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행했던 어린 시절과 어머니의 죽음
아스카의 모친 소류 쿄코 제플린은 에반게리온 2호기가 제작된 게히른 독일 지부에 소속된 연구원이었으며 자신이 고안한 에바 접촉 실험 도중에 이카리 유이가 에반게리온 초호기 실험을 하다가 겪은 것과 똑같은 사고를 겪는다. 다시 말해 피험자가 에반게리온 코어에 흡수된 것이다.
다행히 쿄코는 유이와는 달리 죽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딸인 아스카에게는 이것이 오히려 더 큰 불행의 시작이 되고 말았다. 이는 초호기 항목에 적혀 있듯 유이는 자신이 초호기에게 흡수될 것을 각오하고 실험에 참가했기에 초호기에 '완전히 흡수'된 것이지만 쿄코는 거기까지 계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완전히 흡수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2호기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도 못했기에 영혼이 부분적으로 에바에 흡수되었고, 이 때문에 쿄코의 정신이 심각하게 망가졌다는 것. 더해 하필이면 흡수된 감정이 아스카에 대한 모성과 그녀의 정신 상태를 유지해주는 부분이라 영혼과 인격이 황폐해졌다. 결국 끝없는 환각, 망상에 시달리다가 정신병원에 수감되고 만다.
정신이 완전히 피폐해진 엄마가 예전에 아스카가 가지고 놀던 인형을 아스카라고 부르고 예뻐하면서 정작 눈앞에 있는 친딸 아스카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악스러운 현장을 직접 목격한 아스카는 그만 넋이 나가고 말았다. 게다가 아버지는 정신이 나가버린 쿄코를 내팽개치고 아내의 주치의와 바람까지 피웠다.
아직 어렸던 아스카는 어쩌다 자신의 엄마가 저렇게 된 것인지도 알 수 없었고, 그저 자기가 엄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저렇게 된 것이라고 굳게 믿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누구보다 빛나고 잘난 사람이 되면 엄마가 날 돌아봐줄 거라는 잘못된 신념을 품게 되었으며 어떻게든 엄마에게 존재감을 호소하고 싶은 아스카는 끊임없이 쿄코에게 자기를 알리고, 부모의 사랑을 독점하려고 몸부림을 쳤다. 사실 병원에서 아스카를 방치하는 바람에 저렇게 된 것이긴 하지만. 이 때부터 아스카는 유달리 출세와 뛰어난 성과에 집착하게 된다. 그 결과 마침내 세계를 지키는 초일류 파일럿, 에반게리온 파일럿으로 선출된다. 아스카는 그 성과를 어머니에게 보고해서 어머니의 관심을 되찾으러 기대감을 품고 달려갔다. 하지만 아스카가 들뜬 마음으로 병원에 와 목격한 광경은 늘 갖고 놀던 인형과 함께 목매 자살한 엄마의 모습이었다. 이제껏 해온 모든 것들이 엄마를 위해 한 일이었는데 엄마는 마지막까지 자신에 관심이 없이 그것도 인형과 함께 동반자살한 것이다. 끔찍하기 짝이 없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도한 아스카는 어머니가 아스카에게 같이 죽자고 말하는 환청까지 듣게 되었고 이성을 잃어버린 나머지 이렇게 소리쳤다.
"나는 엄마의 인형이 아니야!"[1]
어떻게 보면 아스카는 병실에서 간접적으로 자신의 죽음을 가장 비참하고 끔찍한 방법으로 경험하게 된 것이다. 가뜩이나 인정 욕구와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자신이 빛나면 엄마가 인정해줄 것이란 신념 하나로 버티며 살아 온 아스카에게 자신의 유일한 삶의 의의였던 엄마가 자신을 끝까지 부정한채 죽어버린 이런 비참하기 짝이 없는 기억은 엄청난 상처로 남았다.[2] 한창 부모에게 내리사랑을 받으면서 무럭무럭 자라야 할 시점이건만, 결국 엄마한테도 아빠한테도 비참하게 버림받았고 게다가 자신이 가지고 놀던 인형이 자기를 대신하기까지 이르렀다. 강박적인 자신감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대부분의 인격에 자리잡아 형성되어버린 아스카에게 고작 인형 따위한테 자기 자리를 빼앗겼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고 뒤이어 아스카는 자기가 너무나도 덧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버렸다.
최초의 타인이던 모친에게 외면을 당한 기억 때문에 아스카는 자신의 삶의 의의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자기 존재감을 남에게 어떻게든 알리고, 더할 나위도 없는 고위직에 오르자고 다짐했다. 남을 제대로 믿지 못한 아스카는 난폭하고 위협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이게 바로 인형 컴플렉스다. 그저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 인형이 자기를 대신하고, 자기가 부정 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아스카를 평생 괴롭혔다.
결국, 아스카 자신이 언제나 최고여야만 하는 비정상적인 강박관념은 "엄마의 기대감에 나 자신이 못 미쳤기 때문에 엄마가 날 대신해 인형을 선택했다"라는 어린시절의 잘못된 믿음과 망상에서 비롯된 것이며, 아스카가 끊임없이 가깝지 않은 대부분의 타인을 경쟁상대로 바라보며 승리하고 뛰어넘으려고 노력했던 행동은 마치 아스카 자신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는 인형을 대상으로 경쟁하는 것만큼이나 헛되고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이기도 하다.
아스카의 인형에 대한 무의식적인 불편함과 공포감은 이후로도 어머니가 그렇게 집착했던 인형과 자신이 가지고 놀던 인형, 마치 인형같이 무감정한 아야나미 레이의 모습, 대사도결전 인형병기였던 에반게리온 등의 이미지로 나타났고 아스카를 끝까지 따라다니면서 정신과 육체를 죽을만큼 괴롭힌다. 아스카는 이러한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혐오하고 배제하려고 하면서 자신은 인형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떻게든 증명하려고 온갖 개고생을 하면서 애를 썼던 것이다. 또한, 아스카는 인형에게서 어머니를 다시 뺏어오려고 발버둥치면서 노력하는 것과 동시에 아무런 가치도 없이 어머니에 의해 갖고 놀아지는 인형과 같은 꼴로 전락하는 것이 두렵기도 했을 것이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남의 손길에서 벗어나 스스로 독립하면서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처절한 몸부림으로 이어진다.
2. 독일에서의 삶
아스카는 어머니의 주치의였던 여성을 새어머니로 맞이하지만, 겉으로만 살갑게 대할 뿐 모정은 느끼지 못한다. 결국 아스카는 이 '가짜 가족'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며, 내내 "착한 아이"라는 가면을 쓰고 그들을 대했던 것 같다. 사실 자신을 원하지 않는 것이 분명한 아버지와, '남편과 남편의 전 부인의 자식'인 아스카가 행복한 결혼생활에 눈엣가시일 터인 새어머니로 구성된 가정은 아스카에게는 가족이라기 보다는 하루하루의 생존 여부가 불확실한 말없는 전쟁터였을 터이며, 그 누구에게도 쉽사리 감정을 털어놓을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끔찍한 사건을 어린 나이에 겪고 나서도 속으로 인내하면서 강한 척, 굳센 척을 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도 약하고 다치기 쉬운 자신의 결점을 가리기 위해서 항상 그 누구보다 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서 누군가에게 뒤쳐지고 도움을 받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어찌 보면, 이건 자신에게 처한 냉혹하고 살벌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아스카 자신만의 생존법이라고 볼 수도 있다.아스카가 카지에게 이끌리면서 기대고자 하는 심리는 유년시절부터 제대로 된 아버지의 부재에서 기인했을수도 있다. 아스카의 아버지는 어머니 쿄코가 미쳐버리자 얼마 안 가 어머니의 주치의와 불륜 관계에 빠졌다가 쿄코의 사후 보란듯이 주치의와 결혼까지 했다. 그렇게 형성된 새로운 가족 안에 아스카를 끼워넣긴 했지만 딱히 아스카를 정서적으로 잘 돌봐주거나 그러지는 않았으니 아스카에게 있어서 아버지는 제대로 된 어른도, 의지하면서 기댈 수 있는 모범적인 어른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어쨌든 부모에 대한 애정을 갈망했던 아스카였기에, 어른스럽고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남자들을 찾아 해매고 거기에 기대려고 하는 심리는 유년시절부터 충족되지 못한 부성애와 어른스러운 남자에게 받는 애정에 대한 갈망이라고 볼 수도 있다.[3]
이렇게 어색하고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가정환경 속에서 그 엄청난 트라우마를 혼자서 안고 버텨내야 하는 삶은 아스카에게는 분명히 지옥과도 같았을 것이다. 사실, 아스카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그렇게 깊게 지배받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도, 그 직접적인 경험 뿐만 아니라 이후에 제대로 된 심리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된 채로 자라난 것 또한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에 오만하고 시건방지게 남을 대했던 것도 어릴 적에 마음 속 상처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던 처절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이 때문인지 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도 동시에 어머니가 되는 것을 부정하는 이중성을 보인다. 애도 안 낳을 건데 왜 생리통을 앓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화내는 장면 등등. 또한, 남의 애정을 극도로 거부하면서도 끊임없이 남에게 애정을 갈망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거기에다가 자신이 남에게 조금이라도 무시당하거나 애정을 확인하지 못하면 급격히 좌절 상태에 빠지며, 이는 레이에 대한 아스카의 혐오감에도 상당부분 일조했으며[4] 신지와의 관계에서도 상당한 걸림돌이 되었는데, 신지가 조금이라도 아스카의 성에 차지 않는 반응을 하면 아스카가 비정상적일 정도의 절망하는 상태에 빠지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애정결핍으로 인한 성격적 결함뿐만 아니라, 아스카는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에 언제나 자신의 가치를 남에게 보여주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 다른 사람보다 우월해야만, 언제나 자신이 최고여야만 만족하는 것은 아스카 자신의 욕심이 아니라 그러지 않으면 아무도 자신을 봐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그리고, '에반게리온 탑승'에서 존재 의의를 찾으면서 아스카는 세계 최고의 천재 에바 파일럿 외에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게 되었고,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에반게리온 파일럿이 되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라고 굳게 믿게 되었다. 작중에서도 내내 에반게리온 2호기에게 집착하며, 이는 에반게리온을 조종할 때 외에는 신경 클립을 착용하지 않는 신지나 레이와 달리 일상생활에서도 늘 파일럿용 클립을 착용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잘 나타난다.
게다가 애초에 에반게리온 파일럿이라는 것 자체가 세상에 단 둘 밖에 없는, 인류를 지키는 엄청난 사명과 중요성을 띤 직업이었으며, 그녀의 유일한 경쟁자가 될 만한 아야나미 레이는 그녀의 능력에 못미쳤기 때문에 한동안 그녀는 최고의 포지션을 고수하며 자존심을 충족할 수 있었다.[5] 이런 상태에서 아스카는 일본 본부의 배속을 명령 받아 UN 함대 및 카지와 함께 일본으로 가게 된다.
3. 이카리 신지와의 만남과 아스카의 몰락
아스카의 심리는 신지와의 첫 만남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해당 에피소드를 잘 보면 아스카는 신지와 대면할 때 에스컬레이터의 꼭대기에 서서, 또는 2호기를 딛고 올라서서 신지를 깔보면서 내려다보는 자세를 취하고 에반게리온 2호기야말로 진정한 에바며 0호기와 초호기는 시험작에 불과하다는 발언을 한다. 즉 물리적인 공간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계속 신지보다 위에 서있으려고 한 것이다. 또한, 신지의 싱크로율이 자신보다 높게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내가 이런 녀석에게 졌단 말이야?"라고 반문하고 그 후로도 계속해서 신지를 하대하는 건 자신의 가치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방어기제라고도 볼 수 있다.아스카에게 더더욱 기분 나쁜 사실은, 아스카의 실적을 간단히 깨 버린 이카리 신지라는 새내기 파일럿이 자신과는 달리 아무런 의지도 열의도 없고, 에바에 탄 지도 불과 몇 개월도 되지 않았으며, 노력이나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한 적도 없는 주제에, 심지어 에바에 타는 것 자체를 극도로 싫어하면서도 막상 전투가 시작되면 언제나 아스카보다 한 발짝 앞서있었던 것이었다.
처음 두 사도를 해치울때까지만 해도 두명이 공감하며 같이 싸웠고 아스카는 건전한 라이벌이자 협력자를 얻은 듯했다. 화산 속에 들어가서 산달폰 전을 치렀을 땐 신지가 위험을 무릎쓰고 가라앉는 아스카를 건져내는 모습을 보여 아스카는 자신을 이해하고 어쩌면 구원해줄 수 있는 대상을 만났다고 생각해 강한 호감을 가지게 된다. 이후 미사토와의 관계도 개선되고 아스카의 정신도 안정을 찾아간다. 하지만 아스카에게는 불행히도 계속 그런 상황이 이어지지 않았다. 신지가 점점 에바 조종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아스카는 점점 네르프에게서도 뒷전 취급을 받게 되고, 결국 16화에서 신지에게 싱크로율 수치상에서 지고 이후 레리엘 전에서 아무런 역할도 못한 것에서 시작해서, 발디엘 전에서는 초단시간에 가장 먼저 사도에게 쓰러져 행동 불능 상태가 되어버리는 추태를 보여주고, 제르엘 전에서는 전력을 다해서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적에게 데미지를 입히긴 커녕 역으로 신속히 리타이어당한다. 반면, 신지는 발디엘 전에서는 전력을 다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오래 버텨냈으며, 제르엘 전에서도 마지막 순간에 멋지게 나타나서 모두를 구했으며 아스카가 손도 대지 못했던 제르엘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면서 이길 뻔하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신지의 의지가 아닌 폭주 상태이긴 했지만, 결국 앞서 말한 세 사도를 모두 처리한 것도 신지의 초호기였다.
다른 작품에서는 그냥 넘어갈만한 주인공 보정 액션들이고 평범한 애니메이션이었다면 라이벌 파일럿 아스카는 신지를 인정하거나, 혹은 존경하거나, 더 나아가 사랑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에반게리온은 평범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며, 아스카도 정상인이 아니다. 언제나 최고가 되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지 못하는 아스카는 점점 인격을 유지하지 못하고 불건전한 내부의 분노와 질투가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동시에 아스카의 인간관계에도 문제가 생긴다. 신지에게 모처럼 아스카가 본인의 성격을 애써서 억눌러가면서까지 성적인 접촉을 포함한 적극적인 대쉬를 해봤지만, 신지 역시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회피성 성격장애의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리코의 문을 열지도, 옆에 누워도 손도 대지 않고, 키스를 하면서도 정말 꼼짝도 하지 않는등 도무지 관계가 진전되지 않았다. 이러한 사건들이 아스카에겐 하나 하나가 전부 마음의 상처로 남게된다. 자기가 열지말라고 한 예리코의 문 뒤에서 좌절하는 장면으로 보여주듯이 그녀는 점점 마음의 상처를 쌓아가며 점점 신지에 대한 태도가 냉랭해지게 된다. 평범하게 다정하게 다가갔으면 좋아졌을지도 모르는 신지에게 도발적으로 윽박지르다 신지를 주눅들게 했다. 이에따라 신지는 아스카의 마음을 확신하지 못했으며, 아스카의 행동이 냉랭해지는 이유도 알지 못했으므로 짜증스러워하기 시작한다.
신지와의 교감을 점점 잃고있는 상황에서 거기에 더해 카지 료지가 사실 카츠라기 미사토와 연인 관계였음을 알게 되었다. 어머니 역할을 하던 사람이 알고보니 연적이었고 심지어 그걸 자신에게 숨겼다는 것에서 강한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사실 그녀가 카지에게 보이는 접점과 미사토와 가졌던 접점을 생각하면, 그녀에게 정신적 타격을 크게 입힌건 일종의 그림의 떡인 카지보다는 목욕도 하고 밥도 먹으며 실제 교감을 나누었던 미사토 쪽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사토도 카지와 연관되면 자기를 돌보지 못할정도로 이성을 놓아버리기 때문에 아스카에게 적절한 관심과 행동을 해주지 못했고 이는 아스카가 점점 고립되어도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고 돌봐주지 못하는 상황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된 이후로, 아스카는 미사토가 들어갔던 목욕탕에 들어가기 싫다고 할 정도로 미사토를 더더욱 매몰차게 거부하기 시작했다. TV판 10화에서 같이 목욕하면서 친밀하게 스킨쉽도 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완전히 사이가 파탄난 것이다.
게다가, 아스카가 그토록 적대시하고 무시해 왔던 아야나미 레이도 강력한 경쟁자이자 위협의 대상으로 크게 부상하기 시작했다. 사실, 아스카는 첫 만남 때부터 레이에게 본능적인 적대감을 품고 있었다. 아스카는 이카리 겐도의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사령관의 인형같이 자기자신의 주체성을 상실하고 의지가 결여된 것처럼 보였던 아야나미 레이의 모습에서 과거의 그녀가 그토록 혐오하고 두려워했던 그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면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즉, 엄마의 인형으로 전락한 그녀 자신의 모습을 겹쳐보았으며 그것을 그토록 강렬하게 부정해왔던 그녀에게는 레이의 존재 자체가 항상 무의식적으로나 의식적으로나 불편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유명한 엘리베이터 장면에서 그녀가 레이에게 던진 질문, 즉
"너 사령관이 죽으라면 죽을 거지?"
라는 질문은 과거에 그녀가 환청으로 들었던, 함께 죽자는 어머니의 말에 대한 강렬한 부정이자 그것을 거부당하고 지금까지 살아남았으나 현재 삶에 대해 다시 회의를 느끼고 있는 그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나 다름없었다. 즉, 과거 그녀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렬하게 재확인받기 위한 질문이자 원하는 대답이기도 했다. 어찌 보면, 남에게서 독립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는 노력이 과연 레이처럼 어른들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더 가치가 있는지, 그녀의 가치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스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이유와 그녀 자신의 존재의 이유 그 자체를 담고 있는 질문에서 레이가 너무나도 당연하듯이
"응."
이라고 대답하면서 모든 것을 부정해버리자[6], 아스카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고 레이에 대한 격렬한 증오와 분노의 형태로 속마음이 폭발하면서 터져나왔던 것이다. 그런데도, 아스카는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의 인형이 되어버리는 것을 그렇게 부정하면서도 동시에 에반게리온 2호기를 아무런 마음도 의지도 없는 인형 취급을 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명령을 들으라고 일방적으로 강요를 하고 있었다. 레이는 이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이 아스카와 2호기 사이의 제대로 된 싱크로를 막고 있다는 문제점이라는 것도 간파하고 있었고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나름대로의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 "마음을 열지 않으면 에바는 움직이지 않아."라는 진지한 충고까지 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의 아스카는 이미 남의 조언을 받아들이기에는 마음의 문을 너무 굳게 닫고 있었으며 도저히 충고를 받아들일 정신적인 여유도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아스카는 신지에게 적극적으로 대쉬한 것이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도 모자라서 그토록 혐오했던 레이에게 신지를 빼앗길지도 모르는 초조한 상황까지 와버렸다. 신지가 초호기에게 흡수됐다가 다시 되돌아온 이후, 역에서 신지와 레이가 다정하고 친근하게 대화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아스카 자신에게는 별다른 대화도 없었던 신지가 레이와 그토록 사이좋게 대화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신지를 원망했고, 게다가 카지도 이 시기엔 암살당한 터라 아스카가 보낸 메시지에 아무런 답변이 오지 않았고 연락조차 되지 않았다.
사실, 아스카가 갈수록 신지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틱틱거리는 것을 넘어서 적대적이고 포악한 태도를 보이는게 원인이긴 했다. 신지는, 그 틱틱거리는 태도 때문에 아스카에게 친밀하게 접근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항상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와 반대로, 어머니같은 친밀함과 다정함을 느끼게 하는 레이에게는 친근하게 대하는 것이 당연했다. 신지도 아스카처럼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외롭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4. 폐인이 되다
그리고 대망의 22화.이전까지는 불안해도 겨우겨우 버텨오던 아스카에게 결정타가 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만다. 사도 아라엘과의 교전 중 정신공격을 받고 만 것.[7] 아라엘의 입장에서는 인간의 정신 탐구였지만 인간 입장에서는 마음이 송두리채 파헤쳐지는 정신적 고문이나 마찬가지였고, 아스카는 그 와중에도 미사토의 퇴각 명령을 자의로 거부하고, 네르프에서 쫓겨날 지도 모른다는 불확실한 미래 대신 사도에게 마음을 먹혀버리는 쪽을 택한다.
게다가,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사도를 섬멸하고 그녀를 구출한 것은 그 이전까지는 그녀가 그토록 깔보고 혐오했던 아야나미 레이였다. 최고의 파일럿이었던 자신을 뛰어넘은 신지도 아니고, 본디 자신보다 한참 아래여야 했을 레이 따위에게 구해졌다는 사실은 안 그래도 무너져가던 아스카의 자존심을 완전히 짓밟아 버린다. 그리고 바로 직후에 있는 대로 정신이 망가져서 심리적으로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아스카에게 신지가 아무것도 모르고 다가와서 툭 던진 "무사해서 다행이야."는 한 마디에 아스카는 신지도 결국 진정으로 자신을 보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느끼게 된다.
결국 최악의 상황이 와 버린다. 아르미사엘전에서 네르프 측에서는 레이를 아스카 대신 내보냈다. 그리곤 아르미사엘의 공격에 영호기가 위기에 빠진 상태에서 에바 2호기와의 싱크로율이 0이 되어 버려 에바를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하고, 아스카 자신의 존재 의미 자체가 붕괴해버리게 된다. 그리고 신지는 아라엘과 싸우는 본인을 찾아오지도 않았는데[8] 레이가 위험할 때는 혼신을 다해서 구해내려고 들었다. 게다가 겐도는 처음부터 아스카를 부품 이상으로도 이하로도 취급하지 않았다. 이는 아스카의 자존심을 너무나도 잔인하게 짓밟는 행위였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신지가 아스카와 싸우다가 홧김에 "카지는 죽었다"고 이야기하자[9] 모든 것을 포기한 그녀는 결국 혼자 폐가의 욕조에 들어가 자살을 시도한다. 그녀에게 가지고 싶었던 신지도 미사토도 잃었고 대안으로 이 소녀의 고통으로부터 어른세계로 데려가줄 수 있는 탈출구인 성인남성 카지도 사라진 것이다. 과거에 함께 죽자는 어머니의 말을 지금까지 몸과 마음으로 힘껏 부정했던 아스카였는데, 이제는 모두를 잃고 끝내 원점으로 되돌아와서 어머니를 뒤따르는 선택지만 남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네르프 요원들에게 들통나서 자살도 실패했다.
이제는 아스카가 마음대로 죽을 수도 있는 마지막 선택지마저도 빼앗겼던 것이다. 결국, 아스카는 자신의 결정권에 대한 모든 주체성과 삶에 대한 의지마저 상실한 채 식물인간처럼 되어버린다. 결국,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그토록 혐오했던 무기력한 인형같은 그 모습으로 전락해버리고 만 것이다.
5. 거짓된 부활, 그리고...
모든 사도가 사라지고 제레와 이카리 겐도의 인류보완계획 노선이 본격적으로 갈리자 전략자위대가 네르프 본부로 침공해오고,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네르프가 속절 없이 밀리자 미사토는 일단 위치가 확보되는 아스카라도 에바 2호기에 태워 호수 속에 가라앉힌다.그러나 전략자위대의 저항으로 엄빌리컬 케이블이 절단당하고, 제레가 양산형 에반게리온들을 투입하면서 아스카와 2호기는 3분 30초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예비전력만을 가지고 갑자기 나타난 양산형 에바들을 모두 섬멸해야 하는 전투에 돌입한다. 그녀를 지켜보는 어머니 앞에서 마지막으로 뛰어난 활약을 해 보이고, 모두를 구해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양산기들을 파죽지세로 쓰러뜨리고[11], 데스트루도와 파괴 본능을 마음껏 분출시키면서[12] 전에 없던 전투력으로 양산기들을 전부 몰살시킨 줄 알았으나...
마지막 한마리의 코어를 움켜쥐고 있을 때 갑자기 양산형의 대검 하나가 날라온다. AT필드로 이 대검을 막아보지만 대검은 복제된 롱기누스의 창이었고 창 형태로 변하여 2호기의 AT 필드를 뚫고 머리를 관통한다. 이미 싱크로율이 정점을 찍은 상태에다 신경 연결이 끊기지 않은 아스카는 2호기의 고통이 전부 피드백되어 버리면서 한 쪽 눈가를 부여잡으며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고, 동시에 예비 전력도 바닥나 2호기는 완전히 정지된다. 고통 때문에 정신이 반쯤 나가버린 채 눈에서 피가 수도꼭지에서 흐르는 물처럼 흐르는 상태에 빠진 와중, S2 기관이 파괴당하지 않았기에 멀쩡히 살아있던 양산형 에반게리온들은 곧 다시 일어나서 2호기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전부 날개를 펼치더니 날아올라 2호기를 짐승처럼 뜯어먹기 시작한다.
2호기의 그 모든 죽느니만 못한 끔찍한 고통이 죄다 아스카에게 그대로 전해지면서, 살의와 고통 때문에 반 미치광이 상태로 남은 한쪽 눈을 희번득거리며 "죽여버리겠어"[13]라고 연신 중얼거리며 팔을 쳐들고, 그에 반응해 2호기가 처음으로 폭주하여 부들부들 힘겹게 움직이지만, 결국 두 번째 복제 롱기누스의 창에 의해 하늘로 뻗어오르던 에바 2호기의 오른팔과 함께 아스카의 오른팔도 두 갈래로 찢어지고, 남은 7개의 창마저 2호기의 동체 곳곳을 꿰뚫는다.[14] 신지가 뒤늦게 초호기를 타고 나왔을 때, 2호기는 이미 갈가리 찢긴 살점 덩어리로 전락해 안에서 고스란히 통각이 피드백되었을 아스카는 어찌 되었을지 차마 상상할 수 없는 몰골이 되고 만다. 그리고 정신이 완전히 붕괴한 신지에 의해 EOE의 클라이막스인 인류보완계획이 시작된다.
전투씬에서 나오는 음악의 제목은 「거짓된 부활」이다. 그리고 이후 양산기들에게 처참히 뜯길 때 나오는 음악은 「공허의 흐름」이다. 아스카가 양산기들을 상대로 잘 싸우고 있을 때 엄마가 지켜보고 있는데 질 수 없어!라는 대사를 통해 본편 TVA에서의 강박을 전혀 놓지 못한 것을 표현했고, 그렇기에 그녀의 패배와 재붕괴는 너무나 당연했다. 이 작품에서 부모의 사랑에 대한 집착은 일종의 강박이자 속박, 나아가 저주로 꾸준히 표현된다. 부성을 카지를 통해 채우려던 미사토의 비극, 모성을 겐도와 마기를 이용해서 채우려던 리츠코의 비참한 결말, 공허에 빠져 모성으로 회피해 세계를 멸망시키는 신지 등 모성과 부성의 대한 결핍이 등장인물들을 고통받게 하는 핵심 원인으로서 캐릭터들마다 다양한 형태로 반복된다. 아스카에게도 결핍된 "모성"에 집착하다 실패하는 플롯을 넣음으로서 결핍된 것을 추구하려다[15] 인생이 뒤틀려버린 캐릭터들을 배치한 후 대비적으로 완전한 타인과 교류하며 극복하는 마지막 씬을 넣음으로서 메시지가 완성되는 것이다.
한편 미사토는 신지에게 스스로의 답을 찾아보라는 메시지와 함께 에바 케이지로 보낸 후 "아스카가 말하는 대로 카펫을 갈아치울걸..." 라는 유언으로 그동안 아스카에게 신경을 못 써준 것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를 내비치며 사망한다.
보완이 취소된 뒤 황량해진 세계의 해변에서 아스카와 함께 누워있던 신지는 고개를 돌려 아야나미 레이의 환영[16]을 본 후 몸을 일으켜서는 아스카를 향해 돌아보고 다음 장면에서 아스카의 목을 조른다. 그러나 아스카는 저항하지 않는다. 붕대에 감긴 그녀의 오른손을 보여준 후, 팔이 천천히 올라가서는 아스카의 손이 신지의 얼굴에 닿는다. 표정이 변한 신지의 뺨을 어루만지고서는 손을 쓸어내린다.[17] 신지가 조르던 양손의 힘이 빠지더니 아스카의 뺨에 신지의 눈물이 떨어진다. 흐느끼는 신지의 등이 들썩이면서 허공을 바라보던 아스카의 눈동자가 신지에게 향한다. 붉은 바다와 멀리 양산형 에반게리온이 보이는 원경에서 아스카가 쉰 목소리로 "기분 나빠(気持悪い)"[18]라고 내뱉으며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막을 내린다.
아스카의 마지막 대사에 관해서 뒷이야기가 있는데, 맨 처음 정해진 대사 "너 같은 녀석에게 죽다니 정말 최악이야"가 마지막을 장식하기로는 부족하다고 생각되어서,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네 집에 강도가 널 묶어놓은 상태에서 널 강간할 수도 있는데 하지 않고 자위하면 어떨 것 같아?"라고 묻자, 담당 성우인 미야무라 유코가 "기분 나쁜데요."라고 대답하여 그 대사가 탄생했다고 한다(출처)[19].
[1] 이는 당사자를 평생 옭아매는 인형 콤플렉스의 서막이었다. 아스카는 누군가에게 조종되지 않으려고 했는데도, 뜻없는 경쟁을 벌이다가 조직에서 자기를 대접하는 꼬락서니를 깨닫고 몰락했다. 아스카는 끝까지 인형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레이도 겐도에게 했던 적이 있는 말이지만, 뉘앙스는 정반대다. 레이가 한 인형이 아니란 말은 스스로를 "아야나미 레이"로 인식했다는 자주 의식이 담긴 선언이라면, 아스카의 인형이 아니란 말은 본인을 아껴달라는 호소에 가깝다.[2]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도 아스카가 구더기에게 파먹혀가며 썩고 있는 자신의 시체를 상상하면서 몸부림을 치는 수준으로 죽음을 무서워했다.[3] 이러한 '아버지'에 관한 해소되지 못하는 감정으로 아버지와 닮은 카지 료지를 만나거나 (미사토), 자길 그저 이용해먹을 뿐인 이카리 겐도에게 매달리는 (리츠코) 관계는 에반게리온 내에서 은근 자주 부각된다. 결국 방향성만 다를 뿐이고 모두 사랑하는 남자에게 의존적이고 애정을 갈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4] 첫 만남에서 레이가 거의 아스카를 일방적으로 무시해버리다시피 했다.[5] 물론 이것은 순전히 싱크로율과 같은 기계적인 수치에서 그렇게 비춰졌을 뿐이다. 본격적으로 사도와 교전이 진행된 상황에서 밝혀졌듯이 레이의 실질적인 에바운용을 비롯한 전투능력은 아스카가 생각한 것과 달리 탁월한 것이었고, 뒤로 갈수록 아스카 자신의 존재감에 있어서 점점 위협적인 상대로 다가오게 된다. 당장 최고사령관인 겐도가 0호기 수리 및 개수를 마치고 레이가 전선에 복귀하자 아스카와 2호기에게 대한 태도의 행보에 주목하자.[6] 물론 레이는 이 때까지만 해도 (겐도가 의도한대로) 감정적으로 결여된 부분이 많은 상태였고 (영혼 중 부정적이면서도 기본적인 본성에 해당하는 것들(성욕, 질투 등)을 빼버렸기에 감정이 옅은 인형같은 상태가 된 것) 아스카의 자세한 뒷사정을 알 리도 없는 상황이었으니 아스카를 배려하는 식의 대답("아니", 하다못해 '무슨 소리야?' 정도라도)을 해줄 순 없는 상황이긴 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이 그런 걸 감안해도 매우 안 좋게 흘러가버린게 더 비참한 점[7] 이때 배경음으로 깔리는 노래가 할렐루야. 이처럼 끔찍하기 짝이 없는 장면에 종교적 환희를 다룬 곡이나 동요 등을 삽입하는 연출은 이후 신극장판에서도 이어진다. 여담으로, 아스카의 정신공격 직후 이어지는 장면(구출 작전 전개, 롱기누스의 창 등장, 아라엘 격파)에서 나오는 곡은 할렐루야가 아니다. 좀 다른데, 같은 헨델의 메시아 중 맨 마지막 곡인 Worthy is the Lamb의 끝부분, 특히 아멘 푸가이다. 아멘 푸가가 시작되기 직전 잠깐의 휴지(休止, 잠깐 멈춤)가 있는데, 이 휴지 동안에 신지가 구출하겠다고 나서는 요청을 하고 바로 아멘 푸가가 시작되는 연출이 인상적이다.[8] 사실 신지는 출동하려고 했지만 겐도가 아스카처럼 파일럿의 정신이 침식될 것, 그리고 초호기가 손상될 것을 우려하여 신지의 출격 요청을 기각하고 대신 레이와 롱기누스의 창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미 정신이 가루가 난 아스카가 그런 거까지 감안해줄 정신적 여유가 있을 리가 없었다.[9] 신지의 해당 발언은 24화 감독판부터 추가된 장면이다.[10] 죽는건 싫어! 라고 절규할때 빠르게 지나가는 화면을 정지화면으로 돌려보면 구더기에 뒤덮인 자기 자신의 시체, 인형의 목이 떨어지는 장면과 일그러진 얼굴 등이 나온다.[11] 여기서 배경으로 나오는 노래가 25화의 제목 Air, G선상의 아리아이다.[12] 이 때 마치 가학적으로 보일 정도의 아스카의 표정 또한 상당히 섬뜩하다.[13] 미라지 블루레이의 더빙판에선 "죽여버릴꺼야"[14] 죽었다고 정확히 표현되지는 않지만 이때 죽었다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15] 작품의 모든 캐릭터들의 몰락 원인이다. 최악의 빌런인 겐도도 결국 유이의 상실로 인한 상심으로 그녀를 되찾으려 저런 짓을 벌인 것이었으니 말이다.[16] 1화와의 수미상관 연출[17] 신지가 바다에서 떠오르는 장면에서 이카리 유이가 신지를 쓰다듬어주었던 것과 똑같은 손길이다.[18] 일본에서는 '역겨워' 정도의 심한 말[19] 이 일화는 신에바 개봉 당시 라디오에서 진행한 미야무라 유코 인터뷰에서도 사실로 교차 확인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