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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18 21:03:30

노래하고 뛰노는 종달새

1. 개요2. 상세3. 클리셰

1. 개요

The Singing, Springing Lark / Das singende springende Löweneckerchen[1]

그림 동화에 실려 있는 동화. 에로스프쉬케 이야기에서부터 미녀와 야수 등으로 이어지는 사랑하는 남자를 구하기 위해 온갖 시련을 겪는 여성이라는 클리셰가 등장하는 대표적인 이야기로 여러 버전이 있다.

사실 프쉬케 이야기, 미녀와 야수 이야기에서 몇몇 소재만 바꾼 듯한 흡사한 이야기. 동화 중에서 여러 가지 인상적인 마법의 아이템이나 설정들이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설정들을 보면 무슨 근현대 판타지물 수준.

스토리 진행 과정에 따른 일러스트들이 첨부된 동화.[2]

2. 상세

세 딸을 둔 남자가 여행을 떠나면서, 딸들에게 갖고 싶은 것을 말하라 했다. 큰 딸은 다이아몬드를, 작은 딸은 진주를 원했는데 셋째 딸은 노래하고 뛰노는 종달새를 부탁했다.

남자는 다이아몬드와 진주는 구할 수 있었지만 노래하고 뛰노는 종달새는 세상에 없고 그냥 새 밖에 없기 때문에 찾지 못했다. 그러고 돌아오는 길에 남자는 나무 꼭대기에 종달새를 발견하고, 시종에게 잡아 오라고 시킨다. 그런데 갑자기 사자가 나타나서 자기 종달새를 훔치려 한 죄로 죽이겠다고 한다. 목숨을 구해 달라고 부탁하자 사자는 남자가 집에 돌아가서 그를 맞으러 나오는 첫 번째 것을 데려오라고 한다. 남자는 막내딸이 나올까 봐 걱정하지만, 시종의 설득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역시나 막내딸이 나왔고 남자가 자기가 한 약속을 이야기하자, 딸은 아버지를 위로하고 다음 날 사자의 으로 간다. 성 안에는 여러 마리 사자들이 맞이하였고, 사자들은 밤이 되자 사람으로 변했다. 딸은 종달새의 주인인 남자와 결혼하여, 낮에는 잠자고 밤에는 깨어나는 생활을 보내게 되었다.

어느 날 밤 남편은 막내딸에게 큰언니가 결혼한다고 하니까 가 보라고 한다. 막내딸은 사자 시종들을 데리고 결혼식에 참석하고, 가족들은 잘 지내는 것을 보고 기뻐한다. 돌아오고 나서 이번에는 작은언니가 결혼하는데, 꼭 남편을 데리고 오라고 한다.

사자 남편은 만일 자신에게 촛불 불빛이 조금이라도 닿는다면 자신은 7년 동안 흰 비둘기로 변해야 한다고 주의하라고 말한다. 막내딸은 남편을 보호하기 위해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을 짓지만, 문이 아직 잘 마르지 않은 갓 자른 나무로 만들어져서 휘어 틈이 생겼다. 언니의 결혼식 중에 촛불이 새어 들어오는 바람에, 사자 남편은 비둘기가 된다. 남편은 아내의 일곱 걸음마다 깃털 하나와 피 한 방울을 땅에 떨어트릴테니 그걸 보고 자기를 찾아오라고 한다.

그렇게 7년을 따라다니다가 아내는 남편의 흔적을 잃어버린다. 아내가 태양을 찾아가 흰 비둘기를 보지 못했느냐고 물어보자, 태양은 모르겠다고 하고 그 대신 바구니 하나를 준다.

달에게 묻자, 달도 모르겠다고 하면서 알 하나를 준다. 바람들에게 물아보자 남쪽 바람이 비둘기가 다시 사자가 되어, 홍해에서 마녀의 마법에 걸려 용으로 변한 공주와 싸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알려준다. 또 남쪽 바람은 사자와 용을 특별한 갈대잎으로 때리면 사자가 이기고 둘 다 마법에서 풀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리핀을 타고 도망쳐야 하는데, 바다를 건널 때에 그리핀이 지치면 호두나무를 심는 마법의 호두를 던져 거기에서 쉬고 가라고 알려준다.

막내딸은 남쪽 바람이 알려준 대로 싸움을 멈추지만, 용도 마법이 풀려 공주로 변하자 사자였던 남편을 데리고 자기가 그리핀을 타고 도망가 버린다. 막내딸은 또 먼 길을 쫓아가 한 성에 닿았는데, 성의 주인인 공주가 남편과 곧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막내딸은 태양에게서 받은 바구니를 열었고 그 안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드레스가 있었고 막내딸은 그걸 공주에게 보여준다.

공주는 드레스를 무척 탐냈고, 막내딸은 하룻밤을 신랑의 침실에서 보내게 해 준다면 드레스를 주겠다고 한다. 공주는 그렇게 하고, 대신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다. 그래서 막내딸이 밤새 남편에게 호소해도 일어나지 않았고, 남편은 바람소리인 줄 알았다.

다음 날, 막내딸은 달에게 받은 알을 깼다. 그 안에서는 과 열두 마리 황금 병아리들이 있었다. 공주는 이를 탐냈고 똑같은 거래를 하기로 했다. 공주는 또 수면제를 먹이려고 했지만, 남편은 시종에게 지난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묻고 시종은 사실대로 고백한다. 그래서 남편은 수면제를 마시지 않았고 막내딸을 만난다. 둘은 그리핀을 타고 도망쳐서 해피엔딩.

3. 클리셰

서양 민담/전래동화의 클리셰가 (상기했듯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작품인데, 일부를 나열해 보면 이렇다.

1. 여주인공의 배우자가 인외의 모습
미녀와 야수를 통해 잘 알려진 클리셰. 보통 짐승이거나 야수거나, 하여튼 뭔가 인간이 보기엔 쉽게 호감가지 않을 모습을 한 배우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가족[3] 중 하나가 이 양반에게 걸릴 짓을 한 결과 가족들은 원치 않게 여주인공을 시집보내야 하는 수순을 따른다.

그러나 알고보면 이런 인외의 형상을 한 남편은 사실 귀한 신분 + 잘생긴 외모를 가진, 가히 엄친아. 여주인공에게 심보 나쁜 여자 형제들(주로 언니)이 있는 버전에서는 언니들이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매우 질투해, 여주인공이 배우자와 결별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이 언니들이 결말에서는 벌을 받는다든지 용서를 받는다든지 후일담이 나오는 판본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주인공 커플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까지만 나오고 언니들은 잊힌다.) 역으로 여주인공의 남자 형제들은 여주인공을 걱정하는 포지션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클리셰의 동화들에선 사실 남자 등장인물들이 뭘 하는 게 별로 없어서 걱정만 할 뿐 동생을 구할 생각 같은 건 안 한다.

2. 모습을 감추는 배우자
에로스-프쉬케 신화로도 잘 알려진 클리셰. 이 경우 남편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아내가 될 여주인공을 맞이하고 여주인공은 남편의 당부/약속을 꼭 어기고[4] 남편의 모습을 보며, 이로 인해 남편과 일시적으로 이별하게 된다. 그리고 고난이 따르는 여행길을 시작한다.

3. 자연물들에게 도움을 받는 주인공
보통 남자 주인공과 해어져서 고생을 하게 되는 여자 주인공은[5] 여행을 하면서 태양, 달, 별, 바람, 각종 동물들과 식물들의 도움을 받는다.

그냥 여주인공이 자신이 찾는 이의 행방을 묻는 것만으로도 이런 자연물들[6]이 깨면 신기한 게 나오는 달걀이니 호두니 하는 신기한 아이템을 주면서[7] 돕기도 한다.

약간 어레인지된 버전으로, 도와주는 자연물들 중 일부가 자기의 곤경을 이야기하며 주인공에게 이걸 어떻게 하냐는 식으로 물어보고, 주인공이 도와주거나 하면 자신이 소지한 뭔가를 내주면서 어려울땐 이걸 써, 하는 식으로 일러주기도 한다.[8] 이러한 만나는 존재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면서/해결해준다는 약속을 하면서 자신의 목표를 따라 가고, 마지막에는 모두의 고민이 해결된다는 설정은 한국 신화인 원천강본풀이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가지 설화에서 등장하는 클리셰. 겸사겸사 무쇠 신 세 켤레 클리셰도 나온다.[9]

4. 더 신분 높은 사람에게 남편이 NTR, 그리고 수면제 동침
민담모음집 펜타메로네에서 나오는 핀토 스마우토[10]라는 이야기에서도 나오는 클리셰로, 해어진 남편이 여자 주인공보다 더 높은 사람들에게 NTR을 당해있는 사람. 보통 다른 나라의 여왕이거나 공주이거나 한다.[11] 그리고 여자 주인공이 남편을 만나게 해달라고 간청하면 이들은 그냥 안 보내주고 수면제를 남편에게 먹인 후 여자 주인공과 한 방에서 재우는 계략을 선보인다. 이러면 여주인공은 깨어나지 않는 남편 옆에서 자기 사연을 하소연하다가 밤을 보내버리고 다음 번 동침의 기회를 구한다. 이때 위에서 나온 자연물들의 선물을 열어보면 아주 귀한 아이템이 나와서 나쁜 공주가 탐을 내고, 남편과 한 방에서 자게 해 주면 이것을 주겠다고 거래를 하기도 한다.

다만 보통 시종(하인)이 (동침하는 날) 옆방의 감시자로 붙고, 시종이 직접 이 사실을 남편에게 들려주거나[12] 남편이 시종을 추궁해 진상을 알아낸 후 수면재를 안 먹고 마지막 동침[13]을 한 후 여주인공의 하소연을 듣고 진상을 파악한다.

여기서 주인공과 남편이 다시 맺어지는 패턴이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하나는 둘이 다른 것 더 볼 것도 없이 그대로 원래 살던 고향으로 튀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엔딩.

다른 하나는 마지막 동침 다음날 남편이 식사 자리나 연회 자리에 주인공을 초대하는 것.[14] 남편은 참석자들 혹은 나쁜 공주에게 자신, 주인공, 나쁜 공주 세 사람을 비유한 어떤 질문을 한다. 보통은 "내게 아주 소중한 어떤 것(상자나 왕관 등)이 있는데 실수로 잃어버렸소. 그래서 새 것을 만들었는데 얼마 되지 않아 예전 것을 다시 찾았소. 그러면 어느 쪽을 가져야 하겠소?" 하는 식의 질문. 참석자들이나 나쁜 공주는 "마땅히 예전 것을 골라야지요"라고 대답하고 남편은 곧바로 "그렇다면 난 내 원래 아내와 살겠소"라고 말하며 주인공과 다시 맺어진다.


[1] 위키백과에선 '노래하는 종달새' 로 번역.[2] The Lady and the Lion: A Brothers Grimm Tale이라는 제목으로 구글에 검색하면 나온다.[3] 주로 아버지[4] 그냥 호기심인 경우도 있고 주변에서 충동질하는 경우도 있으며, 주인공은 잘 지키려고 했는데 가족이 제멋대로 어겨버리는 케이스도 있다. 다만 '노래하고 뛰노는 종달새'에서는 여주인공이나 가족들이나 모두 조심했는데 하필 공간에 하자가 있어 당부가 어겨진 것이니 좀 억울한 케이스.[5] 남자 주인공의 경우 좀 더 여러가지 이유로 여행을 떠난다. 반면 여자 주인공들은 이유가 거의 이쪽으로 고정되어 있다. 그래도 여자의 몸으로 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고 여행길을 오르는 여주인공이 나오는 내용을 통해, 능동적인 여성상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다만 러시아의 개구리 공주 이야기처럼 남자 주인공이 아내를 되찾기 위해 떠나는 이야기도 있다.[6] 클리셰적으로 태양, 달, 별, 바람이 자주 등장한다. 주인공이 가다가다 보니 이들이 사는 곳이라 들른 김에 묻게 되기도 하고, 아예 직접 이들을 찾아가 찾는 이의 행방을 묻기도 한다. 주인공이 태양에게 "내 남편 보셨나요" 하고 물으면 태양은 "난 못 봤는데 달은 봤을지도 몰라"하고, 달에게 찾아가니 "나도 못 봤지만 별은 봤을지도 몰라" 하는 식으로 물어물어 맨 마지막에 만난 존재가 내가 봤다고 가르쳐주는 패턴. 때로는 태양, 달, 별이 본업을 하느라 나가 있는 동안 그들의 배우자나 어머니, 유모 등 집을 보던 가족이 주인공을 맞아주고, 퇴근한 그들이 "이거 사람 냄새가 나는데? 출출한데 잡아먹어야겠어"라고 하면 배우자가 "그러지 말아요, 남편을 찾는 불쌍한 아가씨예요" 혹은 "당신의 오라비 태양에게/당신의 누이 달에게 소개받아 온 아가씨예요"라면서 말리자 그들도 주인공을 손님으로 맞아주는 장면도 있다. 또 지역에 따라서는 새나 물고기 등 동물들의 왕에게까지 찾아가는 버전도 있는데, 동물의 왕이 자기 백성들을 쫙 집합시켜 "이런 사람 본 적 있냐"고 물으면 맨 마지막에 온 아주 늙은 동물이 자기가 보았다고 가르쳐준다.[7] 보통 어려울 땐 이걸 깨보세요, 하고 자연물들이 말하고 주인공이 곤경에 처해서 이런 것들을 깨면 하여튼 여러가지로 도움이 되는 아이템들이 나온다. 이때 깨보라고 주는 물건들 중 견과류와 달걀은 거의 클리셰적으로 등판한다. 때로 상자가 나오기도 하는데 어쨌든 받을 당시에는 안에 든 게 무엇인지 모르다가 열어봤더니 마침 필요한 것이 들어있는 물건이라는 전개는 공통. 열면 사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나오지만 일회용이라 한 번밖에 못 쓰는 그런 종류의 아이템인지도 모른다.[8] 혹은 나중에 도와줘서 고맙다며 집으로 가는 길에 보답을 하는 자연물들도 있다.[9] 험한 길을 걸어야 한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인듯. 그래서 여자 주인공은 무쇠 신 세 켤레를 신고 세 켤레가 다 닳아질 쯤에야 남자 주인공을 만날 수 있는 장소에 도착한다. 여기서 더 스케일이 커지면 무쇠 신을 신고 무쇠 지팡이를 짚고 무쇠 그릇을 갖고 다니면서, 신 일곱 켤레가 닳고 지팡이 일곱 개가 휘고 그릇 일곱 개가 눈물로 가득 차야 한다는 사람이 할 수 있긴 한가 싶은 레벨도 나온다.[10] 나중에 현대 동화 '설탕으로 만들어진 사람' 의 모티브가 되었다[11] 이 여왕이나 공주가 트롤이나 마녀, 악마의 혈통으로 나오기도 한다. 동화에 따라 외모가 아름답다고 나오는 경우도 있고 추하다고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외모는 저마다 달라도 다들 성격은 별로 안 좋다.[12] 여주인공의 사연을듣다가 여주인공을 동정하게 돼서이다.[13] 보통 세 번째 동침이 마지막 동침이다[14] 이날이 남편이 나쁜 공주와 억지로 결혼해야 하는 날인 버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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