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7-03 01:23:15

살의를 낳는 소음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동영상(한국어 자막)

殺意を生む騒音

1. 소개2. 줄거리3. 특징4. 등장인물

1. 소개

일본의 12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닛폰 테레비의 프로그램 <주간 스토리랜드; 週刊ストーリーランド>[1] 제38회 제1화로 2000년 12월 14일에 방영되었다. 오리지널 애니는 아니고 샤쿠 에이죠(釋 英勝)[2]라는 만화가가 1983년 영 점프에서 연재했던 '해피 피플'이라는 만화 시리즈 중 한 에피소드인 '공부는 좋은 환경에서◎(勉強はいい環境の元で◎)'라는 단편을 원작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이 애니메이션과 동일한 제목의 에세이 <살의를 낳는 소음>[3] 이 한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어 소음 피해자들의 커뮤니티에 게시되었다.

2. 줄거리

도쿄대 법학부 입시를 2번이나 떨어진 21세의 청년 스즈키 마모루는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노력하기 위해서 시골을 떠나 도쿄의 한 맨션으로 한 달 동안 자취를 하게 된다. 아버지와 함께 책상을 옮기던 도중, 키요시라는 이름의 어린아이가 뛰어가다가 그만 부딪혀 책상을 떨어트리는데, 마모루는 앞을 안보고 다니면 위험하다며 키요시에게 따끔하게 충고를 한다. 그러자 키요시의 어머니인 아키코가 나타나 마모루를 신경도 안쓰고 바로 아들에게 안다쳤나며 물어보고는, 같이 케이크를 먹자며 윗층으로 올라간다. 아버지는 사과도 안하냐면서 불평하지만, 마모루는 도시 사람들은 원래 저렇다며 신경쓰지 않고 마저 짐을 옮긴다.

올해는 빡세게 했으니 남은 1개월을 공부에 전념하기로 마음먹은 마모루. 하지만, 윗층에서 들려온 층간소음 때문에 전혀 공부가 되질 않았다. 층간소음의 범인은 범인은 바로 의자 위에서 뛰면서 놀고 있는 키요시. 마모루는 애가 잘 때까진 공부하기 글렀다고 판단하여 나중으로 미루지만, 그만 아침까지 잠을 잔 바람에 공부할 시간을 전부 날려버리고 말았다. 아직 오전 7시임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방해는 층간소음은 계속됐고, 화가 난 마모루는 윗층으로 가서 따지기로 한다.

마음만 같아선 콱 한 마디 해주고 싶지만, 시골에서 살아온 영향으로 부드럽게 말하는 습관이 몸에 베어있던 탓에 결국 간단히 부탁만 하고 돌아간다. 윗층에서는 키요시가 TV를 보면서 의자 위를 뛰고 있었는데, 아버지인 신지는 조용히 하라고 아들에게 부탁하는 반면, 아키코는 아직 한창 뛰어놀 나이라며 말리지 않고 계속 뛰놀게 냅둔다. 신지가 아랫층은 어떨게 할 꺼냐며 따지자, 아키코는 내 집에서 편히 사는 게 뭔 상관이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결국 귓구멍을 찌르는 층간소음은 밤새도록 들려왔고, 참다 못한 마모루는 다시 한 번 따지기 위해 윗층을 찾아간다. 역시나 아키코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아까처럼 넘어가나, 그러던 중에 퇴근한 신지와 마주치게 된다. 신지는 마모루의 사정을 듣고 집으로 들어가 키요시를 따끔하게 혼내는데, 이게 오히려 부부싸움으로 변질되는 바람에 층간소음만 더 심해지고 만다.[4] 그렇게 마모루는 오랫동안 층간소음에 시달려 다크서클이 생길 정도로 컨디션이 최악이 됐고, 본래대로라면 충분히 합격했을 안전권인 삼류대학의 시험을 망치고 말았다.

층간소음 때문에 호텔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모루는 아버지와 연락하지만, 아버지는 대학은 포기하고 시골로 돌아와서 농업에 종사하는 게 어떠냐고 권유한다. 결국 다시 맨션에서 공부하기로 하는데 그 무렵, 윗층에서는 키요시가 욕실에서 물을 틀며 노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실수로 손에 들고 있던 점토를 바닥에 떨어트리는데 하필이면 배수구에 떨어지는 바람에 나가는 물들을 모두 차단시켰고, 결국 천장이 누수되어 마모루의 공부를 또 방해하게 된다. 뚝뚝 떨어지는 물 때문에 방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마모루는 누수가 끝날 때까지 추운 날 밖에서 혼자 있어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후로도 층간소음은 전혀 해결되지 않은 채로 시끄럽게 들려왔고, 안그래도 층간소음 때문에 시험까지 망쳐러 정상이 아니었던 마모루는 연필로 종이를 마구 긁거나 책을 북북 찢는 등의 과민반응을 일으킨다. 2일 후면 시험이라 공부가 절실한 상황인데도 환경이 전혀 그렇지 않아서 여러모로 답이 없었다.

그렇게 이번에도 허송세월을 보내며 하루가 지나고, 마모루는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집중하기 위해 귀마개까지 준비하면서 공부에 몰입한다. 귀마개로 층간소음을 제대로 방어하나 싶었지만, 이번에는 층간소음보다 더 시끄러운 공사 소리가 천장 아래로 찾아온다. 결국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간 마모루는 아키코에게 찾아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따진다. 이와중에도 아키코는 본래 예정된 일이라며 제멋대로 굴지 말라고 적반하장식으로 마모루에게 화를 내고, 마모루는 층간소음보다 더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공부를 해야하는 상황에 쳐해지고 만다. 공사가 끝난 후에는 당연히 층간소음이 예정대로 찾아오고, 결국 눈이 제대로 돌아간 마모루는 시끄럽다며 알람시계를 천장에 던져 박살낼 정도로 크게 분노한다. 박살난 시계 조각에 얼굴을 긁혀 피가 난 마모루는 윗층 따윈 신경끄고 서둘러 공부에 집중하지만, 당연히 얼마 못가서 실패하고 책상에 머리를 박을 정도로 완전히 미쳐버린다. 결국 이번에도 공부를 제대로 못하고 하루를 끝마친다.

그렇게 최악의 컨디션으로 1지망인 도쿄대 입시를 보게 되지만, 매일매일을 층간소음에 시달려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으니 당연히 합격할 리가 없었다. 불합격 통지서를 본 마모루는 변호사의 꿈을 영원히 이룰 수 없다는 사실에 빡쳐서 통지서를 북북 찢는 와중, 갑자기 아키코가 나타나더니 그가 합격한 줄 알고 축하를 해준다. 마모루는 말없이 방으로 들아가고, 아키코는 이제서야 그의 상황을 이해한다.

그날 밤, 어김없이 층간소음이 마모루의 방을 시끄럽게 만들고, 여기에 윗층에서 들려오는 가족들의 웃음소리까지 들려오자, 결국 마모루는 저놈들 때문에 시험을 망쳤다며 완전히 이성을 잃고 폭주하고 만다.[5] 그렇게 마모루는 윗집을 찾아가 식칼 한 자루를 들고 극단적인 행동을 벌이기 직전까지 도달한다.

아키코가 문을 열자 막상 살인을 하려는 게 망설여진 건지, 황급히 칼을 뒤로 숨긴다. 그리고 전처럼 얌전하게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을 하지만, 오히려 아키코에게 "본인이 머리가 나쁜 걸 왜 우리탓을 하느냐"는 망언만 듣는다. 이를 듣고 화난 마모루는 황급히 숨긴 칼을 꺼내 아키코를 죽이려 들지만, 눈치챈 아키코가 살인자가 나타났다며 큰 소리로 외치면서 주민들을 불러낸다. 결국 주민들에게 저지당하면서 실패하고, 살인미수죄로 경찰에 체포당하고 만다. 그렇게 마모루는 한순간에 꿈을 잃은 것도 모자라서 전과자 딱지까지 붙은 비참한 인생으로 추락하고 만다.

그로부터 15년 후, 키요시는 어느새 자라서 공부를 하는 수험생이 된다. 하지만, 윗층에서 나는 소음 때문에 공부가 되질 않는다며 불평하고, 아들의 사정을 들은 아키코는 곧바로 윗층에 찾아가 따진다. 근데 윗층의 주인은 다름 아닌 아랫층의 이웃이었던 스즈키 마모루였다. 15년 전의 층간소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망친 것을 복수하기 위해서 윗층으로 이사를 온 것. 그렇게 두 모자는 인과응보로 자신들이 그토록 괴롭힌 마모루에게 층간소음을 당하는 업보를 받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합법적으로 복수하는데 성공했다.

3. 특징

대한민국에서 점점 심해지고 있는 층간소음 문제로 인한 갈등과 심각한 다툼, 살인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대부분이 단독주택에서 사느라 층간소음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으나 이 애니에서는 정말 단적인 부분만 부각해서 연출한 것이다. 그렇다고 일본에서도 아예 층간소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상 일본에서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가난한 사람으로 취급되고 단독주택에 산다는 것은 평범한 사람으로 취급된다. 일본 사람들 대부분이 단독주택에서 살고 맨션에 사는 사람은 얼마 없어 이러한 층간소음 문제는 한국만큼 엄청나게 심하지는 않지만 일부 맨션촌 지역의 경우에는 층간소음 문제가 심하다. 한국 사람들과는 달리 속마음을 잘 안드러내고 직접 싸우길 웬만하면 꺼리는 일본인들 조차도 이 층간소음은 엄청난 고통을 안겨다주며 심한 보복으로 이어지는 인과응보를 낳기도 한다는걸 잘 보여준다. 거기다 이 에피소드는 2000년에 나왔다. 2010~20년대처럼 개개인들의 사건사고와 일상생활에서의 사회 문제 등등이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으로 표출되지 않는 시대였음에도 층간소음이 이 시절에도 이미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작중 층간소음 가해를 일으키는 자녀와 제지하려는 의지도 없이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두둔하는 부부를 보면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 살인충동이 날 정도의 심한 분노를 느낄 수 있다.

성우진이 상당히 화려한 편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실제로 일본에서 볼 수 있는 아파트가 대부분 방음 따윈 쌈싸먹었다. 크레용 신짱와르르 맨션 수준의 맨션이 일본에는 널릴 대로 널렸다.[6]

4. 등장인물



[1] 1999년 10월 14일부터 2001년 9월 13일까지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자세한 사항은 해당 문서 참조.[2] 미에현 출신이라는 것과 5월 27일생이라는 사실 외에는 일본 웹에서도 이 사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찾을 수가 없다.[3] 에세이 <살의를 낳는 소음> - https://cafe.naver.com/ihatenoise/216878[4] 그냥 말싸움 정도가 아니라 접시를 깨트리거나 후라이팬을 던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5] 맞는 말이다. 층간소음 하나 때문에 인생을 완전히 망쳤는데, 화를 안내는 게 오히려 정신병자나 다름없다.[6] 월간 전원 속의 주택에서 2010년대 중후반에 건축 관련 컬럼을 여럿 쓴 재일교포 건축가가 일본 건축 이야기로 언급한 것에서도 냉난방과 방음은 일본은 여러 모로 문제가 크다고 아쉬워하는 이야기를 쓴 바 있다. 일본인이라고 방음에 신경안쓸리 없지만, 한국 이상으로 엄청나게 닫힌 사회인 건축업계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 넘어가는 게 많다.[7] 실제로 아파트원룸에서는 정말로 어떤 소음인지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확률적으로 계산하지 못한다. 당연히 처음으로 모르게 이사왔으니... 즉, 이사온 후에 준비성까지 마친 것이 문제의 시발점이 아니라는 점.[8] 물론 일본 도쿄의 집값과 임대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긴 하다.[9] 아버지 역할이지만, 아들역을 맡은 토비타 노부오보다 후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