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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0 12:23:25

동명사

1. 개요2. 현재분사와 차이
2.1. 동명사만을 목적어로 받는 동사
3. 동명사의 의미상의 주어4. 기타

1. 개요

동사가 동사 이외의 품사로 기능하는 꼴[1] 중 하나이다. '동명사'(動名詞, gerund)[2]라는 이름에 걸맞게 명사 역할을 한다. 형용사로 기능하면 분사(分詞, participle), 부사로 기능하면 부동사(副動詞, converb), 명사로 기능하면 동명사인 식.[3]

한국에서는 주로 영어 문법을 통해서 동명사라는 개념을 접하게 된다.

2. 현재분사와 차이

영어의 동명사는 형식이 '동사~ing'으로 현재분사와 형식이 같다. 영어의 동명사는 동명사 구문의 문형으로 부사 역할까지 맡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식으로 동명사가 형용사 기능까지 한다고 처리할 수도 있겠으나 몇 가지 차이가 있어 형식이 같은 다른 개념으로 본다. 그렇다 해도 '-ing'이라는 하나의 형식으로 명사/형용사/부사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것은 범언어적으로 상당히 드문 편이다. to부정사도 있다.[4]

동명사의 경우 단독명사로 쓰이거나 다른 명사와 붙어 합성어를 만드는데 이 경우 그 명사의 용도를 나타내는 의미를 가진다.
ex) sleeping bag: 침낭

현재분사는 한정적 용법의 경우 형용사의 역할을 하며, 명사의 상태를 수식해준다.
ex) sleeping baby: 자고 있는 아기

2.1. 동명사만을 목적어로 받는 동사

동사 중 to 부정사만을 목적어로 받는 동사와 동명사만을 목적어로 받는 동사가 있다. 다음은 동명사만을 목적어로 받는 동사의 예시이다. 외우자. 잘 보면 위에 동명사와 to 부정사 차이를 나타낸다. 동명사는 과거의 일이나 당위적, 습관적 현재 상태를 나타내는 표현인데 아래의 동사들은 과거의 행동이나 현재의 상태를 표현하는 목적어를 취한다. 그래서 동명사를 데려오는 것.
enjoy (즐기다)
mind (꺼리다)
finish (끝내다)
avoid (방지하다)
admit (인정하다)
consider (고민하다)
deny (부인하다)
escape (탈출하다)
postpone (연기하다)
resist (저항하다)
suggest (제안하다)
imagine (상상하다)
put off (연기하다)
give up (포기하다)
quit (그만두다)
keep (계속하다)
dislike (싫어하다)
practice (연습하다)

위에 나온 단어들을 제외한 나머지 거의 대부분의 타동사들은 to 부정사(미래 의미)를 목적어로 취한다. 동명사가 목적어 자리에 들어가면 의미상 어색해지거나, (현재 하지 않는) 과거의 일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3. 동명사의 의미상의 주어

4. 기타

사실 '동명사'라는 한자어 표현은 엄밀한 번역은 아니다. '동명사'로 불리는 용어의 원어인 gerund는 언어에 따라(프랑스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등) 그 자체로는 독립적인 명사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명사의 원어인 gerund는 라틴어 동사 gero의 미래수동분사(future passive participle)인 'gerendus(완수되어야 할)'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즉 "완수되어야 하는 (사건/행동)"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gerund는 그 자체로는 명사가 되지 못하며, 소유격, 여격, 탈격과 관련된 전치사의 뒤에 붙어 의미구를 형성한다고 보는 관점이 일반적이었다. 그 이유는 인도유럽어권에서 현재진행의 의미를 담는 어미(영어의 경우 -ing, 프랑스어의 경우 -ant)를 뒤에 붙여 gerund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현재분사로부터 무 자르듯 따로 구분하기가 매우 모호한 개념이기 때문이었다. 옛 문법학자들이 이런 문법 요소에 gerund/gerundive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런 용법이 '진행중이거나 앞으로 진행될 사건'을 나타낸다고 보아서였다. 그러나 영어에서는 gerund 자체가 독립된 명사로도 쓰이는 일이 언중들 사이에서 널리 발생했고, to 부정사를 이용한 명사 표현은 서서히 문어체/의고체로 도태되었다. 이렇게 명사화된 영어의 gerund를 19세기 일본 등 한자 문화권에서 '동명사'로 번역했고, 그 결과 해당 용어가 정착한 것이다.[6][7]

다만 영어권에서도, 최근에는 -ing으로 끝나는 어형의 분사/명사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으며 구분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보는 추세인 듯하다. Cambridge Grammar of the English Language나 A Comprehensive Grammar of the English Language 등 최근 출판되는 다수의 영어권 교재에서도 gerund를 명사라고 못박는 경우는 많이 사라졌다.

'morning'은 기원적으로 'morn, morewen'에 이 '-ing'가 붙은 꼴이지만 현대 영어에서 동사 'morn'이 소멸하였다.

현대 한국어에서는 -ㅁ 어미가 이 역할을 하며[8], 관형형 어미 '-ㄴ, -ㄹ'은 고대 한국어에서 오늘날의 관형형 의미와 더불어 '-ㄴ , -ㄹ 것'과 같은 명사의 의미도 가졌기에 이를 두고 '동명사형 어미'라고 부르기도 한다. 형용사로서의 수식 기능과 명사로서의 기능도 함께 가졌다는 뜻이다. 거기서 동사는 형용사를 포함한 광의의 동사이다.

일본어에서는 연용형 활용(주로 '-'나 단 형)이 동명사 역할을 한다.


[1] 이를 준동사 라고 한다.[2] gerundive는 '형용사의 역할을 하는 동사(형동사. 분사와 더불어 형용사 기능을 하는 동명사, 부정사를 포함함)'으로 더 넓은 의미이다. '동명사의'라는 의미로 쓰일 때도 있기도 하다.[3] 기능에 따라 각각을 '형동사', '부동사', '명동사' 식으로 맞추자는 견해도 있다.[4] 그런데 영어는 고립어적인 요소가 강해서 아무런 변화 없이도 여러 품사에 대응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5] 구어체에서는 소유격이 아닌 그냥 you라고도 표현 가능하다.[6] 이로 인해 로망스어권 제2외국어를 공부하는 일부 학습자들이 해당 언어들의 gerund 개념을 동명사로 오해하여 학습에 혼란을 겪는 경우도 있다.[7] 한국에서 영어 문법 교재인 《영어문법첩경》을 쓰고 영문법 용어에 대한 독자적인 번역어를 제안한 바 있던 개화기 지식인 윤치호도 gerund는 그냥 '동명사'라고 번역했다. 윤치호는 1870~1880년대 일본에서 출판된 영어 문법 교재로 처음 영어공부를 시작했는데, 아마 그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8] 영어와는 달리 형용사에도 붙을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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