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을 통해 아랍 연합군의 T-54, T-55와 T-62를 1천대 이상 상대하고 역시 수백대 단위로 노획한 이스라엘군은 '나름 쓸만하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T-55를 "Tiran 2"란 이름으로 제식 채용했다. 하지만 2차 대전 기술력으로 제작된 소련제 전차를 개량 없이 운용할 순 없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개량이 진행되었다. 우선 기관총과 통신장비를 미제로 교환한 것을 시작으로 주포도 미제 M68 105mm 강선포로 교체하고 그에 따라 사통장치도 M60 전차과 동일한 미제로 교체하고 시야를 개선하기 위해 전차장 큐폴라도 360도 회전식으로 교체했다. 이 개량형은 "Tiran 5Sh"로 구분해서 부른다.
티란은 군 규모가 아랍 연합국보다 열세하고, 기갑 전력의 중요성이 높은 이스라엘의 안보 환경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물론 이스라엘이라고 아무 전차나 닥치는대로 주워서 쓴 것은 아니며 105mm 주포 및 엔진 환장이 힘든 M47 패튼 전차는 요르단군으로부터 수십대를 노획했음에도 쓰지 않고 버렸다. T-55와 T-62가 M47 패튼 보다는 나았기에 상태 양호한 수백대의 공짜 전차를 버리지 못하고 마개조해서 쓴 것으로, 이스라엘은 지금도 T계열 전차 현대화의 선두주자이다.지속적으로 개량 된 이유는 성능뿐만 아니라 정비나 보급의 용이성 때문이기도 하다. 이스라엘군이 독자 개량한 센추리온 전차나 M48/M60계열 전차는 같은 주포와 엔진이니 포탄보급이 통일되고 엔진정비 등도 훨씬 편하다. 국군이 외국에서 무기, 특히 대형전투장비를 구매할 때 미국제를 선호하는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교육/훈련 및 후속군수지원문제(정비부품은 물론 소모성 탄약까지)도 끼어있다.[2]
노획된 차량이 워낙 많아서(상세는 불명이나 2개 전차여단이 장비할 숫자는 되었다고 한다) 1980년대 초반까지 현역이었으나 급속한 노후화는 어쩔 수 없어 반수 이상을 해외매각하였다. 이스라엘은 이를 한참 이라크와 전쟁중이던 이란에 원조했고, 이중 극소수는 이란-이라크 전쟁 종결 후 이란에서 다시 헤즈볼라 손에 넘겨져 이스라엘군을 향해 포격을 해댔다.
Tiran 시리즈 및 파생형
Tiran 1/2(T-54/55) : 이스라엘군이 노획후 아무런 개수없이 운용했던 T-54/55모델.
Tiran 4/5(T-54/55) : 이스라엘군이 Tiran 1/2에 개수를 가한 모델로, 연료캔이나 잡동사니를 넣을 수 있도록 포탑과 차체후방에 바구니를 부착했다. 앞 철제휀더에 고무판의 추가와 더불어 서구식의 뒤로 열리는 해치가 이 때부터 적용이 되었다. 또한 통신장비의 개량으로 안테나마운트, 탄약수 탑승구에 미제 M1919(cal.30)기관총이 추가되었다.
Tiran 4/5Sh(T-54/55) : 1970년대에 개량된, 흔히 알려진 그 티란시리즈로 주포를 105mm L7(정확히는 미제 라이센스버젼인 M68)로 환장하여 성능을 한층 더 끌어올렸고 포미의 모양 변화에따라 탄약수의 위치를 옮긴후 그 자리에 추가로 탄약을 적재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동축기관총도 서구권 7.62mm기관총으로 교체했고 포탑의 해치마다 30구경,50구경 기관총을 장착해 적 보병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사격통제장치강화, 슈퍼셔먼에 장착되었던 조준장치와 적외선조명 그리고 전투실 내부의 장비도 변경되는 등 여러개량이 가해졌다.
Tiran 5 Blazer : Tiran에 블레이져 반응장갑을 부착한 시제품
Ti-67S:(Samovar1) : 본래 Ti-67은 모든 티란시리즈 전차를 싸잡아부르는 명칭이었으나, 이중 S가 붙은 모델은 이스라엘식 마개조의 정점을 찍는 모델을 가리킨다. 발전된 사격통제장치, 야간투시장치, 주포안정장치, 메르카바 Mk.2의 것과 같은 써멀자켓 장착으로 전투력이 더욱 상승했으며 엔진도 디트로이트 디젤의 8V-71T(K55와 팔라딘에도 사용되는)로 교체하고 서스펜션과 조종석 개량으로 기동성 향상, 메르카바형 바구니를 장착해 사실상 껍데기만 T-54/55인 모델이 되었다.
Samovar2 : 엔진실 후면을 M1 에이브람스의 그것과 비슷한 대형으로 모양을 바꾼 모델
사모바르라 불린 이 개량 프로젝트는 1980년대부터 기존에 운용되던 티란시리즈를 개량하는 수명연장프로그램이었으나 메르카바쪽으로 관심이 옮겨졌기 때문에 취소되었다.
아크자리트
메르카바 전차가 대량생산됨에 따라 해외로 넘겨지지 않은 Tiran 계열 전차들은 대부분 '아크자리트' 중장갑차로 개수되었다. 자세히 보면 차체 전면 하단에 본래 T-54/55 차체에 APC용으로 개조하기 위해 새로운 차체를 접합한 것을 알 수 있다. 아크자리트는 2009년 초를 장식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때 떼거리로 목격되기도 하였다.
프랑스 선박 "Astor"는 10대의 리비아군 소속 폴란드제 T-55LD를 위탁판매하러 우간다로 가던 도중,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부에 의해 10대의 T-55LD가 압류되어버린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방위군은 T-55LD 10대 중 8대는 로디지아에게 공여하고, 나머지 2대는 테스트용으로 사용했다.
[1] 사진은 티란 5Sh[2] 비슷한 사례를 들자면, 영국제 호크연습기를 마주한 한국공군 정비사들은 +- 형 나사도 아닌, 듣도보도 못한 Y자 나사(...)들을 보고 기겁했고, 워낙 미군기와 다른 생소한 구조 때문에 초반에는 부품을 뜯어볼 생각도 못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하다못해 드라이버 같은 기초적인 정비 공구조차 이리 차이가 나는 것이다.[3] 현재 레바논 훌라에서 전시 중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