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악(惡)의 3부작」 | ||
《7년의 밤》 | 《28》 | 《종의 기원》 |
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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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e7e9ef><colcolor=#1a378b> 장르 | 포스트 아포칼립스 |
작가 | 정유정 |
출판사 | 은행나무 |
발매일 | 2013. 06. 16. |
쪽수 | 496 |
ISBN | 8956607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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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소설가 정유정이 2013년 출간한 장편 소설. 서울특별시와 인접한 가상의 도시인 "화양시"에 급성 출혈열 증세를 보이는 전염병이 창궐하고, 마침내 고립된 도시에서 갖가지 인간 군상들이 보이는 모습을 담담하게 묘사한 전염병 아포칼립스물이다.2. 줄거리
화양시 동부소방서에 출동신고가 들어온다. 남편이 쓰러진 것 같은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며 문을 열고 들어가서 살펴달라는 것이었다. 대원들은 윗층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윗층 베란다 창문을 이용해 남자의 집으로 들어간다. 남자를 발견한 대원들은 곧바로 응급처치를 시작하지만 그는 응급처치를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그가 기르던 다양한 품종의 개들이 죽어있는 걸 살핀 대원들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죽은 개들이나 남자나 눈이 쌍라이트를 킨 것처럼 새빨갛다는 점이었다. 더욱 문제는 그 다음 날부터 시작이었다. 남자를 구조하러 갔던 대원들이 눈이 충혈된 채 출근하더니 곧 응급실로 실려가 모두 죽어버린 것. 남은 사람은 팀의 책임자 한기준과 구조대 보조인력으로 투입된 공익요원 박동해 뿐이었다. 하지만 이는 고작 시작에 불과했다.이 사건 이후 화양에는 알게 모르게 이상한 괴질에 감염되어 죽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고 기준은 자신도 감염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처자식을 서울로 대피시키려 한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국가 비상사태'라는 명목으로 군대를 동원해 화양 전체를 폐쇄했고 기준의 아내 은희도 딸 유빈을 들쳐업은 채 택시를 타고 돌아다니다 도시 전체가 차단된 걸 알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이후 평화로운 화양은 순식간에 이성을 잃은 지옥으로 변해가기 시작한다.
3. 등장인물
언급된 등장인물 모두는 괴질에 면역이거나 발병하지 않는 인물들로 추정된다. 작중 괴질은 굉장히 감염력이 강하며, 단시간 환자나 바이러스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정도인데, 이들은 명백히 환자나 감염견에 접촉하고도 전혀 발병하고 있지 않기 때문. 물론 작위적인 설정이라기보단, 그런 인물들이기에 주연급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작중 수의사인 서재형도 괴질이 치명적인 질병이긴 하지만 소수 발병하지 않는 사람이나 개가 있는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기준
화양시 동부소방서 구조팀 책임자, 아내와 딸을 둔 30대 중반의 가장이다. 병든 개에게 물려죽은 남자를 구조하러 갔다 팀원들이 하루아침에 죽어가는 걸 목격하고는 자신도 감염자가 될까봐 서둘러 처자식을 서울로 피신시키려 든다.[1]
- 박동해
구조대 보조인력으로 투입된 공익요원. 잘나가는 의대생 형과 전도유망한 발레리나 여동생과는 달리 그냥 평범한 청년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물론이고 어머니조차도 이런 그를 남만도 못한 존재로 여겼다. 자연히 자라면서 부모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극단적으로 치솟아버렸고 결국 군에 입대하고 나서 사고를 친다. 각 중대에서 기르는 개들을 모두 죽여버리는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다 공익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후 친구 진만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병원에 감금당하지만 병원도 빨간 눈 괴질로 인해 병동이 폐쇄당하자 그 틈을 이용해 병원 사람을 살해하고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이때부터 인간 폭군이 되어가기 시작한다.[2] 여담이지만 정유정 작가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한다.
- 노수진
동부의료원 간호사. 어느 날부터인가 병원에 이상한 괴질에 감염되어 실려오는 사람들을 보고 강한 의문감이 생겼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나선 모든 걸 제쳐두고 아버지와 특전사 장교인 쌍둥이 동생 현진을 걱정하기 시작한다.[3]
- 서재형
개썰매 선수 출신 수의사. 선수 시절 화이트아웃에 의해 길을 잃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늑대 무리까지 만나게 된다. 결국 가족 같은 개들을 늑대에게 먹이로 내주며 구사일생하지만 개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기에 곧 엄청난 죄책감을 느껴 선수를 그만두고 한국에 돌아와 '드림랜드'라는 동물병원을 차린다.[4]
- 김윤주
신문사 한진일보의 기자. 드림랜드와 재형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난 후 그를 '개장수'라고 비난하는 기사를 쓴다. 하지만 재형과 함께 승아를 보살피는 동안 점차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나중에 가서는 악평을 썼던 걸 반성하며 그와 사랑에 빠진다.[5]
- 박은희
기준의 아내. 결혼 후 5년 동안 아이가 없었던 탓에 아이를 낳으라는 폭탄 잔소리에 시달렸고 유빈을 낳은 후에는 아들을 낳으라고 시달렸다. 그래서 시댁이라면 상종도 하기 싫어했고 어쩌다 한번 시댁을 다녀오는 날에는 항상 부부싸움이 날 정도였다. 어느 날, 이런 시댁에 혼자 가라는 남편의 말을 듣고는 처음엔 누구 죽일 일 있느냐며 펄쩍 뛰었지만 나중에는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유빈을 데리고 길을 나섰다. 하지만 이때 정부에서는 화양을 봉쇄하기로 한지라 시외로 빠져나가는 길목은 모두 군인들에 의해 차단당하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괴질에 감염된 유빈을 살리기 위해 집을 나왔다가 병든 개들한테 물어뜯겨서 딸아이와 함께 죽어버렸다.
- 박남철
수진이 일하는 의료원 과장이자 동해의 아버지. 무용과 교수 아내, 의대생 큰아들, 발레리나 딸과는 다르게 평범한 둘째는 있으나마나한 존재였다. 그에게 동해는 아들이 아닌 그냥 인간 '박동해'에 불과했다. 이후 동해와 대치했을때 현실파악 못한 채 협박을 하다 분노가 극에 달한 동해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한다. 사실상 동해로 하여금 타락하게 만든 원흉인데 동해에 대해 조금이나마 자식 대우를 해줬더라면 동해가 이렇게 타락할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며, 또한 막판에라도 동해한테 그동안 남보다 못한 존재로 여긴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면 적어도 동해한테 살해당할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 승아
재형이 보살피는 여자아이. 시각장애가 있어서 앞을 보지 못한다. 부모는 없고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할아버지와 안내견 역할을 해주는 개와 셋이 할아버지가 일하는 경비실에서 기거하고 있다. 일반 유치원을 갈 수가 없어서 늘 개와 함께 있어야 하지만 이마저도 개를 장난감으로 여기는 아파트 아이들 때문에 여간 쉬운 게 아니었다. 후반부에 동해가 드림랜드에 불을 지를 때 화마에 흽쓸려 죽어버린다.
- 링고
인간이 아닌 개이다. 보통 개가 아닌 늑대개로 추정되며, 작중 링고와 마주친 사람들 모두 개가 아닌 늑대라 생각할 정도로 늑대와 닮았고 덩치나 힘도 강력하다. 원래 어떠한 이유로 처음 괴질에 감염된 남자의 집에 포획되어 있었으나, 목줄과 자물쇠를 부수고 탈출한 뒤 야생에서 활동하며 개의 시각으로 전염병 사태를 지켜보는 화자가 된다.
4. 설정
- 화양시
인구 29만 명의 수도권 도시로, 5개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이다. 서울과 바로 인접하였으며 남쪽에 서울 도봉구와 통하는 유일한 출입 도로가 위치해 있다. 행정구역은 인천광역시와 비슷하게 동, 서, 남, 북구로 구분되어 있으며, 도시의 사이로 화양천이 흐르고 있다. 사실 묘사를 읽어 보면 의정부시라는 것이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에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작가도 의정부시가 모델이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
- 빨간 눈 괴질
화양시 내에 창궐하기 시작한 정체불명의 전염병으로, 감염원, 감염경로, 발병지 모두 베일에 싸여 있다. 일단 작중에서는 신종플루에 걸렸다가 퇴원한 개장수가, 개에게 물린 뒤 발병한 것으로 나온다. 작중 확실하게 밝혀진 건 개와 사람 모두에게 걸리는 인수공통전염병이며, 감염률이 매우 높고 감염 시 눈이 빨갛게 충혈되면서 몇 시간 후에 온몸에서 피를 쏟으며 사망하는 치사율 100%의 치명적인 질병이라는 것이다. 다만 개나 사람 모두 감염된다고 무조건 발병하는 것은 아니고, 매우 드문 확률로 감염되고도 발병하지도 않고 생명에도 지장이 없는 경우가 존재하는데, 작중 등장하는 주연급 인물과 동물 모두는 이런 케이스이다.[6] 서울과 겨우 몇십 미터 떨어져 있지 않은 화양시에서 창궐한 이 질병을 차단하기 위해 사실상 계엄령에 가까운 초법적 조치가 화양시 일대에 선포되며, 화양은 이후 도시가스, 전기, 전파만 빼고 외부와의 모든 교류가 차단된다.
[1] 이후 떠돌이 개들에게 아내를 잃고 자식까지 병으로 떠내보낸 뒤 반쯤 미쳐서 불특정 다수의 대형견들에게 살의를 품고 재형의 개 스타를 죽인다. 스타와 연인 관계였던 늑대개 링고에게 후반부에 습격을 받지만 재형의 희생으로 윤주와 함께 최후의 생존자 중 한 명이 된다.[2] 후반부에는 자신을 협박하는 아버지와 대치하다가 아버지를 살해한 직후 갑작스러운 링고의 습격에 몸이 날아가 뇌진탕으로 사망한다.[3]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돌보려 하다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돼버린 화양시가 통제하지 못한 가택침입한 세 명의 괴한에 의해 폭행과 윤간을 당한다. 이후 바리케이드를 넘으려다 사살당한다. 승아와 함께 윤리가 없어진 세상에서의 무고한 피해자를 상징하는 인물.[4] 윤주와 함께 승아를 돌보다가 결국 동해의 손에 승아를 잃고 개들과 방황하던 중 스타를 죽인 기준에게 복수하려고 달려든 링고를 온 몸으로 막고 과다출혈로 사망한다.[5] 기준과 함께 동물과 인간을 통틀어 최후의 생존자 중 하나.[6] 소설 자체가 역학 관계 규명이나 백신 개발같은 '구원투수로서의 과학'에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왜 주연급이 발병하지 않는지는 굳이 다루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