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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12-30 20:20:31

사쿠라 세츠미


佐倉 瀬津美(さくら せつみ)

narcissu 시리즈의 등장인물.

1. 캐릭터 소개2. 등장작품3. 1999년, 15세 여름 (스포일러)4. 2005년, 22세 겨울 (스포일러)

1. 캐릭터 소개

물병자리, 혈액형 O형. 성우는 아야카와 리노.

시리즈 첫 작품인 narcissu의 여자주인공으로 첫 등장. 속편인 narcissu SIDE 2nd에서도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그 외 시리즈에서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시리즈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이다. 일단 저렇게 풀 네임은 있지만 작중에서는 성은 나오지 않으며 이름의 한자도 나오지 않고 그냥 카타카나로 'セツミ'라고만 표기된다.

치명적인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으로, 어릴 때부터 몸이 별로 좋지 않다가 중학교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절 증세가 본격적으로 심화되고, 그때부터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 집과 병원만을 왔다갔다하는 비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몸은 점점 쇠약해지고 왜소해졌으며, 학교를 다니지 못해 동년배 아이들과도 떨어져 지내오다 보니 딱히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없이 오랜 시간을 홀로 지내왔다.

처한 상황도 상황이지만 세츠미 본인의 살아가는 태도 또한 그다지 밝은 편은 아니어서 항상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말을 하는 걸 들어봐도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그다지 감정이 실려 있지 않고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항상 단답형에 반말로 응대한다. 아니, 어지간하면 애초에 자기가 스스로 뭔가를 말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가장 자주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별로…(別に…)"로, 무슨 얘기를 해도 저런 소리를 하며 흘려넘겨버리는지라 상대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대화가 힘들다.

세츠미의 이런 태도의 원인으로는 역시 앓고 있는 심장병이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병이 금방 낫지 않고 몇번이고 입원을 반복하게 되면서 10대 초반에 일찌감치 자신은 병으로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던 것. 세츠미의 자신의 회상에 의하면 어릴 때엔 밖에서 뛰어노는 걸 좋아하는 매우 활달한 성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사는 태도가 저래서 그렇지 정말로 감정도 없고 피도 눈물도 없는 차가운 사람인 것은 아니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편인지 자동차 등에 대한 어려운 전문지식들도 잘 소화해내며, 특히 상대의 속마음을 꽤나 잘 꿰뚫어보는 편이다. 1편의 주인공인 아토 유우는 그 능력으로 이리저리 놀래켜주지만, 2nd의 주연인 시노하라 히메코는 만만치 않게 예리하고 능글맞기까지 한 사람이라 오히려 세츠미가 곤란해한다.

narcissu 1편의 내용이 시나리오 라이터인 카타오카 토모가 과거에 썼던 '은색 1장의 현대판'으로서 쓰여졌기 때문인지 그 시나리오의 히로인이었던 이름없는 소녀와 이래저래 닮아 있다. 머리 색깔이나 왜소한 모습, 살아가는 태도나 말투 등이 상당히 흡사하고 성우도 같은 사람이 기용되었다. 또 내용상 narcissu의 원형으로 받아들여지곤 하는 단편작품 '1980'에 등장하는 병으로 죽어가는 소녀의 이름이 'S美'인지라 이쪽과도 뭔가 관련이 있어 보인다.[1]

같은 네코네코 소프트 계열 캐릭터 중에 성이 한자까지 완전히 똑같은 사쿠라 히로미가 있다. 둘 다 카타오카 토모가 담당한 캐릭터라는 것 외에 관련성은 불명. 일단 나온 것은 세츠미 쪽이 나중이다.

2. 등장작품


3. 1999년, 15세 여름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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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cissu SIDE 2nd의 이야기.

첫 입원으로부터는 3년 가량 되었으며 이 시기에는 잠시 증상이 나아져서 퇴원해 있는 상태. 그러나 여전히 병원에 정기적으로 다녀야 하기 때문에 양친과 함께 병원 근처로 이사를 와서 살고 있다. 아버지는 직장이 멀어진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세츠미의 편의를 위해 통근을 하고 있으며, 늘어가는 병원비를 충당하기위해 어머니도 음식점에 나가며 일을 하게 되었다. 자신 때문에 고생하는 부모님에게 너무도 미안했지만 세츠미에게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어머니가 자신이 좋아한다고 착각하여 남은 걸 싸가지고 오는 포테이토를 싫은 걸 참으며 먹는 것 정도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동안 학교에도 나가지 못하고 입원 생활에 시달리면서 다들 자신을 원하지 않고 또 앞으로도 평범한 생활로는 돌아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한 태도로 살아가려고 하지만, 환자용 파자마 대신 얼마 입어보지 못한 중학교 교복을 꺼내 입고 거리를 거닐면 아무 문제도 없는 보통 여중생과 다를 게 없는 자신을 보며 결국 정말로 포기하지는 못하고 흔들리고 있다. 그렇게 여느 때처럼 교복을 입은 채 병원 정기검진을 받던 어느 날, 들고 있던 가방이 뜯어졌다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병원 환자 히메코와 만나게 된다.

가방을 고쳐주면서 흔들리고 있던 자신의 마음을 날카롭게 꿰뚫어보고, 자기가 곧 죽는 7층 환자라는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히메코에게 세츠미는 내심 놀란다. 그런 히메코와 그녀가 사는 7층에 흥미를 갖게 된 세츠미는 그녀의 말대로 히메코가 있는 7층 병실을 매일같이 방문하게 된다. 별 재미도 없고 말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자신을 데리고 잘도 노는 히메코에게 의문을 품으면서도 결국 그녀와 친구가 된다. 그리고 히메코가 말하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10가지'를 실현해나가는 데 동참하게 된다. 세츠미와 친구가 된 것이 7번째 목표 '나이 차이가 나는 친구 사귀기'였던 것.

집으로 돌아와 병원에서 친구가 생겼다고 하자 세츠미의 어머니는 기뻐하며 친구와 같이 먹으라고 도시락까지 만들어 싸준다. 도시락 속에 든 것은 일하는 곳에서 튀기던 고로케와 포테이토. 히메코와 함께 도시락을 먹으면서 고로케의 속 내용물을 전부 구분해내는 모습에 '고로케 박사'라는 별명을 얻는 한편, 싫어하는 포테이토를 좋아하는 척 먹는 것은 어머니에게 상냥하게 대하는 게 아니라는 예리한 지적 또한 듣는다. 그 말을 듣고 몇 번인가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해보지만, 자신이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손에 화상까지 입어가며 열심히 포테이토를 튀기는 어머니에게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기에는 너무 괴로웠기에 끝내 말하지 못한다.

여전히 포테이토가 사라지지 않은 도시락을 들고 매일같이 히메코를 만나러 가는 세츠미였지만, 히메코에게는 이상한 점이 너무 많았다. 처한 상황에 안 어울리게 너무나도 밝고 자유분방한 행동들 - 특히 무감정한 자신에게는 그렇게 밝고 친절하게 대하면서도 7층 헬퍼로 일하는 여동생 치히로에게는 이상할 정도로 쌀쌀맞게 구는 태도, 전속 담당 헬퍼가 없다는 점 등이 이상했다. 8번째 목표라는 '피닉스 나무가 사실 파인애플 나무인지 확인'이라는 것도 말도 안되는 소리였고, 그렇게 이상한 목표를 실행하러 가서 만난 누군가와는 서로 하고 싶은 말들을 억누르는 듯한 분위기였다.

주변의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과 애써 거리를 두려고 하면서 오히려 자신과는 가까이 지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세츠미는 혹시 히메코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의 다른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히메코에게 그 의문에 대해 직접 물어보지만, 히메코는 반은 정답이고 나머지 반은 비밀이라며 슬슬 자신의 목숨에 한계가 찾아온 것 같으니 마지막 목표를 실행하러 가자는 말로 넘어가버린다. 이번 목표는 이전의 목표들 때와는 달리 외박이 필요하며, 강요하지는 않으니 꼭 따라오고 싶거든 오라고 한다.

어머니에게 히메코와 함께 하루 외박을 하고 온다 말하면서 세츠미는 그때까지 숨겨왔던 것 하나를 이야기한다. 7층에 사는 사망 확정자라는 히메코의 정체였다. 처음에는 '그런 사람과 있으면 너까지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며 울어버리는 어머니였지만, 결국은 세츠미를 이해하고 도시락을 만들어주고 잘 다녀오라며 세츠미를 보내준다. 어머니의 우는 모습에 마지막까지도 포테이토가 싫다는 말을 하지 못했기에 히메코가 본 도시락 통에는 여전히 포테이토가 들어 있는 채였다. 히메코는 자신의 정체를 솔직하게 말한 것에 감탄하는 한편, 솔직히 말한다는 건 그렇게 힘들고 괴로운 일이니까 좀더 간단한 방법으로 자기가 포테이토를 좋아하도록 노력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해준다. 병을 고쳐버리는 것보다는 훨씬 쉽다는 말에 세츠미는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까지도 듣지 못했던 히메코의 마지막 목표는 하늘까지 닿는 높은 곳에 올라가서 신에게 불만을 토해낸다라는 것이었다. 그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올라간 것은 병원 옥상 따위보다 훨씬 높은 후지산. 산 중턱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세츠미는 히메코가 자신을 '선택한' 이유 중 나머지 반이 자신이 히메코와 비슷하게 '구덩이에 떨어진' 처지라는 걸, 그래서 자신과 이야기가 통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다. 다만 히메코의 말에 의하면 자신은 아직 히메코와 달리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약해질 대로 약해진 몸을 이끌고 산을 올라가는 히메코에게 세츠미는 불안감을 느낀다. 이 상태로 산을 올라간다는 것부터가 자살행위에 가까워 보였고, 또 히메코의 모습은 높은 곳에서 정말로 아래로 뛰어내릴 기세였다. 이런 짓은 그만두자고 해도 듣지 않고, 그렇다고 등을 떠밀어 주겠다는 말도 거부하는 것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 도중 두 사람은 결국 3000m 고도의 높은 하늘까지 도달한다. 발걸음을 멈추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히메코 앞에서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히메코의 인생을 어찌 할 권리도 없었던 세츠미는 그저 어느새 울고 있는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슬프니까 자살은 그만두자며 흐느낀다. 히메코도 세츠미의 그런 모습에 슬퍼한다. 함께 산에서 울던 둘의 예정은 결국 변경된다.

히메코는 신에게 내뱉으려던 저주 대신 세상에 남겨지는 자들을 위한 기도를 올린다. 그리고 세츠미는 히메코의 기도를 신이 들어주지 않았을 때 대신 하늘에 불만을 토해낼 '증인'으로서의 의무와 히메코로부터의 선물을 선택할 권리를 받게 된다. 히메코는 다시는 자신을 만나러 오지 말 것을 당부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끝까지 죽이지 않는다면 마지막엔 웃을 수 있을 거라는 말, 그리고 지금 남겨지는 자의 입장인 세츠미는 웃으면서 배웅해주면 된다는 말을 남기고 병원 7층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세츠미는 약 40일간 함께 시간을 보냈던 친구와 이별한다.

그 해 겨울, 세츠미는 생전에 히메코가 미리 보내두었던 소포를 하나 받게 된다. 소포에 든 원피스를 보고 순간 마음이 흔들리는 세츠미였지만, 여름에 흔들리고 있던 마음은 이미 굳어져 있었고 이내 원피스를 정말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상인 치히로에게로 향한다. 옷을 받아든 치히로는 약간 곤란해하면서도 히메코가 맡겨둔 다른 선물을 건네준다. 결국 세츠미가 선택한 히메코의 선물은 생전에 그녀가 보던 지도와 이것만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거라던 5만 엔이었다. 당시의 세츠미는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이것이 히메코와 같은 길을 걸으면서도 마지막에는 웃고 있을 수 있도록 그녀가 걸어준 '마법'이었다.

4. 2005년, 22세 겨울 (스포일러)

narcissu 1편의 이야기.

어릴 적부터 예상했던 대로,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길이 그런 것 처럼 증세는 좋아지지 않았고 결국 자신 또한 병원 7층에 들어오고 만다. 히메코에게서 받은 지도나 자동차에 관한 책들을 보며 지식을 쌓고 어디론가 가기 위해 필요한 5만 엔도 소중히 보관해두고 있었지만, 차도 면허도 있었던 히메코와는 달리 세츠미는 그런 지식들을 갖고도 뭔가 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잡지에 나온 그라비아 모델처럼 아름다운 해변에서 밝게 뛰놀아보고 싶다는 동경심은 가슴에 난 수술 상처에 짓뭉개졌다.

그렇게 모든 걸 포기한 채 의미 없는 나날을 보내면서 두 번의 가퇴원까지 거친 삶의 마지막 시기에 7층에 새로 들어온 환자 아토 유우를 만난다. 자신의 의무에 따라 유우에게 7층의 규칙을 전해준 후부터는 종종 담화실에서 그와 나란히 앉아 TV를 보거나 하면서 시간을 때우게 된다. 서로 얼굴도 잘 쳐다보지 않는 등 그리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지는 않지만, 7층에서 죽는 것도 집에서 죽는 것도 싫다고 하거나 TV에 나온 수선화를 보며 병원에 있는 것과는 다르다고 반응하는 등 은연중에 자기 마음 속에 남아있던 동경심을 유우에게 내비친다.

그렇게 살던 중 사실상 죽음을 의미하는 3번째 가퇴원 날짜가 다가오지만, 이대로 어머니를 따라 집으로 가면 정말로 모든 가능성이 닫혀버린 채 끝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세츠미는 갑자기 가슴이 아프다며 꾀병(?)을 부려 가퇴원을 연기시킨다. 마음 속에 최후를 맞이할 다른 곳이 딱히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운명에 대한 막연한 저항을 계속한다. 마침 운 좋게도 얼마 후, 유우가 병원에 찾아온 자기 아버지 차 열쇠를 훔치는데 성공하고 결국 그의 제안에 따라 함께 차를 타고 병원에서 빠져나오는데 성공한다.

빠져 나온 것까지는 좋았지만 딱히 차를 타고 갈 곳도 없었고, 결국 세츠미의 마음 속은 여전히 체념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7층도 집도 싫지만 그렇다고 딱히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장소가 없다는 건 여전했다. 그랬기에 어떻게든 어디론가 나아가려고 발버둥치는 유우 옆에서 시큰둥한 말만을 내뱉을 뿐이었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의 마음이 조금씩 다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참금이 다 떨어져 급유 중 도주까지 생각하고 있던 유우 앞에서 결국 세츠미는 히메코에게서 받았던 5만 엔을 꺼내든다. 그리고 지금까지 무의미하게 쌓아왔을 뿐이라고 생각했던 일본 지리와 자동차에 관한 지식을 총동원해 TV에 나왔던 그 수선화가 유명하다는 아와지시마로 향할 수 있게 유우를 돕는다. 평생동안 애써 억눌러왔던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동경심을 모두 풀어헤치듯 유우와 함께 입고 싶었던 귀여운 옷도 사 입어보고 다리 위에서 같이 사진도 찍어보고 유우에게 차 운전도 배운다. 결국 도착한 아와지시마에서 그 유명하다는 수선화도 바라본다.

그러나 죽음을 맞이해야 할 순간은 어김없이 다가오고 만다. 약을 먹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정도로 악화된 세츠미의 병은 다시 모든 걸 포기하라고 재촉한다. 예전처럼 공허한 표정을 짓는 자신 옆에서 다시 이것저것 해 보자는 유우에게 결국 이런 식으로 미래가 닫혀버리는데 아무리 뭔가 해보려고 노력해봤자 뭐 하냐며,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처음부터 모든 걸 포기해버리는 게 나약한 자기 자신에 대한 변명거리라도 된다며 지금까지 그런 태도로 살아왔었던 이유를 토로한다. 그러면서도 결국 마지막에 하나 정도는 하고 싶은대로 하게 해달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다시 마음을 추스린 세츠미는 유우에게 비키니를 준비해달라는 마지막 부탁을 한다. 당장은 불가능했기에 유우가 대신 준비해 준 타올을 가슴에 두르고, 마음에 드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에메랄드 빛 바다 앞에 선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유우의 조언을 들으며 점점 그럴듯한 포즈를 취해나간다. 그동안 동경해왔던 그라비아 모델같은 미소 띤 얼굴로 해변에서 마음껏 뛰논다. 비록 한 장 뿐이었지만 세츠미의 그런 모습은 유우의 카메라 필름에 새겨진다.

그 후 병마가 자신의 삶을 완전히 끝내버리기 전, 세츠미는 더이상 미련 없는 모습으로 유우가 지켜보는 앞에서 바다 속으로 걸어들어가 22년동안의 삶을 스스로 마감한다. 유우에게 준 자신의 흰색 병원 팔찌, 그와 함께 찍은 사진 몇 장, 그리고 마지막에 한번 더 보여준 미소를 삶의 증표로 남기고.
[1] 1980의 내용은 카타오카 토모가 학창시절 겪은 실화 또는 그것에 가까운 이야기라는 말이 있다. 카타오카 토모가 1967년생이므로 적어도 19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것 하나는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