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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2 21:24:00

본위화폐

언어별 명칭
한국어 본위화폐(本位貨幣)
영어 Standard money

1. 개요2.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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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본위화폐란 한 국가의 통화체계에서 기준이 되는 화폐로서, 어떠한 가치 기준인 "본위"에 근거하며, 다른 화폐의 가치를 결정하고 상품 가치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는 화폐이다.

2. 상세

본위화폐는 가치 기준인 "본위"에 연동되어 그 가치가 설정되고, 이로써 가치척도의 기능을 하여 상품 가격의 도량(度量) 비교나 투자저축 등의 가치 저장, 환율 책정 등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금본위제도에서의 금화가 있다.

본위화폐를 기초로 하여 화폐의 가치를 확정하고 이를 유지하는 제도를 본위제도라고 하는데, 본위가 무엇이냐에 따라 분류된다. 역사적으로 나타났던 주요 본위들은 다음과 같다.

본위화폐는 일반적으로 실물화폐 그 자체가 실체적인 가치를 가지며, 액면가치와 소재가치(素材價値)가 비슷한 수준에서 액면가치 쪽이 조금 더 높은 선에서 정해진다. 이때 액면가치와 소재가치의 차이는 발행자가 주조차익을 얻는 한도 내에서 발생한다.

만약 소재가치가 훨씬 높다면 화폐가 아니라 상품으로 쓰는 것이 이득이므로 녹여서 주괴로 만드는 등 용도변환을 한다. 반면 역설적으로, 액면가치가 소재가치보다 훨씬 높다면 시장에 남아 유통되는 것은 오직 액면가치가 훨씬 높은 화폐 뿐이게 된다.[2]

그럼 그냥 소재 가치에 비해 액면 가치가 높은 화폐만 찍으면 되는 것 아닌가 싶지만, 보통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 자체가 폭락하는 경우가 많아 그 액면가 책정이나 발행량 통제를 잘 하고 국가가 그 액면가를 계속 지켜줘야 한다. 그렇게 신용이 매우 높고 행정력이 높다면 법정화폐본위가 아니라도 계속 명목화폐로서 통용은 가능하지만 국가 신용이 불안정하다면 화폐의 가치 또한 불안정해진다.

이를 토대로 본위 자체를 주화 등의 형태로 유통하는 대신에 그에 상응하는 본위를 담보로 삼아 발행되는 지폐를 태환권이라고 한다. 태환권이 활성화되면 본위화폐는 명목상으로만 화폐일 뿐 진짜 실물 형태로 유통되기보다는 은행 저장고 등에 비축되어 신용을 보증하는 담보물로서 기능한다.[3] 특히 토지본위제도의 경우 토지는 실물화폐로서 휴대가 불가능하므로 순전히 담보물로만 기능하는데, 실제로 토지본위제도는 태환권이라기보다는 채권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는 화폐 유통은 신용의 보증이 관건이지 반드시 실물화폐가 존재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4]

통념과는 달리 본위화폐(특히 금속본위화폐)가 곧 상품화폐나 칭량화폐와 동일한 것은 아니며, 실제로는 신용화폐로서의 성격도 띤다.[5] 이는 결국 본위화폐도 국가 권력 등 발행 주체에 의해 법적으로 통용되면서 그만큼의 신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오히려 통화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발행자의 신용으로써 실물화폐를 거치지 않는 태환권으로 이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 본위 보유량보다 태환권을 더 많이 발행할 수도 있었으며, 설령 주화 형태로만 유통하더라도 적정 수준에서 함량을 조정하여 어느 정도 시뇨리지를 얻기도 하고,[6] 발행자의 권위가 미치는 경제권 내에서는 그대로 통용되기도 한다.

다만, 태환권을 남발하거나 혹은 주화 함량을 속이거나 낮추는 행위 자체가 발행자의 신용을 낮추므로 장기적으로 볼 때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으며, 너무 거리가 멀어서 발행자의 신용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액면가대로 통하지 못하고 칭량화폐처럼 쓰이기도 하였다. 반면, 계속 안정적으로 가치를 유지하는 태환권은 사실상 불태환권에 가깝게 기능하였고, 금본위제였던 브레턴우즈 체제가 종료되면서 완전히 법정통화본위제가 주류가 되었다.

오늘날에는 실물본위화폐와 태환권이 지닌 한계 탓에 법정통화본위체제가 세계 화폐제도의 대세이다. 모든 실물본위화폐가 공유하는 문제점은 화폐의 소재가 통화량을 제한하는 것이다. 화폐를 발행하거나 담보하려면 결국 본위가 되는 실물이 필요한데, 경제성장에 따라 화폐 수요량이 계속 증가하는 것과 달리 본위 및 화폐 공급량은 그보다 부족하므로 화폐 품귀현상이 나타난다.[7] 태환권의 경우 실제 각국은 알음알음 실 보유분보다 더 많이 찍어내어 유동성 공급을 하였으나, 명목상 본위 금속 그 자체에 연동하여 창출하는 신용에는 한계가 있었으므로, 국가 경제력 전체로써 신용을 창출하는 불태환권으로 이행되었다.

본위화폐가 실물 주화 그대로 유통되던 시대에는 보통 신용이 높은 국가의 본위화폐가 곧 기축 통화로 쓰였지만, 본위화폐와 기축 통화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브레턴우즈 체제에서의 본위화폐는 금이었지만 기축 통화는 미국 달러였다.

근대에 이르러 통일된 법정통화가 강제되기 전까지는 둘 이상의 화폐가 서로 경쟁하며 쓰이는 것이 일반적인 경제상황이었다. 공권력이 화폐를 통용시키는 경우라도 다른 국가의 화폐는 물론이고 자국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하는 민간화폐들과 경쟁해야 했고, 조선 왕조 초기의 화폐정책들처럼 민간화폐가 국영화폐를 몰아내서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다. 영란은행 등 근대적 금융제도가 탄생한 유럽에서의 중앙은행들도 원래는 민간은행이었으며 은행권(지폐)도 법정화폐가 아니었다. #자본에겐 조국이 없다 - 나폴레옹과 중앙은행 이야기

한반도에서는 역사적으로 쌀이나 포목 등 여러 현물이 상품화폐와 신용화폐의 모호한 경계선 상에서 쓰였는데, 이를 쌀본위제, 포목본위제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1] 오늘날에도 주화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거기에 쓰이는 물질의 가치가 화폐 신용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니켈이나 복재질 금속재는 물론이고 플라스틱과 같은 비금속 주화도 존재하는데, 이들 모두 제작에 나름 가치있는 물질이 사용되기는 하지만 막상 실물소재로서 사용가치나 환금성은 몹시 떨어진다.[2] 전자의 예시로는 옛 십원화, 후자의 예시로는 당백전이 있다.[3] 본위금속들을 그냥 정련된 주괴 형태로 보관하기도 하고, 혹은 주화 형태까지는 만들더라도 실제 시중에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 예치해두고 은행 간 거래에서나 사용되었다.[4] 사실 한술 더 떠서 이보다 훨씬 앞서서 일종의 "세금태환권"이 나타나기도 했었다. 유형의 무언가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탤리스틱, #Tally stick[5] 사실 상품화폐조차 일정 부분 신용이 작용한다. 실물가치가 낮거나 없다시피해도 적정한 액면가치만 부여된다면 화폐로서의 교환가치는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공적 권력이 강제하지 않더라도 민간에서 알아서 화폐를 만들며, 필요성 공감과 암묵적 합의로써 일종의 사회적 신용이 작용하는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저화 문서 실패 문단의 이승포, 오승포 등에 대한 설명을 참고할 것.[6] 이때 조정 방식은 주화의 크기를 줄이거나 본위 금속의 함량을 낮추는 방식이 쓰였는데, 신용을 유지하려면 적정한 통화량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막상 장기적으로는 성공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금속화폐는 발행자의 신용을 보여주는 경제력이 본위 금속 함량으로써 아주 명시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쟁이나 정책 수행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쓰다보면 태환권을 남발할 때처럼 주화도 남발하기 쉬웠다.[7] 예컨대 15세기 유럽에서는 귀금속 대기근이라 부를 정도로 화폐 및 본위금속의 품귀현상이 심했다. 화폐 부족을 보충하고자 다양한 현물이 금융 분야에서까지 상품화폐로 쓰였을 정도였고, 모험가들이 금과 은을 찾아 세계를 떠돌 정도였다. 이러한 문제는 포토시이와미 은광 등 여러 광산들이 개발되고 국제교역을 통해 은본위제였던 중국에 은을 팔고 금을 사오는 등 본위금속 공급이 대폭 확대되면서 해소되었고 태환권 사용으로 유예되었지만,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었기에 1970년대 초에 닉슨 쇼크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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