이 좀 심심하거나 성의 없어 보일 뿐이게 된다.

3.2. 액션과 리액션

이야기를 실제 소설로 집필할 때 작가는 플롯 구성 단계에서 설계한 사건들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비트(Beats) 단위까지 세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바로 "행동(Action)과 반응(Re-Acton)이다. 다시 말해 하나의 사건을 이루는 주인공의 행동과 난관을 세세한 행동과 반응으로 쪼갠다는 것이다. 앞서 플롯 아웃라인을 구상하기 위해 제시된 사건들을 설명의 편의상 '거시적 사건'이라고 한다면, 이 각각의 행동과 반응은 하나의 단위로써 '미시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건의 구체화 방식은 여러 문학 이론에서 다양한 각도로 조명된다. 프랑스의 구조주의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커널(Kernels)과 위성(Satellites)을 언급했다. 커널은 이야기의 핵심적인 분기점이자, 앞서 언급한 거시적 사건과 유사한 개념이다. 반면 위성은 이야기의 구체적인 내용을 채우는 단위로 세부적이거나 단순한 묘사부터 분위기 조성, 긴장 조절, 배경 설명, 인물의 내적 독백까지 여러 요소를 담당한다. 즉 위성들이 모여 커널의 과정을 구체화한다고 볼 수 있다.

프랑스의 서사 이론가인 제라르 주네트(Gérard Genette)는 요약(Summary)과 장면(Scene)을 제시했다. 요약은 긴 시간을 짧게 압축하는 방식으로, 거시적 사건 자체나 그보다 더 큰 경과를 간략하게 전달할 때 사용된다. 반면 장면은 이야기 속 사건의 진행 시간과, 사건을 서술하는 시간이 거의 일치하도록 사건을 세밀하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거시적 사건의 과정을 미시적인 행동과 대화, 심리묘사 등으로 나누어 제시한다.

러시아 형식주의(Russian Formalism)에서는 파불라(Fabula, 이야기의 연대기적/인과적 사건 순서)와 시제트(Sjuzhet, 텍스트에 실제 배열된 사건 구성/플롯)라는 개념이 있다. 파불라는 이야기의 연대적, 인과적 사건 순서이고, 시제트는 파불라를 실제로 구성하도록 텍스트로 배열된 비트, 요약, 장면 활용 등을 의미한다.

이렇게 많은 이론들이 있지만, 결국 모든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의 무수한 행동과 반응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인공이 어떠한 행동을 하든지 간에 해당 장소에 있는 다른 등장인물은 주인공에게 반응을 보여야 한다.

이야기란 갈등을 표출하고 어떻게 심화되는지 보여주는 서사의 흐름이다. 따라서 주인공의 행동에 따라 보이는 '반응'은 주인공의 긴박한 행동을 촉발하는 의미 있는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 즉 전개 단계의 사건들에서 주인공의 행동마다 나타날 수 있는 반응들은 부정적이거나 혹은 최소한 부정적인 느낌에 가까워야 주인공을 효과적으로 재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분위기나 상황에 따라 그러한 반응을 보일 만한 다른 인물이 없다고 해도, 주인공의 행동에 자극을 줄 만한 부정적인 요소라도 반응처럼 나타나거나 발견되어야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기차를 타러 역에 도착하면, 최소한, 기차가 곧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고 사람들에게 탑승을 재촉하는 안내 방송이라도 나와야 한다는 식이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기차를 놓칠 게 아니라면 서둘러 탑승해야 한다. 조금 더 전투적으로는, 주인공이 악당을 피해 어떤 복도로 도망쳤는데 다음 방으로 연결된 문이 잠겨 있다는 식이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온 몸으로 세차게 문을 들이박아 어떻게든 문을 뚫는다거나, 아니면 다른 문을 찾는 둥의 새로운 행동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하나의 사건을 상정해보자. "주인공이 악당의 부하들을 물리치며 악당의 기지에 쳐들어갔는데, 악당의 보스가 이미 도망쳤다."라는 사건이 있다면, 이를 행동과 반응이라는 무수한 비트로 쪼개볼 수 있다.

"주인공이 차를 몰고 도착하자, 악당의 부하들이 입구를 가로 막고 있다. -> 그래서 주인공은 악당의 부하들과 대치하자, 공격이 시작된다. -> 그래서 주인공은 부하들과 전투를 벌여 쓰러트리자, 경보가 울린다. -> 그래서 쏟아지는 악당의 부하들과 총탄을 피해 적대 세력의 차를 빼앗자, 다른 차들이 나타나 들이 박는다. -> 주인공은 다시 운전대를 잡고 그들 사이를 비집고 빠져나와 건물을 향해 달린다. 그러자 악당의 부하들이 RPG를 쏘고 차가 뒤집힌다. -> 가까스로 다치지 않은 주인공은 총격을 벌이며 차에서 빠져 나오자, 악당들이 몰려온다. -> 그래서 악당들을 물리치며 건물 입구에 접근하자, 문에 봉쇄 장치가 발동된다. -> ...(생략)."

이렇게, 주인공이 그저 악당의 부하들을 물리치며 악당의 기지에 쳐들어간다는 한 줄의 행동을, 세세한 행동과 반응들로 쪼개면 수많은 갈등으로 표출할 수 있고, 그만큼 긴박감을 상승시킬 수 있다. 이는 액션만이 아니라,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상황조차 흥미롭게 만들 수 있다.

가령 주인공이 어떤 목적 때문에 "주인공은 기차를 타서 한 아랍 부호를 만나 접선하지만, 아랍 부호는 화를 내며 주인공을 쫓아낸다."라고 해보자. 아랍 부호가 화를 내며 주인공을 쫓아내는 부분은 확실히 흥미롭지만, 주인공이 기차를 타서 아랍 부호를 만나 접선하는 부분까지는, 그저 너무 밋밋하다. 작가가 억지로 뜬금없이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를 떠올리는 식으로 내용을 부풀리는 게 아니라면 솔직히 2페이지 이상 작성하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이를 수많은 행동과 반응으로 쪼개면 어떨까?

"주인공이 기차역에 도착하자, 평소와 달리 경비가 삼엄한 기차역을 마주한다. -> 그래서 주인공이 경비들을 살피며 아랍 부호의 현재 상태를 추측하고 있자, 기차가 출발 신호를 알린다. -> 그래서 기차에 탑승해서 주위를 둘러보자, 평범한 객실 칸에도 듬성듬성 껴 있는 아랍 부호의 보디가드들이 발견한다. -> 그래서 최대한 의심을 사지 않으려는 침착한 자세로 아랍 부호가 있는 객실까지 이동하자, 뒤에서 보디가드가 나타나 총을 겨눈다. -> 주인공이 보디가드에게 용건을 말해서 문이 열리자, 열린 문쪽의 보디가드가 총을 겨누며 몸수색을 한다. -> 주인공은 몸수색을 맡기자, 핸드폰을 빼앗긴다. -> 주인공은 그 상태로 아랍 부호에게 가자, 아랍 부호는 그를 의심스럽게 쳐다본다. -> 그래서 주인공이 용건을 말하자, 아랍 부호가 그의 말을 끊고...(생략)."

이런 식으로 하나의 사건을 무수한 행동과 반응으로 쪼개어 구성하면, 그저 기차를 타서 어떤 인물을 만난다는 한 줄의, 아니 난관 부분을 제외한 '반 줄'의 상황을 가지고도 수많은 페이지를 흥미롭고 재미 있게 작성할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작가는 이렇게 짜낸 무수한 행동과 반응 들을 여러 기법의 묘사들로 풍부하게 '묘사'해야 한다. 그래야 소설의 살을 채우고, 내용을 흥미롭게 부풀릴 수 있다.

3.3. 사건과 내면

사건이란 갈등의 물리적 발현(행동)이라서, 드라마 장르처럼 내적 장르에 치중한 스토리에서 집필에 어려움을 겪는 작가가 많다. 어떤 식으로 내적 갈등을 표현하고, 그것이 과연 어떤 타당성이 있는지 등의 핵심을 짚기 애매하기 때문이다.

내적 갈등을 표현하는 것은 외적 갈등과 맥락이 비슷한다. 외적 갈등은 외부적 요소에 의해 주인공이 난관에 봉착하는 것이다. 내적 갈등도 비슷하다. 내적 요소에 의해 스스로의 행동을 거부, 즉 자기 자신을 방해하는 것이다. 즉 주인공이 이전의 선택과 전혀 상반된 다른 선택과 행동을 벌이는 것이다. 이때 비트와 헛갈리면 안 된다. 비트는 생략하면 심심하고 성의 없어 보이지만, 인과 관계를 무너트리는 중대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적 갈등을 표현하는 비트에는 머뭇거림, 혼자서 지르는 분노의 표출, 중요하지도 않는 접시를 깨부수기 등등이 있고, 내적 갈등만이 아니라 외적 갈등을 좀 더 풍부하게 해주는 감정적 노선이 된다.

상방된 선택은 이전에 단절했던 관계를 다시 이루려고 하거나, 혹은 오히려 관계를 단절시키거나, 혹은 행동을 멈춰서서 아예 중단하는 것 등이 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거부한 것이다. 그러면 이제 다음 사건으로 주인공은 자신에게 일으킨 방해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방법(행동)을 강구하고 실행해야 한다.

가령 로맨스 장르에서는 "철수는 영희와 유원지에서 데이트를 즐기는데, 이내 그녀를 놔두고 사라진다."라는 식으로 내적 갈등에 의한 사건을 조성할 수 있다.

4. 장면 (Scene)

1. 장면의 분절
장면이란 특정 장소와 특정 시간대에서 특정 인물들이 벌이는 일련의 비트 혹은 사건이다. 즉, 비트/사건에서 시간과 장소라는 변수가 추가되었고, 작가는 그 상황을 어떤 구도로 독자들에게 전달할지 구상해야 한다.

하나의 소설은 여러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면 안에는 하나의 사건 혹은 여러 사건을 넣을 수 있고, 반대로 하나의 사건을 여러 장면으로 쪼개 넣을 수 있다. 다만 아무렇게나 한 장면 안에 사건들을 우겨 넣거나, 다시 아무렇게나 한 사건을 여러 장면으로 분절내라는 건 아니다. 중요도를 따져야 한다.

작가가 집필하면서 느끼기에, 혹은 플롯상 중요하다면 하나의 사건을 둘 이상의 장면으로 쪼개서라도 그 중요한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집필해야 하니 여러 장면으로 나눌 수 있다. 혹은 흐름이 빨라야 한다면 한 장면 안에 여러 사건을 넣을 수 있다.

2. 장면의 생략
전개 단계는 수많은 사건의 집합체이며, 긴장감과 갈등이 지속적으로 치솟아야 한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주인공을 시작으로 적대자와 여러 사건을 얽히는 식으로 이야기(전개 단계)가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도식(Plot outline)에 어긋나는, 혹은 긴장감을 저해하는 장면은 아예 삭제(생략)가 가능하다. 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를 보자. 여기서 초반 부분을 보자. "나무 밑에 숨어 겨우 흑기사를 따돌리지만, 밤이 되자마자 흑기사가 숲을 포위한다."라는 하나의 사건이자, 두 개의 장면이 있다. 이때 밤이 되기 전, 즉 흑기사를 따돌린 '이후부터 밤이 되기 직전'까지의 장면은 영화 상에서 통째로 생략되어 있다. 이미 극초반에 한번 숲을 건너는 장면이 먼저 나오기도 했거니와, 흑기사가 나타날 때까지 별 다른 의미가 없기에 굳이 밤이 오기 전까지 다시 숲을 건너는 장면을 넣을 필요가 없어서다.

5. 플롯스토리

사건을 시간 순으로 배치한 것을 "스토리"라 하고, 각 사건을 개연성있게 짠 것을 "플롯"이라 한다. "왕이 죽고, 왕비가 죽었다"라는 단순한 사실적 나열은 스토리지만, "왕이 죽어서 그 슬픔에 왕비가 죽었다"라는 그 이유(인과관계)를 드러내면 플롯인 것이다.

플롯은 보통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순서대로 그려지지만 응용하고 비틀어 재구성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를 꼬는 일은 그리 많은 일이 아니다. 발단부터 결말까지의 구조는 단순히 그렇게 하라고 임의로 정해진 순서가 아니라 독자가 핍진성과 시간의 순서를 이해하기 쉽도록 짜여진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를 뒤바꾸는 것은 시간의 순서를 뒤바꾼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지니며, 잘 짜여진 구조가 아니면 독자에게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는 영화 메멘토가 있다. 시간의 흐름을 반대로 흘러가게 만든 스토리 라인 때문에, 메멘토를 처음 시청하는 관객은 전체적인 서사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거나 혹은 반대로 반전을 맞이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반전이나 쾌감 혹은 독창성을 위해 반드시 구성단계를 비틀거나 재구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을 정도의 걸작은 그만큼 특출난 무언가를 처음 시도했거나 완성도가 높다는 공통점이 반드시 존재하지만, 그것이 곧 구조의 비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되려 문학적 구성단계를 착실하게 지키면서 그 안에 독자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요소를 착실히 요리한 경우가 많다.

또한 세간의 평판과 읽는 사람의 즐거움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영화 같은 경우만 보아도 평론가 평점은 바닥을 치지만 관람객 평점은 천장을 치는 작품도 있고 그 반대의 작품도 있다. 이렇듯 대중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소수의 집단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과 많은 이들에게 읽히지만 문학적인 가치가 낮다고 평가받는 작품이 서로 공존한다.

물론 아무리 인생은 실전이라지만 소설 몇 개 실패했다고 인생이 꼬이는 것도 아니고 일단 실패를 두려워 말고 단편 위주로 많이 써보자. 제대로 완결난 작품이 하나도 없는 작가보다는 단편이라도 제대로 완결한 작가가 낫다.

5.1. 소설의 구성단계

이러한 구성 단계도 옴니버스, 피카레스크, 액자식 구성 등 여러 가지로 파생된다. 소설의 구성단계에서 플롯의 연결 방식 참고.

5.2. 3 Act Plot

영미권 영화 시나리오에서는 3 Act Plot라고 부른다. 저명한 각본가 시드 필드(Syd Field 1935~2013)가 자신의 저서 "Screen Play (한국어 번역판: 시나리오란 무엇인가)"에서 제시했다. 헐리우드 영화계에서 기본으로 사용하는 플롯 구조다.

5.3. 기승전결

한시에서 쓰이는 기법이다. 기승전결 문서를 참고.


[1] 이 문단에서는 로버트 맥키(Robert McKee)의 '스토리 이론'과, 시드 필드(Syd Field)의 '시나리오 이론("전개 단계에서는 주인공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온갖 장애물과 갈등에 부딪힌다.")'을 참고하여, 사건에 대한 이해와 기준을 잡기 위해 실질적으로 많이 보이는 전형적인 리듬을 하나의 사건의 구조로 상정했다.[2] 작가는, 물론 다른 모든 단계에서의 사건도 중요하지만, 특히 전개 단계에서 사건이 어떤 성격과 기능으로 진행되는지 숙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후술하겠지만 전개 단계가 이야기의 대부분의 지분을 차지하며, 따라서 전개 단계에서의 사건이 어떤 구조와 흐름으로 이야기를 형성하는지 알아야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절정 단계에서의 사건은 주로 해결을 위해, 다시 말해 결말 단계를 위해 해결의 성격을 띠는 '사건'으로 나타난다. 반면 전개 단계에서는 정 반대로 해결은커녕 해결하려고 할 수록 난관에 부딪히는 '사건'으로 나타난다. 즉 두 사건은 성격과 기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집필할 때 서로 정반대로 다를 수밖에 없다.[3] 전개 단계의 사건들은 대개 '주인공의 행동 → 난관'이라는 패턴이 가장 흔하지만, 가령 절정 단계의 사건은 '주인공의 행동 → 해결'의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4] 예기치 않고 예상한 난관일 수도 있다. 다만 예기치 않은 난간일 수록 이야기는 더욱 더 흥미로워진다.[5] 주인공이 적대 세력의 공격을 피해 숨어 있는데, 적대 세력이 아무리 밖에서 아무리 난리부르스(...)를 쳐도 이 방어막이나 방어 요새가 깨지지 않으면, 특별히 다른 요인이 있지 않은 이상 서사상의 흐름이 바뀔 이유는 없을 것이다.[6] 주인공 입장에서는 누군지도 모르고, 제대로 검증되지도 않으며, 심지어 전문가도 아닌 일개 학생을 추천 받으니 충분히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 맞다.[7] 서브 플롯으로 아리아드네가 결국 다시 나타나 마저 꿈을 훈련하는 장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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