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문서: 한스 웨스터가드
1. 한스의 신상
한스의 이름은 원작 《눈의 여왕》의 작가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에서 '한스'를 따와서 만든 이름이다.다만 안나가 단순히 무식하다고 볼 수는 없는데, 유럽 귀족들은 실제로 '어느어느 동네를 다스리는 누구 씨'라는 식으로 가문의 이름, 즉 성(姓)을 영지 이름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한 예로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비스마르크'의 '오토'라는 의미. 유럽 뿐만이 아니라 아시아권인 일본도 어디어디의 XX하는 식으로 ~の(~의)라는 성씨를 사용했다. 덕분에 서양 역덕들은 이게 개그인 줄 몰랐다 카더라. 하지만 이러한 사실과는 별개로, 스탭이 안나가 착각한 것이 맞다고 인증했다.
반면 한국어 더빙판에선 그냥 크리스토프가 '어디서 왔냐'는 질문에 안나가 '서던 제도에서 왔다.'고 답하는 걸로 바뀌었다. 하지만 영문판 대사는 성씨를 묻는 것이었고, 이 장면은 안나가 한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에 이 대사는 확실히 오역이다.
블루레이와 VOD에 수록된 삭제 장면 콘티에서는 한스가 언급되지 않는 대신 안나와 연애중인, 혹은 결혼한 것으로 보이는 '웨스터가드 제독'이라는 인물이 언급되는데, 애니메이터의 말에 의하면 웨스터가드는 한스의 성이다.
안나를 찾으려고 아렌델 병사들을 북쪽 산으로 보냈으며, 본인은 동시에 엘사를 치기 위해 비밀리에 군대를 양성하는 중이었다. 엘사는 이에 맞서기 위해 거대 눈사람 군단을 양성한다. 겨울왕국 스크립트북 등에서 한스는 '아일랜드인'으로 나온다. 초반에 대관식에 갈 때 My를 Me라고 말하는데 이것이 아일랜드 사투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일랜드는 빨간머리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한스는 네 명의 메인 인간 캐릭터 중 유일하게 안데르센 원작의 등장'인물'에서 인물의 모티브를 따오지 않은 캐릭터인데, 한스가 원작에서 모티브를 두고 있는 대상은 바로 극초반부에 등장하는 트롤의 거울이다. 제니퍼 리는 팟캐스트의 인터뷰에서 한스를 '매력적이며 비추는 상대와 같이 행동하지만 정작 본인은 공허한 소시오패스'인 거울과 같은 인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디즈니 내적으로 보자면 한스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등장 인물인 필립 왕자의 패러디[1] 캐릭터로도 볼 수 있다. '위기에 맞서 용감히 활약하며, 진실한 사랑의 키스로 여주인공을 구해내는 잘 생긴 왕자' 캐릭터의 총집대성과도 같은 인물이 필립 왕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얼음성에서 나름 영웅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말 캐릭터와의 개그 장면 등 필립을 의식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필립은 진정한 사랑의 키스로 가장 유명한 왕자 캐릭터다.
2. 야망의 뒷면
한스가 '안나가 죽었다.'고 하자 귀족들이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지도자가 없다며 불안해 하더니 나라를 이끌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한스에게 왕위를 이어받으라고 하는데, 아렌델은 선대 국왕과 왕비는 엘사가 왕위에 즉위하기 한참 전에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돌아가고 있었던 것을 보아 왕이 없다고 해서 안 돌아갈 나라는 아니라는 말이고, 또한 그동안 왕성을 쭉 걸어잠그고 있었던 폐쇄적인 국가에서 타국의 왕자를 왕으로 떡 하니 받아들이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는 의견이 있는데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제일 먼저 지적할 부분으로, 한스 왕자와 만나는 네 명의 귀족들은 아렌델의 귀족이 아니다. 귀족들이 "아렌델이 당신만을 보고 있다."라고 이야기할 때 자막으로 "우리에겐 당신 밖에 없다."라고 나와서 혼동될 수 있는데, 이들은 위즐턴의 공작과 서던 제도의 대사를 비롯해 네 명 모두 외국에서 파견된 귀족들이다.[2]
그들 입장에선 어떻게든 혼란을 빨리 수습하고 교역을 재개하기 위해서 한스가 지도자가 되는 편이 낫다. 이들의 의사는 아렌델 수뇌부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안나가 죽었다는 한스의 말을 귀족들이 덜컥 믿어버린 것은 그만큼 한스가 완벽한 신사를 연기하고 있었고 안나가 명백히 비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왔기 때문이다.[3]
게다가 이전에는 아렌델의 안전을 위해 안나와 엘사가 우릴 모두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알게 뭐냐고 날뛰던 위즐턴의 공작을 반 협박하기도 했으니 안 믿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4]
또한 한스는 안나가 죽었다고 말하면서 죽기 전 자신과 혼인 서약을 끝마쳤다고 말함으로써 자신이 왕이 될 명분을 확보한다. 현실적으로도 한스는 왕위 계승 서열 1위는 될 수 없어도, 엘사와 안나 이외의 왕족이 없다면 충분히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 사실 현실적으로는 한스는 군주의 배우자(를 사칭한 위치)이기에 계승법상으로는 절대 군주가 될 수 없다. 군주의 배우자는 그 자식이 계승권을 가질 뿐 본인은 군주 가문에 대한 계승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의 왕위 계승은 사실 동아시아의 종법제도처럼 잘 정비된 케이스가 근대 이전에는 프랑스 정도 외에는 없을 정도로 굉장히 느슨했으며, 사실 상 가장 큰 군대를 가진 사람이 언제든지 쿠데타로 왕이 될 수 있는 구조였다. 살리카법에 나온 계승법 등을 무시한다면 명분 싸움에서 불리해지기는 하지만, 이처럼 애초에 쿠데타 격으로 왕위를 찬탈할 것이라면 전대 군주의 배우자라는 사실은 상당히 유리한 명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아렌델의 왕위를 차지하는 것이 신사적으로 보이는 한스였기 때문에 외국 대사들 입장에서는 신정권을 대충 승인해버리고 앞으로의 교역+얼어죽게 생긴 자신들의 처지에나 신경쓰는 것이 시급했을 것이다. 작중에서 당시 여왕인 엘사는 괴물이라 자격 상실, 1순위 계승권자인 안나는 죽은 사람으로 알려진 상황이니 그 남편이 된 (거짓말이지만) 한스가 왕이 되는 건 오히려 당연하다. 영국만 해도 독일계인 하노버 왕조가 들어선 적도 있었고 네덜란드 사람인 윌리엄 3세가 즉위하기도 했으며 뿐만 아니라 공산화 이전의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군사 쿠데타로 왕정이 폐지되기 이전 그리스도 오스만 제국의 지배에서 독립한 직후에 작센코부르크고타나 호엔촐레른 지그마링겐, 글뤽스부르크 같은 독일이나 덴마크 출신의 외래 왕조들이 지배한 적도 있었으니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아렌델이 왕 없는 공백 기간 동안 잘 돌아갔던 것은, 그동안 엘사가 왕위에만 오르지 않았을 뿐 실질적 왕으로서 국정을 수행했다고 보면 문제될 것이 없다. 실제로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18세 때 큰아버지의 사망으로 왕위에 오른 뒤 1년 후에 대관식을 치렀고, 엘리자베스 2세도 아버지의 사망으로 왕위에 오른 지 1년 후에야 대관식을 치렀다.
대관식 전에 한 시민이, '공주'가 아닌 '여왕'님이 성년이 되어서 대관식을 한다고 했던 것을 통해서, 엘사는 이미 실질적으로 여왕의 직위에 올라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단, 공식발표에 의하면 섭정이 작중 등장할 예정이었으나 편집됐다고 한다. 이 영화는 디즈니 만화영화다. 엘사와 한스의 계승권 문제보다 한스의 비열함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여왕의 친동생이자 왕국의 제2인자인 안나 공주가 사망했는데 즉석에서 아무도 그 시신을 확인해 수습하려 하지 않았다는 점은[5], 당시 심각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어색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것만 아니었어도 한스의 사기극은 쉽게 들통이 났을 것이다. 안나를 죽여서 입을 막자니 타살의 흔적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 그럴 수는 없었을 것이고, 안나는 방치되고도 생각보다 오랫동안 살아있었기 때문에 누군가가 오기만 했어도 한스의 본성과 계획이 완전히 드러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 누군가가 오면서 본격적으로 한스의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3. 한스의 운명
추방당한 이후 자신의 형들, 즉 12명의 왕자들에 의해 처벌받을 것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한스가 과연 어느 정도의 처벌을 받을지도 재미있는 떡밥 중 하나. 사지 멀쩡하게 송환조치되긴 했지만, 과거 왕위쟁탈이 심했던 유럽국가들의 피비린내나는 상황과, 국가사절로 와서 타국 국가원수 살해기도(엘사), 혼인빙자 사기(안나), 살인미수(안나), 왕위 찬탈 음모와 같은 각종 중범죄를 행하였으므로 본국으로 송환되었을 때의 처벌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자기 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외교적 신뢰도 등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수준이기에 국가 위신을 생각해서라도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더군다나, 위즐튼 공작의 나라에 교역 중지 제재를 한 걸 보았을 때 한스의 나라 또한 같은 제재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상태에서 한스의 형들이 그를 어떻게 요리할지는 뻔한 스토리다.
한스는 왕족, 그것도 국왕의 친아들이기 때문에 자결이나 평생 유폐처럼 지은 죄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왕자의 난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왕족을 끔살시키는 건 국가적 사기를 낮추는 일인 데다 왕의 위신을 낮추는 일이라 거행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스의 야심과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난 이상, 내란을 일으킬 가능성을 생각해서 한스를 살려두지 않을 확률도 꽤 높다. 원래부터 본국에서 왕위에 오를 확률은 0에 수렴했었으니 새삼스럽게 경쟁 대상으로 인식될 일은 없겠지만 내란 음모를 꾀할 위험 인물로는 찍힐 수 있기에 공식적은 처벌은 받지 않으나 암살의 위험이 다분하다.
스핀오프 작품인 원스 어폰 어 타임의 4시즌에선 멀쩡하게 등장했다. 배우는 타일러 제이콥 무어. 12명의 형제들과 함께 아렌델로 돌아왔으며,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엘사를 항아리에 가두려 하지만 엉겁결에 봉인된 잉그리드만 꺼냈다. 그리고 직후 그녀를 괴물로 불렀다는 이유로 잉그리드에게 얼려졌고, 그 후 옷장 속에 처박혀 있었다(...). 해동된 후에는 모든 걸[7] 엘사에게 덮어씌우고 안나와 크리스토프를 잡아가두고 자기가 왕이 되려고 한다. 하지만 발리고 실패. 영상
단편인 겨울왕국 열기에 약 3초 정도(...)출연하는데, 서던제도에서 말의 똥을 치우는 벌을 받은 듯하다. 사람 여럿 죽이려 한 것 치곤 엄청 벌이 가볍다? 물론 3초 분량이라 그렇지 실제로는 이것만이 벌이 아닐 가능성도 높다. 전작에서 저질렀던 만행으로 인해 아무래도 왕자 신분을 박탈당하고 강제노역형을 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옷은 왕자 때의 제복 그대로인 것을 보면...
공식 소설인 A Frozen Heart에서 한스를 꽤나 디테일하게 다루고 있으니 관심있으면 읽어볼 것. 한스 뿐만 아니라 겨울왕국 본편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세부내용들을 잘 풀어주고 있다.
겨울왕국 2에서 안나가 엘사, 크리스토프, 올라프, 스벤과 제스처 놀이를 할 때 안나의 차례에서 올라프가 답으로 잠깐 언급했다. 참고로 이때 셋의 평가가 장말 가관인데, 엘사 왈 "구질구질한 괴물", 크리스토프 왈 "당신 인생 최대의 오점", 올라프 왈 "너한테 키스도 안해준 자식"(...)[9] 이후에 엘사가 아토할란 내부의 기억의 방에 진입했을 때 다른 전작의 사건들과 함께 얼음동상으로 잠깐 나온다.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가며 동상을 일격에 박살내 버리는 엘사의 모습이 일품.
[1] 혹은 안티테제.[2] 잘 들으면 그들이 구사하는 영어는 매우 노골적으로 외국 억양이 아주 강하다.[3] 후술된 내용 읽어보면 알겠지만, 안나가 얼마나 상황이 악화되었느냐면 누군가가 오기 전까지는 거동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4] 자신의 본심을 숨기고 모든 사람들에게서 지지를 얻었을 정도로 한스의 계략은 아주 철저하였다.[5] 영화에선 외국 귀족들말고는 한스가 누구랑 접촉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것을 볼 때 외국 사절에게 기습적으로 정통성을 인정받고 사건을 처리하려고 한 것으로도 보이나 문제는 한스가 아렌델 병사들을 데리고 엘사를 죽이러 간 것을 보아 아렌델 측에도 뭐라고 하긴 했을 거란 것이다. 감독에게 따지는 수 밖에 더 없다.[6] 자파는 지니 신세가 된 것도 모자라 알라딘 2: 돌아온 자파에서는 알라딘 쪽으로 전향한 이아고에 의해 램프가 파괴되어 완전히 소멸한다(...).[7]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초대형 스포일러라 서술하지 않음.[8] 엘사와 안나의 부모의 배가 침몰한 곳에서[9] 사족으로 안나가 표현하고자 한 정답은 '악당'이었지만, 올라프는 다 해당되는 말이었다며 웃어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