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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2 22:58:42

하몬(일본도)

1. 개요2. 생성 원리3. 예술적 특성4. 종류

1. 개요

刃文(はもん)

일본도를 담금질(야키이레·燒入)를 할 때, 부위별로 냉각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생겨나는 무늬이다. 대부분 물결 무늬다.

2. 생성 원리

일본도를 담금질하기 전에 칼등에 진흙(야키바즈치)[1]을 발라 이나 기름에 담그면 진흙이 단열하는 두께에 의해 부위별로 냉각속도가 달라진다. 냉각속도의 차이에 따라 부위별로 조직의 성질이 달라지고 급격히 냉각된 날 부분에는 견고한 마텐자이트가, 느리게 냉각된 부분에는 무른 펄라이트가 형성된다. 그로 인해 두 조직 사이에 경계선이 생기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검의 칼등과 칼날을 순수하게 직선으로 영역을 나누어 바르면 그야말로 금속 조직의 미세구조만을 원인으로 경계선이 완벽한 직선이 되지 않고 휘는 것이고, 실제 '예술적'으로 평가되는 일본도의 경우 장인들이 칼의 상태나 본인이 계승하는 제조법의 개성에 따라서 일부러 진흙을 바를 때 패턴을 넣는다. 예를 들어, 칼등에서 칼날 쪽으로 가느다란 가지를 그리듯 선 모양을 찍어발라 형상을 만들면 그 선에 따라 내부의 열이 보존되며 냉각속도를 가두는 경계가 된다.

제대로 연마하기 전에는 희미하게 보이는 정도로, 연마사가 이를 특유의 방법으로 연마하여 무늬를 도드라지게 한다.

3. 예술적 특성

일본도의 가장 대표적인 개성 중 하나이다. 정확히는 동시기 도검들은 일본도와 마찬가지로 부분 열처리 과정을 거치기에 같은 연마과정을 거치면 비슷한 인문이 드러나게 되지만 대부분의 도검은 그러한 연마 과정은 생략하고 날 자체를 세우는 마광 과정만 거친다.[2] 이때문에 하몬과 비슷한 열처리 무늬가 보이는 한국의 환도 유물도 있는데, 일본도와 같이 경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고 연마를 통해 부각하지도 않는다.

하몬은 각 도검 제작자마다 자신이 제작한 도검이란 것을 알리는 일종의 상표로도 기능했다. 제작자마다 자신만의 진흙 바르는 패턴이 있기 때문에 하몬의 무늬가 제작자마다 전부 다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도의 제작과 생산 명맥을 없애버리려 했던 GHQ에 일본도의 곡선과 하몬의 무늬 감상 등을 설명하며 군수 물품이 아닌 예술품이라고 설득하여 결정을 막을 수 있었다.

이는 하몬 자체가 칼의 성능과는 상관 없는 미학적인 면에서 주목받기 때문으로, 상품으로서 일본도의 미학과 제식 군수품으로 실용성 위주의 군용 도검의 차이라 하겠다. 물론 그 시초는 부위마다 다른 열처리를 가하는 공정에서 온 것이므로 미적 요소를 위해 탄생한 것은 아니며, 초기의 하몬은 말 그대로 열처리에서 발생한 랜덤한 패턴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센고쿠 시대 일본도의 생산 기술 경쟁 속에서 그 패턴 자체를 기술력의 상징과 함께 브랜드화하면서 일부러 하몬을 제어하는 테크닉이 같이 발달했고, 에도 시대를 거쳐 차츰 권위와 예술의 상징으로 변하면서 하몬도 의미가 성능이 아닌 미적인 측면으로 두드러지게 되었다. 게다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일본도가 미 군정에 의해 무기로써의 생산 금지되고 대신 전통문화 및 미술품으로서 허용받았기에 전통 기술을 계승 유지하는 예법으로서 하몬 제작기술이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도의 공정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면 도검의 성능에 필수적 요소가 아니다. 그 때문에 오늘날 만드는 모조 일본도 제품 중에서는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콜드스틸의 제품을 들 수 있다. 이는 부분 열처리 대신 전신 열처리를 가했기 때문이다. 제작자의 재해석 나름이다. 그래서 제작자에 따라서 부분 열처리를 통해 하몬을 재현하는 예도 있다.

4. 종류

하몬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예를 들어 직선으로 곧은 하몬은 '스구하(直刃)'라 하고, 곡선을 그리며 무늬를 그리는 것은 미다레바(乱れ刃)라고 한다. 스구하의 경우 그 너비에 따라, 미다레바의 경우 그 문양에 따라 다양한 소분류가 있다. 문서 참고.

대표적으로 원피스 등의 만화에서는 보통 칼날 부분은 하얗게, 측면과 등은 검게 하여 표현한다.[3] 그러나, 실제로는 칼날 부분에 밝은 톤의 무늬가 칼등을 향해 스며들듯[4] 부풀어올라 있고 측면과 등이 어둡게 보이는 정도이다.

[1] 보통 점토, 숯가루, 돌가루 등을 섞어 만든다.[2] 출처: '칼, 실용과 상징', 고려대학교 박물관 특별전 도감.[3] 초반에는 일부 검들이 물결무늬를 가졌지만 점점 그런 묘사가 없어진다.[4] 카타나 장인들의 표현으로는 파도 무늬, 꽃망울 무늬 등으로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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