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글을 보조어로 병기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은 한글이 주 문자인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기에 한글을 써도 병기한다고 하지는 않고, 여기서는 비한국어권인 외국에서 한글을 보조어로 덧붙여 쓰는 것을 지칭한다.2. 예시
한국의 주요 이웃국이자 같은 한자문화권이기도 한 중국, 일본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특히 한국과 가까운 후쿠오카시에서 한글 병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한글은 한국어에만 주로 쓰이는 문자이며 근현대에 한국의 문화적 역량은 크게 위축되었기 때문에 이전에는 찾아보기가 힘들었으나 21세기 들어 한국의 위상 상승, 한류의 전파 등으로 좀 더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한국 상품이 아닌데도 한글을 표기하는 위장 한류의 사례까지 등장할 정도이다.
일본에서는 지하철, 공항 등에서 흔히 한글 병기를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인이 자주 방문하는 지역에는 주요 음식점이나 시내버스, 슈퍼마켓 같은 데에도 한글이 병기되어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1] 다만 기계 번역을 돌릴 때가 많아서 한국 사람도 못 알아볼 때가 있으며 발번역스러운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일본현지에서 본 이상한 한글 번역들 극우 진영에서는 불필요하다며 꺼리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하지만“일본 지하철 한글표기는 낭비” 우익 정치인 트윗 어쨌든간에 일본에서 한글은 로마자 다음으로 자주 병기되는 보조 문자의 위치에 있다.
중국의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는 한글-한자 병기가 법적으로 필수이다. 한자 병기처럼 보이지만 중국의 공용 문자는 한자이므로 위 예는 한글을 병기한 것이다. 간판에 중국 법령상 소수민족 글자인 한글을 써 놓지 않으면 아예 허가가 나지 않는다. 위 사진은 연길시 인민정부청사 전경으로 표어가[2] 한국어/중국어로 병기되어 있다.[3] 다만 병기가 법적으로 의무 사항이다 보니 한글을 모르는 한족 사장이 운영하는 상점에선 뜻을 신경 쓰지 않고 무작정 아무 한글이나 써놓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모양이다. 한글 표기 규범은 중국 조선어 자체적인 규정을 따르고 있는데 주로 북한 문화어에 기반하고 있다. 21세기 들어서는 대한민국 표준어의 영향도 어느 정도 받고 있다.
세계 도처의 코리아타운에도 한글 병기가 자주 이루어지고 있다. 이 경우 병기하는 측도 한국어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보니 발번역 문제가 그나마 조금은 덜한 편이다.
21세기 들어 해외에 수출되는 한국 상품들은 그 나라의 언어를 적음과 동시에 한글 표기도 남겨두어 병기의 형식을 하는 예가 늘었다. 신라면이나 불닭볶음면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언급했듯 예전에는 한국의 국가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에 최대한 현지화를 하고자 판매국의 언어만을 적었지만, 오늘날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글 표기의 메리트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영어 위키백과에서 한류 유행어 등 한국 발 개념을 소개할 때에는 문서 본문 최상단에 한글을 병기하곤 한다. Chaebol(재벌), Hagwon(학원) 등의 예가 있다.
국한문혼용체에서 한글 발음을 적어주는 것 역시 한글 병기의 일종이다. 주로 첨자와 유사한 작은 글자체로 이루어졌다. 한글 창제 초 문헌에도 한글 병기가 이루어진 국한문혼용체 문헌이 많다.[4]
3. 여담
아무래도 보조어로 병기하는 것이다 보니 폰트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주로 굴림체나 Arial Unicode 등 디자인 감각이 있는 사람에겐 눈이 썩는 폰트로 적혀있다.[5]외국 중 한글 병기가 그나마 제일 흔한 편인 일본 역시 한글 병기가 전면적으로 이루어져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외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으로서 한글 병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건 불가능하다.
한글 병기가 비교적 많이 보이는 일본에서는 자음 왼쪽에 모음을 쓰는 등, 한글을 창의적으로(?) 조합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1] 이런 데서는 더 나아가서 한국어 방송이 나올 때도 간혹 있다.[2] 중국, 북한에서는 큰 건물이나 공간에 표어를 전시할 때가 많다.[3] 위의 문장은 诚信立市 工业強市 依法治市(성신립시 공업강시 의법치시)이다. 왼쪽에 한글로 적혀있다시피 '성실신용으로 도시를 일떠세우고(일으켜 세우고) 공업으로 도시를 강대하게 하며 법으로 도시를 다스리리라'라는 뜻이다.[4] 월인천강지곡처럼 한글을 본문으로 쓰고 한자 병기를 한 예도 더러 있다.[5] 외국인이 만든 한국풍 매체에서도 기본 폰트를 쓰는 문제가 종종 발생해 결과물은 비슷하게 나오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