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실부모하고 충청도 무진시의 외할아버지가 하시던 동물병원을 이어 받았다. 여기서 월세도 못 내 전전긍긍하는 동물병원을 꾸역꾸역 꾸려온 건 이 곳도 재개발만 되면 아파트 단지들이 숲을 이룰 거고, 그럼 개나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도 줄을 설 거란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헌데 개발은 커녕 앞으로도 내내 깡촌으로 남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그래서 오늘도 <소 돼지 전문입니다> 전단지를 돌리고, 동물병원 간호사인 이모한테 돈 될 만한 일거리에 팔려 가는 모양 빠지는 신세다.
그런데, 마지 못해 출장 간 소 농장에서 로또(?)를 맞았으니! 출산이 임박한 소 금실이의 엉덩이를 만지며 새끼를 촉진하는 그 순간, 유성이 떨어졌다! 그 후, 어마무시한 일이 생겨 버렸다. 동물의 엉덩이를 만지면 지난 행적이 보이는 사이코메트리라는 초능력이 생겨난 것! 이건 필시.... 신을 받은 거다.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신내림을 받으려고 할 수 없이 동네 가장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간다. 그러나, 그 무당마저 사짜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여러 연습과 실험을 거쳐 이건 신내림이 아닌 초능력임을 알게 된다.
일단 초능력에 대해 파악하라! 능력의 깊이, 범위, 한계까지.. 꼼꼼히 자세하게 연구해 봐야 한다. 혹시 사람도 되나...? 근데 왜 하필 엉덩이야! 되도록 사람이 많고 빽빽한 곳을 찾아가야만 한다. 만원버스다. 하지만, 그 곳에서 평생의 악연을 만나게 되는데...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실험하는 예분에게 수갑 채운 열혈형사, 문장열! 불의 앞에선 여자도 애도 안 봐준다는 독한 놈이 자기한테 협조를 안 하면 변태로 오해받을 소지가 충분한 동영상을 죄다 퍼뜨리겠다나? 이웃 간에 젓가락 숟가락 개수까지 다 아는 손바닥만 한 동네에서 변태 처녀로 소문이 난다? 누구 혼삿길 막힐 일 있어?!
그래서 예분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장열과 함께 사이코메트리를 이용한 공조 수사를 시작한다. 그런데.. 이 좁아터진 지역에 무슨 그렇게 사건사고가 많은지. 이 남자, 끊임없이 사건을 물어온다, 없는 사건도 만들어낼 기세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큰 사건이 터진다. 연이어 발견되는 시체들. 점점 더 심각해지는 연쇄 살인 미스터리에 휘말려 버린다. 이제는 문형사의 협박 때문만은 아니다. 타고난 인정에, 착한 성미에, 스스로 나서서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다 미처 몰랐던 엄마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는데...
무진 강력반? 그 촌구석이 강력범죄가 일어나는 곳이긴 한가? 가진 건 열정뿐인 열혈형사 장열은 처음으로 무진땅을 밟은 그 날 결심했다. 한 달 안에 서울 광수대로 원상복귀하기로.
사이즈 보아하니, 이곳은 사건의 질보단 양이 중요할 것 같다. 어떤 사건이든 해결해 주리라! 만들어서라도 건수를 올려버리리라. 그러다 만원버스에서 성추행 현행범으로 예분을 체포한다. 웃긴 게.. 이 여자, 자기가 초능력자라고 한다. 사이코메트리? 엉덩이를 만지면 그 사람의 모든 게 보인다고?? 소도 웃을 얘기를 진지하게 해대는 그녀.. 진짜 미친 것 같다. 하지만, 예분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으니!!! 예분의 능력만 잘 이용한다면, 내가 서울 광수대로 복귀하는 건 시간 문제! 그때부터 비상하게 머리를 굴리며 예분을 꼬신다, 아니 협박한다. 사실은 봉처럼 쓰겠다는 얘기. 현장 채증할 때 찍었던 동영상을 무기로 고삐 삼아 망아지 같은 예분을 조련해 보련다!! 맘 먹는다.
광수대 시절. 아주 중요한 사건의 결정적 용의자를 믿어버린 한 번의 실수로, 반짝이던 장열의 커리어에 스크래치가 나 버렸다. 다시 올라가기만 해봐라. 나 속인 그놈부터 잡는다. 이를 갈아붙인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찾던 그놈이..! 내 앞에서 싸늘한 시체로 나타났다. 이어서 발견된 또 다른 시체 한 구. 이건 필시 연쇄살인이다. 범인은 반드시 무진에 있다. 이젠 서울을 올라가는 게 문제가 아니다. 나는 반드시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백설기 같은 하얀 피부, 천사 같은 외모를 가진 의문의 남자. 한국대 영문과 출신에 인성도 갑이고 얼굴도 갑이다. 어느 날, 갑자기, 무진에 내려와서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다. 예분이 흠뻑 빠져버렸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언제나 예분에게 상냥하다.
무당 집에 세를 들어 살면서 방값 대신 영어 과외를 해주고 있다. 뭔가 이 촌구석에는 어울리지 않는 엘리트적인 면모가 장열을 영 께름칙하게 만든다. 그러나 늘 상냥하고 친절한 선우조차 눈에 독이 서릴 때가 있는데. 그건 무진의 국회의원 차주만과 마주칠 때다.
우연의 일치일까? 공방의 위치도 차주만 의원의 사무실 근처다.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걸까? 연쇄살인이 발생할 때마다 발견되는 선우의 흔적들이 장열의 심기를 건드린다. 그런데도 예분은 끝까지 선우를 보호한다. 과연 선우는 장열과 예분의 적인가, 아군인가...?
극한의 상황에서 침착한 판단으로 여주인공을 살리고 죽어가는 와중에도 수사에 대한 힌트와 결정적인 증거를 남겨 범인을 잡는데 공을 남긴 드라마의 진 주인공이다.
일진 출신이다. 살벌했다. 근데, 어느 날 엄마 친구 딸이란 예분이가 전학 왔다. 좀 챙겨주고 봐주란다. 똑똑해 보이면서도 어수룩하다. 그래서 맘에 들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맘에 들고 있는 중이다. 좀 많이... 돌긴 했는데, 또 의리는 있다. 그래서 학창시절 자신을 따르던 후배들과 지금까지도 끈끈하다. 옥희의 전화 한통이면, 출산이 임박한 상황에도 움직인다. 맘만 먹으면, 무진 내에서 옥희 인맥과 힘으로 해결 못할 일이 없을 정도.
세상 쿨한 그녀가 딱 하나 못 참는 것! 의리 없는 것! 근데, 요즘 예분이가 편의점 알바한테 빠져서 그 집 들락거리는 게 영 맘에 안 든다. 아니 친구네가 슈퍼를 하는데 편의점을 간다고? 그게 할 짓거리냐, 이년아?
조금 투박하고 거칠지만, 베프 예분만은 세상 누구보다도 아낀다. 그런 옥희를 언젠가부터,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게 지역 주민들의 평판이었고 스스로도 그렇다 자부했다. 한 점 부끄럼 없이 올곧게 살아왔으니까. 자기가 알고 있는 상식과 질서대로 인생이 흘러가기만을 바랐던 사람이다. 그런데, 늘 인생에는 변수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뜻대로 안 되는 일. 자식 농사다. 자길 고스란히 닮아 그렇게 고집불통이었던 큰딸 미옥. 병원을 이어받아 수의사가 됐음 좋겠다 싶었는데, 기자가 됐다. 게다가 이미 생겨버린 뱃속 아이까지. 그렇게 딸은 결혼도, 삶도, 죽음까지도 제멋대로 해버렸다.
미옥의 죽음을 잊지 못해, 손녀(예분)를 품었고. 그 죽음을 잊지 못해, 손녀에게 그늘을 드리웠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몸이 따라주지 않아, 소중한 손녀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었다. 손녀와의 사이가 회복될 즈음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 왜 좀 더 살갑게 사랑을 주지 못했을까.
현 무진시 국회의원 차주만의 열혈 지지자다. 오랜 세월, 딸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 주만의 옆에서 그를 지켜봐 왔다.
늘 언니보다 두 발짝씩 모자랐던 여자. 똑똑한 언니가 부럽고, 아버지가 조금은 무서웠던 사람. 남편과는 일찍 이혼하고, 지금은 아버지와 조카 예분만을 보며 살고 있다. 현재 동물병원에서 예분을 도와 간호사로 일하는 중.
30년 전, 무진 경찰서 원반장과 치명적인 로맨스로 얽혔었다. 지금도 오빠만 보면 가슴이 콩닥콩닥거린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오빠와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스물다섯 스물하나, 기력 넘칠 땐 모든 게 아름답기만 하고 사랑이더니, 쉰다섯 쉰하나가 되니, 쬐금 힘이 딸린다. 사랑도 체력이다. 뭐 괜찮다! 파르르 끓는 것만 사랑이 아니니까. 뜨끈~하게, 은근~하게 옆을 데워 주는 것도 사랑이니까.
한 때는 존윅 저리가라 하는 엘리트 형사였으나, 현재는 무진서의 고인물 형사다. 강력 범죄 없는 ‘청정무진’이 무탈~하게 흘러가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런데 난데없이 서울에서 웬 미친놈이 하나 떨어졌다. 장열하게 전사하겠다나 뭐라나. 조용하던 무진에서 그놈이 활개를 치고 다니니, 매일같이 골이 띵하다. “실탄 안돼 일 키우지 말어~!” “지원안댜, 내 책임이여~!” 반장은 난디, 어쩐지 자꾸만 문형사가 지시를 내리고, 또 따르고 있다.
그러나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대쪽같다. 동물병원 간호사인 정현옥(예분 이모)의 끈적한 대시에 다시 없는 철벽을 치고 방어 중이다. 유혹하는 손길에 고민 없이 수갑을 채우는 이 남자. 사실 둘은 어려서부터 같이 자란, 서로의 첫사랑이었다. 자신만을 사랑할 줄 알았던 현옥은 결국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고, 원반장 그런 현옥을 잊지 못해 지금껏 독수공방하며 늙었다. 첫사랑이지만,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그런 여자..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정현옥... 들끓던 사랑도 증오도, 세월을 정통으로 맞아 다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잊고 있었던 순정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경찰의 온갖 공권력을 사적으로 사용해서 남편 바람기 잡는데 이용하는 경찰. 뻑하면 경찰 특공대 출동시키고, 차량 조회하고, 신원조회하고. 도청하고, 잠복한다. 밥 먹고 하는 일이 시말서 쓰기. 글빨이 거의 박해영 작가 수준이다. 남편 바람기를 하도 잡아대서 그런가? 촉 하나는 비상하게 발달해있다. “이상해.. 일을 하다 왔다는데 발냄새가 안나.” 거의 초능력 수준이다.
남편이 허구언날 별풍 쏘아댔던 BJ시아를 극혐한다. 악플까지 달 정도. 그런데 어느날, 무진 앞바다에 그녀의 시체가 떠올랐다.
“이 짝은 꼭 이틀 입은 팬티같은 놈이여” “아주 찝~찝한 놈이랍니다.” 문장열의 충청도어 통역사이자 무진서 막내 형사. 어린 시절부터 자길 쥐잡듯이 잡아 온 누나 옥희를 꼭 유치장에 잡아넣고 말리라는 일념으로 경찰이 됐다. 없는 사건 만들어서라도 중앙 무대로 원복한다!는 장열을 자기집 하숙방에 끌어들인다. 무진 연쇄 살인사건이 터지자, 장열의 수족이 되어 함께 수사를 해나간다. 장열을 만난 후, 더 좋은 경찰이 되고 싶은 열망이 생긴다.
이 동네 토박이다. 지역 주민들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다 알 만큼 소탈하고 자상한 국회의원. 차기 선거도 보나마나 무리 없이 당선이다. 무진 민심은 차주만이가 대통령깜이다~ 라고 대동단결 되어 있으니까. 무진을 관광특구로 만들기 위해 ‘대하 축제’를 열려고 야심을 불태운다.
무진에서 오랫동안 국회의원을 한 윤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예분의 엄마, 정미옥 기자와는 어릴 때부터 친구 사이였다. 혼자 좋아하는 맘도 키웠었다. 그런데, 미옥이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고, 우울증으로 석연치 않은 자살을 하고 난 뒤, 자꾸만 예분에게 더 맘이 쓰인다.
의원님~ 하고 부르면. 아저씨! 라고 하라고 시킨다. 예분의 할아버지에게도 늘 공손하고 예의 바르다. 그러나 사람 좋아 보이는 그 얼굴 뒤에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숨어 있는데...
한 때는 무진에서 젤 잘 나가는 점쟁이였다. 그런데 신빨이 떨어지면서 인생도 점점 나락으로 떨어진다. 기러기 아빠로 애 학원비 부쳐주기도 버거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아들을 위해 선우에게 방을 내주며, 방값 대신 영어 과외를 받고 있다.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착각해 자기가 신내림을 받은 게 틀림없다고 고백하는 예분한테 신내림을 내려주겠다고 ‘살짝’ 사기를 치기도 하지만 점쟁이 짬바가 있어서 그런가? 소 뒷발에 쥐잡기로 한 두 번씩 예언이 적중한다. 그게 연쇄 살인과 관련된 무서운 증언이라 섬뜩하긴 하지만...
[ 스포일러 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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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만과 다른 피해자들을 살해한 연쇄 살인범이자 작중 진 최종보스이다. 또한 눈을 보면 과거를 볼 수 있는 또 다른 초능력자.
소를 키우는 나이 많은 노총각. 유성우가 내리던 그날, 예분과 금실이 진료를 보다가 사이코메트리 초능력이 생겼다. 예분과 다른 점은, 만져야 하는 곳이 '다리'라는 거다. 그 때부터 영화 <왓 위민 원트>처럼 그렇게 여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다닌다. 그런데 이것 큰일이네! 능력을 쓰면 쓸수록 머리가 빠져나간다. "큰 힘엔.. 큰 탈모가 따라유.." 수북했던 머리숱이 어느 새 대머리가 되었지만, 결국 한 여자한테 맘을 붙히는데 그녀는 바로 읍내서 다방하는 마담 애란! 처음 느껴보는 가슴 떨리는 사랑에 눈 먼 나머지, 애란을 위해 모종의 음모를 꾸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